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의 시대 (레넌이 매카트니와 조우한 순간, 연주는 시작됐다!)

밴드의 시대 (레넌이 매카트니와 조우한 순간, 연주는 시작됐다!)

$48.00
Description
레넌이 매카트니와 조우한 순간, 연주는 시작됐다!

195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밴드의 역사를 집대성한 국내 최초의 책!
밴드 음악이라는 거대한 생태계를 제대로 탐닉할 수 있는 지도 같은 책!

[개정증보판 : 권말특집]
- 케이밴드의 시대 : 미8군에서 홍대를 지나 미국 코첼라까지 -
신중현과 엽전들에서 산울림, 들국화, 언니네 이발관, 데이식스,
더 로즈, 실리카겔에 이르기까지 케이밴드 33팀 선정 수록
1960년대 초 영국 리버풀의 뒷골목에서 찌그러진 기타를 멘 더벅머리 소년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가 만난 그 순간 대중음악의 역사가 뒤바뀔 거라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이 딱정벌레들(Beatles)의 위대한(!) 만남에 동기 부여가 되었던 이들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귀뚜라미들(Crickets)들이다. 1956년에 처음 결성된 크리케츠는 기타와 베이스, 드럼, 보컬이라는 4인조 록 밴드의 원형을 갖춘 최초의 뮤지션이었다.
크리케츠에서 비롯되어 비틀스에서 폭발한 밴드의 시대는, 6,70년대 블루스와 포크 록, 사이키델릭과 프로그레시브를 거쳐 80년대 뉴웨이브와 헤비메탈, 90년대 그런지와 브릿팝, 그리고 2000년대 이후 EDM과 포스트 사운드에 이르기까지 대중음악의 진화와 함께했다.
이 책은 1950년대부터 2020년대 이후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대중음악사에 아로새겨진 밴드와 뮤지션에 관한 아카이브이자 뮤직에세이이다. 1206쪽에 이르는 이 방대한 저작에는, 가수의 백밴드로서 반주자에 머물렀던 뮤지션들이 어떻게 연주자로 거듭나면서 팝 음악사를 이끌어왔는지가 수백 컷의 매력적인 사진들과 함께 담겨있다. 아울러 405개 밴드의 공연 영상과 뮤직비디오를 엄선한 QR코드를 수록해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밴드의 대표곡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정증보판의 가치는 한국 밴드 신을 거대 서사의 내부로 편입시킨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신중현으로 시작해 실리카겔에 이르는 계보는 한국 대중음악이 서구 록의 지연된 복사본이라는 오래된 편견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그것은 검열과 생존, 대학가와 클럽, 비주류의 고립이 빚어낸 독자적인 생존의 투쟁사다. 그들의 음악에 투영된 것은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시대와 불화하며 획득한 ‘고통과 실패의 미학’이다.
산울림 김창완은 이 책의 추천사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들’을 이야기했다. 그것은 바로 밴드가 남긴 음악이자 삶의 흔적들이다. 그것들이 한데 모여 거대한 서사를 이루고 역사로 기록될 때, 음악의 미래를 진화시키는 토대가 된다. 이 책은 밴드의 시대에 새겨진 서사와 역사에 관한 선명한 증거물이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역사는 미래를 여는 강력한 도구이다. 음악도 다르지 않다. 음악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밴드의 역사에 귀를 기울이고, 또 밴드의 음악을 들어야 한다.
저자

