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물고 달아난 도둑고양이 (시의 길을 따라 걷는 죽음의 풍경 | 양장본 Hardcover)

시간을 물고 달아난 도둑고양이 (시의 길을 따라 걷는 죽음의 풍경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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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죽음은 삶을 완성하는 시가 된다.”

우리를 기다리는 보편적인 운명
죽음의 시에서 마주한 삶의 얼굴
저자의 폭넓은 인문적 사유를 바탕으로 시의 길을 따라 죽음의 풍경을 둘러보는 이 역작은, 단순한 시 해설을 넘어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사색의 교양서로 읽혀도 손색이 없다. _송찬호(시인)

저자가 죽음의 풍경 속으로 자진해 걸어 들어간 것은 죽음이 아닌 삶을 재발견하기 위함이다. 죽음의 풍경 안으로 들어가 삶으로부터 관조적 거리를 확보할 때, 우리는 살아 있음에 가려진 삶의 내면성을 온전히 감각할 수 있다. _김홍진(문학평론가)
저자

송기호

충북대학교와서울대학교대학원,미시간주립대학교대학원에서영문학을공부했다.현재한남대학교에서영시를가르치고연구하고있다.비정전(非正典)작가와주변부로내몰린사람들의삶을다룬문학작품에관심이많으며,영국의여성노동자시인들에관한논문여러편을썼다.역서로『대단한모험』이있다.

목차

추천의말:삶의재발견

프롤로그
1장죽음의풍경을둘러보러나서는길

제1부마침내죽음을만나다
2장삶에서죽음으로
3장죽음의예감
4장마침내죽음이찾아와
5장묘지의풍경들
6장묘비명
7장죽음의세계에서내가존재하는방식

제2부떠나는자와남겨진자
8장내가죽고나면세상은
9장남겨진사람들
10장어린아이의죽음은더슬프다
11장때이른죽음은언제나슬프다
12장다시사는삶

제3부이삶에죽음이찾아오기전에
13장삶을위한조언
14장생의마지막순간까지
15장이렇게죽음을맞으리라
16장백조의노래

에필로그
17장삶에서죽음이,죽음에서삶이

이책에서소개한시

출판사 서평

“문학의탐색대상이삶이라면,
그짝인죽음역시소홀히할수없다.”
영문학을연구하고가르치고있는저자는삶에그림자처럼달라붙어있는죽음에천착한다.죽음은살아있는누구에게나찾아온다.그래서인지많은살아있는자들이죽음을쓰고,그리고,노래해왔다.저자는고대부터현대에이르기까지죽음을다룬영시를선별하여소개한다.죽음이사랑하는이를더이상볼수없게되는슬픈사건이라는단편적인인식에서더나아가죽음을입체적으로조망함으로써죽음에대한새로운시각과통찰이곳곳에서빛난다.마치길처럼펼쳐진영시에서만나는죽음의풍경은죽음이두렵고슬프기만한것이아님을깨닫게한다.그리고그때진실한삶의얼굴이드러난다.

온세상은하나의무대이고,
모든남녀는그저배우일뿐이어서
무대에오르고퇴장하나니.
_윌리엄셰익스피어,『뜻대로하세요』

삶이죽음을향해가고있다는것은지극히당연한순리이지만어쩐지잔인하게느껴져외면하곤한다.저자는이러한필연적인운명을“생명의탄생과더불어삶이시작되면거꾸로세워진모래시계에서자그마한시간의알갱이들이쉼없이쏟아져내린다”와같이아름답게,때로는“심장이한번뛸때마다모든생명은죽음을향해한발더가까이다가간다”처럼날카롭게표현한다.“삶이무대에올라쏟아지는조명을받는동안에도죽음은(…)무대뒤에서분주히자신이등장할때를기다리고준비한다”라는저자의표현처럼죽음은언제나우리곁에있다.“삶이진행될수록더주목받는존재는삶이아니라죽음이다.”

