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이 나에게 건넨 말

4·3이 나에게 건넨 말

$16.80
Description
4ㆍ3의 다정하고 유쾌한 동행자
한상희 박사가 건네는 4ㆍ3 그리고 사람들 이야기
이 책은 4ㆍ3을 역사적으로 직면하고,
평화ㆍ인권ㆍ정의ㆍ통일의 가치를 통찰하며,
시민성 확장과 회복적 정의로 나아가게 한다.

교육, 아동ㆍ청소년 전문 출판사 ‘다봄’에서 청소년과 성인을 망라해 시민이 함께 4ㆍ3을 읽고 기억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할 수 있도록 《4ㆍ3이 나에게 건넨 말》을 펴냈다. 저자는 제주에서 나고 자란 한상희다. 그는 16살에 우연히 4ㆍ3을 만난 뒤 역사 교사, 세계시민교육 분야 박사가 되었고, 현재는 ‘선(善)의 시민성’과 ‘회복적 정의’ 실천가로 살고 있다. 저자에게 4ㆍ3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자 삶의 방향을 안내했던 이정표로서, 《4ㆍ3이 나에게 건넨 말》은 오랫동안 4ㆍ3을 알고, 기억하고, 나누려는 그의 삶이 써 내려간 책이다.
여기서 ‘알고, 기억하고, 나눈다’의 뜻은 조금 특별하다. ‘안다’는 것은 75년 전 4ㆍ3이 일어났던 현장과 그것을 고스란히 겪은 사람들의 고통을 직시한다는 뜻이고, ‘기억한다’는 것은 그때를 살아낸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이 상처를 회복해 냈던 힘이 무엇인지 숙고한다는 뜻이며, ‘나눈다’는 것은 4ㆍ3이 준 교훈을 오늘에 가져와 내일로 나아가게 하는 올바른 균형추로 삼는다는 뜻이다. ‘알고, 기억하고, 나눈다’는 4ㆍ3과 함께한 저자 내면의 성장과정이기도 하고, 그 과정을 고스란히 담은 이 책의 구성이기도 하다. 책에는 4ㆍ3과 함께하는 세 분의 예술 작품이 담겼다. 그때를 겪은 사람들을 인터뷰해 4ㆍ3을 기록한 강요배 화백의 그림, 4ㆍ3 진상규명을 위해 역사의 현장을 담은 김기삼 작가의 사진, 어둠의 희생터에서 밝은 빛의 보따리들을 정성스럽게 놓은 故 고현주 작가의 설치 사진. 모두 4ㆍ3을 ‘알고, 기억하고, 나눈다’를 예술로 승화한 작품들이기에 이 책의 의미를 고양시켜 준다.
여기에 《4ㆍ3이 나에게 건넨 말》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책은 4ㆍ3이 일어났던 75년 전에 머물러 있지 않다.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의 그 한 대목이 어떻게 이어져 와 지금을 이루었는지 기억하게 한다. 또한 그 앎과 기억을 토대로 우리가 어떻게 살고 어울려야 하는지 마음과 의견을 나누게 한다. 4ㆍ3은 그냥 4ㆍ3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결과다. 학살자와 희생자가, 살아남은 사람과 남겨진 사람이, 고통과 인내가, 거부와 수용이, 무너짐과 재건이, 상처와 회복이, 과거와 현재가, 그곳과 이곳이 엉켜 있는 그물망이 4ㆍ3이다. 저자는 4ㆍ3이 미래를 담을 튼튼한 그물망이 될 수 있도록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차분하게 안내한다. 진상규명과 피해자의 명예회복, 정의로운 의인들에 대한 묵념으로 자연스럽게 이끈다.
‘알고, 기억하고, 나눈다.’
이 세 가지를 되뇌며 4ㆍ3의 동행자 한상희를 따라가 보자.