정일서

휘문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성공회대 문화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1995년부터 지금까지 KBS에서 라디오 PD로 일하고 있다. 무슨 일을 하던 귀에서 헤드폰을 빼는 일이 거의 없는 방송국에서도 소문난 음악광으로, 예나 지금이나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음악 듣는 데 쓴다.
오래 전부터 『365일 팝 음악사』(2015, 개정증보판, 돋을새김), 『팝 음악사의 라이벌들』(2011, 돋을새김), 『더 기타리스트』(2013, 어바웃어북) 등 여러 저술 활동을 통해 대중음악의 역사를 다양한 시선으로 정리해왔다. 이 책 『밴드의 시대』는 그 연장선으로, 195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400개가 넘는 밴드를 통해 살펴본 아카이브다.
그동안 연출한 프로그램으로는 〈황정민의 FM대행진〉, 〈남궁연의 뮤직스테이션〉, 〈이금희의 가요산책〉, 〈김광한의 골든팝스〉, 〈전영혁의 음악세계〉, 〈이상은의 사랑해요 FM〉, 〈신화 이민우의 자유선언〉,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 〈이소라(강수지)의 메모리즈〉, 〈장윤주(유지원, 김지원)의 옥탑방 라디오〉, 〈세상의 모든 음악〉 등이 있다. 현재는 KBS 2라디오에서 〈이상호의 드림팝〉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위의 책 외에 『그 시절, 우리들의 팝송』(2018, 오픈하우스), 『KBS FM 월드뮤직 : 음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2005, 문학사상, 공저), 『당신과 하루키와 음악』(2015, 그책, 공저) 등이 있다.

목차

추천의 글 밴드 안에 새겨진 서사에 관하여 _김이나(작사가)
머리글 과연 밴드의 시대는 끝난 것일까?

Chapter 1. 1950’s 만남이 음악이 된 순간 : 그 역사의 시작

크리케츠 _네 마리 귀뚜라미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록 밴드의 모습을 갖추다
벤처스 _전 세계 바닷가를 지배한 아이들
섀도우스 _무대 위 그림자들의 아우라

Chapter 2. 1960’s 머리에 꽃이 핀 영혼들 : 카운터 컬처와 히피이즘, 영국의 침공과 사이키델릭

비틀스 _영원히 내려오지 않을 꼭짓점
비치 보이스 _‘비틀스’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부커 티 앤 더 엠지스 _멤피스 소울의 프로바이더
데이브 클락 파이브 _리버풀에 맞선 토트넘의 사운드
제리 앤 더 페이스메이커스 _엡스타인과 마틴의 아이들
서처스 _유통기한 없는 ‘사랑의 묘약’
롤링 스톤스 _그들은 지금도 열심히 구르고 있다
애니멀스 _‘파멸의 집’을 노래하다
야드버즈 _세계 3대 기타리스트를 품었던 인큐베이터
좀비스 _되돌아 갈 수 없는 화양연화
허먼스 허미츠 _꽃미남 싱어에 기대어 인기를 누렸던 비틀스 아류 밴드
맥코이스 _비틀스와 롤링 스톤스에 맞섰던 소년 고수
킹크스 _‘스잉잉 런던’ 신드롬의 메신저
트록스 _펑크 록과 개러지 록의 뿌리
후 _록 오페라의 창시자들
버즈 _포크 록의 첫 소절을 쓰다
존 메이욜 앤 더 블루스브레이커스 _영국 블루스 록의 사관학교
스펜서 데이비스 그룹 _블루스와 팝을 오가는 영민한 스탠스
폴 버터필드 블루스 밴드 _화이트 블루스의 선구적 뮤지션
래스컬스 _짙은 흑인음악을 연주한 파란 눈을 가진 악당들
스몰 페이시스 _브릿팝의 중요한 씨앗
무디 블루스 _서사적 구조가 담긴 콘셉트 앨범의 크리에이터들
홀리스 _멤버들의 잦은 이탈과 형제애의 아이러니
러빙 스푼풀 _브리티시 인베이전에 맞선 미국인들의 스윗한 선택
크림 _ 슈퍼 밴드의 탄생
터틀스 _‘함께 행복’했던 시절의 노스탤지어
제퍼슨 에어플레인 _1967년 ‘사랑의 여름’을 달군 가장 뜨거웠던 사람들
컨트리 조 앤 더 피시 _히피이즘, 반전운동, 카운터 컬처 그리고 1960년대와의 고별인사
지미 헨드릭스 익스피리언스 _거대한 혁명가와 위대한 조력자들
도어즈 _인식의 문 혹은 환각의 문
그레이트풀 데드 _히피이즘 최후의 수호자들
몽키스 _가상의 비틀스가 만든 기상천외 성공담
머더스 오브 인벤션 _아방가르드에 대한 예술적 논란
박스 톱스 _블루 아이드 소울 가득한 가을우체통
빅 브라더 앤 더 홀딩 컴퍼니 _재니스 조플린만이 기억되는 밴드의 비애
프로콜 하럼 _처연한 창백함을 연주하다
트래픽 _포크와 사이키델릭, 프로그레시브의 교차로
러브 _LSD 그 자체였다는 회고
버팔로 스프링필드 _상투성을 넘어서는 고품격 음악
바닐라 퍼지 _창작을 뛰어넘는 리메이크
벨벳 언더그라운드 _음험하면서도 사색적인
퀵실버 메신저 서비스 _역사에 길이 남을 사이키델릭 잼의 명연
더 밴드 _그들은 ‘밴드’라는 이름을 사용할 자격이 있다
아프로디테스 차일드 _그리스 프로그레시브 록의 위대한 성취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 _흑인음악 역사의 중요한 분기점
페어포트 컨벤션 _이렇다 할 히트곡 없이도 위대한 밴드의 면모
제프 벡 그룹 _헤비메탈과 재즈 록의 혁혁한 공헌자
스테픈울프 _이지 라이더와 함께 기억되는 카운터 컬처의 적자
아이언 버터플라이 _‘취중명곡’이란 이런 것
블러드 스웨트 앤 티어스 _록이 재즈에게 말을 걸다
영블러즈 _포크와 사이키델릭을 록으로 아우르다
스투지스 _역사상 최초의 펑크 록 밴드의 탄생
게스 후 _강렬한 기타 리프에 서정적인 플루트 연주의 반전
마멀레이드 _햇빛이 달빛으로 바뀌는 순간에 들어야 할 노래 / 185
크리던스 클리어워터 리바이벌 _부조리한 시대와의 치열한 불화
킹 크림슨 _정신분열적 피해의식과 과대망상을 노래하다
블라인드 페이스 _1960년대 록 신의 마지막 문장이 된 슈퍼 뮤지션들

