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귓속말이 떨어져 새들의 식사가 되었다

나무의 귓속말이 떨어져 새들의 식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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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둠 쪽으로 울려 퍼진 새의 노래를 채록하듯 써 내려간 진심의 이념과 서정
충남 태안에서 농사를 지으며 《흙빛문학》, 《작가마루》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편무석 시인의 첫 시집 『나무의 귓속말이 떨어져 새들의 식사가 되었다』가 걷는사람 62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청년 시절 꿈 많은 국문학도였던 시인은 한동안 시를 떠나 외면하듯 살았다. 녹록지 않은 생활을 감당하기 위해 외지를 떠돌다가 고향에 돌아왔고, 땅에 온전히 뿌리내린 후 다시 펜을 들었다. 그렇게 10년간 땀방울을 훔치며 쓴 쉰아홉 편의 시가 이번 시집에 묶였다.
오랜 노동과 사유의 결과로 영글어진 편무석 시편들의 본령은 깊디깊은 서정抒情을 향해 있으며, 시인으로서 농부로서 인류의 공존과 평화를 바라는 마음을 절제된 언어로 담아내고 있다. 그리하여 편무석의 시는 “민중으로 살아, 내내 살붙이를 건사하다가 고스란히 자연으로 돌아간 이들에 바치는 찬가讚歌다. 천지신명 모두 모여 한 시절 산 넋과 함께 즐거이 한바탕 놀아 보는 판굿이다.”(소종민 문학평론가)
저자

편무석

충남태안안면도에서태어나《흙빛문학》,《작가마루》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현재태안에서농사를짓고있다.

목차

1부이봄의슬픔은누가신고갈신발인가
생일
뒤뜰
통영
문상
공원
섬의기원
비의질서
첫눈
빈집을짓는,
병원
눈사람
봄날,대청
포옹
가을의방

2부가끔울음이샜다
운명의힘
버들국수
섬의기원2
목련
공양
눈사람2
꽃비
종소리
배웅
절규
풍경
상사화
꿈에
꽃지에서
간월도

3부슬픔을건축하는들꽃
굴밥
까치집
진문여,혹은아틀란티스
격렬비열도
민달팽이
무화과
가뭄
유산
금강
물고기평전
반성
안녕,플라타너스
입문
낮술
막걸리

4부식지않은이슬을이고
문신
뒤안길
달이큰다
안거

소금꽃
궁남지
땀의변명
살구
소낙비
손님
빈집
인류
수술
질문

해설
진심의이념과서정-소종민(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어둠쪽으로울려퍼진새의노래를채록하듯써내려간
진심의이념과서정

“너무크게벌린나의입은/가을의아궁이
울컥울컥넘치는핏빛/재를받는다”-「반성」


충남태안에서농사를지으며《흙빛문학》,《작가마루》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한편무석시인의첫시집『나무의귓속말이떨어져새들의식사가되었다』가걷는사람62번째작품으로출간되었다.청년시절꿈많은국문학도였던시인은한동안시를떠나외면하듯살았다.녹록지않은생활을감당하기위해외지를떠돌다가고향에돌아왔고,땅에온전히뿌리내린후다시펜을들었다.그렇게10년간땀방울을훔치며쓴쉰아홉편의시가이번시집에묶였다.
오랜노동과사유의결과로영글어진편무석시편들의본령은깊디깊은서정抒情을향해있으며,시인으로서농부로서인류의공존과평화를바라는마음을절제된언어로담아내고있다.그리하여편무석의시는“민중으로살아,내내살붙이를건사하다가고스란히자연으로돌아간이들에바치는찬가讚歌다.천지신명모두모여한시절산넋과함께즐거이한바탕놀아보는판굿이다.”(소종민문학평론가)

늦은공양을짓는귀뚜리가
자꾸만나뭇가지에걸려
긷던물쏟네

귀뚜르르귀뚜르르
돌부처입가에환한
밥끓는소리
-「공양」전문

생은단단하고
하루는깊다
뼛속에갇힌햇살을
목물로지워보지만
송골송골솟아
등짝에흐르는우주
물의별

풀잎이식지않은이슬을이고있다
-「땀의변명」부분

그의시는함께살아가는뭇생명에관한깊은애정으로부터탄생한다.“새들의힘을너무쉽게빌려썼다”고고백하는「시인의말」에서도알수있듯그의시에서섬,바다,나무,비,눈,고라니,너구리,방아깨비,고추잠자리,반딧불이같은자연사물은자주의인화되고신성시된다.그속엔“잘읽은울음”(「뒤뜰」)이있고“가시가가시를겨누”(「섬의기원」)는사연도있다.
시인은“귓속말은정말한끼의식사가될수있을까”(「시인의말」)계속자문한다.아마도나무가그에게흘린귓속말은사랑의말이요,침묵의말이요,은밀함의말이자바로시(詩)자체였을터이다.시집을넘기다보면나무의귓속말을잘듣기위해발뒤꿈치를올리고귀를바짝곤두세운해맑은사람하나가그려진다.
그리하여이번시집에수록된작품대부분은“격한외침,눈물어린고백,정겨운대화,근심가득한하소연등을얽어자아낸고아古雅한서정시들이다.바다와섬을이웃하며오랜노동으로살림살이를꾸려온시인이나무와새들,꽃과파도그리고겨레붙이에게매일매일답장없는편지를써온결과의산물”(소종민문학평론가)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