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시인- J

시골시인- J

$11.00
Description
제주 마파람을 닮은 봄의 시, 격랑(激浪)의 시
-합동시집 『시골시인-J』 출간
-제주 시인들과 작은서점&독립서점의 협업으로 탄생한 시집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네 명의 시인 허유미ㆍ고주희ㆍ김애리샤ㆍ김효선이 참여한 합동시집 『시골시인-J』가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제주에 사는 네 시인이 의기투합했을 뿐 아니라 제주의 작은서점 대표(제주살롱, 밤수지맨드라미북스토어)들이 추천사를 쓰고, 독립서점 지구불시착 김택수 대표가 내지 일러스트에 참여함으로써 ‘변방’의 자유로움과 창조성을 극대화했다.
대한민국 가장 남단의 섬에 사는 네 명의 시인들은 시 쓰기란 곧 “끊임없는 결핍과 결핍의 싸움”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마치 ‘이어달리기’를 하듯 함께 달리는 호흡을 고민하고 연구하여 이번 시집을 펴냈다. 육지와 단절된 제주에 사는 시인들이 가장 외로운 영역의 장르에 속하는 ‘시 쓰기’를 릴레이 형식으로 함께하면서 서로의 고통과 분투와 슬픔을 손으로 터치하고 연대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시집이 이룬 가장 큰 성과일 것이다.
네 명의 시인은 모두 자신이 살고 있는 ‘제주’를 시에 담고자 했으며, 제주의 빛과 어둠, 양지와 그늘, 환희와 고통, 침묵과 들끓음을 사유(思惟)하고 시로 표현해내고자 했다.
“섬에서 방황하며 잃어버린 시간들. 섬이 주는 자유와 구속의 굴레. 그 속에서 생성되는 끝없는 고뇌와 번민의 흔적들은 시인 각각의 내면을 오롯이 드러내면서도 결국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서로를 보듬어 주고 있”(이의선, 추천사 중)다는 표현처럼, 네 명의 시인들은 결핍과 갈망이 결국은 자신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자 ‘꿈’의 다른 이름이었음을 고백하며 밤바다 물결 같은 시들을 이 한 권의 시집에 부려 놓는다.
저자

허유미

제주에서태어났다.시집『우리어멍은해녀』를냈다.

목차

1여길다녀간적이있다
짜이보라외1편ㆍ김효선
첫물질외1편ㆍ허유미
숨쉬는벧디외1편ㆍ김애리샤
란제리곶자왈외1편ㆍ고주희

2상처가몸의중심이었다_허유미
길안에길
본래
요양원
자가격리
언니가온다
움딸
안전의힘
엇갈리는말
빈집백반
외로운아이의버릇
마네킹을
라포
산문|혼자이되혼자가아닌

3한입에쏙들어가는자장가를구워_고주희
휘슬레지스터
슈,페이스트리,나의작은사과꽃
가드망제
로이하그로브에게인사를!
흙의날
조로아스터교식화장
모디카초콜릿
블루치즈가오는밤
수국,이상하고아름다운메시아
에코백만많은사람처럼
블루툰베르기아에내리는비
식전의빵한덩이
산문|사라봉-한밤의산토끼

4나무들은최선을다해시들어갑니다_김애리샤
윤달
플라워돌핀사우르스
편집이필요해
모서리를걸어요
일기
반성문
새벽세시
요한복음15장16절
샤를보네증후군
그네를타다가떨어졌는데그바닥이바다였어요
요단강언저리키친
네버엔딩스토리
산문|나의사주는섬

5사랑하면불안은어느쪽으로가든만나는나이테같아_김효선
문어
라디오가새의목소리를가진다면
썩,그렇고그런눈물수집가
언니!잘가
의무만있는자세
백합은그렇게분다
계란껍질담긴굽잔
화이트데이
은행나무도마
고독한찌개
저수지는비어있다
영실
산문|서쪽은서쪽의심장을매달고

발문
시골시인-K가시골시인-J에게

추천사

출판사 서평

상처가몸의중심이었다

숨보다깊은물은
상처에서연록잎을돋게하고나무를만든다

발끝부터몸을거슬러오는물의속살을
밤새비벼주는섬
-허유미,「움딸」부분


외로움이가득한사주라서어디든흘러들어야만
완성이되는물의사주
봄이면서봄아닌이별의부장품으로흙의날
삽한자루받아쥐고벌벌떨었다
-고주희,「흙의날」부분


텅빈송충이들이내얼굴위에서꿈틀거리며
천진난만한두드러기로안부를묻는다
그위로누런점박이쐐기독을바르며지나가고
꿈틀거리는글자들은플라타너스이파리뒤에서
능청스럽게나를갉아먹는다

나는쓸모없이춤춘다
-김애리샤,「새벽세시」부분

사실
현무암과휘파람이한핏줄이라는소문은놀랍지도않다
금기를깨야완성되는유일한출구니까
우리는입구만있고출구가없는먼불빛으로
영원이라는갈증을갖게되었지만
-김효선,「짜이보라」부분

이시집은게릴라성합동시집성격을띤다.2021년봄,경상도에서활약하는시인들의작품을조명했던『시골시인-K』에이어이번에는제주에서그바통을이어받아『시골시인-J』가발간되었으며,전라ㆍ충청ㆍ강원등으로다음바통도이어질예정이다.
시집속에는네명의시인이써낸14편씩의시와산문1편이담겼다.격랑의섬제주에살면서바람과파도를원없이들이마신시인들은각자의개성있는목소리로치열한시정신을보여준다.
시인들에게제주섬은곧시요,시는곧제주섬이다.이들에게시쓰기란“사라져가는것들에대한위로의마음을보내는방법”(허유미)이며,“만신창이세계의민낯을가감없이보여주는동시에어떤것으로도대체할수없는치유의영역”(고주희)이다.“불타는저녁이내앞에서있어서,저‘멍’속으로들어가지않고는달리할일이없다”(김효선)는말은또얼마나뼈아픈가.“누군가를불러들여애정할수도있고누군가를아무렇지도않게떠나보낼수있는바다.바로그지점에서시들이피어나는건아닐까.”(김애리샤)라고고백하는시편들을만약당신이넘긴다면,“가장외로운곳에서쓰는시를제주라고말하고싶었다”(고주희)는말에기필코동의하게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