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타벅스에서 그리스신화를 마신다 : 세이렌은 어떻게 당신의 취향을 저격해 왔는가

나는 스타벅스에서 그리스신화를 마신다 : 세이렌은 어떻게 당신의 취향을 저격해 왔는가

$20.00
Description
◎ BTS와 해리포터에서 리그오브레전드까지
우리가 듣고 보고 읽고 즐기는 모든 순간에 신들이 함께 했다!
“인간이 세상을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야기를 발명했기 때문이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주장이다. 그에 따르면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그 이야기를 믿음으로써 협력”하였기 때문이다. 인류는 실재(實在)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믿음을 공유함으로써 부족, 민족, 국가 같은 공동체를 이루게 되었다.
이야기는 인류가 찾아낸 가장 효과적인 소통 방법이자, 다른 시공간을 살아갈지라도 서로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수단이다. 신화(myth)라는 말은 ‘이야기’를 뜻하는 그리스어 뮈토스(mythos)에서 유래했다. 인류가 수만 년 동안 체험하고 깨달은 바를 압축해서, 후손들이 이해하고 기억하기 쉽게 이야기로 만들어 놓은 것이 바로 ‘신화’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떨어지면서 가장 먼저 잊는 것이 ‘명사’라고 한다. 뒤집어 생각하면 우리 생활에서 명사가 가장 불필요한 말일 수도 있다. 반면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은 ‘동사’다. 명사가 화석화된 품사라면 동사는 생물이다. 수천 년 동안 끊임없이 우리 삶을 변주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신화는 유물화된 관념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 살아 움직이는 ‘이야기’다.
신화는 오늘 우리의 시간과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 커피 한 잔에서 영화, 게임, 광고, 케이팝 심지어 우주로 보낸 탐사선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신화가 있다. 우리가 듣고 보고 읽고 즐기는 모든 순간을 함께하는 신화를 만나보자.

■ 스타벅스 : 일상 항해자를 유혹하는 세이렌의 새로운 무기
■ 작은 것들을 위한 시 : 21세기 이카로스가 추락하지 않고 하늘을 나는 법
■ 해리포터 : 팔리는 스토리의 공식, 영웅의 여정
■ 리그오브레전드 : 알리스타에서 헤카림까지 괴물 탄생의 법칙
■ 로 대 웨이드 판결 :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의 선택
■ 베르사체 : 무명의 여배우를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스타로 만든 괴물
■ 오펜하이머 : 프로메테우스의 불을 선물 받은 인간의 책무
■ 메시나 해협 : 이탈리아 반도와 시칠리아 사이를 흐르는 여인의 한(恨)
■ 페르세포네의 납치 : 심리적 탯줄을 끊지 못한 모녀
■ 유럽에 부는 난민 외주화 바람 : 인류 최초의 보트피플, 아이네이아스의 로마 건국기

저자

이경덕

저자:이경덕
신화연구자.한양대학교문화인류학과에서인류의신화와의례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는의례,축제,신화,경제인류학등을탐구하고강의한다.
그는이성과과학이지배하는시대에도신화의의미를거듭궁리해야하는이유가‘이야기의힘’에있다고본다.커피한잔에서챗GPT에이르기까지,우리가소비하는많은것들이이야기를자양분으로삼고있다.그리고그이야기의정점에‘신화’가있다.
지은책으로『새롭게만나는한국신화』『처음만나는북유럽신화』『어느외계인의인류학보고서』『하룻밤에읽는그리스신화』등이있고,옮긴책으로『푸코,바르트,레비스트로스,라캉쉽게읽기』『그리스인이야기』『주술의사상』등이있다.