저자

한상희

저자:한상희

제주에서나고자랐다.역사,사회,지리,특수교육을전공했고,지역기반세계시민교육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청소년을위한제주역사》,《청소년,4,3평화의길을가다》,《새로운교육과정에담은세계시민교육》,《온세상이사회교과서》,《문화다양성의이해》,<4,3피해자회복탄력성연구>를공동으로연구,집필하였다.1996년부터2015년까지역사,사회교사로,2016년부터2022년8월까지교육청전문직으로일했다.현재는중학교교감으로재직하면서회복적학교문화만들기에힘쓰고있다.2015년유네스코세계교육포럼에서‘제주에서세계시민을만나다’라는주제발표를함으로써4,3을전세계사람들에게전하기도했다.각시,도교육청교사연수때4,3강의와유적지답사안내를맡아평화,인권,통일,정의의가치에관해소통하고있다.현기영작가와함께전국을순회하는토크콘서트를지속해가면서,우리가4,3을통해무엇을배우고어떤교훈을얻어야할지에관해모색하고있다.2023년4월1일에는현기영작가,강우일주교,김종민4,3위원회위원과함께‘왜우리는4.3을말하는가’라는주제로대담을진행했다.‘회복적정의’관점에서4,3을바라보면서,공동체가위기에처했을때어떻게피해,관계,책임,공동체를회복할것인지에대한연구와실천을지속하고있다.

“《4,3이나에게건넨말》은4,3의역사뿐만아니라4,3과관련있는많은분이저에게건넨말이기도합니다.4,3의영혼들,역경을극복해낸유족들,진상규명에힘을모은시민들,광풍이후에다시제주섬에찾아와꽃피운자연까지….이모든이야기가이책에담겨있습니다.”(한상희,본문4쪽)

목차

머리말
추천사|3만의생명을기리는진혼곡
프롤로그|우연히찾아온4,3

1장4,3이나에게말을걸다
1)해방과함께제주섬에찾아온탄압
2)3,1절발포사건과총파업의함성
3)4월3일무장봉기와초토화작전
4)6,25전쟁이후까지7년7개월지속

2장동백꽃처럼떨어진이름들
1)감자나눠먹던사람들:영화<지슬>속으로
2)북촌리의아기들:소설<순이삼촌>을따라서
3)돌담위에핀꽃송이:소설《돌담에속삭이는》

3장두번째찾아온질문,4·3과사람들
1)4·3을살아낸어린이들
2)헤어진가족을만나다

4장악의평범성vs선의시민성
1)성찰없는왜곡된‘애국심’
2)끝끝내정의와선을추구한사람들

5장4·3이우리에게남긴것
1)4·3:우리모두의현대사
2)적극적평화:다른사람의입장에서보기
3)세계시민:평화·인권의길로나아가기
4)회복적정의:무너진공동체를살리는길

에필로그|내가4·3을몰랐더라면

출판사 서평

‘도대체4,3이뭐지?’
16살청소년이품은질문,그후오롯이그답을찾기위한오랜여정

저자는4,3을만나기전16살때의자신은장난꾸러기였다고말한다.밤마다내일은친구들과무얼하며놀까생각하면서잠이들곤했던청소년이었으니까.그날도평소처럼잠이들었는데이상한꿈을꾸었다.바닷물속에손을담그자뼈들이만져졌고,그뼈들을어느공동묘지무덤옆비석에올려놓고오는무서운꿈이었다.일어나서어머니에게꿈이야기를들려드리니돌아온말씀은“네가외할아버지꿈을꿨구나!”였다.저자는그날처음어머니에게‘4,3’이란걸들었다.

1948년11월7일,제주도남원읍한남리.군인과경찰이마을에들이닥쳐집집마다불을지르며무차별총격을가했다.어머니(당시8살)와외삼촌(당시5살)은대나무밭에숨어집이불타는모습을숨죽여지켜보았다.남매는두려움에떨며부모님을밤새기다렸고,아버지는이후다시보지못했다.급히피신했다가붙잡힌남매의아버지는‘무기징역’이라는형량을받고서울마포형무소에감금되었다가6,25전쟁때희생되었기때문이다.(저자의외할아버지가엉뚱하게도이적죄와간첩죄를뒤집어썼다는것은어머니도나중에알게된사실이다.)