Chapter 3. 1970’s 록 스타의 시대 : 록의 르네상스를 꽃 피운 뮤지션들

프리 _블루스 하드 록 신의 전설이 된 소년들
쇼킹 블루 _록계의 비너스에 관한 기억
제쓰로 툴 _그래미 헤비메탈 부문 최초의 수상에 얽힌 논란
슬레이드 _전방위 장르에 미친 음악적 스펙트럼
뉴 트롤스 _록의 예술성에 대한 선명한 정의
레드 제플린 _1970년대 록 신을 평정하다
딥 퍼플 _ 록 역사상 가장 유명한 오프닝 리프의 설계자
산타나 _라틴 록의 절대자
올맨 브라더스 밴드 _서던 록의 가장 빛나는 자리에 새겨진 이름
데릭 앤 더 도미노스 _ 단 한 장의 앨범, 절절한 사랑
블랙 사바스 _헤비메탈의 검은 미학
브레드 _소프트 록 혹은 슈가 팝?
핑크 플로이드 _역사상 가장 뛰어난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예스 _프로그레시브 슈퍼 밴드의 탄생과 몰락
쓰리 도그 나이트 _3명의 보컬리스트가 펼치는 소울풀한 하모니
니티 그리티 더트 밴드 _컨트리 록의 메신저들
텐 이어스 애프터 _반세기 전 로커들이 세상을 향해 던진 질문과 혜안
제네시스 _대곡지향의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은 어떻게 대중지향의 팝 밴드가 되었나?
배드핑거 _비틀스의 틀리지 않은 안목, 70년대 록 신의 아픈 손가락
험블 파이 _부정교합이 낳은 미완의 희망
닥터 훅 _트렌디 코드를 읽는 지혜와 유머러스한 풍자
위시본 애시 _록 역사상 최고의 트윈 기타 연주를 듣고 싶다면
모트 더 후플 _데이비드 보위와의 소중한 인연, 글램 록의 총아
캔 _크라우트 록의 선구자들
팔러먼트-펑카델릭 _힙합의 거물들이 지목한 선조 크루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 _경계를 뛰어넘는 장르 파괴자
티렉스 _데이비드 보위와 함께 기억해야 할 이름
마운틴 _선이 굵은 하드 록과 블루지한 감성
유라이어 힙 _독보적인 건반 연주자의 명불허전 명연
아메리카 _기타 트리오가 들려주는 유려한 하모니
라떼 에 미엘레 _이탈리아 십대 소년들이 이뤄낸 경이로운 아트 록
블루 오이스터 컬트 _헤비메탈의 원조 논쟁에 끼어들게 된 사연
프레미아타 포르네리아 마르코니 _이탈리아 아트 록의 가장 찬란한 순간
뉴욕 돌스 _펑크 록의 설계자
그랜드 펑크 레일로드 _영국 록 음악에 맞서 미국 밴드의 정체성을 외치다
윙스 _매카트니의 날개
록시 뮤직 _실험성을 버리고 대중성을 잡은 선택은 옳았을까?
신 리지 _아일랜드산 흑장미의 짙은 향기
이글스 _웨스트코스트 록의 가장 눈부신 순간
에드가 윈터 그룹 _록 역사상 가장 창조적인 키보디스트
스위트 _겉모습은 글램 록, 음악은 버블검 팝
르네상스 _천상의 목소리가 빚어낸 아트 록
탠저린 드림 _신디사이저 전자음악단의 탄생
