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와 탐닉의 음식으로 본 지리 : 축복받은 자연은 어떻게 저주의 역사가 되었는가

기호와 탐닉의 음식으로 본 지리 : 축복받은 자연은 어떻게 저주의 역사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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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제국주의가 시작해 불평등한 무역 구조가 완성시킨 슬픈 열대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이 있다. 몸과 땅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이 말은, 인간은 자신이 사는 곳의 자연이 키운 산물을 먹으며 살 수밖에 없음을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유럽인은 밀을 주곡으로 삼고, 아시아인은 쌀을 주곡으로 삼아 생존해왔다. 물론 인간은 식물이 원래 자신의 땅이 아닌 곳에서도 적응해 자랄 수 있도록 농업 기술을 발전시킴으로써 기근을 면하기도 하고,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적응이 어려운 식물이라면 어떨까? 게다가 그 식물로 만든 음식을 도저히 끊지 못할 만큼 탐닉하게 되었다면 어떨까?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기호와 탐닉의 음식으로 본 지리-축복받은 자연은 어떻게 저주의 역사가 되었는가》는 전 세계 소비자가 탐닉하게 된 열대 및 아열대 작물들의 지리와 역사를 기호식품, 상품작물, 제국주의, 플랜테이션, 자유무역, 상품사슬 같은 키워드를 통해 살펴보고, 소비자와 생산자의 관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이해하고자 한다.

저자

조철기

1970년경남산청에서태어났다.남명조식이말년에지리산아래산천재를짓고후학을양성한덕산이라는작은마을에서유소년시절을보냈다.돌이켜보면아름다운자연과문화가어우러진이곳에서마음껏뛰어놀며풍부한지리적감수성과지리적상상력을키운것같다.더나은사회를만들기위해사회비판적이고실천지향적인삶을설파하고몸소실천한남명조식의가르침을현대사회에서지리교육을통해되살려내려고노력하고있다.좀더시야를넓혀세계적관점에서우리인류가가져야할세계시민성과생태시민성이라는보편적덕목에천착하고있다.지리교육을통해어떤인간을길러내야하는지,지리교과는더공정하고더나은세상을만드는데어떤기여를할수있는지에관심을두고연구를수행해오고있다.그동안글로벌사회정의실현을위한시민성교육,개발교육과글로벌학습,비판교육학,포토보이스와관련한많은논문을썼고,지리교사가되기위해공부하는대학생들을위해여러책을쓰고번역했다.자라나는청소년들이미래의글로벌리더로서갖추어야할세계시민및생태시민적자질을함양하는데보탬이될만한다큐멘터리같은책을틈틈이쓰고있다.현재경북대학교지리교육과교수로있으면서연구와교육을통해예비지리교사들과이러한생각을함께나누고있다.
지은책으로《고령군지역연구》(공저,2010,2011년대한민국학술원우수학술도서),《사회과스토리가있는지도학습교재만들기》(공저,2011),《학교현장실습가이드북》(공저,2011),《지리교재연구및교수법》(2015),《일곱가지상품으로읽는종횡무진세계지리》(2017),《글로벌사회정의를위한개발지리와개발교육》(2018,2019년세종도서학술부문),《현대지리교육학의이해》(공저,2018,2018년대한민국학술원우수학술도서),《새로운지역지리학과지리교육》(공저,2019),《시민성의공간과지리교육》(2020,2021년대한민국학술원우수학술도서),《지리수업과공동체를연결하는장소기반지리교육》(2020),《지리교육학(개정판)》(2022),《생태전환시대생태시민성교육》(공저,2022),《세상에이런국경》(2022)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교실을바꿀수있는지리수업설계》(공역,2012),《지리교육의새지평-포스트모더니즘과비판지리교육》(2012),《사고기능학습과지리수업전략》(2013)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며7

1장차나무와홍차
홍차의기원19
전쟁을부른차무역28
누가홍차를지배하는가36
차의영원한라이벌,커피:커피세계화의빛과그림자58

2장사탕수수와설탕
설탕,참을수없는달콤함의유혹73
사탕수수의기원,그리고설탕생산과소비의지리76
신대륙에서의사탕수수플랜테이션과노예무역102
사탕수수최대생산국브라질에알코올차가즐비한이유117

3장카카오와초콜릿
카카오에서초콜릿까지129
카카오플랜테이션과초콜릿생산과소비의지리138
초콜릿의상품사슬을통해본슬픈아프리카152
당신이모르는초콜릿의진실:카카오버터대신식물성유지172

4장기름야자와팜유
라면의우지파동과팜유의화려한등장179
가장많이쓰이는식물성기름,팜유는어디에서오는걸까182
기름야자플랜테이션과열대우림파괴201
식물성기름팜유,지속가능하려면?214

5장바나나
바나나,인류가재배한최초의과일225
아시아에서는식량,라틴아메리카에서는수출품227
다국적농기업치키타와돌,그리고바나나공화국240
미래에도바나나를먹을수있을까256

6장새우
우리가먹는새우는어디서오는걸까279
핑크골드때문에사라지는맹그로브숲292
어제먹은새우,노예노동의산물이다305
연결된세계:새우를통해본자연과인간의관계307

