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보관의 마음

상온보관의 마음

$14.50
Description
“차갑거나 뜨거운 마음을 상온에 두고 천천히 식힌 다음, 알맞은 온도가 되었을 때 겨우 이렇게 써냅니다.”
생애 첫 수필집 출간과 동시에 도서 팟캐스트 〈책읽아웃〉 추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도서 선정 등의 바람을 일으킨 진서하 작가가 새로운 이야기 『상온보관의 마음』으로 돌아왔다.

집을 떠나 혼자만의 공간을 원하는 딸들의 마음, 배탈인 줄 알고 들어간 화장실에서 만난 첫 생리의 당혹감, 동거를 말하는 여성에게 쏟아지는 무례함 등 ‘오늘을 살아가는 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들로 채웠다. 너무 뜨겁지도, 반대로 너무 냉정하지도 않은 문장들을 건너다보면 마침내 ‘내가 나여도 괜찮을 마음’이 자연스레 피어오른다.

결국 『상온보관의 마음』은 하나의 공동체다. 오늘을 살아가는 딸들이 모인 가장 안전하고 견고한 장소. 그 장소가 특정 형태로 물화된다면 아마도 이 책일 것이다.

누군가의 인생 한 조각이 담긴 에세이는, 어쩌면 ‘남의 이야기’로만 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진서하 작가의 글들은 과거의 내가 겪었고, 현재의 내가 겪으며, 미래의 내가 겪을지도 모를 것들로 온통 이루어져 있다. 지금 당신이 있는 곳의 상온은 어떠한가? 그곳이 어디든 가장 적당한 온도로 이 책이 스며들 수 있길 바란다.
저자

진서하

『돌아오는새벽은아무런답이아니다』를썼다.
잘쓴편지한통덕분에글쓰는일을시작할수있었다.계획에없던다정과사랑에등떠밀려얼떨결에,늘꿈꿔왔던‘쓰는삶’으로진입했다.
평정심에집착하는것치고는일희일비하는편.단어를고르는데오랜시간을쏟는다.
시니컬한농담을무척좋아하는데비해다정한사람들앞에서쉽게약해진다.주로삐딱하지만다정하고올곧은사람들을동경한다.

목차

무덤앞에서마시는커피
낯설고새로운,아침
먼곳에닿은사랑
공평한마음으로사계절을지나며
하숙집이야기
마음,쓰는,일
함께살고있습니다만
삼삼삼,얼음!
히피펌
돌아오는새벽은지금도
주기적대환장,생리의역사
서울과커피
여전히도망은가깝고
‘진짜’산타
제주에서히말라야까지
평범하고온전하게,이해않는우리
거봐,맛있지?
반가운불친절
결국닿고싶은곳은,

출판사 서평

오늘의온도는어떤가요?
우리마음속상온에꼭맞는수필집,
『상온보관의마음』

“차갑거나뜨거운마음을상온에두고천천히식힌다음,알맞은온도가되었을때겨우이렇게써냅니다.”

전작『돌아오는새벽은아무런답이아니다』를통해밤과아침사이를글로썼던진서하작가가이번엔고온과저온의경계를책에담았다.

생애첫작품을출간하자마자예스24〈책읽아웃〉추천,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학나눔도서선정등의바람을일으킨진서하작가는이번『상온보관의마음』을통해‘오늘을살아가는딸’이라면누구나공감할이야기들을세밀하게기록했다.

가족의죽음후삶의태도가어떻게변하는지,집을떠나고싶은딸들은어떤선택을시도하는지,배탈인줄알고들어간화장실에서만난첫생리의당혹감은어떠한지,애인과의동거를말하는여성에게얼마나다양한무례함이쏟아지는지등큰담론부터아주내밀한사건까지거리낌없이썼다.

그래서인지정식출간에앞서진행한4주간의연재에서독자들은다음과같은반응을내놓았다.

-잊힌기억까지소환하게하는날카로움이있다.
-머릿속으로생각만하던감정들이이렇게통쾌한문장들로표현돼있다니!
-글덕분에스스로마음속을제법깊이들여다볼수있었다.나도참내마음을어지간히모르고흘려보냈구나싶어새삼놀라기도했다.
-아주좋은날씨에우울하다고,깊게우울하다고말해주는작가가있어서나는마음놓고우울할수있다.

마침내『상온보관의마음』은하나의공동체가됐다.오늘을살아가는딸들이모인가장안전하고견고한장소.그장소가책으로물화된다면아마도『상온보관의마음』일것이다.