지지 톱 _텍사스산 블루스맨들의 한결 같은 반백년
크라프트베르크 _테크노 팝의 선구자
트리움비라트 _고대 로마에 관한 게르만 로커의 유니크한 해석
포코 _끝내 살아남은 자들의 가치
바클리 제임스 하비스트 _1980년 여름, 베를린 장벽에 울려 퍼진 노래들
이 스트리트 밴드 _그들을 단지 백밴드로 여기는 것은 부당하다
클라투 _비틀스의 재결합 루머 해프닝이 낳은 수혜자
카약 _지극히 팝적인 프로그레시브 록이라는 모순
스틸리 댄 _음악성에 대중성까지 겸비한 사운드에 관한 정의
레너드 스키너드 _하늘에서 산화한 서던 록의 가장 뜨거웠던 엔진
블루 스웨이드 _잊을 만하면 소환되는 스벤스크 원히트원더
베이 시티 롤러스 _70년대 소녀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던 방화광 보이밴드
배드 컴퍼니 _레드 제플린 곁에 새겨둬야 할 이름
애버리지 화이트 밴드 _타탄체크 무늬 치마 입은 사내들의 펑키한 그루브
케이시 앤 더 선샤인 밴드 _플로어 위 댄서들이 사랑한 디스코 펑크 밴드
텐시시 _멀티 퍼포머들이 뿜어내는 팔색조 사운드
퀸 _여왕의 시대에 울려퍼진 광시곡
스티브 밀러 밴드 _무거운 사이키델릭을 벗고 인기 밴드로
두비 브라더스 _다양한 악기들이 자아내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음악
라몬스 _짧고 굵게! 진정한 펑크 정신의 구현
에어로스미스 _아메리칸 하드 록의 맨 윗줄
러시 _프로그레시브 메탈의 탄생
바흐만 터너 오버드라이브 _1970년대의 뜨거운 영광, 1980년대의 차가운 현실
오자크 마운틴 데어데블스 _70년대에 머물러 있는 컨트리 록 밴드의 초상
나자레스 _뛰어난 샤우팅 보컬리스트가 들려주는 명품 록 발라드에 관한 추억
맨프레드 맨스 어스 밴드 _실험정신 속에서 대중성을 놓치지 않는 중용의 여정
오메가 _부다페스트에서 보내온 음울하고 아련한 서정시
스모키 _허스키 보이스 중독 밴드
플리트우드 맥 _하나의 이름, 두 개의 밴드
레인보우 _퍼플 패밀리 밴드라는 꼬리표
와일드 체리 _블랙 펑크를 가지고 논 화이트 보이즈
유에프오 _50년 간 22장의 정규 앨범, 세월을 이긴 밴드
어스 윈드 앤 파이어 _70년대 펑크 크루들의 소울풀한 집합소
핫 초콜릿 _펑크와 디스코 시대에 노동자들을 위로했던 리듬
캔사스 _목가적인 발라드 히트곡에 가려진 심포니 록 밴드의 정체
보스턴 _‘스페이스 록’이라 불리는 우주적 사운드에 관한 농담
섹스 피스톨즈 _펑크 록의 정체성에 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정의
톰 페티 앤 더 하트브레이커스 _일생을 함께한 반려자 밴드란 이런 것
시크 _세상에서 가장 시크했던 디스코 밴드에 관하여
붐타운 래츠 _록계의 외교관과 그의 동지들
베이비스 _해산 후 멤버들의 왕성한

