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 어느 여성 청소노동자의 일기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으며 : 어느 여성 청소노동자의 일기

$16.80
Description
살기 위해 펜을 들었으나
백지 앞에서 가장 행복했고 진솔했던
스웨덴 여성 청소노동자의 희망 이야기
마이아 에켈레브가 남긴 유일한 작품으로 다섯 아이를 홀로 키우며 살아가는 청소노동자로서의 삶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전한다. 복지사회 스웨덴 저소득층의 고단한 일상은 물론 다섯 남매의 한부모로서 자신의 문제들과 기쁜 일들을 그려낸다. 이러한 가장 개인적인 글은 정치적인 문학이 되어 일반적 관점과는 또다른 계급 관점을 보여주며 자신을 응시하고, 사회를 비추며, 세계를 성찰한다.
질박한 글 속에는 저자의 날카로운 논평과 저임금 여성 청소노동자의 생각이 담겨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960년대 스웨덴 노동계급의 일상을 가장 명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은 1970년 스웨덴의 출판사 라벤 오크 셰그렌이 주관한 소설 공모전에서 1위를 차지했고, 출간과 함께 선풍적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후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핀란드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저자 타계 2년 전인 1987년 스웨덴 노동문학상인 이바르 루유한손 상을 수상했으며 2009년에는 ‘스웨덴 1000대 고전’에 선정되었다.
선정 및 수상내역
이바르 루유한손 상 수상(1987)
‘스웨덴 1000대 고전’ 선정(2009)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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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이아에켈뢰브

1918년스웨덴중서부칼스쿠가에서태어났다.6년초등과정을마치고야간학교강의를통해더많은교육을받았다.1940년에굴착기작업자토슈텐에켈뢰브와결혼하여5남매를두었으나1957년에이혼했다.1970년52세에일기소설로데뷔했다.가족을부양하기위해오랫동안청소노동자로일했다.스웨덴의유명출판사라벤오크셰그렌의‘정치소설공모전’에그동안썼던일기로응모하여최우수상을받았고이어출간된책은큰성공을거두었다.출판사와평론가,일반독자층은이런저임금노동자의일상을현대적으로그린다큐멘터리를기다리고있었다는듯이1970년초판발행연도에만6판이인쇄되었고총3만5000권이팔리면서스웨덴10대베스트셀러중하나가되었다.이후덴마크어,노르웨이어,핀란드어,페르시아어로번역되기도했다.일상의우울함에도불구하고에켈뢰브의묘사는희망으로가득차있다.여러면에서이는교육을받지못한사람들의억압된잠재력에대한노동운동,좌파운동,여성운동의관점을반영한다.고된노동에도에켈뢰브는사회과목과스웨덴어과목야간수업을들으며꾸준히책을읽으며문학과자신에대한믿음을얻었다.그녀는교육에대한열망이높았으며낮은사회적지위에도불구하고강한자부심을보였다.문학을통해그녀는자긍심,확신,능력을키웠고사회적일원으로서시간과대륙을초월하는사회적참여에동참했다.1987년스웨덴노동조합총연맹이주관하는문학상인‘이바르루유한손상’을받았다.1989년칼스쿠가에서사망했고2019년30주기를맞아그녀의이름을딴‘마이아에켈뢰브광장’이칼스쿠가에생겼다.

출판사 서평

“나는계속일기를쓴다.
내삶이다른누군가의관심을끈다고는생각하지않지만
가끔속내를털어놓을수있다면삶은한결수월해질것이다.”

이바르루유한손상수상(1987)
‘스웨덴1000대고전’선정(2009)

청소노동자의삶과생각을
일상으로그려내다

작가는1957년이혼하고다섯아이의엄마로가족을부양하기위해오랫동안청소노동자로일했다.비록청소노동자라는낮은사회적계급에속했으나교육열망이높았으며문학에관심이많았다.얀뮈달,알베르카뮈,이바르루유한손,하리마틴손등의작품을읽으며문학적지평을넓혔고문학을통해자긍심을키웠다.

“만일사람마다삶을살아갈힘이있어야한다면자기를위해길을밝혀줄불빛하나쯤은있어야한다.내빛은오랫동안작가하리마틴손이었다.마틴손은굴욕을견뎌낼수있었다.그렇다면나역시굴욕을이겨낼것이다…….마틴손은저밖에서서부자들의웃음소리를들었다.그러므로나역시밖에서그일을해낼것이다.마틴손은무기력해지지않고가장비천한일들을해냈다.따라서나역시청소용양동이에익사하지않고내가맡은청소부일을해낼것이다.”

그와동시에“내가아는가장재미있는일은글을쓰는것이다.할말이없어도잠시쉬는시간이생기면나는얼른종이와펜을잡는다.”라고할만큼청소노동자로서의고단한삶을글쓰기를통해위안을받았다.이는일상의우울함에도불구하고희망적일수있는원동력이기도했다.

“나는일기를계속쓴다.내가글을쓸수있다고믿어서가아니라이런식으로이야기를할수있다면내삶은좀더편안해질것이다.”

개인적인글에투영된
1960년대의시대상

이책의시대배경은1967년부터1969년으로한국전쟁이끝난후의한반도위기,푸에블로호사건,베트남전쟁,6일전쟁,1968년5월혁명을비롯한당시세계정세를언급한다.“개인적인것이국제적인것이다”와같이저자는시대의흐름을따라가며교육을받지못한사람들의억압된잠재력에대한노동운동,?좌파운동,?여성운동의관점을반영한다.저자의개인적인기록은정치적이기도하여사회일원으로서시간과대륙을초월하는사회적참여에동참한다.

