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나의 인생 (고원정 시집)

조용한 나의 인생 (고원정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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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랜 문학적 번민 끝에 복귀한
고원정의 신작 시집

인생이라는 깊고 어두운 산길을 걸어가는
고독한 한 여행자의 시편
오랜 침묵 끝에 복귀한 소설가 고원정의 시집.
저자는 ’85년 등단 이후 정치와 역사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80년대 금기의 영역인 군 의문사를 추적하는 대하소설 『빙벽』이 대형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면서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라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으며, 역사다큐멘터리 등을 진행하는 방송인으로서도 크게 활약했다. 이 시집은 그 모든 기억을 반납하고 오랜 문학적 탐색 끝에 한 권의 장편소설과 더불어 내놓은 회심의 복귀작이다.
저자는 그간 엄청난 거리를 걸었다. ‘걷기’가 일상이 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주로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지역의 산과 들, 강과 내를 따라 걸었다. 7년 동안 걸은 거리가 37,000킬로미터쯤 된다. 시집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구 한 바퀴가 멀지 않은 거리다. 그 길에서의 혼자만의 대화, 추억, 몽상, 끝없는 메모는 위안이면서 창작의 원천이 되었으며, 이 시집에 고스란히 담겼다.
저자는 중학교 시절부터 시와 소설을 같이 써왔으며, 경희대에 문예장학생으로 입학할 때도 시로 당선했던 전력이 있다. 1992년 문학소년 시절의 습작을 모은 시집 『그대 안에서 깊어지는 나』를 출간한 바 있으며, 소설가로 데뷔하고 활동하는 중에도 늘 시에 대한 미련은 남아있었음을 고백하고 있다.
저자

고원정

제주출생으로제주제일고와경희대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다.
중앙일보신춘문예소설당선으로문단에나왔고주요저서로는창작집『거인의잠』,『비둘기는집으로돌아온다』,장편소설『최후의계엄령』,대하소설『빙벽』등이있다.
신작으로시집『조용한나의인생』과장편소설『샛별클럽연대기』를함께내놓았다.

목차

시인의말다시한바퀴4
1부지구산책자의나날
조용한나의인생…12
지구산책자의나날…13
저녁한때의짧은여행…16
빈집앞에서…19
길위의기적…21
비오는날은북한강에가야한다…23
겨울의끝…25
꽃피던자리…27
세상의다리아래로…28
꽃의가족…29
미나리폭포…31
2부나무위에서보는풍경
나무위에서보는풍경34
세한도36
시인의자리37
첫한줄…39
종은울지않는다…42
낙화…44
지상의새45
큰새…46
길·1…47
길·2…48
길·3…49
눈사람에게…50
먼꽃…51

3부몇줄짜리인생
바람속에서노래하라…54
숨은꽃…55
나도들꽃…56
당신의이름…57
눈물의힘…58
여름숲속에죽은나무가서있었다…59
피리…60
한잎의너…61
어둠의소리·1…62
어둠의소리·2…63
밤을본지오래되었다…64
여름숲을본다…65
뿌리…66
그루터기…67
상처…68
거대한침묵…69
영혼…70
불빛·1-밤의귀로…71
불빛·2-밤의귀로…72
여행·1…73
여행·2…74
다른목소리로…75

4부그리움으로살아간다
그리움으로살아간다…78
옛집-추억에서,여남은살무렵…79
깃발-추억에서,여남은살무렵…81
내마음의수평선-추억에서,열서너살무렵…82
들개의꿈-추억에서,열일곱살무렵…83
아버지-추억에서,열일곱살…84
내일이지나간다-추억에서,열일곱살…86
그해10월-추억에서,1979년…87
밤의연병장-추억에서,1982년1월…92
아침의망명-추억에서,1987년6월…97
물위에쓰다-추억에서,예순즈음에…99

5부어두워질때까지-희망
어두워질때까지…102
외딴성당에서…104
어머니전화…106
고독·1…110
고독·2…111
고독·3…112
그리운빙하…113
눈이내린다…116
저녁숲에바람그친뒤에도…117
죽은뒤에도…118
너하나…121
제주해협진눈깨비…122
대답없는시…125
희망…126

출판사 서평

편집자가묻고작가가답하다
이시점에서고원정작가를이야기할때,무엇보다그간의잠행이궁금하지않을수없다.독자를대신해편집자가물었다.작가의답변으로서평을대신한다.

