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적으로유례가없는인구절벽에선대한민국
0.7명대까지내려간한국의초저출산은인류역사상한번도경험해보지못한전무후무한기록이다.그리고이기록은2023년에갱신될전망이유력하다.이런극단적인저출산현상은미스테리투성이다.
현재한국인들은과거와비추어봤을때단군이래최고수준의삶의질을누리고있다.선진국반열에오른지도수십년전이다.복지지출도매년향상되었다.한국의복지수준은아시아에서가장높은나라중의하나에속한다.비록GDP대비사회복지지출이OECD최하위수준이라고해도,연금제도가비교적늦게도입된탓일뿐,사회복지지출증가속도는OECD회원국들중에가장가파르다.현재의추세대로라면2030년대면중복지수준이되고,2050년이면고복지국가로등극할전망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에서매년발표하는성불평등지수에서보면한국은아시아1위,전세계10위국가로서다른나라와비견도할수없을만큼여성의사회적지위가높은나라다.2018년도조사에서는독일,프랑스등서유럽국가보다도순위가높았다.한국에서여성의대학진학률은남성보다더높아졌으며취업률에있어서도차이가거의없다.그러면서도과거가부장제의반대급부라고도할수있는가정에서의경제권은여전히여성에게있다.또결혼할때남자가짊어지는경제적부담은통상여자의몇배에달한다.
그러나여성계나언론,전문가,정책당국자등한국의주류엘리트들이내린저출산에대한원인진단은앵무새같이동어반복한다.여성을우대하고,복지를늘리고,경쟁을완화하고,주택가격을내려야한다는등의대책만을줄기차게요구한다.
한국적여권신장의역설,K-저출산
2004년저출산고령화위원회가출범한이래,정부는우리사회의주류엘리트들의진단과처방대로여권신장(女權伸張)과복지확대정책을시행해왔다.심지어문재인정부때는저출산예산으로한해에무려43조원이집행되었다.이는과거10년(2006~2015년)동안의집행된저출산예산을넘어선규모다.그야말로예산폭탄이었다.‘저출산고령화위원회’의제1목표가이른바‘성평등’정책에두었다.그러나그결과는오히려출산율대폭락으로나타났다.과거정부와비교도안될정도로예산을투입했던문재인정부가출산율로는역대급으로가장낮았다.정책효과가나타나기는커녕오히려출산율저하현상이더심화된것이다.어찌된일일까?
아라비아반도북반부에붙어있는산유국중에는인류가경험할수있는최고수준의복지를누리는나라가있다.카타르와UAE(아랍에미리트)다.카타르의국민은세금을한푼도안내고,매월500만원이상의기본소득을지원받는다.의료부터수도,전기까지전부무상이다.교육도무상이다.대학원은물론유학할경우해외유학비까지전액지원된다.아이가태어나면1억원을축하금으로지원하고,출산여성에게도230만원정도를평생지급한다.결혼하면주택도무상으로공급받는다.그런데도이나라의출산율은이슬람국가중에서도낮은편인1.8명대에불과하다.UAE도비슷한복지제도를운영하고있는데,2020년기준으로출산율이1.46명으로떨어져이슬람문화권에서가장낮은출산율을보이고있다.
삶의질측면에서보면여성권익이향상되거나복지가발달한다고해서출산율이높아진다는것은미신에가까운믿음일뿐이다.오히려여권(女權)이미약하거나빈곤국가일수록출산율이높아지는것이더일반적인경향이다.
그렇다면정책당국과지식인들이출산율제고의방안으로주입해왔던여권신장(女權伸張)과복지확대등은사실상출산율역행정책이거나,적어도출산율을끌어올리는것과는전혀상관이없었다는셈이다.
그동안저출산위원회는여성우대와보육지원,각종출산지원과복지정책을중구난방식으로집행해왔고,거기에십수년간수백조원에달하는막대한재정이투입되었다.그럼에도불구하고출산율반등은커녕출산율하락폭은더커져만갔다.이제야정부는저출산문제가돈을푸는지원정책으로해소될성질의것이아님을어렴풋이깨달은듯하다.출산문제가마치자판기처럼돈을투입하면아이가나올것같은발상자체가문제인것이다.
한국의초저출산문제가심각한사회현상으로떠오르면서페미니즘정책과복지증진이그해결수단처럼제시되다보니,이른바묻지마식포퓰리즘정책들이무차별적으로시행되었다.그결과국가재정은탕진되고사회적갈등은폭증했으며출산율은곤두박질쳤다.
이책은그동안저출산문제에대한지배적담론과정책에대해전면적인수정을요구하기위해쓰였다.그렇다고해서기존에전혀들어본적이없는얘기를하겠다는것이아니다.오히려대중들의통념에가까운내용들이이책에많이들어가있을것이다.우리사회의엘리트들에게배척된그‘통념’이다.
현재한국사회의저출산원인에대해대중들이갖는통념은여자가남자에게요구하는경제력이너무과도하고(즉,눈이너무높고)경제적으로아쉬울게없어졌기때문에혼인을미루다가비혼이되면서출산율이저하되고있다는것이다.이는현실에서느끼는솔직한감각이며,사실에정확히부합하는내용이다.그럴수밖에없는게,혼인과출산은대중들의생활과긴밀히얽힌사안이기때문이다.
한국의엘리트들은바로이러한통념에대해서는애써눈감는다.그대신거창해보이는각종사회제도적문제를들먹이며고담준론으로소일하기일쑤다.자칫대중들의통념을얘기했다가는여성계나언론으로부터갖은비난을당할우려가있기때문에일부러외면하는것인지는모르겠다.어쨌든현재저출산에대한담론을주도하며엉뚱한해법을내놓는한국의엘리트들은대중의통념적진실을외면하는80년대운동권의오만하고위선적인습성과빼닮았다.벌거벗은임금님모습을보지못하는위선적인어른의눈길과도흡사하다.
이책은지금까지한국의전문가와여성계등이저출산대책이라고내놨던정책들의허구성을낱낱이밝히고있다.더욱이저출산대책이라고내놨던정책들이오히려저출산문제를악화시켜왔음을보여준다.한국이세계에서가장낮은출산율의진짜원인이무엇인지에대해인간본성과한국사회의문화적특질을분석하며심도깊이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