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공장 1 : 터널 속으로

벌레공장 1 : 터널 속으로

$16.80
Description
“똑바로 노 젓지 못해? 소렌, 이 부모 없는 녀석아!”
지상이 멸망한 미래, 사람들은 이제 땅속의 발전소에서 살아간다.
사람이 땅속에서 살아가려면 빛과 공기, 물과 식량이 필요한데, 이것들은 모두 땅속에는 없는 것들이다. 빛은 전구를 켜서 얻을 수 있고, 산소는 합성 장치를 이용해 발생시킬 수 있으며, 물은 더 깊은 지하에서 퍼 올리고, 식량은 반죽을 찧어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공통적으로 하나가 필요하다. 바로 전기다.

이제 사람들은 발전소 안에서 산다. 발전소가 사람의 도시이자, 피난처고, 집이다!

지하 발전소에서 노를 저으며 살아가는 고아 노잡이 소년 소렌, 노잡이는 매일 할당량만큼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면 끼니조차 때우지 못한다. 비인간적인 대우에 시달리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노를 젓는 나날들. 지칠 대로 지친 소렌은 결국 범죄의 유혹에 빠지고, 돈을 벌기 위해 더 깊은 땅속으로 떨어지는데, 발전소는 거대벌레라는 더 큰 위협에 직면한다.

생존이 불가능한 곳에서 인간다운 삶을 찾기 위한 몸부림! 소렌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자

허집

저자:허집
작가는글을쓰는사람이지만,그글을읽는첫번째독자이기도하다.좋은글을읽었을때독자들이작가가어떻게이글을쓰게되었을지상상을하는것처럼,작가또한첫번째독자로서자신이쓴글이어떻게내안에서탄생하게되었는지상상하게된다.그것은무의식이의식의형태로이미한번변형을거친터라절대최초의원형을알아낼수는없지만,변하지않는사실은모든글은어떤식으로든작가가겪은체험의은유라는것이다.그러므로창작과감상이란첫번째독자의개인적체험이다수독자의체험으로확장되는과정이며,진정한고전이란많은사람이공감할뿐아니라그들이잊고있던,혹은미처인식하지못했던체험마저저어딘가에서불러오는것이라고믿는다.
작은바람이있다면,첫번째독자로서운좋게먼저읽은이글이두번째독자인여러분에게도하나의은유적체험이된다면더할나위없이기쁘겠다.

목차

1-7
2-22
3-35
4-47
5-67
6-88
7-99
8-114
9-126
10-135
11-147
12-161
13-175
14-187
15-196
16-203
17-210
18-219
19-233
20-247
21-254
22-264
23-275
24-292

출판사 서평

극한의상황을통해그려내는선과악의알레고리.
허집작가가그려낸가장어둡고도깊은디스토피아SF세계로당신을초대한다!

미래의어느날,에너지고갈로인해더이상지상에서살아갈수없게된사람들은지하세계에발전소를세우고새로운삶의터전을꾸린다.빛,공기,식량.사람이살아가는데필요한기본적인것들이부족한지하세계에서발전소전기를돌리며하루하루살아가는사람들.그들에게일의목적은그저원초적인욕구를해소하기위함이다.또한,이곳에서는약육강식,적자생존의법칙이완벽히적용된다.

주인공소렌은지하발전소에서전기를생산하는고아노잡이다.지하세계에서노동력은매우중요한자원이기에,힘이없고어른의보살핌을제대로받지못한고아는가장낮은서열에속한다.그럼에도소렌은발전소노잡이일을하며자신의삶을지키기위해애쓴다.그런그에게뻗친검은유혹들.그사이발전소는거대벌레의침입으로걷잡을수없는혼돈속에빠지고,생존을위협하는현실속에서사람들은점차본능에충실한모습을보인다.

우리는왜성실히일하고
약자를돌보며살아야하는가.

허집작가는『벌레공장』(1.터널속으로)을통해다양한인간상을구현했다.결핍이난무하는세상속에서마주하는검은유혹들.그것을뿌리치는자와뿌리치지못하는자는어떻게다른가.또한,생존을위협하는상황에서어른은얼마나어른다울수있는가.반대로아이는언제까지연약하기만한존재일까.작가가은유적으로전한메시지를깊이있게따라가다보면결국‘살아감에있어서무엇을가장중요한가치로두어야하는지’,‘약자를존중하는사회가가지는의미는무엇인지’와같은다소철학적인물음에가닿게될것이다.SF소설속한장면에서우리사회의단면을마주한것과같은기시감을느끼는것.이는허집작가의세계관이그려낸SF소설의가장큰매력이다.

모든디스토피아SF소설은불안한미래를대변한다.그러나『벌레공장』은그것에만그치지않는다.어쩌면작가는소설을통해미래에대한막연한두려움보다매일마주하는현실을더욱조명하고싶었는지도모른다.그렇기에하루하루값진땀을흘리며살아가는현대인에게이책이조금다른방식의위로와감동,더나아가깊이감있는통찰력을선사해줄것이라믿는다.

책속에서

“벌레하고전쟁이라고?”

갑자기날카로운쇳소리가나서소렌은소스라치게놀랐다.소렌이자기도모르게옆에있는봉을세게잡아당겨서난소리였다.

“발전소에서가장나이가많은노인한테들은이야기야.그노인이어렸을때일어난일이래.발전소사방에서거대벌레가쏟아져들어왔다고그랬어.그벌레들은사람을잡아먹었어.상상이돼?벌레가사람을잡아먹었다고.노인은친구가잡아먹히는광경을눈앞에서봤는데나한테그걸전부설명해줬어.양쪽으로갈라진두개의턱이서로교차하면서살을물어뜯고여러마디로이루어진뼈대같은입술이안쪽과바깥쪽에서번갈아움직이며작은살점하나놓치지않고입안으로넘기는데…으,내가그묘사를정확히기억하지못하는걸감사해야돼.정말끔찍해서그날은먹은것도없는데토하고말았어.”
_17p

“우리는이벌레나마찬가지야.하찮고,죽어도아무도신경쓰지않아.눈에띄지도않고,목소리를내도들어주는사람도없어.발에밟혀도죽은줄도모르지.”
소렌은계속말했다.
“한명한명의고아는외롭고나약해.그래서뭉쳐야만하는거야.뭉치면,우리도강해질수있어.강해져야또하루를살아갈수있는거야.”
유르가는대답하지않았다.
“고아들도의지할존재가필요해.난그걸깨달았어.”
_12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