“죽음에대해생각하고죽음에친숙해지는것이이삶을충실하게사는지혜를얻는길이라고하지만그말을확신하지못할때가자주있다.그래도생에대한터무니없는욕망과지나친집착을자제하고삶에대해깊이생각하는경우는죽음에대해생각할때뿐이다.”_「프롤로그」에서

저무는삶의풍경이보여주는것들
1부‘마침내죽음을만나다’에서는죽음의의미와속성을되새기며죽음의모습을확장해나간다.죽음은어떠한차별도없이모두를방문하기에죽음의시들이보편성을획득하는한편,저마다의상상력으로흥미로운세계를펼쳐보인다.윌리엄블레이크는죽음이삶에서배운것을잊고새로운것을배우러가는과정이라표현했고,에밀리디킨슨은관속에누워있는화자가감각을잃는과정으로죽음을표현했으며,헨리반다이크는수평선너머로사라진배가눈에보이지않을뿐계속존재하는것처럼죽음도마찬가지라고표현했다.

2부‘떠나는자와남겨진자’에서는죽음에맞닥뜨린사람들의이야기를들려준다.내가죽은뒤의세상혹은내가죽어서가게될곳은어떤모습일지,“그누구도다시돌아와죽음의세계가어떤곳인지말해줄수없기에”문학적상상력으로가득하다.알프레드하우스먼의시는‘떠나는자’가친구에게사랑했던여성이잘지내고있는지물으며자신이없는세상을궁금해하는모습을보여주고,에드나밀레이의시는남편과아버지를잃은‘남겨진’가족이유품으로삶을이어나가는모습을보여준다.떠나는사람은자신의빈자리를세상이느끼기를바라고,남겨진사람은“영원히메울수없는구멍”을안고살아간다.

당신이없다는것이나를지나갔네
마치실이바늘귀를지나는것처럼.
내가하는모든것은그색으로꿰매진다네.
_윌리엄스탠리머윈,「이별」

3부‘이삶에죽음이찾아오기전에’에서는죽음의시를감상함으로써더또렷하게떠오르는삶을어떻게살아가야할지에대해이야기한다.‘오늘을살라’혹은‘오늘을즐기라’는뜻의‘카르페디엠’을다룬시부터안락사와존엄사의문제를다룬더들리랜들의「안락살인자들에게」,낮보다밤,삶보다죽음이보여줄것들을기대하는월트휘트먼의「초원의밤」까지.죽음에서벗어날수없는인간의운명에슬퍼하고두려워하고있을수만은없다.죽음이오기전까지삶은계속되므로살아있는자들은계속해서살아가야한다.

“모든삶은죽음의자리에서생겨나고,
그렇게생겨난삶은때가되면죽음의자리로가서
다른생명에게자리를내어준다.”
죽음의풍경을둘러보러나섰던저자가산책을마치고알게된진실은‘삶에서죽음이,죽음에서삶이’탄생한다는것이다.도널드홀은「내아들,내사형집행인」이라는시에서아들을사형집행인이라부른다.아이가성장한다는것은“시간이라는사형집행인”이형을집행하러오고있다는의미이기때문이다.“그렇게부모의죽음위에자식의삶이세워”진다.자식이자라부모가되면“새로태어난아이에게서사형집행인의모습과불멸의생명을동시에보게”된다.삶-죽음의순환관계는죽음에대한두려움을덜어주고삶과죽음의의미를재고하게한다.그럼으로써죽음은유한한삶을살아내고있는모든이에게위로가된다.

내가연인을꼭안고있을때
그녀는나지막이한숨을내쉬고있었네.
나는우리밑에평화로이누워있는이들을
생각하지않을수없었네.
불쌍한사람들!무례한짓을하려하지않았으니
용서해주기를바란다네.
우리는죽은이들이
살아있는이들의환희에화내지않기를바랄뿐.

나또한죽어누워
그래서나를사랑하는이들과헤어질때,
지나가는두연인이
내위에서약혼을맹세하기바라네.
오내가그들이속삭이는맹세를듣고
슬퍼하리라생각하지말게.
그들의사랑이새생명을잉태한다면
나는기뻐하겠네.
_로버트윌리엄서비스,「죽음과삶」

“이책이일깨우는중요한점은죽음의의미를소멸의미학속에밀봉하지않고삶의새로운창조를향해나가야한다는것이다.이책의마지막문장,오직“삶과죽음에서밝혀야할비밀이있다면이것뿐이다.”이것이죽음의구원일수있다.”_「추천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