7장포도와와인
와인,신들의음료에서만인의음료로317
테루아,최고의포도원에서최고의와인이탄생한다330
와인생산과소비의지리,그리고문화339

참고문헌366
도판출처369

출판사 서평

유럽인이반한맛,지도를바꾸다
이책에서는차나무와홍차,사탕수수와설탕,카카오와초콜릿,기름야자와팜유,바나나,새우,포도와와인을다룬다.이중지중해성기후에서자라는포도와그포도로만든와인을제외하면,모두열대및아열대기후지역에서플랜테이션농업으로키워져다국적기업이가공,전세계로유통하는식품들이다(새우또한열대및아열대국가에서플랜테이션과다를바없는양식장에서키워진다는데서성격이비슷하다).
애초에차와설탕,초콜릿,팜유,바나나도제고향에서그지역주민들의신토불이를이루는음식이었다.그러나유럽인이이음식들에맛을들이면서이음식과사람들의운명이바뀌었다.중국에서차를들여오면서누적된적자를메우기위해영국은아편전쟁을일으켰고,영국이홍차에매긴과도한관세때문에미국은보스턴차사건을일으켜독립을향해나아갔다.유럽에서의설탕수요가점점커지자짧은시간동안사탕수수수확과설탕가공에집중적으로투입되어야하는노동력을확보하기위해아프리카에서강제로노예를끌고오는삼각무역이형성되었다.
유럽의제국주의는피식민지수탈이한계를맞자아예식물을이주시키기도했다.대표적인것이차와카카오다.영국은중국에서차를수입하는것으로자국의수요를감당하지못하자,아예차나무를중국에서빼돌려자신들의식민지인도와스리랑카,그리고아프리카에이식했다.온대및아열대의작물이었던차는열대지역의고지대로옮겨져플랜테이션작물이되었다.18세기후반아메리카의카카오농장에서의끔찍한노예노동이지탄의대상이되자,초콜릿기업들은아예카카오나무를서아프리카와동남아시아로이식했다.더이상라틴아메리카로노예들을불러들일수없게되자카카오를노예들의고향인아프리카로가져간셈이다.

코트디부아르와네덜란드,누가상품사슬을지배하는가
카카오를세계에서가장많이생산하는국가는서아프리카의코트디부아르다.2018년기준전세계카카오생산량의38퍼센트를코트디부아르가생산한다.그런데카카오무역량이가장많은국가는네덜란드다.카카오는어떤나라에더큰부를가져다줄까?소비자가구입한초콜릿가격중에서카카오생산자는6.6퍼센트를,가공및분쇄업자는7.6퍼센트를,무역·중개업자는2.1퍼센트를가져가게되는초콜릿상품사슬은,자국에서는카카오나무한그루재배하지않는네덜란드에코트디부아르보다더큰부를안겨준다.
유럽인들이기호식품들에탐닉하게된것은원래그작물을오랫동안키우고먹어온열대및아열대주민들에게비극의씨앗이었다.그비극은식민통치가종식을고하고노예제도가사라진지오래인오늘날에도끝나지않았다.제국주의시대의설탕이노예노동에의해생산된것이라면,현대의자유무역시스템에서초콜릿은아동노동에의해생산되고있다.아무리열심히일해도전세계유통을장악한다국적기업들이‘후려치는’가격에카카오를넘길수밖에없는코트디부아르의농민들은인근부르키나파소,말리,베냉,토고등에서팔려온아이들을가둬두고일을시키며근근이버틸뿐이다.
이런상황에놓인작물은카카오뿐만아니다.1999년에바나나가격이하락하자델몬트는자신이경영하는코스타리카의대규모플랜테이션에서일하는노동자4,300명모두를해고한후30~50퍼센트감소한임금으로그들을재고용했다.델몬트가글로벌소매업체인월마트에낮은가격으로대량의바나나를제공하는글로벌거래를했기때문이었다.
플랜테이션에서이루어지는단일작물재배는생산자가시장가격변동에민감하게대응하지못하게할뿐아니라자연을파괴한다.중앙아메리카에서는바나나플랜테이션으로열대림이파괴되고,동남아시아에서는새우양식때문에맹그로브숲이벌채된다.아마존유역에서는사탕수수재배때문에숲이파괴되며,인도네시아와말레이시아에서는팜유때문에열대림이대규모로불태워지며수많은생물이멸종위기에처하게되었다.

생산자와소비자,인간과자연은‘연결되어있다’
대학에서예비지리교사들을가르치는저자는세계를이해하기위해서는‘연결되어있음’을인식해야한다고강조한다.특정지역에서생산되고전세계에서소비되는이일곱가지음식을통해우리는한지역의생산자들과전세계의소비자들이연결되어있을뿐아니라,인문의세계와자연의세계가연결되어있음을이해하게된다.
저자는열대및아열대기후라는지리적특성이역사에끼친영향과,역사가이기후지역에드리운그림자를때로는이야기로,때로는통계로설득력있게펼쳐낸다.또한,다양한지도와표,그래프,도판은제국주의의과거,현대의상품사슬,생산및교역의흐름을입체적으로이해할수있도록도와준다.이를통해‘연결되어있음’을이해한다면,소비자로서우리가어떻게행동해야할지에대한혜안도생길것이다.

“내가아이들을사랑하는것만큼코트디부아르의카카오재배농민도자식들을사랑합니다.우리아이들에게초콜릿을사주지않을수는없을겁니다.그렇기때문에현명한구매를통해카카오농부들을지원할방법을찾아야합니다.…바나나한개,차한잔,초콜릿한조각처럼아주사소한것들이우리의삶과그들의삶을바꿀수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