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눈물나게 그리워할 하루 : 뜻밖의 기쁨과 행복을 찾는 우리에게

언젠가 눈물나게 그리워할 하루 : 뜻밖의 기쁨과 행복을 찾는 우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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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깊은 상념의 우물에서 건져 올린
79개의 마음 조각 에세이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별반 다르지 않은 나날
그러나 삶을 이루는 것은 그렇고 그런 하루하루들
우리가 그토록 찾는 기쁨과 행복의 퍼즐 이름은 ‘지금’
작가는 오랫동안 자기만의 우물에 침잠해 있었다. 세상과 부대꼈고 사람 사이는 흠집이 났다. 청춘을 낭비했다는 죄책감과 인생을 빈 배로 떠돌고 있다는 허무에 사로잡혔다. 후회와 억울함으로 과거를 되새김질하다가 서서히 깨닫게 되었다. ‘그토록 버리고 싶었던 조각이 모여 찬란한 그림이 된다는 사실.’

작가가 엄마의 건강을 위해 우연히 시작한 직소퍼즐. 300피스, 500피스, 1000피스… 우리 삶을 이루는 조각은 몇 개일까. 작가는 우리에게 속삭인다. ‘사람마다 조각의 수는 다르겠죠. 한 가지는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허튼 조각은 없다는 거요. 모든 것이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는 때가 있어요.’ 한 조각만 없어도 그림은 미완성으로 남는다. 당장은 쓸모를 전혀 알 수 없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그 조각이 그림을 완성하는 마지막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 뒤죽박죽 혼탁하기만 했던 색깔의 조각이 모여 신비스러운 오로라가 된다. 작가에게 그저 내던지고 싶었던 상처의 조각, 고통의 조각, 서글픔의 조각이 그토록 아름다운 그림의 정중앙, 최후에 자리한 것처럼. 그렇게 살면서 만나는 모든 순간마다 제자리가 있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달았다. 그림자와 얼룩도 제자리에 들어간 순간 영롱한 의미가 된다.
저자

안정희

대구내당동에서엄마의순한막내딸로태어났다.이화여대문헌정보학과를나와엄마의자랑이되었고KBS2FM가요광장작가를하느라엄마와떨어져살았으며엄마가죽음의고비를넘나들때동아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었다.“이책을읽고단한명이라도위로를받는다면난성공한작가”라고생각한다.

목차


프롤로그_와이래어려운걸하라카노

Ⅰ나중에알게되는것들
빼내야만보이는진실이있다
우리가쏘아올린화살은언젠간우리에게돌아온다
예쁜엄마,일어났어?
사람이날아다니지않으면재미가없어
우린사랑하려고태어났지행복하려고태어난게아냐
늙은호박처럼달달한우리엄마
폭삭
변별력없는하루하루의조각
함께살아가는법은의외로단순해
너는존재만으로도아름다워
이런천하의빌어먹을지조없는것들확뜯어버리자
눈덩이부수기
언젠가돌아보면참행복했을하루
안부인사만이라도
작작좀찔러아프잖아
꽃을보러갈수없다면
근데저녁에뭐먹을까
가지의계절
늙는다는건엄마가딸이되고딸이엄마가되는일
보청기OFF
통조림진열대앞에서
택배상하차
엄마가엄마의자리에서내려올때
인생은사기다

Ⅱ안온한하루
머리두개가서로서로기대어
눈을감고물어야하는질문
그사랑다받아처먹어놓고
그냥좀들어주면안돼?
손맛
내가꽃이다생각하고살아
설거지구역의왕
신호등
함부로불쌍해하지마
아름다운시절
단란의조건
녹음한다여보세요를
그리움
가을을사는딸겨울을사는엄마
예외
겉으로는그렇게보여도
잘못배웠다
내심장아래의샘
그날의베개
달뜬생각에배를몰고바다로나가
다시부끄럽지않도록
미안,잘난척해서
즉효!우울처방전
친구야,바람의옷을입고바람을따라가자
바늘당시기좀꺼내온나
수고했다

Ⅲ자꾸자꾸자꾸사랑해
엄마표소고깃국이먹고싶다
밤의민낯
바닷가도서관
응답
웅덩이앞에서
담백해지리라
1000피스의쓸모
낮술해서다털어버릴테다
반대로듣기
그녀는웃고있었다
내당동소녀
나무같은엄마에게
언젠가는눈물나게그리워할그하루를살아가는중이다
둘러앉아먹어봤나요
우리의소원
야들은와머리에뿔이있노
김장풍경
이겨버리는퍼즐
마음의얼룩
그까짓피아노
땅에도예쁜게많으니까
긴긴밤
밥전쟁의재구성
살아가게하는것
이제낙타는도망갈거야
자꾸자꾸자꾸

에필로그_생각해보면모두기적

출판사 서평

슬픔을꿀꺽
외로움도꿀꺽
기쁨은벌컥벌컥

마트를돌다통조림진열대앞에서작가는사랑에무감한자신에게오열한다.빨간머리앤의수다에웃음짓기보다눈물을흘리고,보청기를끼는엄마의침묵의세계를가끔부러워한다.세상사람을향해서는꿈꿔온삶을살고있으니자기를겉만보고함부로불쌍해하지말라고나지막이경고한다.우울할땐택배상하차일처럼고되게몸을쓰거나급하면1일1쇼핑을즉효처방으로권하기도한다.훗날엄마의온기가그리워질때를대비해엄마모습을영상에담고전화를걸어엄마의‘여보세요’를녹음한다.취직-결혼-아이의삼단콤보오지랖을부리는친척에게는내돈으로나하고싶은일하면서잘살고있다고대차게대꾸한다.어른의말은반대로들어야제대로이해하는거라는어르신과의소통노하우를전하는가하면,사는건놀이공원과같으니신나게놀기위해서용서도하고잊기도하자고우리어깨를토닥인다.

작가와마찬가지로우리각자에게는다른사람은알수없는자잘한슬픔이있다.때로가족은무거운짐이자선물이며,사랑은환희인지쓸쓸한뒷모습인지정체를알수없는무언가다.눈에보이는게다가아니라는것도,현실에는판타지가필요하다는것도,담백한사람이되는건무척어려운일이라는것도안다.갖지못했던것에대한미련,가졌지만신기루임이드러난것에대한자책,소망에대한회의…사는동안피하고싶지만절대로피할수없는이런웅덩이를마주한다.이럴때눈앞의웅덩이를대하는작가의태도를참고하자.

“웅덩이를피하고싶겠지.근데피하고나면또다른웅덩이를만날거고,또피하면또또다른웅덩이를만날거야.그러니까건너야해.넌건널수있어.웅덩이를건너가면강을만날것이고강을건너면마침내바다를만날거야.그만망설이고이제걸어.”
_쉰여섯번째조각‘웅덩이앞에서’

피하지않는작가의태도를보여주는상징적행위는‘요리’와‘먹기’다.작가는밥을짓고늙은호박전을굽고홍합미역국을끓이고녹두빈대떡을부치고굴비를굽고갈치를조려엄마와식사를한다.말다툼을벌이고고마움을느끼고자신의옹졸함을한탄하고과거에몸부림치고현실과마주하는시간이바로이때다.두려움은다지고고통은즙을낸다.슬픔과외로움을씹어꿀꺽삼킨다.그럼에도작가는꿋꿋이다음끼니를준비한다.기쁨과행복은외따로있지않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