이름 모를 가로등은 그림자를 비춘다 - 시, 흐르다 53

이름 모를 가로등은 그림자를 비춘다 - 시, 흐르다 53

$13.80
Description
살아가면서 알게 되는 것의 개수만큼이나 많아지는
모호하고 어려운 것들을 바라보는 꼼꼼한 눈빛

어떤 감각은 처음 만나 푸르게 선 날을 드러내고
시인들은 그것을 다 끌어안아 시로 담았습니다.

싱싱한 감각이 상하고 무를 때까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재어보는 가상의 실험

자세하고 밀도 높은 상상 속에서 익숙한 얼굴을 발견하도록 하는 일
우리만의 방식으로 공감과 위로를 날려 보냅니다.

자유롭게 책장과 종이를 넘어 다니는
다정한 날갯짓을 전합니다.

저자

김새운,하현태,여휘운,황수영,도승하

눈앞에보이는세상에숨어들곳이보이지않을때
글자들속으로들어가숨을쉬고
한낱말에기대어하루종일울기도했습니다
어떤날어느순간에든
원하시는글자속으로들어와
마음껏쉬었다가실수있는곳이되기를바랍니다

목차

<이름모를가로등은그림자를비춘다>

<체리맛마음들>_김새운

시인의말14
나침반16
자기소개17
호러필름18
걱정인형20
이상기후22
큐엔에이24
사탕나무암호해독25
부엌의세계29
구인구직30
전시장31
기도이후의기도33
우리집35
어느봄38
보존의법칙40
우정은여기까지42
RomanticWinter45
녹는점47
Morph49
Off-White51
HappyEnding52
PaperCut53
You와미지수와상관계수54

<만남이피어나는계절에우리는헤어졌다>_하현태

시인의말57
그런당신이좋아서58
울렁거림59
사과의새빨간거짓말60
기어코61
찢어진편지지의번진글자만큼62
자국을남길지언정포기치는않았다63
대뜸느닷없이64
소심하게하트65
선물에담긴것은66
소나기와뜨거웠던손가락67
첫키스68
카메라맨69
얼음이녹은아이스초코70
만약은없어72
이별안내문자74
나를기억하시나요당신75
형체나현상따위가차차희미해지면서없어지다76
벚꽃이눈처럼나리는오후77
문득사랑스러운그대78
아파트가크림색으로빛나는시간79
더위먹은가을80
다만이따금81
레몬물82
의식적으로살려한다83
절망하다84
점과점사이85
조곰꼬질꼬질한너87
돌아갈수없는휴양지의고급레스토랑89
그날이올때까지90
쓰기쉬운사랑시91
도하가92
흔한부러움94
아이스초코95
여태혹은벌써96
뚜벅뚜벅97

<증후군>_여휘운

시인의말99
두갈래길100
스톡홀롬증후군102
대학생활104
집시人106
오르골은신나도슬프다108
젖어가네109
아침풍경110
피가나오는3초동안111
알몸의Blue스112
Lonelynight113
구두쇠114
조숙증115
나의20대116
별부름118
위장119
리마증후군120
아직도이상해?122
왕따123
차별124
아아125
자갈126
SolitaryWolf1128
SolitaryWolf2129
타인130
운수좋은날131
부담132
전조133
유리134
댓글135
유리꽃136
다정137
만종138
합로139

<나의만월들의색과체그리고비명>_황수영

시인의말141
호수142
민들레민들레143
너의혈액이되고싶다144
사랑이였다145
그리고꿀꺽146
이별148
나비야나비야149
사랑의인사150
흐드러지는슬픔의기쁨151
매일초152
짙음에대하여154
들꽃155
별은정녕멀리있는가156
비애158
안아줘159
혼잣말하나사랑하나160
굳이당신인것은161
더사랑한다는말162
전부,전부163
사랑임을164
영원함이흐르는듯165
서로가서로에게167
그계절의환란168
굴레의탈피를위한행진170
말라비틀어진입술사이171
원망먹기172
긴한숨의소원174
시작의시옷175
보내줌의미학을위한탈진의기록176
달콤한인생177
잠에들고178
살아가야할이유179
다시,또다시180
완벽한그대에게181

<우리는사랑했지만,사랑하고있지않았다>_도승하

시인의말183
기록184
해는꽃을피워냈고꽃은활짝피어났다185
몽상186
시린겨울과이별한여름187
동경하는당신에게188
끝나지않을밤189
당신을잊어야겠다고마음먹은이후가장슬펐던것190
낡은종이에써내려가는당신의이름191
당신아무쪼록몸조심하길바란다192
반드시행복해라193
네가한없이미련한사람이길194
혹시나하는마음에196
만약에그때198
당신이부르던내이름이없다199
여기야나여기에있어200
내삶의이야기201
이제는찾아오지마세요202
청춘기록204
감기에걸려아픈건지네가마음에걸려서아픈건지206
사랑을했지만영원은없었어요207
이별마저따뜻하게안아줘야지208
오늘같은날210
사라져버린얼굴211
축복이자저주이며희망이자절망212
우리는사랑했지만,사랑하고있지않았다214
내모든계절에네가있었으면좋겠다고생각했다216
내유일한바람218
봄날의꽃이아름답지않았던이유219
절대돌아보지마세요220
침몰222
이별을쓰는이유223

