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개 살인사건

보조개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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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웃을 때마다 증거가 소리쳤지/ 얘가 범인이에요/ 사랑받으려 그랬대요”

품은 사랑을 다 소진하기 위해
시를 쓸 수밖에 없었던,
시인 연정의 첫 시집 출간!
에세이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겠지만 오늘 밤은 어떡하나요』와 『섹시한 슬라임이 되고 싶어』로 사랑받은 연정 작가가 이번엔 시인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친구들 얼굴이 마음에 달라붙던 매일 밤을 종이 위에 쏟아냈더니 『보조개 살인사건』이라는, 연정만의 시 세계가 완성됐다. 사랑받기 위해서라면 세포를 죽여서라도 보조개를 만들어내던 연정은, 이번 시집에서 다정한 덫을 놓는다. 한 문장씩 읽어 나가다 결국 보조개처럼 움푹 파인 연정의 세계에 당신이 빠져들기만을 노린다.

『보조개 살인사건』은 시인 연정이 한쪽 발목엔 우정을, 다른 쪽 발목엔 사랑을 묶어둔 채 감정의 바닷속에서 헤엄치며 물결을 만드는 시집이다. 1부에서 2부로 넘어갈수록 연정은 우정 안에 사랑이, 사랑 안에 우정이 매번 교차하며 존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시집 끝자락 3부에서 마침내 연정은 말한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여자애 둘이서 영원이라는 단어를 풀어헤쳤다”라고. 여기서 말하는 여자애 둘은 연정, 그리고 바로 당신이다. 시를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시를 쓰는 시인, 그런 시인의 첫 시집을 과감히 사랑하기로 한 당신. 둘이서 풀어헤친 영원의 정체는 『보조개 살인사건』을 추리한 당신의 대답에 달렸다.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인해 매 순간 삶이 흔들린 적이 당신에게도 있다면, 이번 『보조개 살인사건』의 모든 시에서 그 순간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마음껏 부끄러워하고 마음껏 그리워해도 안전한 시집 속에서 시인 연정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저자

연정

당신과같은두통약을먹는사람
종일웃다가버스에서슬퍼지는사람
울다가도당신이밥을챙겨먹었는지궁금한사람
아플때따뜻한물을떠다주었던사람을
가족이라여기는사람
사랑의그림자를밟지않는연습을하는중이다

목차

시인의말

[1부:저기우정이문을열었네들어가자]
보조개살인사건/우정은완전식품/고봉밥무덤/이리와더깊은밤으로가자/망한비디오대여점주인/썰어도썰어도새하얀밤과무와너/훔친꽃줄기니트/흰국화와진실게임/귀신과사랑에빠진다는건완전엽기지/가디건사이로붉은마음이비치면/미지구/눈사람이사는곳/해피엔딩주인과만담/사랑도무거운날있잖아/오뉴월딸기에서리내리면/홍지

[2부:어디서부서지고있니]
보조개살인사건2/어쩌다사막에서바늘을잃어버린거야/망각은신의선물이라는말/선크림안에가둔그해여름/복숭아솜사탕팬티/숫자를몰라야사랑을잘해/똠얌꿍고수와의연애/금빛아가미/나만우는이야기/부서지는겨울/한여름의명랑핫도그/돌멩이씨앗1:씨앗의꿈/돌멩이씨앗2:돌멩이의기도/돌멩이씨앗3:씨앗의생일잔치/하얀이력서에검은눈이내리면

[3부:시들림]
귀신이아니라서다행이야/달걀한판이면나도그들도굶지않고/태어나서처음쓴시/덧니한번보려고봄까지살았어/당신이보기엔누가미친것같아?/제로시집/나도몰라메롱/원한다면영혼까지줄게/한글자로된시집/알뜰마감시

부록:시일기

추천의말:시는모르겠고너는사랑하니까

출판사 서평

연정작가가시인으로옷을갈아입고돌아왔다.두권의에세이,『내일은내일의해가뜨겠지만오늘밤은어떡하나요』와『섹시한슬라임이되고싶어』로사랑받았던작가이기에‘시인연정’은생소할지도모른다.

그러나그의첫시집,첫시를읽는순간모두가인정할수밖에없을것이다.애초에시를써야했을사람이었다고말이다.

“세포가죽으면보조개가생긴대

예쁨받고싶어서
볼펜으로꾹꾹
죽어라죽어라

열한살에저지른
최초의살인”

『보조개살인사건』은사랑받고싶다는욕망,그리고“죽을때까지스스로를죽이며사랑을원할”것같은자신의미래마저죄다고백하는표제작으로시작된다.이어지는시를차례대로읽어보면시인연정이원하는,혹은추구하는사랑의모습들이어떠한것인지등장한다.

그렇다고『보조개살인사건』을단순한‘사랑시집’으로갈음하기는어렵다.시기와질투,저주와분노등이종합적으로섞여있어동글동글한문장을따라가다가별안간뾰족한펜끝으로찔리는기분을느낄수있다.

결국이시집은사랑이라는부를수있는것을위해삶을떼어내본적있는사람이라면,곳곳에서거울을마주하는기분이들게한다.그러나연정은이를외면하지말자는말을『보조개살인사건』으로전한다.

“이시집읽을때만큼은맘껏사랑에약해졌으면좋겠어.사람과사랑에흔들리고울고웃던그모습은전혀우습지않으니까,오랜만에다꺼내서펼쳐봤으면좋겠어.대청소하다가나온편지상자를발견했을때처럼.”

『보조개살인사건』은△저기우정이문을열었네들어가자△어디서부서지고있니△시들림’등총3부로나뉘어있다.그중마지막3부는자기만의시세계를막완성한시인,아무것도모르는채벼락처럼시와사랑에빠진시인의혼란스러움이잘드러나있다.

“시가미친건지,미치게좋아서시인지,사랑이미쳐서시와나를맺어줬는지,시가미쳐서날사랑하게된건지...답을찾다가여기까지왔다.”

시집의마지막은부록과추천사로채워져있다.기성시집이꾀하던방식인해설싣기를거부하고,시인의‘시일기’를부록으로넣었다.시집내기직전의마음,시를쓰는마음,평생을기약해보는바람등을시인연정만의솔직함으로기록했다.

“첫시를쓸때기분은절대잊지못할거다.앞으로시를천개쯤쓴다고해도말이야.온몸과마음이노트에쏟아지던겨울새벽.발가락이하얘질만큼추운날이었는데추위를못느꼈다.마음이울렁거렸다.날아갈까봐조급해서글씨도갈겨썼다.사랑에빠질때도이렇진않았다.”

시인연정이『보조개살인사건』으로말하고자한핵심을시한구절로요약해보자면아래와같을것이다.

“한치앞도모르는여자애둘이서영원이라는단어를풀어헤쳤다”

여기서말하는여자애둘은연정,그리고바로당신이다.시를모른다고말하면서도시를쓰는시인,그런시인의첫시집을과감히사랑하기로한당신.

둘이서풀어헤친영원의정체는무엇일지,『보조개살인사건』을추리한당신의대답에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