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뇌과학자

미술관에 간 뇌과학자

$23.00
Description
“예술작품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당신의 뇌다!”
모네의 ‘빛을 잃은 뇌’, 호퍼의 ‘불면의 뇌’, 칼로의 ‘고통스런 뇌’, 루소의 ‘상상하는 뇌’
고흐의 ‘우울한 뇌’, 고야의 ‘광기의 뇌’, 웨인의 ‘망상의 뇌’, 몬드리안의 ‘성찰하는 뇌’…
그리고 이들을 느끼고 공감하는 ‘당신의 뇌’에 관한 이야기
미술관에 가면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반응할까? 그림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뇌로 감상하는 것이다. 어떤 그림을 보고 ‘아름답다’라고 느끼는 순간, 이미 뇌 안에는 수십억 개의 신경세포들이 춤을 춘다. 그림이 망막의 시각피질을 통해 뇌로 들어오면, 해마가 기억을 소환하고, 변연계가 감정을 일으키며, 전두엽은 그림 전체에 대한 가치를 판단한다. 이런 까닭에 그림은 마치 뇌의 여러 영역이 협주하는 교향곡과 같다.
이 책은 렘브란트와 모네, 칼로와 칸딘스키, 피카소와 호퍼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걸작을 탄생시킨 화가들의 뇌를 해부했다. 아울러 감상자의 뇌에 들어온 그림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감동을 일으키는지를 분석했다. 그림을 ‘그리는 뇌’와 ‘감상하는 뇌’는 크게 다를 것 같지만, 실은 ‘예술’이라는 공통분모에 함께 올라타 있다. 감상하는 뇌에서 ‘공감’의 스위치가 켜지는 순간, 공통분모에 시동이 걸린다. 개념미술의 선구자 마르셀 뒤샹이 “예술작품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감상자의 뇌”라고 말한 까닭이다.
이 책은 화가와 감상자의 머릿속에서 ‘예술’이라는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경이로운 뇌에 관한 기록이다. 모나리자의 미소가, 고흐의 별빛이, 몬드리안의 점ㆍ선ㆍ면이, 마티스의 색종이가 우리의 뇌를 춤추게 하는 이유를 씨줄과 날줄로 담아냈다.
저자

송주현

저자:송주현
연세대학교에서이학박사를취득하고같은대학의과대학해부학교실에서강사로재직하며학문과교육의길에들어섰다.현재는전남대학교의과대학해부학교실교수로서,신경해부학과조직학강의를맡아미래의의사들에게인체와뇌의경이로운구조를가르치고있다.뇌과학연구자로서SCI논문을다수게재하는등학문적성취를이어가,미국스탠퍼드대학교와엘스비어(Elsevier)가공동산출한‘세계상위2%과학자(World’sTop2%Scientists)’명단에여러차례이름을올리며국제적으로연구업적을인정받았다.
저자는강의실과연구실에서는교수와과학자로살아가지만,캔버스앞에서는서양화가로서의세계를펼치고있다.‘리현’이라는예명으로개인전7회와단체전을6회이상열었고,전국규모미술공모전에서16차례수상했다.국가보훈문화예술협회초대작가로활동하면서2023년에는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상과2024년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은상(국가보훈문화예술협회주관)을수상했다.
저자가주목하는또다른분야는뇌과학과미술의경계를넘나들며둘의접점을찾는일이다.미술작품에담긴화가들의삶과예술적고뇌,시대적풍경을뇌과학으로풀어낸<미술관에간뇌과학자>는그출발점이다.저자는이책에서뇌과학자의‘이성’과화가의‘감성’을융합해작품에대한새로운해석을이끌어냈다.그림의점?선?면?색과뇌의미세한신경세포가만나위대한걸작이태어나는순간을,저자는형형한시선으로기록했다.