#지역#여성#청년

진서하작가는한국사회가여성을,특히본인의선택만으로살아가는청년여성을어떤식으로대하고있는지예리하게진단하고있다.연애와결혼,결혼식과혼인신고,출산과양육으로이어지는과정만을‘정상’으로보는사회속에서그와반대되는선택을이어가기란쉽지않다.

“어쩌다나의동거사실을알게된주변의어른들은그야말로덮어두고힐난하기바쁘다.이런이야기를구구절절할이유도없지만구구절절알지도못하면서일장연설을듣는일은언제당해도빡친다.그래,빡친다.”_89p

“웃으면서이러저러해서우리는이렇게산다고최대한상냥하게설명하고나면‘아하그렇구나’하는합리적이해가돌아오냐고?천만의말씀,오천만의어이없음입니다.내이야기를듣고나면그들은팔짱을낀채뒤로몸을젖히고다리를꼰뒤“너차암똑똑하네”하고아무렇지않은척웃으셔도요,저는압니다.당신이말하는‘똑똑함’이‘굉장합니다!’라는뜻일리가없다는것을요.“_90p

비슷한경험이라도경험의주체가누군지에따라해석양상은달라진다.『상온보관의마음』은‘진서하’라는필터로바라본세상의집약체다.대구경북지역,소위‘TK’로불리는곳에서나고자란이의필터는평범한일상에새로운포인트를더한다.

“지방에서자란딸들이집을떠날수있는몇가지방법중안전하고비교적평화로운것은,좋은명분과함께먼곳으로가는것아닐까요.”_53p

“서울에녹아들려고애썼습니다.말한마디할때마다어떤억양과톤으로말해야이방인처럼보이지않을지,지방에서온사람이라고해서무시당하지는않을지,택시를타면일부러돌아가지는않을지,똑같은실수를해도‘지방에서와서모르나보다’같은배려같은데배려아닌말을듣지는않을지,사투리로‘오빠야’를말해보라는소리를더는안들을수있을지하루종일곤두선채로살던때였습니다.”_148p

#사랑#다정#편지

그럼에도지금을살아갈수있는건역시나‘내가나여도괜찮을마음’을지속적으로상기시켜주는사람들덕분일것이다.내가유별나고이상한게아니라고말해주는,서로이해할수없는지점이있어도그자체로수긍해주는주변인들.그들을우리는종종사랑이라부르고,넘칠정도로일렁이는마음을담아편지를전하기도한다.진서하작가는그런편지들중일부를각색해이번『상온보관의마음』에담았다.

“받지못한사랑을일궈내서로에게우정으로건네기를택한우리잖아.그래서나는늘우리가참기특하고안쓰럽고멋져.이안쓰러운길을함께걷는언니가있어서든든하다고하면,언니는씁쓸할까다행이라고생각할까.아마우린대체로비슷하니까후자가아닐까지레짐작을해봐.내멋대로.그러면언니는또웃으면서받아주겠지.”_69p

“실없는농담뒤로이어지는대화속에서,처음만났을때와마찬가지로여전히느껴요.지현은참다정하고멋진어른이구나.그리고다짐해요.배워야지.많이배워서나도누군가에게저렇게좋은사람이되어야지.꾸밈없이솔직해도반짝일수있는사람이되어야지.온마음으로사랑할줄아는사람이되어야지,하고요.”_207p

#상온보관

누군가의인생한조각이담긴에세이는,그저‘남의이야기’로만그칠수도있을것이다.그러나진서하작가의글들은어쩐지과거의내가겪었고,현재의내가겪으며,미래의내가겪을지도모를것들로온통이루어져있다.지금당신이있는곳의상온은어떠한가?그곳이어디든가장적당한온도로이책이닿을수있길바란다.

“내가통과한타인이오늘나의글을만들었습니다.언제나그렇겠지요.사랑과다정,불안과미움사이의많은단어들을떠올립니다.우리는그사이어느한단어에잠시앉았다가마침내사랑으로돌아오게될것입니다.사랑의자리에앉아다른단어들을바라보며여러날을썼습니다.수많은단어와사람들사이에서나는이제겨우,그대로있어도괜찮다고말할용기를냈습니다.있는그대로내보이고써볼마음이생겼습니다.영원같던순간은결국순간이었음을깨달은후에야쓸수있었습니다.시간을소화하는데다소오랜시간이걸리는나를미워하지않고기다려줬습니다.차갑거나뜨거운마음을상온에두고천천히식힌다음,알맞은온도가되었을때겨우이렇게써냅니다.”_작가인사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