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발견과 근대 조선 (세계와 마주하다)

태평양의 발견과 근대 조선 (세계와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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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근대사의 시작과 끝은 모두 태평양과 통한다
한국근대사의 시야를 태평양 전역으로 확장시키는 새로운 시도

수십 년간 한국근대사 연구에 천착했던 고정휴 포스텍 명예교수가 태평양의 ‘발견’이 한국사에서 지니는 의미를 추적해온 성과를 정리한《태평양의 발견과 근대 조선: 세계와 마주하다》를 펴냈다. 개항기를 중심으로 태평양의 ‘발견’에 따른 근대 세계의 구성과 조선의 관계를 역사적으로 살핌으로써 한국근대사의 시야를 태평양 전역으로 확장시켰다.
근대화의 시작을 의미했던 ‘개항’은 광대한 태평양으로 향하는 바닷길을 연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태평양이 상상 속 공간이 아닌 현실의 바다임을 직시하기 시작하면서 조선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태평양의 ‘발견’은 조선이 서양이 주도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에 편입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대한제국 멸망 이후 한인 디아스포라의 통로가 되었다. 대한민국의 건립으로 귀결되는 태평양 ‘발견’의 역사적 의의를 ‘발견’하는 이 책의 출간은, 한국근대사에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태평양의 의미를 체계적으로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

고정휴

고려대학교사학과에서한국근대사를전공한후포스텍인문사회학부교수를지냈으며,현재는명예교수이다.지난5년동안‘태평양의발견’을주제로“태평양의발견:그바다이름의생성ㆍ전파와조선에의정착(2017)”,“태평양의발견:그바닷길의개통과조선사절단의세계일주기록검토”(2018),“태평양의발견:그바다를둘러싼미ㆍ일간패권경쟁과한국언론의반응,1905~1910”(2019)등세편의논문과강의록《태평양의발견,대한민국의탄생》(2021,국학자료원)을냈다.

목차

머리말 5
서론 태평양의발견에대하여묻다 9


제1부 태평양의발견과지구일주시대의도래

1장 공간혁명:구세계에서신세계로 35
1.‘태평양이없는세계’ 35
2.미지의대양:‘남해’와‘태평양’ 52
3.태평양,그모습을드러내다 62

2장 교통혁명:시간과공간의파괴 67
1.대륙철도와대양고속도로의개통 67
2.속도의경쟁:‘80일간의세계일주’ 75
3.바다로열린창:‘극동’의개항 83


제2부 조선인,태평양에눈을뜨다

3장 지리적상상공간으로의태평양 95
1.서양의중국침투:선교와만국지도 95
2.조선전래및그영향 118
3.최한기,해양의시대를예견하다 133

4장 문명적교류통로로의태평양 143
1.개항과‘세계대세론’ 143
2.안에서밖으로:조선사절단의세계일주기행 152
3.밖에서안으로:한양도성안의‘양인촌’ 188
4.최남선,바다(태평대양)를품다 208

5장 패권적경쟁대상으로의태평양 217
1.‘구미태평양’과일본의도전 217
2.미일전쟁설의생성과유포 227
3.한국언론의보도와반응 270


제3부 한인디아스포라와외신대한의건설

6장 경계를넘다:추방과망향 299
1.유민:구대륙내의이동 302
2.이민:하와이와신대륙으로의이동 308
3.태평양상의한인네트워크형성 319

7장 이주소설과체류기록 341
1.육정수의《송뢰금》 341
2.현순의《포와유람기》 353
3.김한홍의〈해유가〉 364

8장 ‘나라밖의나라’:신대한의꿈 375
1.밖에서바라보는대한제국 376
2.안에서바라보는외신대한 391
3.유예된혁명:제국에서민국으로 405

참고문헌 415
그림목록 436
찾아보기 438

출판사 서평

한국의근대는태평양의‘발견’에서시작됐다.
태평양은과거부터지금까지언제나격랑이몰아치는거친바다였다.태평양은우리의과거,현재,그리고미래와모두밀접한관련이있지만,우리는여전히태평양에무관심하고무지하다.무엇보다이바다가우리에게가져다준변화의역사적의미를모르고있다.
수십년간한국근대사에천착해온고정휴포스텍명예교수는그동안관심을받지못했던태평양의‘발견’에주목했다.태평양의발견은곧서양이주도하는근대세계의탄생을예고했고,그것은한마디로지구적차원의공간혁명이었다.저자는이엄청난발견이한국사에서지닌의미를밝히며한국근대사를새롭게설명한다.지금까지‘개항’은근대화의시작을의미했다.19세기조선이열었던바닷길은다름아닌광대한태평양과만나는길이었다.자본주의문명을촉발시키고서양중심의질서를가져온태평양은조선과조선인의운명을송두리째바꿨다.
이책은개항기를중심으로태평양의‘발견’에따른근대세계의구성과조선의관계를역사적으로살핀다.동서양의지도,당대조선인과외국인이남긴기록을총망라하여조선인이태평양개념을알게되는경위와태평양이우리역사의무대로들어오게된과정을검토한다.이로써한국의역사에서태평양의‘발견’이갖는진정한역사적의미를탐구한다.