출판사 서평

만남이 음악이 된 순간, 그 사라지지 않는 것들의 역사
“나는 역사가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예순은 예순을 살고 열여섯은 열여섯을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대한 저작물을 받아들고 처음 한 일은 1977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살피는 거였다. 왜냐하면 산울림이 데뷔한 해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뒤져본 것 아닌가? 밴드를 모르는 채로 45년 동안 밴드를 해왔다. Saxon이나 산울림은 여기에 있는 400여 팀의 명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역사를 무시한 탓이다. 그러나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산울림의 김창완이 이 책의 출간에 붙인 글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밴드의 시대는 갔다고 말한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실제 연주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고 있는 현실은 밴드 시대의 종언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라디오에서, 카페에서 혹은 길거리 어딘가에서, 심지어 누군가의 이어폰에서조차 여전히 비틀스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밴드의 음악이다! 밴드의 시대는 저물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밴드의 음악은 현재의 음악인 것이다.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다.

사라지지 않는 것들의 기원은 195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텍사스 출신의 청년 버디 홀리는 기타리스트 니키 설리번과 드러머 제리 앨리슨, 베이시스트 조 비 멀딘과 함께 밴드 크리케츠를 결성했다. 보컬-기타-베이스-드럼이라는 악기 편성체제를 갖춘 최초의 4인조 록 밴드가 탄생한 것이다(22쪽). 그리고 그로부터 수년 뒤 대서양 건너 영국 리버풀의 뒷골목에서 찌그러진 기타를 멘 더벅머리 소년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가 만난 그 순간, 대중음악의 역사가 뒤바뀔 거라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존과 폴은 귀뚜라미들(Crickets)에게서 모티브를 얻어 밴드의 이름을 딱정벌레들(Beatles)로 정하고 영국의 대중음악계를 평정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36쪽).

이 책은 1950년대부터 2020년대 이후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대중음악사에 아로새겨진 밴드와 뮤지션에 관한 아카이브이다. 1206쪽에 이르는 방대한 저작 안에는 가수의 백밴드로서 반주자에 머물렀던 뮤지션들이 어떻게 연주자로 거듭나면서 팝 음악의 역사를 이끌어왔는지가 수백 컷의 매력적인 사진들과 함께 담겨 있다.

“밴드에는 멤버의 수에 그들의 지난날들을 곱한 만큼의 서사가 있다.”
“밴드를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몇 곡의 히트곡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맥락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앨범 발매 틈의 공백기에 담겨있을 고뇌와 사건들까지 상상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일이다. 화려한 슬래핑을 자랑하던 베이시스트가 왜 루트 위주의 심플하고 묵직한 주법으로 바꾸게 되었는지, 보컬의 심경 변화가 라이브 공연마다 다른 표정과 몸짓, 추임새 또는 음정 베리에이션을 통해 어떻게 나타나는지 등을 파헤치다 보면 음악은 더 이상 스피커 안에 박제된 소리가 아닌 이 순간에도 변화하고 있는 정글이 된다. 내가 느낀 바로는 하나의 밴드에는 멤버의 수에 그들의 지난날들을 곱한 만큼의 서사가 있다.”

