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었어요?

밥은 먹었어요?

$13.00
Description
“그곳엔 언제나 사람이 있었다”
세월호 유가족과 울고 웃은 2,345일
자원활동가들의 기록
『밥은 먹었어요?』 출간
“밥은 먹었어요?” 기꺼이 안부를 내미는 마음,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한 수천 명의 일반인들의 목소리
걷는사람 에세이 시리즈의 열세 번째 도서로 『밥은 먹었어요?』(이영하)가 출간되었다. 〈치유공간 이웃〉은 2014년 9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운영된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 지원을 위한 단체이다. 치유밥상, 뜨개, 상담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자들의 일상 회복을 도왔으며, 이 과정에 수천 명의 일반인이 함께했다. “당신이 누구인지 얼마나 아픈지 묻지 않고 따뜻한 밥부터 내어 주던 환대의 공간”(안희연 시인)이기도 했고, “당신이 무심결에 꺼내 놓은 이야기를 잊지 않고 꼭꼭 담아 두려”(정다연 시인)는 사람들이 있는 공간이도 했다. 이 책은 그런 자원활동가 ‘이웃’들의 목소리이다. 평범한 일상을 살던 이들이 겪은 참사에 함께한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이다. 책에 담긴 이웃은 열 명이지만, 열 개의 목소리를 통해 열 명, 천 명의 울림이 전해진다. 그리고 마음으로 함께해 온 당신의 목소리까지.
2022년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8주기이다. 세월호 참사를 이야기하는 책이 있다고 소개하면, 누군가는 “또?”라고 되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가 몇 번이고 되풀이하고 되새겨야 할 시간들이다. 다방면으로, 그리고 다층적으로 두고두고 기록해야만 하는 날들이다. 얼마만큼의 세월이 흘러야 ‘잊지 않겠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올까.
『밥은 먹었어요?』에서 다뤄지는 이야기는 참사 자체의 슬픔에서 그치지 않는다. 개개인이 목도한 ‘그날’의 기록이며, 해결되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분노이며, 누군가의 아픔을 기꺼이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씨이고, 주저하지 않고 내민 작은 손이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적 있는 사람에게 돌려주고 싶은 일상이고, 그래서 몇 번이나 반복하여 묻는 안부이며, 언제나 내어 줄 수 있는 곁이며 무한하고 마땅하게 이루어지는 연대이다.
2,345일의 연대는 〈치유공간 이웃〉이 문을 닫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함께했던 이들 모두 각자의 일상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지만, 서로가 서로의 곁에 늘 함께 있음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렇게 각자의 다른 빛을 내놓을 수 있다면 금세 무지개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싶”(「에필로그-이웃, 지금」)다는 작가의 말처럼, 치유공간 이웃의 존립과 그곳에 있었던 이들의 존재는 2014년 4월 16일 이후 내내 비 내리던 하늘에 함께 모여 비추던 빛이었다. 어느 하나 유달리 튀지 않는 가장 보통의 빛깔. 그 작은 힘이 조금씩 먹구름을 걷고 언젠가 맑은 햇살을 밝히기를.
누군가의 식사를 챙기는 것으로 안부를 물어본 적 있다면 당신도 우리의 이웃이 된다. 뉴스를 보고 마음 아파 본 적 있다면, 노란 리본을 달아 본 적 있다면, 4월이 되면 떠오르는 이름들이 있다면, 잊지 않겠다고 말해 본 적 있다면 이 책을 펼쳐야 한다. 이건 당신이 함께해 온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이니까. 페이지를 넘기기 전, 당신에게 밥은 먹었는지 묻고 싶다. 이 책이 당신의 일상과 허기를 잠시나마 가득 채워 주기를.
저자

이영하

안산에살며줄곧시민단체에서일했다.세월호참사후에는〈치유공간이웃〉에서피해자들을도우며그들의이야기를들었다.현재는심리상담사로일하며마음이힘든이들을돕고있다.