목차

머리말:그림이당신의뇌에말을걸어올때

Chapter1.그림을그리는뇌,감상하는뇌,분석하는뇌
시간의색깔을그린화가:색을잃어버린모네의뇌
왜곡된색채로탄생한걸작들:노랗게물든고흐와드가의뇌
소리를그린화가들:감각의경계를허문화가의뇌
냄새를그린화가들:후각을시각화한화가의뇌
멍때리는화가의뇌:그림에새겨진디폴트모드네트워크의흔적들
뇌가새겨진예술을찾아서:인문주의자들이그린뇌해부도
화가의뇌에숨겨진수학적회로:수학적뇌와미술적뇌에얽힌오해와진실
화가의뇌가직조한풍경들:예술하는뇌의해부학
미술관에서당신의뇌가춤을출때:감상하는뇌의해부학

Chapter2.상처받은뇌가그린명화들
캔버스에써내려간우울한편지들:우울증에빠진화가들의뇌
조율을거부한광기의예술:조현병화가들의그림에새겨진뒤틀린뇌회로
그들의밤은낮보다아름답다:불면의밤을그린화가들의뇌
참을수없는자기애의초상:나르시시스트의뇌가해체하고재구성한세계
뇌마저붕괴한상처는어떻게예술이되었나:화가의트라우마가투영된그림들
예술은중독된삶을구원할수있을까:중독된뇌가그린공허한풍경

Chapter3캔버스에흐르는신경전달물질과호르몬의흔적
햇살이뇌를비출때면르누아르의그림을봐야한다:햇빛에반응하는신경전달물질의마법
뇌를보듬는엄마의초상화:옥시토신이만든모성의색
나폴레옹대관식에흐르는호르몬:테스토스테론과에스트로겐의분비로탄생한걸작들
잿빛캔버스앞에서묵상하는뇌:자기성찰의스위치를켠그림들
루브르의대작앞에서깨어난뇌의생존본능회로:노르에피네프린이물들인푸른뇌의진실
자율신경계를비추는여인들의광채:감정을조율하는세로토닌의빛
‘소확행’을그린화가의뇌:엔도르핀분비를촉진하는그림감상법
어둠에갇힌화가의뇌:도파민과잉이불러온광기의그림들

Chapter4늙어가는뇌,깊어지는예술그리고영원한걸작들
늙을수록깊어지는예술가의뇌:뇌의노화와마티스의후기작품세계
두번의인생,두가지예술그리고두개의뇌:인생의뒤안길을반추하는화가의뇌회로
가장위대한자서전을그린화가의뇌:렘브란트의자화상에나타난뇌과학적변화
‘미완성의미학’을조각한뇌:미켈란젤로의3개의피에타에담긴뇌과학적함의
뇌는노화할뿐퇴화하지않는다:예측가능성과반복성으로탄생한세잔의걸작들
무뎌진뇌신경,왜곡된선과색:그림에나타난뇌신경노화의흔적들
위대한유작을그린주름진뇌:늙은화가의뇌가선택한전략

출판사 서평

그림을그리는뇌,감상하는뇌,분석하는뇌에관한
가장과학적이고예술적인서른가지이야기들

이책의저자는실험실에서현미경으로신경세포(뉴런)를들여다보고강의실에서의대생들에게뇌의구조와기능을가르치는의과대학교수다.뇌과학관련SCI논문을다수게재하는등학문적성취를이어가,미국스탠퍼드대학교와엘스비어(Elsevier)가공동산출한‘세계상위2%과학자(World’sTop2%Scientists)’명단에여러차례이름을올리며국제적으로연구업적을인정받았다.
그런뇌과학자가방과후연구실을나와향하는곳은뜻밖에도아틀리에다.저자는오래전부터‘리현’이라는서양화가로활동하며개인전7회와단체전을6회이상열었고,2023년에는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상과2024년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은상(국가보훈문화예술협회주관)을비롯해전국규모미술공모전에서모두16차례수상했다.과학자이자예술가로서두가지역할을해온대표적인융합형지식인이자‘아티언티스트(Artientist)’다.
그런까닭에저자의뇌는종종과학과예술을오가며작동한다.가령‘현대신경과학의아버지’라불리는산티아고라몬이카할(SantiagoRamonyCajal)이미세한신경세포를손으로직접그린<소뇌의푸르키녜뉴런>(373쪽)에서창작의모티브를얻는다(카할은뉴런이론을확립하고신경세포의미세구조를정밀하게시각화한공로로1906년노벨생리의학상을수상했다).저자는화실에서모델의표정을그리는순간모델의머릿속전두엽과신경전달물질의반응에골몰하기도한다.