“지난토요일시위는잘진행되었다.우리는14명이었다.전단지배포등의일을모두마친후나는인구가4만명에육박하는도시에더많은사람이나오지않은것이조금이상하다고생각한다.‘미국은베트남에서나가라’라고쓰인피켓을들었다.이것은지금유일하게중요한일이다.”

이책은일반적관점과는또다른계급관점에서노동자삶의경험을그리며문학평론가이자작가였던칼벤베리의말처럼‘1960년대스웨덴저임금노동계급의일상에대해가장명확하며반박의여지가없는재현에성공했다’는평을받았다.

책속에서

가장높은계급부터가장낮은계급까지모든인간은경제적투쟁에사로잡혀있다.자신의권리인것을얻거나자신의권리가아닌것을유지하려는투쟁이다.현실또는우리의바람에서는물질적소유물이우리의인생관을지배하며대개모든너그럽고창조적인충동은제외한다._「1966년2월8일」에서

나는계속일기를쓴다.내삶이다른누군가의관심을끈다고는생각하지않지만가끔속내를털어놓을수있다면삶은한결수월해질것이다._「1966년가을학기」에서

세상에서제일힘든역할이자가장어려운직업은엄마로사는일같다.일종의책임이생기고날마다무능력을실감한다.모성의행복을느낄겨를이없다.적어도몇분정도는그럴것이다._「1966년12월15일」에서

이제다시살아가려고노력,노력,노력할것이다.하지만단지먹고,자고,청소하고,먹고,자고,청소하고,이야기를나눌사람이없다면인간은아마도살아가지못할것이다.아무도자신과자기가가진것외에는무엇도신경쓰지않는다.그런것이고,그렇게되는것이며,교회설교단과국회에서얼마나좋은말이많이쏟아지던가?인간은가장사악한존재다._「1968년성금요일」에서

확실히가난한사람들은스웨덴에서잘살고있지만그래도여전히고임금소득자와저임금소득자사이의차이는너무크다.스웨덴에서사회보호대상자가되려면양심없이태어나야한다.사회복지과에가는일을짜증나고창피하다고생각하지않을것이다.‘인권’조항도외워야한다.그러고나면아마더쉬울것이다._「1968년5월2일」에서

하리마틴손은『탈출구』에서가난한사람이비통해하고이따금공격적이되는이유에대해썼다.그는이를‘결핍의불안’이라고한다.인생의약속과이상이늘공허하게무無로사라지는것에대한수천년의실망으로부터물려받은것이다.확실히가난한사람은부자보다시기심이더많은데,가난한사람은가장간단한일앞에서도결핍의불안이많기때문이다.그리고자주이런결핍때문에가난한사람은자기에게없는모든것을과대평가하고무한히많은것을과소평가한다.이는가난의가장깊은비극이다.결핍의불안은결핍자체보다더나빠진다.사람을과도하게긴장하게하고불행하게만든다._「1968년5월15일」에서

우리의거리에는새로운일이일어나지않는다.22년전이곳으로이사했을때와다를것이하나도없다.아무도자기말고다른것에대해서는이야기하지않는다.이거리의모든사람은어떤면에서는뒤처지고있다.우리는늘그래왔듯이삶을살고있으며,또한늘그래왔던것에서달라질수있다고아무도생각하지않는것같다.모든것은지속적이다._「잉리드의날」에서

책제목을어떻게지어야할까?『보통스웨덴아주머니의일상』?『어느청소부의일기』?아니면『나의의사소통방식』?생각해볼가치가있다.‘책’생각을할때마다얼굴에웃음이가득해진다―왜머릿속에서그런정신나간생각이떠오른것이었을까.도서관한곳을청소하며출판시장이어떻게홍수에잠겼는지생각한다.책을내는일이지금과같은속도로계속된다면지구는책의무게를감당하지못할것이다._「월요일저녁」에서

살면서여러번나를불쌍하게여기는사람들을만났다.그들은나를딱하게여겼다.대신내가딱하게여기고싶었던이들은그들이었다.그들보다없이살아도내삶은그들보다훨씬,훨씬더넉넉하다고생각한다.그들은자기들이전혀알지못하는것을딱하게여긴다.그들은나와는다르게삶의가치를평가한다._「부활절후」에서

책…….책을곁에둔다면외롭지않다.독방에갇혀있어도고독하지않다.책을가지고다니기때문에책과함께하지않아도내면에는책이있는셈이다.책의세계에한번발을들여놓으면원하는곳어디든지갈수있다._「부활절후」에서

그때인간은처음으로모든동물로부터의이례적인제지위를드러내며동물적존재에서진정한인간적인삶의형태로이행한다…….그때처음으로인간은자기역사를더욱더의식적으로쓸것이다.그순간부터인간이움직이기시작하는사회적과정은인간이의도했던결과를얻을것이다._「(평화를이룩함으로써)사람들의마음얻기」에서

추천사

신을믿지않는내가신대신믿는것이있다.간절하게쓰는마음.그마음을지닌책이출간반세기뒤에야우리에게닿았다.가난하고정규교육과거리가멀고홀로다섯아이를키워야했던여성청소노동자가성공과명예를위해서가아니라다만살아내기위해쓴글.매일의양식처럼하루치의글을읽고쓰며하루씩을살아낸사람의기록.쓸고닦는일의고단함을이야기하는데서출발한마이아에켈뢰브의일기는하루하루쌓일수록자신을응시하고,사회를비추며,세계를성찰한다.그렇게가장개인적인글은가장정치적인문학이된다.글쓰기가세상을구원하지는못하지만,할수있는것이그것밖에없어간절히쓰는사람만큼은구원할수있다는사실을,그한명한명의구원이더해질때세상도조금씩움직인다는사실을,이책은믿으라는말도없이믿게만든다.
_이문영(기자·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