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지도 -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1

별의 지도 -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1

$16.50
Description
소멸하지 않는 지성의 불꽃놀이!

이어령은 《흙 속에 저 바람 속에》(1963)를 시작으로 60년간 한국문화를 탐사해왔다. 그의 최후의 유작이자 한국문화론 최종 완결편이 ‘한국인 이야기(전4권, 완간)’와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전6권)’ 시리즈로, 《별의 지도》는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책.
‘꿈과 소망의 상징’ 하면 누구나 첫손에 꼽게 되는 것, 밤하늘의 빛나는 별. 《별의 지도》는 얼마 전 하늘로 떠난 작가 이어령이 지상에 남긴 하늘과 별의 이야기다.

돈키호테는 별을 두고 ‘불가능한 꿈’이라고 노래했고, 철학자 칸트는 ‘경이와 경탄으로 마음을 채우는 것’이라고 자기 묘비에 적었다. 이처럼 별은 지상의 사람이 추구해야 할 가치 또는 희망의 동의어로, 우리 영혼을 인도하는 오랜 이정표가 되어왔다. 돈키호테 말마따나 그곳에 가 닿는 것이 고단하고 불가능해 보인다고 할지라도, 그것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인류를 끌어당긴다. 그리고 우리는 그 별에 다다를 ‘답을 찾아낼 것이다, 늘 그랬듯이’.

어떻게 별에 가 닿을 수 있을까, 저자 이어령이 제시하는 답은 이렇다. ‘시인의 마음을 가질 때’.

“서로 눈과 눈을 마주치면서, 별을 보고 하늘을 보는 여러분이 시인입니다.”

꼭 윤동주, 베르길리우스, 시몬 베유, 로맹 가리처럼 종이 위에 아름다운 문장을 쓸 수 있는 작가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늘로 비행하는 최초의 조종사들, 도약하는 발레 선수들 역시 시인으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그리고 ‘별을 노래하는 마음을 가지고, 풀잎의 괴로움을 가지고’ 사는 모든 평범한 이들도 마찬가지로 시의 마음의 소유자다. 그 별빛에 빛나는 고독한 마음으로부터, 중력의 제약을 뚫고 하늘로 솟아오를 수 있는 추진력이 나온다. 곧 우리가 상상력이라고 부르는 힘이다.

문학평론으로 한국 지성계를 뒤흔들고 이어 소설과 시로 이름을 알렸지만, 공연 기획과 IT, 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작가 이어령. 모처럼 시인의 감수성으로 익숙한 자리에 섰다. 현직 기자 가운데 그를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취재, 인터뷰해온 그의 ‘지음(知音)’ 김태완 기자가 스승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남긴 원고, 구술, 자료를 물려받아 최종 정리했다.

저마다의 꿈을 갖고 살아가는 모든 독자를 위한 안내서인 《별의 지도》. 인류가 품은 영원한 상상의 비밀을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이 책은 그 자체로 좋은 문학작품이자 탁월한 문학평론이기도 하다. 국어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시문학들, 특히 윤동주의 유명한 시선들을 글감으로 삼는다. 그러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꿈과 이상에 대한 도전, 밤하늘에 펼치던 순수에의 동경, 상상력이 무한히 확장되던 경이(驚異)의 세계에 이르는 지도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글쓰기와 글읽기에 막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는 학생들에게도 좋은 참고서가 되어줄 책이다.

저자

이어령

1933년충남아산에서출생.서울대학교문리과대학및동대학원을졸업하고단국대학교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서울대재학시절[문리대학보]의창간을주도‘이상론’으로문단의주목을끌었으며,[한국일보]에당시문단의거장들을비판하는「우상의파괴」를발표,새로운‘개성의탄생’을알렸다.20대부터[서울신문],[한국일보],[중앙일보],[조선일보],[경향신문]등의논설위원을두루맡...

