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별에서의 이별 : 장례지도사가 본 삶의 마지막 순간들

이 별에서의 이별 : 장례지도사가 본 삶의 마지막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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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살아지다 사라져간다는 것에 대하여

밤이 깊을수록 별들은 더욱 선명하게 반짝이듯,
죽음에 대한 명료한 의식이 있을 때에 삶 또한 영롱히 드러난다
MBC 〈일당백집사〉 모티브

“배웅인 줄 알았지만, 실은 만남이었다”

떠난 이의 주검에 빼곡히 새겨진 삶의 기록들
남겨진 이의 마음에 무수히 저민 눈물 자국들
아픈 기억들을 맨손으로 더듬어내는 일
그리고 온몸으로 애도하는 일
누구나 겪어야 하는 이 별에서의 영원한 이별
그 슬프고 찬란한 이야기들
저자

양수진

동덕여대국제경영학과를졸업하고동국대불교대학원생사문화산업학과에서공부하던중장례지도사의길로접어들었다.지금은학교법인가톨릭학원직영서울성모장례식장·평화상조기획팀에재직중이다.

목차

프롤로그:살다그리고사라지다

1부:죽는다는것,잊힌다는것
멍을지우다|필멸이필연이라지만|고독이라는게너무도지독하다|다음생에는해로할수있기를|술이전한비보|점하나로남이된가족|전재산100만원|이와중에도사람은밥을먹는데

2부:더불어살아간다는것의의미
부모의마음|슬픔을가두다|사랑은다태워버리는것|보이지않아도곁에있어요|가는데순서없다|인간의품격|백년손님과개자식|끝내부를수없는노래|신지못한구두|5일간의기억

3부:아무도죽기위해살지는않는다
‘필요’에서시작된‘필연’의직업|일단해보자|잘한선택일까?|첫만남|니콧구녕에쑤셔불믄좋것냐|손녀의명정을미리보다|편히쉬세요|긴생머리를포기하다|시집은안가세요?|새벽녘의경련

4부:결국은사람이고사랑이다
불편한동거|귀향|태양을피하고싶었어|당신은외롭지않아요|나는경치좋은데가좋더라|자부님과따님은나와주세요|삶과죽음은다르지않다|행복의열쇠|사실은충전이었다|정말사랑했습니다|사랑그리고기억|육감노동자|마음에서마음으로

에필로그:시간이제각기흐르듯,멈춤도제각각이다

출판사 서평

영원한이별뒤에오는인연이야기

생명이있는것은죽는다.우리는사회적지위나재산의규모와관계없이언젠가모두죽는다는것을안다.하지만죽음은자신과상관없는일이라여긴채죽음에관해생각하기를꺼린다.상실과부재를부정하고싶은지극히인간적인마음에서기인한현상이겠지만,오히려삶을온전하게받아들일수있는힘은죽음에대한자각에서출발할수있다.죽음이후에만나는인연이있다.살아생전한번도만난적이없는이에게죽고나서는평생을감추고살았던몸을맡긴다.남겨진가족은이들에게의지하며대화를나누고이별의절차를진행한다.죽음이후3일간의예식을돕는사람.장례지도사이다.이책은8년차장례지도사가임종과사별의현장에서눈물과후회,사랑을직접보고느낀이야기를묶은것이다.저자는“이별에서머물다가다른별의빛이된사람들과남겨진이별에서그리움을견뎌내는사람들을곁에서보살피는일이배웅이라고생각했지만,실은만남이었다”고말한다.이책은영원한이별뒤에찾아오는인연에대한기록이자,평온한죽음과아름다운이별을위한성찰의메시지를담고있기도하다.

장례지도사가되기까지

이책은장례지도사가어떤일을하는지구체적으로설명한다.자살한사람의목에난멍자국을없애는일,훼손된시신을최대한온전한모습으로성형하는일,시신에화장을하는일,수의를입히는일등등일반인으로서는아무래도꺼릴만한일들이다.대학경영학과를졸업할당시스물다섯살이었던저자는왜장례지도사를택했을까?안정적인수입이보장되면서도지속가능한직업을찾던중에신문기사한줄이눈에들어온것이이직업을택한계기가되었다.‘고령인구와사망자수가해마다최대치를경신하고있다’는것.자연스럽게장례업에관심을가지게되었고관련대학원에갔다가학자금대출과2년이라는시간이아까워곧장현장에뛰어들었다.상조회사연수를받는첫날모인동기들은덤프트럭기사를그만둔사람,중령예편후일자리를찾는사람,보험설계사벌이가시원찮아진로를바꾼사람등퇴직자이거나정년을보장받을수없는40~50대가장들이대부분이었다.저자는입관보조때의긴장과실수,명정쓰는연습을하다가할아버지에게혼난이야기,유가족에게어리고젊은여자로비쳐신뢰를얻지못해서일부러긴생머리를잘라나이들어보이려했던이야기등등보통은접할수없는장례현장의이야기를생생하게들려준다.

죽음에대한자각에서삶은소중하게빛난다

장례식장의풍경이란얼핏보기에어둡고음침한곳에서눈에띄지않게진행되는마지막작별의의례라여길수있지만,그곳에야말로날것그대로의회한과사랑이있다.죽음의의례가이뤄지는공간에는통곡과절규가사무치지만,그울림안에서삶의소중한지혜를얻으려노력한저자의흔적을엿볼수있다.육신의부패보다빠른것이정신의망각이다.떠나간사람은언젠가잊힌다.실존에서소멸보다두려운것은기억에서잊힌다는것이다.저자는“이책에담긴고인들과그들의이야기는잊고싶지않아기록한것들이다.그것을통해보다성숙한지금의나로성장할수있었다.이별에서의영원한이별을마주했던,혹은마주하게될모든분들이이책을읽고조금이나마온기어린위로를받을수있기를바란다.상실의아픔과감동적인순간들에누군가공감해주고귀기울여준다면큰보람이될것이다”라고말한다.

결국은사람이고사랑이다

이책은총4부로구성돼있다.1부‘죽는다는것,잊힌다는것’에는결혼을앞두고남자친구의변심으로자살하게된여성의이야기,아랫집부부싸움으로인한방화로갓이사왔다가남편과딸을잃은여성의이야기,단칸방에서일주일지나드러난50대남성의고독사,그리고신혼여행에서의사고등을다루고있다.2부‘더불어살아간다는것의의미’에서는고인이미리준비해둔수의상자에서발견된장례비와메모지이야기,세살짜리아이의수의이야기,남편과어린자식을두고떠난아픈엄마이야기,세월호합동분향소와고노무현대통령의분향소풍경등을다뤘다.3부‘아무도죽기위해살지는않는다’는저자가대학졸업후우여곡절끝에장례지도사가되어현장업무를익히고진행하면서겪은좌충우돌경험담을흥미롭게다뤘다.4부‘결국은사람이고사랑이다’에서는장례식장에서가족끼리종교가달라벌어지는이야기,폭염속에서노제를지낸이야기와장례기간내내사이가좋지않았던큰며느리와작은딸을화해시킨장례지도사이야기등을담았다.

누구나언젠가마주하게될
이별에서의영원한이별을
후회와눈물보단따스한미소로맞이할수있기를
소망하며지나온이야기들을소중히담아냈다.

지금은부연하늘너머다른별의
눈부신빛을머금은사람들과,
남겨진이별에서못다피운그리움을가슴에심고
조용히새움한둘틔워가는사람들을
차마잊을수없어
별빛총총해질때까지
그곁에고요하게머무른다.

배웅인줄알았지만
실은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