-작가로서의긴공백에특별한이유가있었나요?
“많은사람들이저의오랜침묵을궁금해하지만,무슨엄청나고특별한일이있었던건아닙니다.작가로서의일상이조금씩조금씩흔들렸고,우물쭈물하다보니돌이킬수없이무너져있었습니다.한창나이인1990년대를너무분주하게살았던게원인이라면원인이었지요.신문·잡지연재소설을2~3편씩동시에쓰기도했고,TV프로그램도진행하고,이런저런잡문들,많은이들과의크고작은만남,거의매일이어지던술자리들….그런와중에도꾸준히내‘일’을해나갈수있다는자신감은결국터무니없는치기에지나지않았습니다.오롯이자기만의시간을가지지못하는사람이,고이지않는샘물을퍼내기만하는사람이어떻게좋은작품을쓰겠습니까?
절대적인시간이부족하다보니숙성된글을쓸수없었고,기계적으로마담을맞추기에급급한날들의연속이었습니다.나중에는그런약속조차잘지키지못했고,끝내는미숙하고졸렬한속성의문장마저도펜끝에서잘나오지않게되었지요.출판관계자나독자들에게나부끄러운기억이많습니다.”

-여러모로힘드셨을텐데그간어떻게지내셨나요?
“다른돈벌이가없는전업작가에게는이런상황이곧생활의어려움으로이어집니다.어리석게그어떤대비책도마련해두지않았기에,한가장으로서도최악의시간들이십여년이상이어졌습니다.다시글을쓸수있을까하는생각마저들었지요,제시집『조용한나의인생』을보면짐작이갈겁니다.어떤마음으로어떤세월을지내왔는지.그래도많은이들의도움으로버틸수있었고,무엇보다내가족들의힘으로다시펜을잡았습니다.저또한이때를기다리면서공부와메모를계속했고,등산,산책,농구로체력을길러두었습니다.
걷기도많이걸었습니다.주로경기북부와강원영서의산과들과강과내와,마을….7년동안걸은거리가37,000킬로미터쯤됩니다.시에쓴것처럼지구한바퀴가멀지않았지요.그길에서의혼자만의대화,추억,몽상,끝없는메모는위안이면서창작의원천이되었습니다.남은생이어떻게흘러가든,걷고쓸수만있으면행복할것같습니다.”

-신작은어떤과정을거쳐집필하셨나요?
새로운시작이쉽지만은않았습니다.장편『샛별클럽연대기』를완성하는데7년이걸렸습니다.애초의구상은다섯권이었지만‘미친짓’이란소리를들었지요.세권짜리로쓰기시작했고,온갖시행착오끝에한권으로마무리했습니다.200자원고지로천매,그천매넘게썼던원고를모두버리고완전히개작하기만네차례….1만매이상의작업끝에야1,200매남짓한작품을건질수있었습니다.
그막막하고절망적인시간들을견디기위해서한편으로는시를썼습니다.그또한쉽지는않았습니다.쓰고버리고,고치고고치고버리다다시쓰고….수십차례퇴고를거듭한작품이대부분입니다.그래서말할수있습니다.능력의부족은어쩔수없으나,이두권의책에쏟은노력은부족하지않았다고.
참고로소설속에황순원선생님등몇분이실명으로등장합니다.고인이되신지오래인그분들께바치는사랑과존경의헌사임을밝혀둡니다.

-시집은좀의외인데요?
시집은사실상처음입니다.‘사실상’이라는단서를다는이유는문학소년시절의습작을모은시집을1992년에출간한적이있기때문입니다.중학교시절부터시와소설을같이써왔고,경희대에서문예장학생으로입학할때도시로당선을했었지요.소설가로데뷔하고활동하는중에도늘시에대한미련은남아있었습니다.

-앞으로의계획은어떠신지요?
재기가아니라새로데뷔하는것이라마음을다잡고도짧지않은시간이필요했지만,이두권의책으로제2의작가인생을시작하려고합니다.걷고또걸으면서가슴에묻어둔이야기들이많고도많습니다.쓰고또쓰겠습니다.
야구경기의투수라치면,아직어깨가싱싱합니다.문학과출판이일사만루의위기라고들합니다만,저는원래정면승부를즐기는선수였습니다.한번더모든것을걸어보겠습니다.소년시절처럼설레는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