목차

1부별을바라보는마음

1장우리,눈을들어저밤하늘을볼까요
#다시,하늘의별을생각합니다
#사람하나의힘만으로는안되니까요
#하늘,땅,사람의조화를고민하던시절이있었습니다
#정복할수있다고착각할수록멀어집니다
#권력과행복은왜반비례할까요
#올바름을판정하는기준은무엇입니까
#하늘의눈에는모두가평등합니다
#동양사람들은서양과어떻게달랐을까요
#천,지,인모두를포함하는원형
#인간만이미소로한편의시를짓습니다
2장하늘에서바라본세상에는경계가없습니다
#국경의오만너머에세계가있었습니다
#마음의눈을뜨면,저너머가보입니다
#우리는얼마나더잃어버릴수있을까요
#“대~한민국!”에서‘한국’을빼볼까요
#국가라는생각,인류라는생각
#한국인은어디까지와있을까요
3장당신이걷는길이외로울지라도
#기게스의반지이야기
#시키는대로만산다면행복할까요
#하늘은우리에게때로무심하기도합니다
#남이바라는행복은나의것이아닙니다
#불행을뛰어넘을방법하나,희망입니다
#하얼빈기차역에홀로선안중근의사
#가린눈을나그네처럼뜹시다

2부별과마주하는마음

1장땅과하늘을가리키는사람들
#교황청안의플라톤과아리스토텔레스
#스승은하늘을,제자는땅을
#둘에하나를더해봅시다
2장고정관념을버리는순간,우리가꿈꾸던별이보입니다
#과연그지금이이별의때일까요
#사랑과이별의패러독스
#조금만더귀를기울여볼까요
#그의별을저항안에만가두어두지마세요
#보세요,그가저별과함께있습니다
3장우리는무엇을기준으로살고있습니까
#사람이가진세가지양심
#부끄러움으로인간은하늘앞에섭니다
#나와하늘이만나는지점이그곳입니다
#자신의양심에비추어아닌것은아니라고말합시다
#십자가앞에바로선여인-소설《주홍글씨》
4장신도짐승도아닌사이에서
#〈서시〉를읽는세가지방법
#마지막순간에인간은하늘을올려다봅니다
#신도짐승도아닌사이에서
#윤동주의눈은그래서아름답습니다.

3부별을노래하는마음

1장꿈은연처럼곡선을그립니다
#연의포물선
#맹세안에는운명이숨겨져있습니다
#정해진운명을거부하는아름다움
#모두이루었다고이야기하지는못할지라도
2장아직우리의소망은이루어지지않았습니다
#하늘과땅사이,시의마음이있습니다
#고통과슬픔에서사랑의힘은나옵니다
#꿈이우리를다르게만들어갑니다
#한국인들도이제별을그려나갑니다
#세상사람들이별에어떤의미를담았을까요
3장가슴에별을품는모두가시인입니다
#별에게가는길
#그한마디말을적기위해필요한시간이있었습니다
#눈과눈을마주치는순간이곧시입니다
#여성의비행,그것은시위입니다
#해방의날개로손뼉을치듯날아갑니다
#과학은우리에게다른꿈을꾸게합니다
4장하늘에서내려다보면자신이보입니다
#거울을들여다보는이유
#여기,거울을바라보는두남자의초상이있습니다
#왜라고묻는대신‘어떻게’라고물읍시다
#우리가메르스,코로나로깨달은사실이무엇이었습니까
#시인인사람과시인이아닌사람
#나눠먹고함께먹는동물은오직인간입니다
5장저영원한별로향하는노래
#Adastraperaspera
#우연속에서기적을발견합니다
#순수의시절,노리코와윤동주
#서정시를쓰기힘든시대일지라도
#오늘도나와당신의별을찾습니다

부록이어령이말하는‘하늘에서본지구’
시선1하늘과땅사이인간의눈은아름답습니다
시선2진실은원근법을없앤고도로부터옵니다
시선3숭례문이거기남아있었습니다
시선4사진집은내상상의베개

출판사 서평

“황혼이저물어야밤이오고,그제야별이하늘에떠오릅니다.”

“고개를들어별을보라”고연설하던물리학자스티븐호킹의모습을기억하시는지.연인에게는사랑의증거,철학자에게는도덕의원리,때로는미국의성조기나중국의오성홍기처럼국가의가장중요한심볼로받아들여지는천공의별은인류의영원한꿈의상징이면서,한편으로는우리상상력의고향이기도하다.88서울올림픽개-폐회식총기획자,《축소지향의일본인》으로대표되는비교문화학의거두,여러첨단산업CEO의멘토,초대문화부장관등다방면을누비며활약했던인물,이어령.그러나역시독자들에게가장오랫동안익숙했던이미지는시인이자문학비평가의모습이아닐까.‘한국인이야기’시리즈에서그는한국인의문화유전자와심성이아로새겨진‘탄생과육아’,‘식문화’,‘인공지능’,‘제국주의와동양’이라는구체적인테마를다뤄왔지만,신작《별의지도》에서는별로표상되는인간의꿈과이상,그리고문학적상상력에대해이야기한다.