작사가 김이나는 추천의 글 ‘밴드에 새겨진 서사에 관하여’를 통해, 이 책이 단지 밴드의 히트곡이나 음악적 우여곡절을 소개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지 않음을 강조한다. 거의 모든 밴드에는 프런트맨에 해당하는 싱어 혹은 팀을 이끄는 리더가 존재하지만, 밴드의 음악은 결코 그들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 책의 가치는 프런트맨에 국한하지 않고 밴드 멤버 각각의 음악적 역량까지 비중 있게 다룬다는 데 있다. 스포트라이트에 비켜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연주해온 밴드 멤버들의 곡진한 이야기는 늘 밴드 음악의 중요한 자양분이 돼왔다. “하나의 밴드에는 멤버의 수에 그들의 지난날들을 곱한 만큼의 서사가 있다”는 작사가 김이나의 글이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70년대 사이키델릭 록의 전설 도어즈에는 짐 모리슨이라는 걸출한 리드 보컬이 있었지만, 그들의 음악을 완성한 것은 레이 만자렉의 오르간과 로비 크루거의 기타, 그리고 존 덴스모어의 드럼이었다(121쪽). 1976년에 처음 밴드를 이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최고의 공연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유투(U2)도 다르지 않다.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 동안 멤버 교체 한 번 없었던 밴드의 전면에는 거침없는 언행으로 언제나 화제를 몰고 다니는 보노가 있었지만, 그의 뒤를 바치는 멤버들의 빈틈없는 연주력이 없었다면 유투의 음악 또한 존재할 수 없었음을 이 책은 강조한다(573쪽).

이 책에서 다룬 콜드플레이의 이야기 또한 깊은 울림이 있다. 콜드플레이 역시 밴드의 리드 보컬이자 프런트맨인 크리스 마틴에게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지만, 나머지 멤버들은 개의치 않고 묵묵히 자신들의 자리를 지킨다. 특히 드러머 윌 챔피언의 일성(一聲)은 밴드의 일원으로서 멤버들이 갖고 있는 마음가짐을 잘 드러낸다(973쪽).
“화려한 필인이나 롤은 즐기지 않습니다. 곡을 잘 듣고 정말 필요할 때만 드럼을 치죠. 어떻게 치느냐 만큼 언제 치지 않느냐도 중요합니다.”

부조리한 기성세대와 불화했던 시대의 아이콘
“수많은 로큰롤 영웅들의 탄생과 일화들이 그리스 신화처럼, 약간은 취한 몽롱한 동화처럼 펼쳐진다. 멤버들 각자의 색깔로 된 셀로판지를 한데 겹쳤을 때 예상치 못한 신비한 빛깔이 펼쳐진다. 절대 혼자서는 표현할 수 없는 컬러, 그것이 밴드의 매력이다. 자유와 반항, 로큰롤의 정신이 솟구친다.”

펑크 록 밴드 크라잉 넛의 베이시스트이자 작곡가 한경록은 이 책의 추천사에서, 밴드의 대체불가한 매력으로 “멤버들 각자의 색깔로 된 셀로판지를 한데 겹쳤을 때 펼쳐지는 신비한 빛깔”로 묘사했다. 그리고 바로 그때 “자유와 반항, 로큰롤의 정신이 솟구친다”고 했다.
그렇다. 자유와 반항은 로큰롤의 정신(Spirit of Rock)이자 밴드의 정신이다. 수많은 밴드들이 부조리한 기득권 세력과 불화했고, 그래서 권력자들은 밴드가 국가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밴드에 블랙리스트 딱지를 붙이곤 했다. 데뷔 초기 소녀들의 우상이었던 비틀스는 후기로 갈수록 존 레넌을 중심으로 미국이 벌인 베트남전과 백인 중심 사회의 인종차별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음악에 실었다. 지미 헨드릭스 익스피리언스를 비롯해 제퍼슨 에어플레인, 산타나, 더 그레이트풀 데드 같은 밴드들은 1967년에 열린 역사적인 우드스톡 공연을 통해 반전과 평화 운동의 주역이 된 ‘플라워 칠드런 세대(Flower Children Generation)’의 음악적 대변인을 자처했다. 그리고 히피이즘, 사이키델릭, 카운터 컬처(대항문화) 등의 문화현상은 6, 70년대 밴드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키워드가 되었다.

