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의학자 : 의학의 눈으로 명화를 해부하다 - 미술관에 간 지식인 (개정증보판)

미술관에 간 의학자 : 의학의 눈으로 명화를 해부하다 - 미술관에 간 지식인 (개정증보판)

$22.00
Description
의학은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학문!
미술 작품 감상은 의료인에게 꼭 필요한 공감력을 기르는 훈련
진료실에서 보내는 시간 다음으로 미술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의사가 있다. 그는 오늘도 흰 가운을 벗고 병원을 나와 미술관으로 향한다. 그가 미술관에 간 까닭은 무엇일까? 상반된 분야처럼 느껴지는 의학과 미술은 ‘인간’이라는 커다란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의학과 미술의 중심에는 생로병사를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는 인간이 있다. 고야의 〈디프테리아〉처럼 질병에 신음하는 인간의 모습을 생생히 묘사한 그림이 있는가 하면, 푸젤리의 〈악몽〉처럼 인간의 정신세계 가장 밑바닥에 있는 무의식을 탐사하는 그림이 있다. 얀 반 에이크의 〈참사위원 요리스 반 데르 파엘레와 함께 있는 성모자〉는 CT 스캐너 같은 최첨단 의료 장비보다 병세를 더 상세하게 투영한다.
의학자에게 미술관은 진료실이며, 캔버스 속 인물들은 진료실을 찾은 환자와 다름없다. 그림 속 인물들은 질병에 몸과 마음을 잠식당해 고통스러워하고, 삶의 유한성에 탄식한다. 그러다가도 질병과 당당히 맞서 승리하기도 한다. 그들의 고백은 인간의 실존적 고통을 담고 있기에, 가장 보편적인 인간의 이야기다. 이 책은 의학의 주요 분기점들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명화라는 매력적인 이야기꾼의 입을 빌려 의학을 쉽고 친근하게 설명한다.
초판이 출간되고 7년여 동안 의학계 및 교육계 전문가가 『미술관에 간 의학자』를 MMIㆍ자소서ㆍ의학논술 대비 등 ‘의대 입시 필독서’ 맨 앞줄에 놓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의학은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학문이다. 환자와 소통하고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는 공감력이야말로, 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그런 점에서 화가가 예민한 감수성으로 포착한 작품을 감상하는 일은 공감력을 기르는 좋은 훈련이다. 또한 의학과 의사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이 책을 통해, 의료인에게 필요한 덕목을 함양할 수 있다.

ㆍ 20만 년 동안 인류를 가장 많이 죽인 ‘학살자’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ㆍ 다비드가 그린 나폴레옹 초상화에 나폴레옹 사인(死因)의 미스터리를 풀 열쇠가 들어 있다!
ㆍ 얀 반 에이크가 첨단 진단 장비보다 또렷하게 캔버스에 투영한 질병은?
ㆍ 고흐는 가셰 박사의 방관으로 목숨을 잃은 의료과실 피해자다!
ㆍ 카라바조가 그린 바쿠스는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간염’을 앓고 있다!
ㆍ 해부학에 정통한 다 빈치가 성모의 가슴을 실제 가슴이 있어야 할 위치보다 위에 그린 까닭은?
ㆍ 티치아노가 그린 〈신성로마제국 황제 카를 5세의 초상〉에서 신발 크기가 짝짝이인 까닭은?
ㆍ 독수리에게 간을 뜯기는 프로메테우스의 고통을 생생히 묘사한 〈프로메테우스〉의 치명적 오류는?
ㆍ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집어삼킨 페스트는 몽골군이 투석기에 실어 성 안으로 던져 넣은 한 구의 시체에서 시작됐다!

