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한 슬라임이 되고 싶어

섹시한 슬라임이 되고 싶어

$14.80
Description
꾸준하고 단단한 사람의 섹시함을 동경하지만
나는 아무리 주물러도 흐물거리는 슬라임.
그렇다면… 섹시한 슬라임이라도 되고 싶어!
작은 독립출판물 한 권을 만들었다가 생애 첫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인도네시아에 이어 일본 번역판까지 출간한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겠지만 오늘 밤은 어떡하나요』 연정 작가가 섹시한 슬라임으로 돌아왔다.

도발적 소망을 제목에 담은 『섹시한 슬라임이 되고 싶어』는 한 권의 에세이이자 한 사람의 레시피북이다. 작가는 지금의 모습으로 살아있기까지 삶을 어떻게 조리했는지에 대해, 깨끗이 손질한 문장으로 풀어냈다. 여기에 더해 ‘봄핑계, 팔리지 않는 핫도그 게임, 섹시한 슬라임, 불타는 금요도서관’ 등 작가만의 독특한 향신료까지 입혀 모든 글의 ’읽는 맛’을 살렸다.

뾰족한 말이나 행동에 상처받은 날, 마음을 부드러운 슬라임으로 덮고 싶다면 지금, 『섹시한 슬라임이 되고 싶어』
저자

연정

종일웃다가버스에서슬퍼지는사람.울면서농담하는사람.꽃,나무,햇살에기대어사는사람.봄에는어떤일이일어나도괜찮은사람.사실친구들을너무사랑해서여기다친구들이름만가득쓰고싶었다.

직업은봄의공장디렉터.일을좋아하는데여전히짝사랑같다.

목차

[운동장돌듯사는사람]

봄핑계
24시편의점,물류창고
침튀기는삶의현장
햇살품은기도
우아한고단함
두드려보지마세요,당도보장합니다
팔리지않는핫도그게임
살기위한산책
좋은감옥
짓지도않은이름이지만,불러준사람들곁에서
너는어디쯤이야?

[집떠나도착한첫자취방]

지도에없는섬에서살아남기
조그만정원에아침이오면
고봉밥먹는계절
봄날의알새우칩
허가없이침입하는다정함
돌맞은마음
주말정오의사랑
외로움목격자
당신과봄에살고싶어요
울면서농담하는사람들
초승달을쥐들에게나누고픈밤

[한없이가볍고점도낮은인내심]

섹시한슬라임이되고싶어
서른몸살
삶은장조림이다
유자청을안고사는일
봄의엔딩크레딧
도서관에서보내는하루
출근과설사의상관관계
모래시계안에서사랑을말해요
뒤통수맞은개미
처음과끝
다시,끝과처음
준비한마음이소진되어마감합니다
서른관람평점★★★★☆

[폴더명:묵묵히쓰자]

묵묵히쓰는사람이되고싶어
불타는금요도서관
가을에받은답장
외딴섬의우체통

출판사 서평

“어디로가야하는지모르는사람은운동장돌듯산다.집을시작점으로같은길을반복해서맴돈다.새로운곳을탐험하려한다면낯선곳을향하겠지만,오직집을벗어나기위한외출이었기에목적지가없었다.유년시절내운동화밑창은한쪽만빨리닳았다.조금기울어진채로자주서성였다.나의걸음은모험이아니라방황이었다.매년봄을살아갈핑계로삼는다.”_15p「봄핑계」중

운동장을뛰놀던어린시절부터『내일은내일의해가뜨겠지만오늘밤은어떡하나요』출간이후까지,작가의세계관이차례대로이어진다.종종자신을‘울면서농담하는사람’이라소개하는연정작가는이번책을통해슬픔이나고통을견디는방식,삶을대하는태도등을풀어냈다.정말로울면서농담하듯이.

“인생은마라톤이라는말을들으면힘이빠졌다.일단난체력이안좋다.성격상성실함과어울리는일은전부지겨워한다.그런나에게꾸준히달려야하는단한번의경기란최악이다.시작하기도전에숨이차고지루한기분.내인생은몇초간온힘을다해달린후,자리로돌아가김밥을먹는느긋한운동회같기를바랐다.”_137p,「서른관람평점★★★★☆」중

글과관련없는삶을살다가처음으로낸책이베스트셀러가된다면우리는어떤기분일까.생애첫에세이가베스트셀러상위순위에오르고,인도네시아와일본에번역출판까지이뤄낸연정작가는오히려두려웠다고말한다.어쩌면작가에게치명적일수있는‘쓰는두려움’에대해연정작가는과감하게말한다.

“솔직하게고백해볼까.첫번째책이사랑받아서박수를받았으니떠나야하나,욕먹을바엔그만둘까고민했다.나약한생각이의지를이겨버리는상황은자주찾아왔다.다양한주제로글을썼는데,맛이다비슷한레토르트음식같을때.(…)포기하고싶었다.도망치고싶었어.글과엮인삶을살고서부터단한순간도묵묵하지못했다.”_147p,「묵묵히쓰는사람이되고싶어」중

그럼에도작가가이번『섹시한슬라임이되고싶어』를완성할수있었던것은,독자들의사랑과편지덕분이었다.‘나의이야기를누구보다잘이해해줄것같은’연정작가에게독자들은조심스럽고꾸준하게메시지를보냈다.

“근3년간고백을주기적으로받았다.편지로,이메일로,한밤중의메시지로.얼굴을마주보며듣게된고백도있다.첫번째책을출간하고독자님들께받은고백이었다.나는책에정신과상담을받았던사실을고백했다.월세를내느라그만둘수없던노동의과정과비싼딸기앞에서주저하는마음까지고백했다.가장어둡고불안했던시기를글로잘정리해서세상에내놓았다.종이비행기를날리는마음이었다.어디로갈지몰라도,꼭전해야했던마음.목적을알수없는마음이책을쓰게했다.”_158p,「외딴섬의우체통」중

그래서마침내,우리앞에다시찾아온연정작가는말한다.이모든것은사랑을그만두지않겠다는다짐에서시작된것이라고.누구나사랑을말하지만,또누구나사랑을비웃는시대에연정작가는자기만의방식으로이책의마침표를찍었다.

“슬픔속에슬픔만있지않아서,구석구석들여다봐야한다는사실을이제는안다.우리의외로움은사랑이그린작품이라는걸잊지말자.그러니아름다울수밖에없다는사실을기억하자.잘살고싶다는건,용감하게외로워하겠다는선언.짝사랑이어도사랑을그만두지않겠다는다짐.”_82p,「외로움목격자」중

섹시한슬라임이되고싶은작가는이제,세상의모든뾰족한것들을슬라임같은문장으로덮어둔책을우리앞에선보인다.

“뾰족한것들은전부슬라임으로덮어놓았어요.뭉툭한마음을가졌어도여기선긴장풀어도돼요.”_5p,「인사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