저자는김소월의시,〈진달래꽃〉을해설하며이렇게말한다.‘이시는이별을노래하는시가아닙니다’.듣고보면실제로그렇다,미래의일을놓고이야기하는가정법(If)으로쓰인이시에서이별의때는아직오지않았다.하지만이별가라는‘선입견’이우리를특정한사고의틀안에가둬두고,그안에담긴열렬한사랑을보지못하게만든것.이제까지와는다른무언가를창조하려면,스테레오타입을초월해야한다.그러려면자신만의가치기준을가지는것,속세에얽매이지않는판단력을갖추는것이필요하다.‘별의마음’이라고부르는상상력이그곳에서나온다.그별로의여행을꿈꾸는독자들에게,이어령은자신이일생에걸쳐기록해온별의항로도를펼치며동행을제안한다.이항해에서첫번째뮤즈역할을하는시인,‘단테의베르길리우스’는저유명한윤동주다.우리가교과서에서가장익숙하게배운시인중한명이자,가장이상주의적인시인이면서,가장서정적인시인이기도하다.

‘우리는왜문학을읽는가’에대답이될책

이어령이윤동주의손을잡는이유는꼭하늘로향하려는그의올곧은의지때문만은아니다.‘잎새에이는바람에도괴로워하고’,‘모든죽어가는것을사랑하는’마음을그가아울러가졌기때문이다.오직‘하늘’의힘만으로문제를해결할수는없다.단지이상만존재하는이상주의가이데올로기에경도된인간상을낳은것을우리가역사에서자주보아왔듯이.여기서이어령이발견하는것은천지인(天地人),즉하늘-땅-사람의삼항관계에서의조화(harmony)다.

식민지지식인으로서,한편으로는삶의끌어내림에저항하면서도여전히삶을,자기보다더약한이들의삶까지사랑할줄알았던사람.이어령은바로그렇기에윤동주가여성에게사랑받는작가가될수있었다고평한다.‘손뼉을치듯’날개를펴고비상하려는억압받은사람들의의지에대해저자는한장에걸쳐중요하게다룬다.저자가영면직전의어느인터뷰기사에서“포스트코로나시대는보리처럼밟힌마이너리티(소수자)가이끌것”이라고밝혔던것은우연이아니다.다른이들보다더현실의끌어내림속에서사는이들에게,그것을떨쳐버릴진취와창의의이념은더절실하게요구되는법이니까(앞서호킹의말이특히세계인에게감동을주었던이유겠다).그런마음을가진이들을,저자는시인이라고말한다.윤동주는물론,스티븐호킹도,안중근도,라만차의기사돈키호테도,우주선을탄우주인들도,그리고별을보는마음으로이책을읽는독자들도시인이라고불릴자격이충분하다.

“별을노래하는마음을가지고,풀잎의괴로움을가지고,죽는날까지부끄러움이없이살려고노력하는사람들.그래서서로눈과눈을마주치면서별을보고하늘을보는여러분이시인입니다.”
_본문166페이지

이어령의‘끝나지않은한국인이야기’시리즈소개
소멸하지않는지성의불꽃놀이!
채집시대로부터정보화시대를넘어가는거대한
문명의파도타기가시작된다

2022년우리곁을떠난이어령의유작시리즈,‘한국인이야기’그리고‘끝나지않은한국인이야기’는총10권으로기획된라이프워크다.삶을마무리하는순간에는자신을돌아보기마련이라고이야기하지만,‘한국의대표지성’이라는이름답게,이어령은과거,현재,미래의한국인들로시야를넓혔다.저자는물론한국인하나하나의얼굴이살아있는총체극,이어령생애최후의대작이다.

‘방탄소년단’,‘기생충’,‘오징어게임’등,케이팝,영화,드라마전방위에걸친한류열풍속에서한국,그리고한국문화에대한관심이지구촌곳곳에서뜨겁게일어나는중이다.한국바깥에서도알고싶어하는우리문화의개성과저력을,‘한국인이야기’는우리자신의시선으로조명한다.‘생명자본’과‘문화유전자’두키워드로한국인의미래상을그리는프로젝트다.생전이어령자신이‘백조의곡’이라고평한‘한국인이야기’의집필과더불어저자는자신을‘이야기꾼’으로정의했다.책을펴서덮을때까지그의탁월한스토리텔링은물론,그안에은하수처럼펼쳐지는지식의폭과깊이,시공을넘나드는인문학적통찰,그리고마지막까지치열하게빛났던탐구정신에여전히감동하게된다.

