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9.06
Description
그날 로봇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의문을 입력했다. ‘장애란 무엇인가…’

삶과 세계의 진실을 은유하는 버그의 서사
SF라는 프레임으로 우리 사회와 인간 내면을 보는 것의 즐거움을 전파하고 있는 소설가 정은영의 소설집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가 출간되었다. 경쾌하고 활달한 상상력으로 쓰인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와 「소년과 소년」 두 작품이 실려 있다. 이 소설들은 현재 작가가 집필 중인 부모 연작 시리즈의 첫번째,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가 보여주는 섬세한 상상력은 흥미롭고 환상적인 이야기 구조를 구축한다. 문체는 흡인력이 있으며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품 사이사이에는 존재에 대한 깊이 있는 물음들이 던져진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인간성에 대한 애틋한 연민, ‘버그’의 발생, 서사의 충돌이 있다.
선정내역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저자

정은영

소설가,동화작가.동아대사학과와고려대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한국안데르센상을받으며데뷔했다.저서로『누구알이야?』『잘가!할머니』『엄마와함께한시간들』이있고,2020년경기문화재단유아대상호기심저울학교공모우수작,2021년한국과학창의재단주관과학스토리텔러과정우수상을받았다.현재SF라는프레임으로우리사회와인간내면을보는것의즐거움을전파하고있으며‘부모연작시리즈’를집필하고있다.

목차

임산부로봇이낳아드립니다
소년과소년

해설:미래의버그(복도훈)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경기예술지원문학창작지원선정작시리즈
한국문학의눈부신결산
소설집9종,앤솔러지시집1종출간

이책은경기문화재단주관‘2022경기예술지원문학창작지원’선정작으로,경기도에거주하는문인들에게창작지원금을지원,그들의작품을시리즈로출간하는기획의결과물이기도하다.올해출간되는시리즈는9명의소설가들이참여한소설집9권,13명의시인들의신작시를묶은앤솔러지시집1권으로구성돼있다.온몸으로건져올린발칙하고싱싱한언어들,시대를감싸안는빛나는감수성이오늘의소설,시의면면을보여주기에전혀부족함이없다.올한해우리문학의눈부신결산중하나로보아도좋을것이다.


“아기의냄새도이렇지않을까?”
SF의악보에서연주되는동화적상상력

표제작「임산부로봇이낳아드립니다」는기술이포화한사회의미래모습을제시한다.2050년경의과학기술은“혐오없는도시만들기의일환으로장애아출산율0%에도달”한다는목표를가진인구관리국이준비한각종출산프로그램으로실행된다.“행복한설렘”이라는명령어가삽입된주인공임산부로봇헐스(HERS)와그녀의동료들이캡슐형인공자궁대신인간의아이를출산하는프로그램은아이작아시모프의로봇일원칙(‘로봇은인간에게해를끼쳐서는안된다’)의준수와실행을통해무난히성공하는것처럼그려진다.

인구관리국은태아의두뇌·감성지수를높이기위해예전에엄마들이했던태교의형태를발달시킨임산부로봇을출시하게되었다.요가에서부터뜨개질까지태아의공감력과두뇌력발달을위해임산부로봇들은존재했고,모든일과에는행복한설렘이라는명령어가삽입되었다._10~11쪽

헐스는냄새분자를흡입하고서는인공자궁이있는배부위에손을대었다.달콤하고청량한향내였다.
“아기의냄새도이렇지않을까?”
헐스는혼잣말을중얼거렸다._16쪽

비록유산을하는경우가있다하더라도임산부로봇의프로그램을초기화해서유산에대한기억을제거한다면별다른문제는없다.그러나버그는거기서생겨난다.“유산을실행한임산부로봇에유난히버그가많이생기는기이한현상”이일어났지만,인구관리국의조치로임산부로봇은버그가유산과유산의기억제거에서비롯됐음을알아채지못한다.

이러한버그로인해‘장애아출산율0%’라는프로젝트는실현불가능한목표이거나진실을은폐하는거짓으로드러난다.‘행복이’를임신한헐스는기형아검사를위해고물상이관리하는태아보호센터로이동해그곳에서자신과닮은꼴로전시된로봇을보고동료임산부로봇에대한기억을떠올린다.

작년동료임산부의방전소리에위험감지모드를작동했던일이스쳐지나갔다.그녀는무엇을지키려고기억을놓은건가.인간들은무엇을지키려고기억을제거하는가.인간의일에대한의문이들었다.제기해서는안되는의문이었다.헐스는출입구불빛을찾아몸통을돌렸다._21쪽

행복이는안면장애를지닌것으로판정되고,헐스는행복이를제거하려는고물상에게묻는다.

“장애라는것은밀리유공원의새소리,나뭇잎소리,바람소리처럼그렇게공존할수없는겁니까?”_27쪽

아이를지키려는헐스와고물상의소동으로임산부로봇들은그동안유산된아기와그에대한기억이강제로삭제되었음을알게된다.

인구관리국임산부로봇들은일제히움직임이느려지다가제자리에고정한채작동을멈추었다.로봇들은모두헐스의기억유지를돕기위해마인드그램에업로드중이었다.자율충전중이던로봇들도동참했다.

-가끔씩아기의잔상이남아있었습니다.인공자궁엔아무것도없이텅비었는데말이죠.기억이없는데.아기울음소리가환청처럼들렸습니다.없었던게아니라지워진거였습니다.
-그동안아기들이그런일을당했다니용서하지않을겁니다._32쪽

인구관리국에시스템오류가뜨고,임산부로봇들의사보타주가이어진다.헐스는과연배속의‘행복이’를지켜낼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