목차

머리말_BTS,스타벅스,해리포터를낳은이야기의힘

Chapter1.신화,세상의아이콘이되다
프로메테우스의불을선물받은인간의책무:프로메테우스
분투하는현대인을중독시킨노랫소리:오디세우스의방랑
아름다움을다시정의하다:메두사
최고의친구이자최악의적,어머니와딸:페르세포네의납치
현재시각은자정까지90초전:가이아와기간토마키아
문러시,그들이달에가려는까닭:아르테미스와아폴론
세상의질서를허무는위험한짓,의술:아스클레피오스
혼돈과증오의단초가된인류최초의미인대회:파리스의심판
내속엔내가너무도많아서:에코와나르키소스
신화속만년조연에게서배우는처세:헤르메스

Chapter2.사랑하고,욕망하고,신화가되라
네이름으로나를불러줘,내이름으로너를부를게:히아킨토스
뱃속의짐을어찌해야할것인가?:크레우사
사랑한다면,증명하라:알페이오스,아드메토스와알케스티스
절대로돌아보지마:오르페우스와에우리디케
어떤사랑의맹세도신의귀에이르지않는다:이오
밤하늘에슬픔을풀어놓은어머니와아들:칼리스토와아르카스
밤을엮고다시푸는나날들:오디세우스와페넬로페
어디서무엇이되어다시만나랴:오리온과아르테미스
너의이름은.이름을닮은운명:헤라클레스와데이아네이라
멈출수없는욕망의절규:파이드라와히폴리토스

Chapter3.신화,문명의출발점이되다
이방인을환대하는마음위에세운제국:아이네이아스
사색의조건:밀레토스와최초의철학자들
비극으로위장된신화:메가라의공주스킬라
문명을낳은여인들:에우로페,세멜레,디오니소스
어항크기가금붕어에게미치는영향:테세우스와아리아드네
신은가혹했고그녀는아름다워불행했다:네메시스,레다,헬레네
의학의유래가된잔혹한마녀:이아손과메데이아
계모,그녀를누가악녀로만들었나?:이노와아타마스,프릭소스와헬레
수학자의뮤즈가끝내풀지못한문제:디도와아이네이아스
이탈리아반도와시칠리아사이를흐르는여인의한:글라우코스,스킬라,키르케

Chapter4.신화에게삶을묻다
나는사람들이적게간길을택했다고:헤라클레스의12가지과업
1+1=1이되어버린비극적운명의굴레:카드모스,오이디푸스,스핑크스
무명의삶과불멸의명성,당신의선택은?:아킬레우스와트로이전쟁
마침내자기삶까지집어삼킨허기:에리시크톤과미다스
입신(入神),신의경지에이른다는것:아라크네,마르시아스
나답게살아갈용기:이카로스,파에톤
당신은지금이순간이가장아름다워:신과인간의차이,태초의혼돈
모든아들은아버지를부정하며어른이된다:티탄족과올림포스신들의탄생
인간의시선을내면으로향하게한여신:아테나와에리크토니오스
신과인간이주고받은속임수사이에서태어난괴물:미노스,익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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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인간이세상을지배해온힘의원천,이야기
그이야기의정점에‘신화’가있다!

인간은이야기하는동물,‘호모픽투스(HomoFictus)’다.역사학자유발하라리는다른동물에비해보잘것없던인간이세상을지배하게된이유가“이야기를만들고,그이야기를믿는능력”때문이라고보았다.인류는실재(實在)하지않는것들에대한믿음을공유함으로써부족,민족,국가같은공동체를이루게되었다.

이야기는인류가찾아낸가장효과적인소통방법이자,다른시공간을살아갈지라도서로를공감하고이해할수있게만드는수단이다.신화(myth)라는말은‘이야기’를뜻하는그리스어뮈토스(mythos)에서유래했다.인류가수만년동안체험하고깨달은바를압축해서,후손들이이해하고기억하기쉽게이야기로만들어놓은것이바로‘신화’다.