저자

박광혁

저자:박광혁
진료실과미술관을오가며의학과미술의경이로운만남을글과강의로풀어내는내과전문의다.그는청진기를대고환자몸이내는소리뿐만아니라캔버스속인물의생로병사에귀기울인다.미술과만난의학은생명을다루는본령에걸맞게차가운이성과뜨거운감성이교류하는학문이된다.의학자의시선에서그림은새롭게해석되고,그림을통해의학의높은문턱은허물어진다.
그는병원생활로쌓인피로와스트레스를틈틈이화집을펼쳐들어해소하고,긴휴가가생기면어김없이해외미술관을순례한다.진료를마친후에는의사와일반인,청소년,기업경영진등을대상으로‘의학과미술’,‘신화와미술’을주제로강연한다.
한양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한림대학교성심병원소화기내과전임의를거쳐,내과전문의및소화기내과분과전문의로환자와만나고있다.
지은책으로2021년세종도서(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선정된『히포크라테스미술관』과『60일간의교양미술』『뜻밖의화가들이주는위안』(공저)『퍼펙트내과(1~7권)』『소화기내시경검사테크닉』등이있다.

목차

개정판머리말_타인의고통에응답하는공부
머리말_청진기를들고명화와의학의숨결을듣다

Chapter1.세상을바꾼질병
01.인간의피를노리는아주작고위험한것들
:<가난한시인>,칼스피츠베크
02.현대의학발전에공헌한시신들
:<윌렘반데어메이르박사의해부학수업>,미치엘얀스판미에레벨트
03.유럽의근간을송두리째바꾼대재앙,페스트
:<역병희생자를위해탄원하는성세바스티아누스>,조스리페랭스
04.의술과인술사이
:<의사>,루크필데스
05.제1차세계대전의승자,스페인독감
:<가족>,에곤실레
06.우리안의편견이키운한센병
:<걸인들>,피테르브뤼헐
07.‘비애의꽃’을남긴사랑
:<히아킨토스의죽음>,장브록
08.불세출의영웅을무릎꿇린위암
:<튈르리궁전서재에있는나폴레옹>,자크루이다비드
09.수많은아기천사들의목숨을앗아간디프테리아
:<디프테리아>,프란시스코고야

Chapter2.화가의붓이된질병
01.가난한예술가와노동자를위로한‘초록요정’에게건배!
:<압생트한잔>,에드가르드가
02.어둠속에서사는사람들
:<희망>,조지프레데릭와츠
03.좋은잠,나쁜잠,이상한잠
:<악몽>,헨리푸젤리
04.히포크라테스선서를비웃는돌팔이의사들
:<우석제거>,히에로니무스보스
05.빈센트반고흐와두명의의사
:<의사펠릭스레이의초상>,빈센트반고흐
06.하나의죽음,엇갈린세개의시선
:<마라의죽음>,자크루이다비드
07.파멸이예정된게임,도박중독
:<카드놀이에서사기도박꾼>,조르주드라투르
08.대재앙이인생을휩쓴후자라나는외상후스트레스장애
:<타르퀴니우스와루크레티아>,티치아노
09.‘밤의산책자’를옭아맨숙명,유전병
:<커피포트>,툴루즈로트레크

Chapter3.캔버스에서찾은처방전
01.목에사는나비,갑상샘
:<안젤리카를구하는로제>,장오귀스트도미니크앵그르
02.와인의두얼굴
:<병든바쿠스>,카라바조
03.오리엔탈리즘,그리고관능적이고신비롭게포장된자살
:<클레오파트라의죽음>,귀도레니
04.신체적조건으로우월함을따지는세상이만든장애,왜소증
:<안짱다리소년>,주세페데리베라
05.응답없는사랑에서비롯된몸과마음의병
:<의사의방문>,프란스반미리스
06.숨을멎게하는매혹,스탕달신드롬
:<베아트리체첸치의초상>,엘리자베타시라니
07.아기에게선사하는엄마의첫선물,모유
:<리타의성모>,레오나르도다빈치
08.바람이스치기만해도아픈통풍
:<통풍>,제임스길레이
09.눈은몸의등불이니네눈이성하면밝을것이요
:<참사위원요리스반데르파엘레와함께있는성모자>,얀반에이크