출판사 서평

인간의정서를함축적언어로표현하는문학,바로시詩라는장르입니다.그저‘짧은말’이아닌,짧은문장안에깊고깊은뜻을안고있는그런언어.
우리는시를통해추억을,사랑을,그리고아픔을되돌아보고,기꺼이시인의언어에주파수를맞춥니다.
김새운,하현태,여휘운,황수영,그리고도승하시인은저마다의언어로우리삶을이야기합니다.깊고깊은그들의언어,지금우리곁에필요한것은‘시인을통한인간의교감’이아닐까싶습니다.어떤저녁,이름모를가로등은우리내면을비추고있습니다.지금여러분의마음은어디를비추고있나요?

책속에서

<보존의법칙>_김새운

무더운바람이불어와도
손부채질밖에할수없을때가끔
익숙한학교종소리를듣는다
소리를따라얌전히내자리에앉는다

과학선생님은오늘도
우리가몹시마음에들지않는눈치
나는곁눈질로칠판을바라보고
선생님은그무엇도사라지지않는다는말을했다
그럼수조에떨어뜨린한방울빨간물감은
어디로가는지
오늘은하필3일이어서선생님은내게물었다

떨어진물감이어디로갔는지
물분자사이로파고들어
붉은기를감추는방법을생각하다
나는잠시더멀리다녀온다
무엇도사라질수없다니
무엇으로도사라질수없다니

찬바람이부는걸보니냉방을시작했나보다
종소리가들리지않는곳에서
빨간물감한방울의나와커다란수조속
틈이허락되지않는세계에
물고기가등장하는것을상상했다
물속에서숨을쉬는것을상상했다

<대뜸느닷없이>_하현태

우리는대뜸연락해야한다
부지런히살다서로가궁금하단이유만으로
목소리를잊을것같다는이유로전화를걸고
안부가궁금하단이유로짧은인사말을보내야한다

꺾인목으로향을내는꽃처럼
쪼그라들고색이바랜꽃잎처럼

희미한과거에살며미미한미래를헤매며
결국녹아없어질얼음을기어코넣어마시며

우리는느닷없는연락을주고받아야한다
평범한일상에묻은서로를기억해내야한다
그저그런하루에서로를덧그려야한다
단지그런이유만으로

정성스레화병에담긴꽃처럼
까치발을들고세밀히보게되는꽃잎처럼

그렇게대뜸느닷없이
우리는이어져야한다

<구두쇠>_여휘운

마음주기꺼려졌다
마음은등가가아니었다
되돌아오는것은상처였다

점점인색해졌고나와만주고받았다
나에게상처받을리는없으니까

실들이끊어지며고치가되었다
아무도찾지않는헌책방이되었다
꿈을꾸지않는스크루지가되었다

마음은등가가아니었다
나와주고받는내마음도

못쓰게된마음들은
이름도없는돌이되었다

하루하루돌탑만쌓으며
소원조차빌수없는
혼자가되었다

<이별>_황수영

기별도주시지않고요,
이렇게가시렵니까?

살다보니맞는말이였소
마지막은웃는낯으로바랜사랑을보내주고싶다는말이,
마음이

당신은내가착하다그랬지만
나는나를위해웃었소
마지막까지한점쓸모없는희망으로어여쁘고싶었소
누가더아플지그뻔한것을셈하며그랬소
내가그렇게미련한것을
착하다고하셨소

그러니기별없이떠나셔도괜찮소
다시는만나지맙시다
그저꿈처럼당신이몰려올때는하늘도모르게울테니
가뿐히가시오
나없이행복하시오
오래오래사시오

아프고젖은것은나하나면되지않겠소

<내삶의이야기>_도승하

하루의마지막을기록하려
펜을들고무언가를써내려갔습니다
정신을차리고보니온통당신이야기더군요
여전히내하루는당신인가봅니다
언제쯤이면내가당신없는온전한
내하루를보낼수있을지
나는아직상상조차할수없습니다

지겹도록반복되는하루속에당신은
여전히나와일상을보내고있습니다

누군가내게사랑이무어냐고물어본다면
나는당신이야기를하겠습니다
무엇을위해당신을기록하는거냐고
물어온다면그저내하루를쓰는거라고
그렇게대답하겠습니다

그리고이일기가여러권이되어
그끝에다다른다면
내삶의이야기를마쳤노라고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