이야기는상징을만들고그상징을통해각각고유한문화가형성된다.오늘날은이야기폭증시대다.유튜브와TV,영화,OTT,웹툰,게임등이수많은이야기를쏟아내고있다.여기에더해우리는SNS를통해서‘나의고유한이야기’를끊임없이생산하고있다.그과정에서꾸준하게상징을토대로한문화가형성되었고,이를바탕으로다시새로운이야기가만들어지고있다.우리가듣고보고읽는모든콘텐츠가이과정안에있다.빈약하고근본없는이야기로는공명을기대할수없다.

산업은이야기를활용해서엄청난수익을낸다.패션처럼얼핏이야기와무관해보이는산업도그렇다.그리스신화속‘전령의신’이자‘상업의신’헤르메스의이름이기도한패션브랜드에르메스(HERMES).에르메스의대표상품인버킨백은통상몇년을기다려야살수있다.그러나<월스트리트저널>에따르면1만1400달러에달하는버킨백은제조원가가1000달러에불과하다.구매가와제조원가간의10배넘는간극을메우는팔할은‘돈이있어도살수없는가방’이라는서사다.

이성과과학이지배하는시대에도신화의의미를거듭궁리해야하는이유는바로‘이야기의힘’에있다.커피한잔에서챗GPT에이르기까지,우리가소비하는많은것들이이야기를자양분으로삼고있다.그리고그이야기의정점에‘신화’가있다.

BTS와해리포터에서리그오브레전드까지
우리가듣고보고읽고즐기는모든순간에신들이함께했다!

나이가들면기억력이떨어지면서가장먼저잊는것이‘명사’다.뒤집어생각하면우리생활에서명사가가장불필요한말일수도있다.반면가장오랫동안기억에남는것은‘동사’다.명사가화석화된품사라면동사는생물이다.신화는명사가아닌동사다.수천년동안끊임없이우리삶을변주해오고있기때문이다.신화는유물화된관념이아니라지금여기에살아움직이는‘이야기’다.

스타벅스는그리스신화를가장가까이에서만날수있는공간이다.초록색동그라미안에서미소짓고있는세이렌은과거아름다운노랫소리로바다를지나는선원들을유혹하고홀렸으나,오늘날에는커피의맛과향으로세상을항해하는우리를유혹하고홀린다(<분투하는현대인을중독시킨노랫소리>26쪽).

케이팝그룹BTS는‘축제의신’이자‘황홀경의신’디오니소스를무대위로소환해음악과춤으로세상과소통하겠다는메시지를전한다.그리고<작은것들을위한시>에서이카로스신화를통해감당하기힘들만큼빠르게성장한자신들의처지를은유한다.이들은신화의상징을빌려노랫말을만드는데그치지않고,자신들의생각을담아새로운신화를써내려간다.이들21세기이카로스들은태양을향해날아오르기보다는작은존재의소소한행복을지키며그들과눈맞추며나는것을비행의목표로삼는다(<나답게살아갈용기>324쪽).

헤르메스는지상과지하세계등모든경계를넘나드는신으로,여행자들의수호신이기도하다.고대그리스에서는헤르메스석상이목적지까지의거리나방향을알려주는이정표이자경계석역할을했다.원하는곳으로빠르게데려다주는헤르메스의날개달린모자페타소스는국내IT기업네이버를24년간대표해오며정보의바다를항해하는네티즌들의수호신이되었다(<신화속만년조연에게배우는처세>97쪽).

헤라클레스는불의와타협하지않고난관을정면으로돌파하는모습으로훗날사람들에게모범이된,그리스신화최고의영웅이다.게리온의소를데리러가는헤라클레스앞을거대하고험준한산맥이가로막았다.그는맨손으로산맥을찢어지중해와대서양을열었다.그러고는바위산을양쪽으로내던져지중해를지키게했다.고대그리스인들은이바위산을‘헤라클레스의기둥’이라고불렀는데,이것이현재의지브롤터해협이다(<나는사람들이적게간길을택했다고>264쪽).