“지금이사람은무슨생각을하고어떤기억을떠올리고있을까?”
가끔화실에서모델의얼굴을그리다보면그의눈빛너머‘생각’이궁금해질때가있습니다.해답은머릿속‘뇌’에있습니다.그래서어떤화가들은모델의표정이아닌뇌자체를그리기시작했습니다.그들에게뇌는단순한생물학적기관이아니라인간존재의본질을상징하는특별한주제였습니다.르네상스시기부터뇌는신체기능을조절하는장기를넘어인간의정체성과자아의중심으로인식되기시작했지요.뇌의해부학적이미지가예술속으로유입된것입니다.르네상스라는시대가여느인문학자못지않게뇌과학자에게도매력적으로읽히는까닭입니다.”_76쪽‘인문주의자들이그린뇌해부도’중에서

실제로레오나르도다빈치는<두개골내부의뇌실과감각경로>를그렸다(77쪽).이그림은오늘날신경해부도해모델에큰영향을미친것으로평가된다.무엇보다도다빈치가남긴뇌해부도들은인간정신의중심을심장(heart)에서뇌(brain)로이동시키는계기가됐다.프랑스신고전주의대가자크루이다비드의제자니콜라앙리자코브는해부학자장-바티스트마르크부르즈리가20년에걸쳐집대성한<인체해부학의완전한논고>라는총서에다양한부위의뇌해부도를그렸는데,이는현재‘메디컬아트’의전범으로꼽힌다.
해외학회참석차짬을내어들른미국과유럽의미술관에서저자의뇌반응은좀더특별해진다.이를테면<수련>(26쪽)에서모네의‘빛을잃은뇌’가,<별이빛나는밤>(139쪽)에서고흐의‘우울한뇌’가,<밤을지새우는사람들>(170쪽)에서호퍼의‘불면의뇌’가,렘브란트의<자화상>(342쪽)에서‘성찰하는뇌’가‘저자의뇌’에포착되곤한다.순간저자의머릿속은온갖궁금증들로복잡해진다.‘도대체클레의측두엽은어떻게작동했기에이토록붓질이거칠고투박해진걸까?’,‘색채가붉어지고경계마저뭉개진모네의시각피질에는어떤일이벌어진걸까?’
결국저자는풀리지않는뫼비우스의띠같은궁금증들을스스로해결하기위해자료를찾아읽고목록을만들어글로정리해나갔다.그렇게모인글들이노트북폴더밖으로나와이책<미술관에간뇌과학자>가되었다.

‘뇌과학’이라는열쇠로미술관의내밀한전시실을열다

이책은모두네개의챕터로구성됐다.첫번째장에서는뇌과학과미술의밀월관계를다뤘다.모네의루앙대성당및수련연작에서색과형태의변화를화가의뇌를통해분석했고,칸딘스키와클레의그림에나타난시네스테지아(synesthesia),즉공감각을신경과학의‘다감각융합현상’으로풀어냈다.앙리루소의기상천외한상상력이빚어낸걸작들에서뇌의‘디폴트모드네트워크’원리를소개했고,칼로의고통스런작품들에서후각이불러오는불편한기억을다루기도했다.

시각예술인미술은냄새와연관성이별로없어보이지만실은그렇지않습니다.뇌과학적으로후각은감정과가장밀접하게연결된감각이지요.후각정보는시각정보와달리시상을거치지않고후각망울을통해곧바로뇌의감정회로인변연계에전달됩니다.실제로냄새는본능적으로불쾌감이나공포감을가장빠르고강하게불러옵니다.프리다칼로의<부서진기둥>이나<헨리포드병원>같은고통스런그림들의모티브는냄새였습니다.화가의뇌깊숙이각인되었던사고당시피비린내,병원의소독약냄새그리고적혈구헤모글로빈속철성분이캔버스에투영된것이지요.칼로는“냉혹한기운의향이진동했다”며,고통스런후각의기억이그림에담긴배경을밝히기도했습니다._58쪽‘냄새를그린화가들’중에서