태평양은우리에게어떤모습으로다가왔는가
저자는우선조선인이태평양을알게된과정을다시한번되짚으며태평양이우리에게어떤모습으로다가왔는지조명한다.태평양의존재를알게된조선과조선인의모습을상세하게묘사하면서한국사에서태평양이지닌독특한성격을규명한다.
조선후기의위정자나실학자를포함한지식인은바다에대한관심이대단히낮았다.이는오랫동안중국과연결된대륙중심적사고의반영이자그한계를보여준다.일찍이‘해양의시대’를예고했던최한기는예외적인존재였다.
저자는최남선의〈소년〉,〈해상대한사〉를비롯해다양한자료를통해개항으로바닷길이열린뒤조선인은땅에서바다로,대륙에서해양으로빠르게시선을돌렸음을확인한다.특히미국과의수교는태평양이상상속공간이아닌현실의바다임을직시하는직접적계기였다.대체미국이어디에있는,어떤나라인지지배층만아니라일반에서도관심을가지면서태평양의존재가부각되었다.이렇게태평양은미지의세계로나아가는길목으로인식되기시작하는한편,서양문물이조선으로유입되는통로이기도했다.한양도성안의‘양인촌’(洋人村)정동(貞洞)은이를상징적으로보여준다.도성안서양인의집단거주지인이곳은청일전쟁후한국의정치와외교의중심이며서양근대문물의수용창구이자국내로전파하는발신지역할을했다.
무엇보다도이시기는한국이중국중심의‘천하’질서에서서양(특히미국)주도의‘세계’질서로이행하는과정이기도했다.조선시대지배층의중화주의적세계관에서변방으로만인식되던‘해국’일본이청일,러일전쟁승리이후부상하고,일본의팽창을견제하고한국의독립보전에도움을줄수있는국가로미국이포착되고있었다.미일충돌설이불거지면서태평양이미ㆍ일간패권경쟁의무대로한국인에게각인되기시작했다는지적은흥미롭게다가온다.

망국의한인,그들의삶의터전이된태평양
저자는한인들이어쩔수없이한반도를떠나야했던현상,즉‘한인디아스포라’에주목하며태평양발견의새로운의미를모색한다.태평양이이주한한인들의삶의배경이되면서‘외신대한의건설’이라는한국근대사를관통하는태평양의역사적의의를발견한것이다.
한인들은자연재해,봉건적압제,대한제국의멸망등으로인해압록강,두만강을건너기시작했다.20세기들어서태평양을건너하와이와아메리카대륙으로이동하는한인들도점점늘어났다.그들은인륜을저버리는행위임을알면서도친척과떨어지고,조상이묻힌묘지를버리면서까지이역만리먼타향으로떠나기시작했다.이른바‘한인디아스포라’가일어난것이다.
해외로이주한한인들은낯선환경에서집단을이루어살아갔다.아무도그들을보호해주지않았다.그들은스스로단체를만들고신문을발간하며학교를설립했다.한국의말과글,역사와문화를보존했다.1910년을전후해서는해외한인들사이의연결망이형성된다.그거점은연해주의블라디보스토크,하와이의호놀룰루,미국서부의샌프란시스코였다.광활한북태평양위에삼각꼭짓점이만들어진것이다.
해외이주한인들에게주목해야하는이유는그들이새로운국가를건립하기위해노력하고새로운비전을제시했기때문이다.1910년대한제국이식민지가된상황에서는역설적으로국가가오직바깥에서만존재할수있다는논리가설득력을얻기시작했다.비록숫자는적지만해외한인들은하나로뭉치기시작하며더이상신민(臣民)이아닌국민(國民)을표방했다.한인은나라밖에서조국의국권회복과새로운국민국가를건립하기위해노력했다.이는대한제국을대체하는대한민국의건립으로이어졌다.저자가태평양의발견과이로부터비롯된한인디아스포라의역사적의의가이러한점에있다고힘주어말하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