Chapter4.의학에풍성한이야기의결을만든신화와종교
01.프로이트를꿈꾸게한비극적운명의수레바퀴
:<오이디푸스와스핑크스>,귀스타브모로
02.내안에피어나는수선화,나르시시즘
:<나르키소스>,쥴러벤츄르
03.제손으로아이를죽인비정한어머니,의학의기원이되다
:<고민중인메데이아>,안젤름포이어바흐
04.자기자신을죽이다,자살
:<유다의자살>,제임스티소
05.병을진단하고치료하는메아리
:<에코>,알렉상드르카바넬
06.시선의폭력,관음증
:<고다이바부인>,존콜리에
07.인생에서무익하다오해받은잠의재발견
:<잠과그의형제죽음>,존윌리엄워터하우스
08.프로메테우스가인간에게불보다먼저선사한선물
:<프로메테우스>,주세페데리베라
09.‘인체의작은우주’인간의머리를받치고있는아틀라스
:<아틀라스와헤스페리데스>,존싱어사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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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의학자가미술관에간까닭은?

진료실에서보내는시간다음으로미술관에서많은시간을보내는의사가있다.그는오늘도흰가운을벗고병원을나와미술관으로향한다.그가미술관에간까닭은무엇일까?
상반된분야처럼느껴지는의학과미술은‘인간’이라는커다란공통분모를가지고있다.의학과미술의중심에는생로병사를겪는인간이있다.고야의<디프테리아>처럼질병에신음하는인간의모습을생생히묘사한그림이있는가하면,푸젤리의<악몽>처럼인간의정신세계가장밑바닥에있는무의식을탐사하는그림이있다.얀반에이크의<참사위원요리스반데르파엘레와함께있는성모자>는CT스캐너같은최첨단의료장비보다병세를더상세하게투영한다.
의학자에게있어미술은신체와정신의완전성을추구하는,즉건강하게살고자노력하는‘인간의기록’이다.캔버스에청진기를대고귀기울이면삶과죽음사이,어딘가에서있는인간의이야기가들려온다.

청진기를대고명화와의학의숨결을듣다!

생로병사는모든인간이숙명처럼안고살아가는‘삶의궤적’이다.한인물의삶의궤적을몇점의명화를통해훤히들여다볼수있다.1821년사망한나폴레옹은‘독살설’,‘비소중독설’등사인(死因)을둘러싸고음모론이끊이지않는인물이다.나폴레옹사인에얽힌미스터리를풀열쇠가미술관에있다.
시간차를두고나폴레옹을그린세점의명화는나폴레옹이라는인물의생로병사를압축적으로보여준다.다비드가그린<튈르리궁전서재에있는나폴레옹>에서는나폴레옹에게찾아온위암의전조증상을발견할수있다.그림속나폴레옹은조끼단추를몇개푼다음오른손을조끼에집어넣고있다.나폴레옹을그린다른화가의작품에서도빈번히등장하는이포즈는명치부위에발생한통증을완화시키기위해취한것이다.나폴레옹은세인트헬레나섬에유배된지6년뒤영욕이교차했던생을마감했다.나폴레옹의마지막모습을그린베르네의<임종을맞는나폴레옹>도‘위암’이라는사인에힘을실어준다.그림속나폴레옹은앙상하게말라있다.유배되기몇달전을묘사한들라로슈의<퐁텐블로의나폴레옹보나파르트>속배가불룩나왔던모습과매우대조적이다.위암은체중감소,식욕부진,지방조직및근육쇠퇴등의증상을동반한다(90쪽).

의학의눈으로명화를보면그림에대한새로운해석의길이열린다!