이날저자는쏟아지는궁금증을참을수없었다고한다.왜외할아버지는전과자가되었을까?어린남매는집도불타고아버지도없이어떻게살아왔을까?다른집에도이런사연이있을까?당시무슨일이있었던것일까?우연히찾아온4,3이던진여러질문에저자는지금까지의장난꾸러기생활을접고4,3을알기위해나섰다.

오랫동안누구도입에올리지못했기에묻혀버린역사.아픈가족사에대해하소연한번하지못했던피해자들이4,3에대해말하기시작한것이‘6월항쟁’이후였다.16살저자가4,3을처음들었던해도4,3무장봉기가벌어진지무려40년이지난1988년이었다.“도대체4,3이뭐지?”저자는어머니와외삼촌,외할아버지가겪은사연을듣고생긴이질문에오랫동안답을구하러다녔다.간단없는이여정에대한기록이《4,3이나에게건넨말》이다.

4,3의상처를견뎌온힘에관한고찰:4,3과사람들

첫번째질문은4,3의역사적사실에대한것이었고,그에대한답은1장에정리되어있다.4,3이대체왜일어났는지,당시제주의,한국의,한국밖의상황은어떠했는지,무엇이누구를희생시켰는지에대해서다.

1947년3,1절발포사건부터1954년9월21일한라산통행금지령이해제될때까지7년7개월을겪어낸사람들의이야기는당시를다룬영화<지슬>(감독오멸)과소설<순이삼촌>(현기영작),《돌담에속삭이는》(임철우작)을통해2장에서생생하게전해진다.

두번째질문은그렇다면그때살아남은사람들이어떻게삶을이어왔으며,제주는어떻게복원되었는가였다.4,3이하나의사건이면서3만개의사건이라고불리는이유,희생당한사람과살아남은사람,학살자와누군가를살린사람,진상규명과기억에앞장선사람….즉‘4,3과사람들’로저자의관심이넓고깊어졌다.

3장에서는4,3이라는가혹한환경에던져졌던어린이들의고난과극복의삶을저자의가족사를통해그리고있다.8살과5살이었던어린남매는무너진가족을복구하기위해앞으로결혼하면될수있는한아이를많이낳아든든한공동체를이루기로다짐했고,그렇게태어난아이들은‘형제책임주의’라는가르침대로4,3의폐허를딛고거친세파에맞서똘똘뭉쳐성장해나간다는이야기가따뜻하게전해진다.
4,3은사람이얼마나무자비하게악을행할수있는지를보여주는사건이지만반대로사람이얼마나정의롭고용기있는결단을내릴수있는지증명해주는역사라고저자는말하고있다.그는익히알려진‘악의평범성’을무력화한정의로운용단을4,3에서통찰하고이를‘선(善)의시민성’이라고명명하면서개념화했다.자신의목숨을걸고무고한사람들을살린의인한분한분의귀한이야기가4장에서보석처럼반짝인다.

4,3이우리에게남긴것:평화,인권,정의,통일의가치,시민성확장과회복적정의

‘4,3은무엇일까’라는의문에서서히답을찾아가고‘4,3과사람들’에대한이해의폭이넓어지자이제저자의생각은‘4,3이우리에게남긴것은무엇일까’라는새로운형태로나아갔다.그것은저자자신의삶을4,3과함께하겠다는의지를넘어4,3을인류보편의교훈으로세상에알리겠다는다짐이었다.

저자는4,3이그자체로한국현대사는물론세계사적으로큰교훈을주는교재임을강조하고있다.첫째,4,3은어떤목적으로든국가폭력은용납될수없다는것을증명하는평화의교재다.둘째,사람의목숨은이세상무엇과도바꿀수없는소중한것이고삶은어떤상황에서도절대로훼손돼선안되는것임을보여주는인권의교재다.셋째,정의가망각될때한사회가어떻게망가지고삶이유린되는지보여주는정의의교재다.특히4,3은분단과냉전이라는역사의소용돌이속에서수많은제주도민의목숨을앗아간한국현대사의참극이지만,이제는역사의상처를교훈삼아평화와인권이라는인류보편의가치,그리고통일이라는우리시대의과제를일깨워주는상징이되고있다고저자는강조한다.

