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이 선물이 아니라면 (동국시집51호)

그 길이 선물이 아니라면 (동국시집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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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문학의 근원적 영향력을 믿는다
음력 12월에 피는 납매臘梅를 한 번 본 적이 있다. 영하권의 추위를 견디고 눈 속에서 피어나는 설매여서인지 향기가 나를 휩싸고 내 뒷등을 잡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작금의 문학도 이 같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경쟁에 지치고, 황금만능주의에 설 곳 없어진 현대인들의 상처 난 눈과 귀를 씻겨주는 것이 문학의 출발이다. 견딤과 기다림 없이, 삶의 애환이나 우여곡절 없이는 작은 들꽃 하나도 피어나지 않는 것이다.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한국인들 모두에게 특히 가난한 문인들에게 자긍심을 주고 펜을 든 손에 힘을 준다. 인문학의 위기설이 나도는 작금에 돈이 되지 않는 문학은, 역사는, 철학은 황금만능주의 사회에선 소외당하기 쉽지만, 긴 겨울을 나는 중이라고 다독이게 된다. 우리네 삶 깊숙이 뿌리박은 인문학, 무엇보다 문학의 영향력을 다시금 일깨운다.

현재도 끊임없이 벌어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이스라엘과 레바논, 팔레스타인 등의 전쟁과 갈등, 민주 발전의 반세기가 지난 우리에게 뜬금없이 나타난 비상 계엄의 황당함과 그에 대한 성찰 등 최근 이러한 어이없는 세태를 보면, 삶의 지표와 방향을 보여주며 정신적 치유를 제공하는 건 역시 인문학이며 문학임이 틀림없다. 이에 우리 동국문학인은 심리치료사를 자처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의 반딧불이가 된다는 신념을 다시금 다져 나가야 하지 않을까?

지난 3년간 『동국시집』은 매해 더 늘어가는 작품 수에, 특히 젊은 문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나름 도약을 위한 조그만 기틀을 마련하였다. 회원님들의 긍정적인 격려와 반응에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일어난다. 그만큼 『동국시집』은 반세기가 넘도록 흔들림 없는 뿌리로 탄탄하게 서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더 젊게 도전적이고도 용기 있게 곪고 있는 사회를, 정치를, 전쟁 없는 평화 시대를 모색하고, 그 근본에 깔린 인류애를 끌어올리는 일에 보다 정진해 보자는 각오를 갖게 된다.

부디 감상적, 낭만적인 삶의 제시만이 아니라 사회 고발적 비판의 눈과 병든 사회를 치료하는 데에도 앞장설 수 있는 눈빛이 살아있고, 귀가 열린 ‘동국문학인’이면 더욱 좋겠다.
김금용(동국문학인회 회장)
저자

동국문학인회

목차

여는글|문학의근원적영향력을믿는다|김금용(동국문학인회회장)

제37회동국문학상
박소란시집『수옥』

심사평|홍신선,곽효환,박혜경
수상소감|박소란
수상작|공작

강경애|유리에게도생은있다
강상윤|죽음
강서일|얼음오리
강영은|남겨진자
고명수|전복서리
고영섭|말랑말랑한뇌
공광규|꽃잎한장
김금용|적혈마
김미연|부엌모서리에기댄밤
김밝은|발라드오브해남1
김보화|나팔꽃
김상미|쉰두살의풍경화
김서희|엇박자
김선아|사춘기
김애숙|플라타너스
김운향|독도사랑
김윤숭|잘난사람은
김윤하|오후3시13분과17분사이
김인수|내마음의문풍지
김정웅|新作路에서
김진명|숨,그리고그너머
김창범|저녁에
김창희|달달한방점
김현지|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남현지|눈
동시영|깨진것은0의것
리산|빈롱의저녁


문봉선|만년필씨귀하
문정희|이길이선물이아니라면
문효치|길
박미출|기수역汽水域으로
박법문|구름과나
박종일|도깨비사랑
박진호|대한민국독립만세
박판식|먹구름의앵무새
서정란|2024.가을
심봉구|계곡송溪谷頌
염은초|아들소식
우정연|와온낙조
유계영|새로운기쁨
​유병란|파도를건너다니는말
윤고방|결코
윤유나|한번도본적없는경치를보러가고싶으세요?
윤재웅|붓다의일대기를쓰다가문득얻은구절
윤효|한국정신사
은이정|깍둑썰기
이경철|석양의네잎클로버
이령|하관下棺
이서연|아드리아해의밤을거닐다
이선녀|햇살한모금먹고갑니다
이순희|어비魚飛
이어진|커지는귀
이연숙|그때고리를잠그지않았다
이영경|얼음조각상석가모니
이용하|고래에게
이윤학|소국小菊
이혜선|길위에서1
이희경|반달
임보선|마음
임정숙|이별여행
정민나|그리운분수
정숙자|길에대한리서치
정우림|구름이들려주는시
정윤서|헤이리
정일주|할무니
정지윤|매트릭스
정희성|중섭의소
조미경|화려한가을은지고
조병무|밤꽃향
주선미|기억을닦으면별이뜰까
주원규|포도알들이송알송알
지연희|숨결
차옥혜|길은사람들속에
최민초|팬티브라자
최병호|청음실
최승철|마른형광펜
최영록|꾸밈없다고꿈이없나?
최원|속초에서
한백양|바깥의마음
허진석|별이빛나는밤
홍신선|모루는내안에도있다
황사라|우물과맨드라미
휘민|비인칭

〈산문〉
박인걸|얼굴
신상성|AI창작대행시대
유혜자|아버지의붉은자고새
이명지|나를사로잡은문장
이상문|강민의사랑법
이신백|궁중식동치미상큼한그맛!
이흥수|유월의하루
임순월|키스는詩다
허정자|명강의

〈꽁트〉
이은집|반려견이남편보다좋다?!

수록문인약력
동국문학인회역대회장
동국문학인상,동국문학상역대수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