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림천 연가(상) (이연수 장편소설)

도림천 연가(상) (이연수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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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퇴행적 감수성의 후일담 문학에 대한 부고
1992년, 국내 유력 일간지 신참 기자인 성식이 타성에 젖어 기자 생활을 하고, 부모의 강압에
따라 선을 보고 결혼을 준비하면서 대학 시절과 첫사랑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1980년대 서울대 천문학과 85학번으로서 1990년에 졸업한 작가가 겪고 목격한 그 시절, 모든
것이 자신들을 위해 준비된 것으로 알며 유소년·청소년기를 지나온 ‘서울대’ 철부지들의 피해의
식과 부채의식이 뒤섞인 위선적 자의식의 실체를 꼼꼼하게 파헤쳐 그리고 있다.
언젠가부터 흔히 ‘386’ 또는 ‘586’이라 불리는 그 시대의 운동권 대학생, 특히 ‘본고사’가 폐지
되고 ‘학력고사’ 세대 두 번째 학번인 운동권 ‘82학번’들을 이야기의 주요 인물들로 내세워 그
들의 무지와 유치한 허세를 주인공의 입을 빌려 인정함으로써 이 소설은 작품으로서의 성공뿐
아니라 길고도 질펀한 한 시대를 마감 짓는 데 성공한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문학평론가
김윤식이 명명한 공지영, 김영하, 신경숙, 최영미 류의 ‘후일담 문학’의 대척점에서 그것들을
압도하는 ‘현대성’이 담보된 시대정신과, 완결된 문학적 힘을 보여준다.
저자

이연수

1966년출생.
1985년서울대학교천문학과에입학,1990년졸업.
조선일보와뉴데일리에서짧은기간근무.

출판사 서평

줄거리

1964년충청북도청주에서태어난이성식은별다른꿈이나야망없이학력고사점수에맞추어서울대학교인문대학어문계열에입학한다.본고사제도가사라지고과외가금지된데다가졸업정원제까지생긴덕이컸다.

일가친척들은물론성식자신과주변친구들마저‘서울대학교’에합격했다는것으로서인생에서중요한것은다이뤘다고생각한다.‘촌뜨기’로서외로움을느끼던성식은서울출신아이들에게이런저런이유로열등감을느끼던중동기정미현에게마음을뺏기지만다가갈용기가없다.성식은FM라디오도나오지않는촌에서살았던지라음악이야기만나오면난감하고민망하다.클래식기타라도배워보려하지만기초를다지는게얼마나장시간노력해야하는일인지깨닫고큰흥미를느끼지못한다.

이런좌절감과열등감에외로움이더해지면서성식은운동권출신선배들의다정하고붙임성있는태도에친근감을느낀다.대학공부는다쓸데없고세상의진실을바라보는방법은따로있다는선배들의말과서정적인운동가요들은성식의마음을뒤흔들기충분하다.성식은운동권선배들의이중성을어렴풋이눈치채지만,그들은너무재미나고다정하다.

1년이지나성식은불어불문학으로전공을정하고,단짝철우의도움으로겨우미현과‘만나기’시작한다.하지만남녀교제자체를부끄럽게여기는성식과,그런성식을이해하지못하는미현은곧헤어지고만다.성식은휴학하면서카투사시험을보고입대한다.

추천사

이소설은내가본가장정직한1980년대라는시대의증언이고,그시대의젊은주인공이었던‘82학번’의고백이다.구질구질한이야기도숨기지않고썼다.잊어버리고싶은부끄러운기억도되살려내었다.
자신들의무지(無知)와유치한허세를인정하고,피해의식과부채의식이뒤섞인내면도들여다보았다.한쪽은찌그러지고,다른한쪽은부풀려진기괴한자의식(自意識)도있는그대로드러내었다.
그런데더흥미로운것은작가는여성인데,소설속의‘나’는남자라는사실이다.이런일이어떻게가능한가?아마사물을꿰뚫어보는작가의직관(直觀)이대단하리라.놀라운성공이고,승리가아닐수없다.
‘82학번’,사실우리는아직이괴물을어떻게다루어야할지모른다.우리는‘무식하고건방진놈들’이라고욕을하면서도그들을떨쳐내지못한다.우리는여전히어쩔수없이그들의친구로살아가고있다.
이제그들이환갑이되었다,지금이야말로그들이‘철이들어야’할때,이소설이나왔다.우연이아니다.‘서른잔치는끝났다’는시(詩)가나온지30년이지나서이소설이나온것역시우연이아닐것이다.

-주대환/조봉암기념사업회부회장.전민주노동당정책위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