밴드의 부조리한 기득권 세력과의 불화는 70년대에도 계속되었다. 펑크 밴드 섹스 피스톨즈는 단 한 장의 정규 앨범만으로 영국의 청년 실업과 심각한 경제적 곤궁에도 자신들의 안온한 삶만을 추구하는 여왕 일가를 신랄하게 비판했고, 청년들은 그들의 음악에 일제히 열광했다. 펑크(Punk)의 정신이 밴드를 통해 꽃을 피운 것이다(422쪽). 수구 정치 세력은 전기 기타를 둘러멘 젊은이들이 모여 있는 것만으로도 과민반응을 보였다.

냉전시대가 한창이던 1980년대 미국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은 브루스 혼스비 앤 더 레인지라는 밴드를 가리켜 ‘사회안전망이 확실한 록 음악’이라는 뜻밖의(!) 찬사를 보낸 적이 있었다. 보수주의자 대통령이 대중음악 밴드를 향해 던진 매우 이례적인 메시지였는데, 그 이유는 전기 기타 대신 피아노를 앞세운 밴드의 음악이 보수 정치인에게 상대적으로 덜 위험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심각한 오해였다. 밴드는 온화한 사운드 속에 감춰진 가사를 통해 인종차별과 빈민 문제 같은 미국의 어두운 이면을 들추고 있었기 때문이다(697쪽).

미국의 헤비메탈 밴드 와스프(W.A.S.P)가 1984년에 발표한 데뷔 싱글 〈Animal(Fuck Like a Beast)〉는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미국 학부모들의 음악 검열 단체인 PMRC(Parent Music Resource Center)로부터 경고성 징계를 받아야 했다. 이로 인해 와스프는 청소년 유해물을 뜻하는 ‘Parental Advisory’ 딱지를 그들의 데뷔 앨범에 붙여 발매해야만 했다. PMRC는 클린턴 정부에서 부통령이 된 앨 고어의 아내 티퍼 고어가 주도해 만든 단체였다(655쪽). PMRC는 그들의 기준에 비교육적이라고 판단되는 뮤지션의 앨범에 ‘Parental Advisory’ 딱지를 붙이곤 했는데, 그 중 상당수가 록 밴드의 앨범이었다.

그들의 운명을 옥죄었던 갈등과 분열, 약물중독 그리고 죽음
“혼자 저을 수 있는 배로는 매일 같은 곳을 맴돌 뿐이었다. 하지만 밴드가 함께라면 나는 수평선 너머 망망대해를 지나 전설에만 존재하는 파라다이스에도 닿을 수 있었다.”

퓨전 재즈 록 밴드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의 말대로 뮤지션들은 함께 모여 음악을 하며 혼자 저을 수 있는 배로는 닿을 수 없는 전설에만 존재하는 파라다이스를 향해 나아갔다. 하지만 수많은 밴드들은 파라다이스에 이르기도 전에 혹은 그 이후 좌초되고 말았다.

“그들은 툭하면 싸웠고 그 해소불가능한 갈등이 팀의 종말을 앞당겼다.”(36쪽) 비틀스 이야기다.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의 잦은 충돌은 남 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단골 화젯거리였다. 수많은 황색언론들은 밴드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고, 이미 파라다이스를 맞본 딱정벌레들은 더 이상 함께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이것은 비단 비틀스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하나의 밴드에 개성 강한 두 명의 프런트맨이 공존하기 어렵다는 것을 입증한 밴드는 차고 넘쳤다. 스티븐 스틸스와 닐 영이라는 천재 뮤지션으로 유명한 밴드 버팔로 스프링필드는 결국 두 사람의 경쟁과 알력으로 팀이 공중분해되고 말았다(148쪽). 핑크 플로이드도 다르지 않았다. 로저 워터스와 데이비드 길모어의 싸움은 팀 해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한 법정공방으로까지 이어졌다(240쪽).

절대권력 리더 한 명의 지나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