<스타워즈>,<해리포터>,<스파이더맨>세영화의공통점은무엇일까?그리스신화의테세우스와이아손같은영웅의여정을충실히따른다는것이다.비범한존재라는것을모르고살아가던주인공이어떤사건을계기로정체성을자각하고,영웅의소명을받아들이고,모험하며시련을겪고,위기를극복하며,마침내악을물리치고진정한영웅이된다.밀리언셀러스토리를만드는공식이그리스신화에담겨있는것이다(<어항크기가금붕어에게미치는영향>214쪽).

인간을이해하는열쇠가신화안에있다!

소설,영화,드라마,게임등현재우리가즐기는작품의서사밑으로그리스신화가흐르고있다.<콜미바이유어네임>에는아폴론과히아킨토스,<피닉스>에는알페이오스,<그을린사랑>에는오이디푸스,<오펜하이머>에는프로메테우스,<빅피쉬>에는테세우스,<장화,홍련>에는이노,드라마<악귀>에는에리시크톤,게임<리그오브레전드>에는미노타우로스와익시온신화가자리하고있다.

이처럼신화가끊임없이현재적인작품에소환되는이유는,삶의방식들은달라져도삶의속내는크게바뀌지않기때문이다.천둥번개가치면제우스신이노한것으로생각하던시대를사는사람이나스마트폰을하나씩손에들고있는시대를사는사람이나삶에서느끼는희로애락은그대로다.우리는여전히사랑하고,욕망하고,분노하고,슬퍼하며‘죽음’이라는삶의필연을향해달려간다.인문학은삶의흔적을공부하는학문이다.삶과죽음,선과악,욕망과절제등인간이오랫동안탐구해온문제들을다루는신화는인문학을탐구하기에가장훌륭한텍스트다.

신화는인간의보편적인정서와가치들을상징으로드러낸이야기다.인간을이해하는열쇠가신화에있다.그리스신화속신과영웅은완전무결한존재가아니다.아폴론은사랑하는여인이자신을배신하자누이인아르테미스에게살해를사주하고(<세상의질서를허무는위험한짓,의술>72쪽),헤라와아테나는트로이왕자파리스가황금사과를주지않은데에앙심을품고트로이일가를핍박한다(<이방인을환대하는마음위에세운제국>182쪽).인간보다더인간적인신화속인물들의심리를따라가다보면인간이고민하는문제를맞닥뜨리게된다.특히신화는마음속에복잡하게얽혀있는지점,우리안의콤플렉스를들여다보게한다.

타인의인정에강박적으로매달리는심리를‘파에톤콤플렉스’라고한다.파에톤은신들의만류에도불구하고아버지아폴론의‘태양의마차’를몰다가세상을혼돈에빠트린죄로,제우스의벼락을맞고검게타죽은인물이다.파에톤콤플렉스에매몰된사람은자신이평범한존재라는사실을받아들이지못한다.그러나인정에대한갈망은능력이상의성취를원하게되어결국실패의악순환에빠지게한다(<나답게살아갈용기>324쪽>.

어머니에게서독립하고자하는욕구와동시에보호받고의존하고싶은욕구사이에서갈등하는딸의심리를‘페르세포네콤플렉스’라고한다.데메테르는하데스의아내가된딸페르세포네를기어이1년중8개월은자신의곁에두었다.데메테르는딸의독립을허용하지않고집착하는어머니,페르세포네는그런어머니에게서옴짝달싹하지못하는딸이다.어머니의헌신적보살핌과기대를한껏받고자라나남성을뛰어넘는사회적성취를이룬현대의여성들이,페르세포네콤플렉스로휘청거린다(<최고의친구이자최악의적,어머니와딸>48쪽).

신화의필터를통해삶을바라보면역사학자L.보이아의말처럼“아무것도새롭지않으면서모든것이새롭다.”신화읽기는우리가마주하는수많은사건과일상뒤에숨어있는상징이라는마법을통해새로울것없는삶을새롭게바라볼수있게한다.새로움이필요할때그곳이어디든신화와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