의학자에게미술관은진료실이며,캔버스속인물들은진료실을찾은환자와다름없다.그림속인물들은질병에몸과마음을잠식당해괴로워하고,삶의유한성에탄식한다.그러다가도질병과당당히맞서승리하기도한다.그들의고백은인간의실존적고통을담고있기에,가장보편적인인간의이야기다.
카라바조가그린<병든바쿠스>속바쿠스는한눈에도매우아파보인다.생기로빛나야할젊은바쿠스의얼굴은창백하고입술은허옇게떠있다.그의눈을보니흰자위가노란빛을띤다.간염에걸린환자에게볼수있는황달증상이다.빌리루빈은간에서죽은적혈구를분해할때생성되는노란색색소로,간에서죽은적혈구와함께담즙으로배설된다.하지만간에병이있으면빌리루빈이배출되지않아황달증상이나타난다.<병든바쿠스>는음식도제대로먹지못하고술로끼니를때우다급성알코올중독으로인한간염에걸린,카라바조의자화상이다(224쪽).
한사내가거대한하늘을힘겹게떠받치고있는그림이있다.그는제우스의노여움을사하늘을떠받치는형벌을받는아틀라스다.사전트의<아틀라스와헤스페리데스>는그리스로마신화의한장면을그렸지만,의학자의눈에는우리몸을촬영한엑스레이사진과다름없다.척추뼈가장꼭대기에서4~7kg,그러니까수박한통보다무거운머리를떠받치는뼈(제1목뼈)의이름이‘아틀라스’이다.현대인에게있어아틀라스가떠받치고있는하늘은스마트폰같은디지털기기들이다.24시간손에서놓지못하는디지털기기들때문에우리몸속아틀라스는거북이목처럼변형되고있다(400쪽).
주둥이가짧은커피포트를거친붓터치로그린그림이있다.커다란몸통에가늘고짧은다리가달린커피포트의형상이기이하게느껴진다.<커피포트>라는제목의이그림은정물화가아니다.“나의몸은주둥이가너무큰커피포트처럼생겼다네”라고자신의장애를재치있게표현할줄알았던한남자의자화상이다.유전병으로성장이멈춘짧은다리와그에걸맞지않게큰머리와통통한몸,로트레크는커피포트의모습을빌려캔버스에자신을그렸다(198쪽).

문명을괴멸시킨전염병부터마음속생채기까지
진료실밖에서만난명화속의학이야기

이중섭은디프테리아로아들을잃고잠을자다벌떡일어나그림을한점그렸다.구상시인이그림에관해묻자,이렇게말했다.“우리아기천국가는길이심심하지말라고친구들을그려넣었어.배고프지말라고복숭아도그려넣었고.”이중섭은작은나무관에아들의시신과그림을함께넣고묻어주었다(106쪽).선천성골계통질환인‘농축이골증’을앓았던로트레크는“내다리가조금만길었더라면난결코그림을그리지않았을거야”라고이야기했다(211쪽).화가에게찾아온질병과그들이목격한질병에신음하는인간의모습은‘붓’이되어수많은명작의산파역할을했다.
페스트,스페인독감같은치명적전염병은문명의쇠퇴와몰락을부추기며인류역사를바꿔놓았다.전염병이휩쓸고간처참한세상의모습은어떤의학자료보다도생생하게캔버스에재현됐다.간염,통풍,내반족,메데이아콤플렉스처럼오래전그림에담긴몇몇질병은현재에도여전히위협적이다.이책은명화를통해인류에게재앙과같았던치명적인전염병부터외과의사의출현,항생제와백신의개발,정신분석학의탄생,초음파와같은첨단의료장비의등장등의학의주요분기점들을친절히설명한다.

의대다중미니면접(MMI),자소서,의학논술대비필독서

의대입시에서는지원자의학업능력뿐아니라의사로서필요한비인지적자질을다각도로평가한다.대표적인평가방식이공감력,의사소통능력,상황판단력을평가하는‘다중미니면접(MMI,MultipleMiniInterview)’이다.MMI는지원자들에게의료현장에서마주할수있는다양한선택적상황을제시하고,어떻게대처할지를묻는다.생활기록부(생기부)에기록된독서활동역시의대입시에서매우중요한데,공감력과의사소통능력등의사로서필요한자질이문해력과비례관계에있기때문이다.
초판이출간되고7년여동안의학계및교육계전문가가『미술관에간의학자』를MMI,자소서,의학논술대비등‘의대입시필독서’맨앞줄에놓기를주저하지않았다.의학은타인의고통에응답하는학문이다.의학의대상이질병의고통으로신음하는인간이기때문이다.환자와소통하고그들의아픔을이해하는공감력이야말로,의사에게가장중요한능력이다.그런점에서전염병부터마음속생채기까지화가가예민한감수성으로포착한작품을감상하는일은공감력을기르는좋은훈련이다.또한의학과의사의역할에대해끊임없이질문하는이책은의료인에게필요한덕목을함양할수있는훌륭한교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