목차

프롤로그4

밥이건네는말
1)1인분에얼마예요?10
2)최순옥-밥은밥이아니야18
3)김서원-뜨거운밥37

이야기로만나다
1)나는울자격이없잖아요54
2)박혜지-아무도안와도돼60
3)문지원-알바비떼이면75

뜨개로잇는마음
1)뜨개로잊고뜨개로잇고96
2)곽정숙-아픈것도쉬어가면서102
3)엄원주-신발을벗는다는것120
4)진선미-아무렇지도않게140

색다른걸음
1)설거지하실래요,시쓰실래요?164
2)김동현-실패하면안되거든요168
3)박철정설진-달걀이뭘할수있을까?185

에필로그198

출판사 서평

[서문]

치유공간‘이웃’은정신과의사정혜신,심리기획자이명수부부의기획으로세월호참사가일어난그해2014년9월문을열었다.세월호참사피해자들의일상회복과심리지원을위해만들어졌으나‘이웃’이해왔던일은보통의치유기관과는조금달랐다.데스크의직원에게문의하여상담을받거나프로그램을안내받는일반적인심리지원기관과달리,‘이웃’은그야말로이웃들이있는마을회관같은곳이었다.아이를잃고지친부모들이들러밥상을나누거나아이를떠올리며오래도록울다갈수있는곳,함께뜨개를하거나이야기를나누는그런곳이었다.상담프로그램이있었지만,이것이밥상을나누거나뜨개를하는것과별반다르지않은느낌으로다가오는곳이바로‘이웃’이었다.

그러니‘이웃’은함께할많은이웃이필요했다.밥할이들,설거지할이들,청소할이들말이다.도우러오겠다는상담·요가·명상등의전문가들이많았지만,우리에게는전문가가아닌일상을거들어줄이가더절실했다.차지게밥을하고뽀득하게설거지를해내는이가‘이웃’에서는전문가였다.우리에게중요한일은사랑하는이를잃고슬퍼하는이들에게밥상을내주고눈맞추며이야기를듣는것이었기때문이다.이일에명함한장내밀것없는가정주부들이가장먼저손을내주었다.그리고넉넉하지않은살림에꼬박꼬박후원금을전하는평범한직장인들과멀리서누군가가달걀과반찬을보내어부족한찬을메워주었다.평범한일상을살던분들이겪은참사에,역시가장평범한이들이함께했다.꿀벌같고개미같던그분들덕분에세월호참사라는춥고어두운긴터널을뚜벅뚜벅걸어갈수있었다.궂은일을하고도내가한게없다고늘말하던평범한그들이바로치유공간의‘이웃’이었다.이렇듯평범한이들의힘,평범한이들의연대가치유공간‘이웃’의시작이자끝이다.

이책은그렇게함께한이웃들의이야기를담았다.
책을통해서라도,자원활동가들이라는호칭으로퉁쳐진이들의이름을불러주고싶었다.그저흰앞치마를두른그분이라거나,달걀보내주는분으로불리던이들의또렷한목소리를들려주고싶었다.많은분들의이야기를담고싶었지만아쉽게도단열명의이야기만담을수있었다.그간함께해온분들이수백이되는터라더없이민망하고부끄럽다.게다가이웃사람들은,자신이한게없다며손사래치기가특기인지라책에실린열분마저도다른이들에게내내미안해할까봐걱정이앞선다.혹여있을미안함과서운함은부족한저에게모두건네주기를부탁드린다.그런데도바람을말해본다면,열명의목소리에서백명,아니천명의목소리를들어주었으면하는희망을품어본다.그리고그안에서마음으로함께한당신의목소리를찾을수있다면더바랄게없겠다.

아울러더없이평범하여누구보다특별했던수요팀,오래도록가족들의몸을만져주었던권혜반,이만희선생님과〈지금…여기…〉한의사선생님들,이웃이어려웠던길목마다응원을보내준〈4·16그리고우리들〉,그리고강진영님과〈노란리본공작소〉,이책의여정에함께해준강소영에게고마운마음을전하고싶다.마지막으로‘이웃’의시작을열어준정혜신,이명수선생님과‘이웃’의마무리를함께한김지희,이인숙,최윤경,황남조에게특별한감사를보낸다.
2022년2월이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