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 잔혹극 - 복간할 결심 1

활자 잔혹극 - 복간할 결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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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는 왜 타인을 혐오하는지 고찰함으로써 고전의 반열에 오른 추리소설!
『활자잔혹극』은 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도발적인 첫 문장으로 시작한다. ‘누가 죽였는지’, ‘왜 죽였는지’를 작가가 처음부터 밝혀버린 것이다. 범죄의 동기는 황당하다. 범인은 글을 읽고 쓸 줄 몰랐기 때문에, 즉 자신이 문맹임을 감추기 위해 한 가족을 무참히 살해했다. 문맹이란 그토록 부끄러운 일인가? 사람을 죽일 만큼?

영국 범죄소설 작가협회가 최고의 범죄소설에 수여하는 골드 대거 상과 미국 추리소설 작가협회가 수여하는 그랜드 마스터 상을 수상하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작가 루스 렌들은,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행위를 고찰함으로써 문맹이 인격 형성에 미치는 피해를 보여준다. 아울러 활자에 대한 턱없는 신뢰와 교만을 피할 수 있도록 책에 코를 박은 채 타자나 현실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탐서가의 병폐도 함께 질책하고 있다.

직업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성실하지만 글자를 모르는 하우스키퍼와, 책으로 둘러싸인 저택에 살며 넘치는 교양과 학식을 자랑하던 어느 가족의 예상치 못한 상호작용은 파국을 향해 치달으며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저자

루스렌들

저자:루스렌들
1930년에태어난영국작가루스렌들은사람의심리를꿰뚫는통찰력과구성력이돋보이는스토리를결합한범죄소설로유명하다.1964년에데뷔하여웩스포드경감시리즈로인기를얻었다.『활자잔혹극』,『살아있는육체』등범인찾기에그치지않고범죄자와피해자가처한상황과맥락을살피는깊이있는이야기로사회문제를녹여내는소설을썼다.영국왕실에서수여하는작위를받은영국최고의범죄소설작가이며,최초로골드대거상을3회수상한바있다.

역자:이동윤
서울대학교에서사회학을전공했다.미스터리애독자인그는고전부터현대,본격추리스릴러부터코지스릴러까지폭넓은미스터리를독자에게소개하기위해번역가의길을선택했다.옮긴책으로존딕슨카의《마녀의은신처》《세개의관》《황제의코담뱃갑》,피터러브시의《가짜경감듀》《밀랍인형》,루이즈페니의《치명적인은총》등이있다.

목차


활자잔혹극---7
역자후기_이동윤---299
발문:문맹과문해사이_장정일---303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유니스파치먼이커버데일일가를살해한까닭은,읽을줄도쓸줄도몰랐기때문이다.
뚜렷한동기도치밀한사전계획도존재하지않았다.금전적이득도안전보장도없었다.심지어자신이저지른범죄의여파로그녀의무능력은한가족과몇안되는마을주민에게는물론온나라에알려지게되었다.스스로에게재앙을불러왔을뿐이다.그녀의뒤틀린마음한구석에서도,어떤이득도없으리라는생각은줄곧존재했다.하지만그녀의친구이자공범이었던이와는달리,그녀는미치지않았다.20세기여성으로가장한원시인이라생각하면,그녀는극도로정상적인정신상태였다고할수있으리라.
---p.7

커버데일가족은참견꾼들이었다.그들은사람들을행복하게해주려는선의를품고다른사람일에끼어들었다.타인에대한품평을양해해준다면,자일즈가좋아하는작가중한명의말을인용하여‘그들의의도는나쁘지않았다’고할수있었다.그들은이기적인인간이되지않으려애를썼다.하지만그들은자일즈가본능적으로아는사실,이기심이란자신이원하는방식대로살아가는게아니라타인에게자신의방식대로살라고요구하는것임을절대로이해하지못했다.
---p.75

잡담을나눈일은그다지기분나쁘지않았다.조앤스미스야말로그녀와가장잘지낼수있는부류의사람이었다.그녀를교회로데려가려는기미가보이는건자신의인생에참견하려는듯해서싫었지만.어쨌거나그녀는그들의대화에서특별히위안이되는점을발견했다.활자에관련된이야기가조금도끼어들지않았던것이다.
---p.104

추천사
나는문자중독자다.나에게문자는기쁨이고,책은축복이다.그런데활자잔혹극이라니.이미문자에잔뜩찌든우리가문자없는삶을상상하기는힘들다.그래서,읽을줄도쓸줄도몰랐기때문에사람들을죽였다는책의첫문장이궤변이라느껴진다.하지만문자는당연하지않다.우리가무엇인가당연하다고생각하는순간,그렇지않은것은혐오를일으킬수있다.나아가누군가에게는굴욕과고통이될수도있다.이책을읽고나면,당신은궤변같은첫문장을이해하게될뿐아니라혐오의시대를극복하는지혜도얻게될것이다.
-김상욱(물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