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다를 닮아서 -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나는 바다를 닮아서 -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15.00
Description
200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지 16년 만인 2021년, 소설집 〈통영〉을 펴내며 큰 사랑을 받은 반수연 작가의 첫번째 산문집을 펴낸다. 이민자들의 삶에 대해 쓰며 “동그라미의 가장자리를 밟고 것는 것처럼 끊임없이 계속되는” 인간의 운명을 이야기했던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운명을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통영에서 나고 자라 그곳의 바다를 사랑했던 작가는 캐나다의 해안 도시 밴쿠버로 이민을 갔다. 바다가 있어 행복했지만, 통영에서도 밴쿠버에서도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훌쩍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읽는 내내 철썩이는 파도가 떠오르는 스물일곱 편의 산문을 엮었다.
통영과 밴쿠버, 유년과 중년을 가로지르는 지점에는 항상 바다가 있다. 때로는 사람들로 가득한 여름 바다가, 한편으로는 세상에 나 홀로 존재하는 듯 쓸쓸한 겨울 바다가 떠오른다. 그것은 작가의 인생에 새겨진 굴곡과 포개놓은 듯 닮았다. 작가의 삶에는 끊임없이 파도가 치고, 그 파도에는 “서걱거리며 부딪”히는 것들이 있다. 남들이 웃을 때 따라 웃을 수 없는 이방인의 처지, 고향이 싫어 떠나온 곳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 이것들에 부딪힐 때면 작가는 누군가 밀어주기라도 한 듯 떠난다. 그리고 힘껏 돌아온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반수연

통영에서태어나1998년캐나다밴쿠버로이주했다.공장지대에식당을열고오지않는손님을기다리며카운터에앉아내내책을읽었다.2002년식당이망하고소설을쓰기시작했다.2005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메모리얼가든」이당선되며등단했다.청탁도없고기억하는이도없이서서히잊혔다.2014년다시소설을쓰기시작했다.이때부터네차례재외동포문학상을받았으며,그중2020년에는「혜선의집」으로대상을받았다.등단16년만인2021년소설집『통영』과산문집『나는바다를닮아서』등을펴냈다.

목차

작가의말

1부바람이불고비가내린다
번뇌의숲
가슴이하는일들
버리지못하는마음
미안하다고말하지마
결혼기념일
히어링과리스닝

2부알지만모르는사람들
서호시장
유년의색
아버지와붕어빵
고메생약주
여섯의엄마
나는뭘못하는게그리힘들지않아

3부우리가했던말이우리의위안이된다
소소하지만다정한
당신의강화반닫이
나의두번째고등학교
수단에서온아이샤
나쁜세상이아니라슬픈세상
무용하고사치스러운것들
우리가했던말이우리의위안이된다

4부돌아오기위해떠나는길
돌아오기위해떠나는길
해변에서만난글로벌도둑
사랑보다믿음이라는말

낚시라이센스
중정의고양이
모든것은때가있다
바다에서하늘까지

출판사 서평

폭풍속춤의시간을,이토록원숙하고정갈한인생의글로읽을수있다는것은우리의축복이다.
_정홍수(문학평론가)

나는그의떠남이실은표류였다고생각한다.그리하여이책에실린모든기록도한편한편생의표류기이자여행기로읽힌다.
_한지혜(소설가)

매일밤,인과도서사도없는곳에서완벽한익명으로살아가는달콤한상상을했다.그런곳에닿을수만있다면생은저절로리셋이될것같았다.내운명조차나를알아보지못하는곳이필요했다._〈고메생약주〉

슬픈세상에서
아는이야기를쓰는사람

1부‘바람이불고비가내린다’는고향을떠나작가를아는사람이없는곳,밴쿠버에정착하는이야기이다.작가가식물을“뿌리내리게하는것이바람이고자라게하는것이비”라고말했듯바람과비를온몸으로맞으며밴쿠버에적응하려노력한다.하지만그곳에서는미숙한영어능력과근본없고가난한이민자라는인식에부딪혀좌절한다.
2부‘알지만모르는사람들’에는작가의유년시절이등장한다.서호시장의딱정집에서보낸가난한어린시절에는과부의막내딸로낙인찍혀이미어떤운명이정해져있기라도한듯숨죽이고살았다.그곳에서작가는모두가모두를안다고생각하는동네에서벗어나아무도모르는곳에서의달콤한익명의삶을꿈꾼다.
3부‘우리가했던말이우리의위안이된다’에서는고향에서도타국에서도이방인인작가가다른사람들을이해해보려고노력한다.저마다의사정이있고제각각최선을다해살아가고있음을알지만,타인을온전히이해하는일의어려움도깨닫는다.
4부‘돌아오기위해떠나는길’에서는어중간한이해와오해의상태에서벗어나새힘을얻고자여행을떠나는내용이주를이룬다.지금떠나는것은다시돌아오기위함이라고,일상을더잘살아내기위함이라고말하는듯한작가의여행은“비는여전히내리고있었지만바다가또렷이보일만큼날이밝아있었다”는문장으로희망적인미래를암시하며끝난다.

마지막장까지읽었을때우리는알게된다.“두려움에짓눌리지않고우리가할수있는일을해내는것이인생이라는걸”,“소소하고다정한것들이모여바위를들수있는힘이된다는걸”,“걱정과두려움이때론우리를보호하고어두운골목을힘껏뛰게도했을거라”는사실을.요컨대이번산문집은끊임없이어딘가에닿고싶어했던이야기이다.파도가해변의모래를한번두번덮치듯,닿으려고계속해서두드려보는이야기이다.작가는“내다정한슬픔에대한이야기”라고썼고,정홍수평론가는“이야기가아니라인생”이라했으며,한지혜작가는“생의표류기이자여행기”라고했다.반수연작가는지금도농담과슬픔으로적절히뒤섞인파도를타고여행하고있다.

툭툭불거진내생의옹이들이나와조금거리를두고떨어져나간것도같다.타국의카페에서여태낯선말들에둘러싸여썼다지우고또썼다지웠던시간은어쩌면내생의마디를단단한매듭으로만드는시간이었는지도모르겠다.그마디에어둠을가두고멀건얼굴로다시생을시작할수있었던것은마디의안쪽에야무지게앙다문내벽덕분이라는걸쓰면서알게되었다._「작가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