두번째챕터에서는화가들을괴롭힌뇌관련질환이그림에어떤영향을미쳤는지살펴봤다.고흐와실레의우울증,웨인과대드의조현병,호퍼의불면증,카라바조와젠틸레스키의트라우마에이르기까지,화가들이위대한작품의대가로지불한정신적고통을뇌과학적으로분석했다.
가령극심한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시달렸던카라바조와젠틸레스키는둘다성경에나오는<홀로페르네스의목을베는유디트>를그렸지만,그림속유디트는사뭇대조적이다.끔찍한성폭행의트라우마를겪던젠틸레스키가그린유디트의표정은매우단호하다.반면,카라바조가그린유디트에는두려움과망설임이서려있다.젠틸레스키가유디트로분해가해자를응징했다면,살인을저질러도망자신세였던카라바조는목이잘린홀로페르네스와겹쳐진다.이처럼그림에나타난극단적이고자기파괴적충동은PTSD환자에게서트라우마이후나타나는현상이다.

PTSD환자의뇌에서특히주목해야할변화는편도체의과활성화입니다.외상을겪은이후편도체는마치고장난경보기처럼사소한자극에도과민하게반응하지요.젠틸레스키의그림에서볼수있듯이,편도체의과민반응은작품속과장된긴장감과극적인장면연출로드러납니다._205쪽‘뇌마저붕괴한상처는어떻게예술이되었나’중에서

세번째챕터에서는뇌를통해분비되는신경전달물질들을여러그림들에적용했다.르누아르의햇빛과멜라토닌,카사트의모성본능과옥시토신,페르메이르의행복감과엔도르핀,제리코의생존본능과노르에피네프린,고야의검은그림들과도파민,다비드의권력욕과테스토스테론등이여기에해당한다.테스토스테론은흔히남성성을드러내는호르몬정도로알려져있지만,한걸음더들어가면‘권력욕구’로이어진다.프랑스대혁명당시권모술수의시간을보냈던화가다비드의그림들에권력을향하는테스토스테론의흔적이짙게배인까닭이다.

<나폴레옹대관식>에서나폴레옹이스스로왕관을쓰는장면은테스토스테론이최고조에도달한순간이다.전전두엽이설계한행동계획,기저핵이조율한추진력,편도체가제공한감정적각성이도파민과테스토스테론의상호작용을통해스스로에게부여하는권력을선언하는장면을연출한것이다._250쪽‘나폴레옹대관식에흐르는호르몬’중에서

마지막챕터에서는화가의늙어가는뇌와그들의후기작품세계를조명했다.미켈란젤로의미완성유작<론다니니피에타>의거친조형미에서알수있듯이,뇌가노화하면서거장들의운동신경둔화가그들의작품에어떻게나타났는지살펴봤다.노년에이르러화가들은비록전성기의섬세하고화려한기법은잃었지만,비움의가치를터득해작품에깊이를더했다.이러한현상은늙을수록자기성찰을담당하는뇌회로가활성화되고,인지결핍을단순성과반복성으로전환하는뇌의선택적전략에기인한다.뇌의노화가반드시퇴화가아님을노년기거장들의걸작들을통해서규명했다.

미켈란젤로의<론다니니피에타>는노화로인해재구성된뇌의감정회로가만들어낸마지막고백입니다.뭉개져보이는조각상의모습은대리석에서깨어나지못한존재가아닙니다.그것은돌덩이로스며드는형상,즉자연으로회귀하는인간삶의유한성에대한자각으로읽힙니다._361쪽‘미완성의미학을조각한뇌’중에서

저자의말

“화가가그린점?선?면?색,조각가가빚어낸조형과질감은모두뇌가가장본능적으로반응하는언어입니다.빛과색상,공간과형상은뇌의감각회로를자극하고,이는곧감정을일으켜생각으로확장되며,행동으로이어지기도하지요.
미술관은그림을조용히감상하는공간만은아닙니다.그곳은뇌의신비를해부하는실험실이자,인간의감정을기록한도서관이며,동시에우리의삶을비추는거울의방이지요.이책은뇌과학이라는열쇠로지금까지누구도들어가보지못한미술관의내밀한전시실을열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