더불어저자는4,3의교훈이시민성을확장하고회복적정의로나아가게하는원동력이라고말한다.시민성은앞서언급한‘선의시민성’을포함해세계시민성을뜻한다.‘세계시민’이란나와다른문화와배경을가진사람들을존중하면서함께살아가려는사람이고,인종과국경을뛰어넘어세계적으로통용되는인류보편의가치를전달하는교육이세계시민교육이다.2013년유엔의역사교육권고안에따르면,역사교육이다양성에대한존중,관용,상호이해,인권,민주주의등의근본가치들을장려하는방향으로나아가야한다고강조하고있다.이러한유엔의권고처럼현재역사교육의세계적인흐름은나와다른사람을구분짓는민족주의에매몰되는것을경계하고,평화와인권등인류의보편가치를지향하고있다.이는극단적인이분법적사고가초래한비극을화해와용서로써치유하고있는4,3이왜세계시민교육과연결되는지알려주는것이기도하다.

‘회복적정의’란피해,관계의회복을통해무너진공동체와정의를복원하는방안이다.이는처벌과심판에서끝나는‘응보적정의’를보완해화해와소통에이르게한다.오랫동안갈등을빚어왔던4,3유족회와경우회(경찰출신모임)가2013년에서로손을잡고화해했다.이후로매년4,3평화공원과충혼묘지를함께방문해희생자들을위령하는행사를하고있다.2022년3월29일제주지방법원에서‘4,3수형인재심’에대한판결이있었다.“피고인모두에게무죄를선고해주시기바랍니다”라는검사의요구가있었고,판사는“공소사실입증책임은검사에게있다.검찰은공소사실을입증할만한증거가없다면서무죄를구형했다”라며‘무죄선고’를했다.오랜대척관계에있었던두집단의화해,그리고검사의무죄구형과판사의무죄선고가이루어진재심재판은4,3이‘응보적정의’를넘어‘회복적정의’로나아가고있음을보여준다.저자는바로이점에주목하며4,3의교훈을5장에서짚어나간다.

4,3의살아있는교재,《4,3이나에게건넨말》

제주4,3은어느새제76주년을앞두고있다.1988년부터언론과연구소에서시작된진상규명작업이10여년동안이어졌고,그결과2000년에‘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에관한특별법’(이하‘4,3특별법’)이제정,2003년에<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가공식채택되었다.진상조사결과대부분의희생이국가공권력에의해발생했고,특히희생자대다수가비무장민간인이었다는사실이밝혀졌다.이에따라노무현대통령이제주도에찾아와과거국가권력의잘못에대해정부를대표해공식사과했다.많은유족들은노대통령의사과에큰위로를받았고맺힌한이조금씩풀리기시작했다고말했다.
대통령의사과가화해와용서의분위기를만들어내자이후제주도내외에서소통과화해의움직임이계속되었고,4,3을한국현대사의적절한자리에놓이게하려는노력이활발했다.뿐만아니라회복적정의차원에서피해자와유족들의상처를치유할방안을찾기위한노력이지속됐다.그결과2022년에는‘4,3특별법’개정이이루어져4,3희생자에대한배상과불법적인군사재판에대한재심이진행되고있다.또한트라우마센터설립등정신적상처를치유할수있는기반이만들어지고있다.

커다란동굴속에갇혀있던어둠의역사가서서히바깥으로나와세상과조우하고있다.앞으로그역사를통해어떤미래를만들어갈지는4,3을마주한우리에게달려있다.지금까지4,3과함께했던저자는말한다.4,3그역사는참혹했지만그때를살아낸사람들의이야기는따뜻했다고.4,3때쓰러진사람들의간절한염원을떠올리며자신의어려움을이겨낼수있었고,위험을무릅쓰고이웃을구한4,3의영웅들을떠올리며자신의용기를충전할수있었다고.끊임없이성찰하게되었다고.

75년의역사를담은이책은상처를이겨내고무너진공동체를살려낸회복의힘에주목한다.지금의우리가어제를반성하고오늘을성찰하며내일로나아가도록돕는다.4,3이세계시민교육의교재라면,《4,3이나에게건넨말》은4,3의살아있는교재다.세계시민누구라도생동하는이책을펼쳐보길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