책속에서

눈을들어밤하늘을보면수많은별이있습니다.한국인은‘별’하면먼저윤동주(尹東柱·1917~1945)시인을떠올리게되지요.지상에서마주한얼굴이하늘로올라가하늘의얼굴,하늘의눈동자가되면윤동주의시에가장가까운이야기가됩니다.
---「‘우리,눈을들어저밤하늘을볼까요’」중에서

참기분좋은상상아닙니까?실제로여러분이우주로가려면로켓을타야하는데못가죠.그런데상상력으로는얼마든지갈수있어요.지금여러분은저와함께은하수에떠있는겁니다.하늘의은하수에서지구를내려다본다….이것이시고,문학이고,상상력이에요.
---「‘하늘에서바라본세상에는경계가없습니다’」중에서

희망처럼좋은물건이없습니다.희망이있으면나에게나도몰랐던재능이생겨날수있습니다.희망은철학을뛰어넘습니다.어쩌면희망이있다면철학이란상품이더는필요없을지모릅니다.희망은절망을몰아내지만희망은‘소유’가아니라‘존재’입니다.“내것이냐,네것이냐”를따지는소유의희망은가짜희망입니다.
---「‘하늘아래걸어가는길이외로울지라도’」중에서

태어나면서사형선고를받는것이사람이죠.언제가되었든필연적으로죽는것이인간이에요.그런데사람들은죽을줄알면서도버티고싸우지요.
---「‘고정관념을버리는순간,우리가꿈꾸던별이보입니다’」중에서

세속의눈으로볼때연탄재는더러움으로비춰질수있어도하늘앞에서연탄재는떳떳합니다.그래서‘하늘이나를봤을때’의시선으로시인은말합니다.“너는누구에게한번이라도뜨거운사람이었느냐”고.그러니“연탄재함부로발로차지마라”고.누군가의등짝을지글지글덥혀주었을연탄재의사랑은결코부끄러움일수없습니다.
---「‘우리는무엇을기준으로살고있습니까’」중에서

하늘에는별이있어요.땅에는잎새가있지요.먼저하늘의별은바람이불어도끄떡없어요.그러나땅의풀잎과같은잎새는바람이불면흔들려요.잎은떨어지면쉽게죽습니다.그러니잎새는모든죽어가는것의상징이지요.별은죽음을초월한것이에요.죽지않습니다.
---「‘신도짐승도아닌사이에서’」중에서

주어진길을걸어가는속에서끝없이별을노래하고하늘을우러러볼줄알기때문에,짐승처럼그냥죽는것이아니에요.우리가그추위속에서도연을날리는것은중력과그중력을거슬러올라가려는것의대립이지요.이것이시몬베유(SimoneWeil·1909~1943)가말하는‘중력과은총’입니다.
---「‘꿈은연처럼곡선을그립니다’」중에서

황혼이저물어야밤이오고그제야별이하늘에떠오릅니다.마냥별이떠오를수없습니다.일단날이저물어야하니까요.‘죽어가는것을사랑하는’힘은,먼저죽을정도로아파하는고통과슬픔에서나옵니다.
---「‘고통과슬픔에서사랑의힘은나옵니다’」중에서

별을노래하는마음을가지고,풀잎의괴로움을가지고,죽는날까지부끄러움이없이살려고노력하는사람들.그래서서로눈과눈을마주치면서별을보고하늘을보는여러분이시인입니다.
---「‘가슴에별을품는모두가시인입니다’」중에서

우리는윤동주를일제강점기역사속에서그시대많은사람들의마음을울리는시를쓴저항시인으로알고있지만,만약윤동주가역사적차원에서저항시로만〈서시〉를썼다면광복후에도우리의가슴을울리지는않았겠지요.윤동주의시는우리생각의틀을한번더깨주고더큰세상을바라볼수있는시야를만들어주었던것입니다.
---「‘하늘에서내려다보면자신이보입니다’」중에서

지금내가,우리가흘리는눈물을부대(병)에담아오늘을이겨낼수있기를당신의수호신에게기도드립니다.
---「‘저영원한별로향하는노래’」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