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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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주 작은 슬픔들의 결정체가 인간이다.”

불면하는 겨울밤, 짧은 여름밤의 놀이들
두 계절을 가로지르는 청춘의 이야기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해 최근 제55회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송지현의 신작 소설집 『김장』이 출간되었다. 겨울과 여름의 계절감을 입은 청춘의 이야기를 다룬 「김장」 「난쟁이 그리고 에어컨 없는 여름에 관하여」 두 편의 단편이 수록돼 있다. 낙관과 냉소 그 어디에도 섣불리 치우지지 않는 작가는 소설에서 유년으로의 퇴행을 경계하면서, 함부로 ‘대인’이 되는 것을 거부해온 청춘들이 어떠한 ‘소인’으로서의 실재감을 견디며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유년’ 시절 미스터리로 남은 세계와 ‘성년’ 시절 이질적으로 다가오는 세계 사이를 떠돌며, 기억 속 ‘이미지’ 뒤에 가려진 진짜 ‘이야기’들을 추적해나가는 방식이다.
선정내역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저자

송지현

2013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펑크록스타일빨대디자인에관한연구」가당선되어등단.소설집『이를테면에필로그의방식으로』『여름에우리가먹는것』,에세이『동해생활』이있다.2021년제6회내일의한국작가상,2022년제55회한국일보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김장
난쟁이그리고에어컨없는여름에관하여

해설:‘불과한것들’쪽으로(노지영)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표제작「김장」은제목에서도그렇듯겨울냄새가나는작품이다.도시에살던주인공이김장철을맞아동생과함께시골집을찾는것으로시작한다.병후의할머니혼자감당하기어려운겨울맞이연례행사를돕기위해서다.물론“외가를통틀어회사고가게고아무데도안가는”잉여인력이기에김장이라는이벤트에차출된셈이지만,그로인해유년시절의기억들을‘음식’이라는매개를통해돌아보게된다.
나’는외삼촌의장롱에서김전일만화책시리즈를들춰보며,토막살인의범인에대해떠올려보지만결말은끝까지생각나지않는다.삼촌의앨범을꺼내봐도거기에는하루동안“자살하려는사람을세명이나쳐버”린채말을잃어버린,그리하여친인척의관계속에서도소멸하여버린흐릿한얼굴이등장할뿐이다.옆집진수네소는진작에사라졌고,소를돌보던진수의아빠도오래전에죽었다.어릴때함께놀았다는옆옆집손자‘성철’도말라가는냇가에서목을매고죽어버렸다.도무지기억이나지않는옛친구의부고를겨우내생존을위한음식들을만들면서전해듣는다.

「난쟁이그리고에어컨없는여름에관하여」는사진을찍는‘나’가‘아티스트네트워킹’이라는그럴듯한이름의파티현장을사진으로기록해달라는부탁을받고가서만나게된제이라는인물에대한이야기에서시작한다.‘나’는제이의외모적특징을유심히머릿속에기록해두며제이라는친구에대해호기심을갖는다.친구의친구의친구로만난제이는맥주도,아티스트도싫어하는인물로소개되지만,아티스트무리들이모이는각종술파티마다빠짐없이발견되는인물이다.또제이는소아암완치의이력을가지고있다.생존해있다는것만으로도소아암환자부모들의시선을사로잡았던제이는,소아암을앓은흔적을고스란히외모로간직하고있다.콤플렉스로남을법한탈모로인해땀흘리는여름날의파티속에서유독눈이가는인물이다.
그무렵,화자인‘나’는꿈인지환각인지모를장면들을마주하는경험을반복하게된다.작은사람의형체로보이는데,벌레나쥐로오인될정도로사이즈가작은어떤형체가집안에침입해들어오는것으로보이는괴현상이었다.‘작은형체’는전세입자가뚫어놓은에어컨의배관‘구멍’을통해나의영역에진입하려하면서,자신의크기에“걸맞은작은목소리”를전한다.인간의언어를공통으로사용하는유사존재의인간이지만,인간의언어로는일관되게설명하기어려운그대상을‘나’는어찌부를지난감해한다.그‘작은형체’는“……엔날개가없다.……은추락”이라는알수없는말을반복적으로송신하고있다.애써귀기울여봐도그작은소리는“……엔날개가없다.……은추락”정도의중얼거림으로들릴뿐이다.‘나’는그‘작은형체’가공백으로비워둔언어의자리를숙고하며,그위치에어떤언어가들어갈수있을지곰곰이떠올려보게되는데……


경기예술지원문학창작지원선정작시리즈
한국문학의눈부신결산
소설집9종,앤솔러지시집1종출간

이책은경기문화재단주관‘2022경기예술지원문학창작지원’선정작으로,경기도에거주하는문인들에게창작지원금을지원,그들의작품을시리즈로출간하는기획의결과물이기도하다.올해출간되는시리즈는9명의소설가들이참여한소설집9권,13명의시인들의신작시를묶은앤솔러지시집1권으로구성돼있다.온몸으로건져올린발칙하고싱싱한언어들,시대를감싸안는빛나는감수성이오늘의소설,시의면면을보여주기에전혀부족함이없다.올한해우리문학의눈부신결산중하나로보아도좋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