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이불을 덮고 주무세요

따뜻한 이불을 덮고 주무세요

$11.00
Description
코로나-19 시대, ‘함께할 내일’을 열망하며
열 명의 시인이 자아낸 시와 산문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열 번째 테마 시선 『따뜻한 이불을 덮고 주무세요』가 출간되었다. 전국 각지에 사는 10명의 시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써 나간 코로나-19 시절의 기록이다.
2019년 12월 처음 발발한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휩쓸며 인류를 공포와 불안에 몰아넣었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역대적인 팬데믹 상황에서 문학 역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외로움, 가난, 병, 의심, 공포, 불안, 슬픔, 우울이 마음속에 더 크게 자리 잡았기에 그것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다른 상상력과 다른 행동, 다른 연대가 필요했고 시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겪고 사유한 ‘코로나 극복기’를 다섯 편의 시와 한 편의 산문에 담았다.
여기 그 불안의 시간들을 기록한 이들은 서울, 경기, 강원, 경상, 전라, 충청, 제주의 시인들이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어 서로 일면식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시인들은 난생처음 겪은 역병의 시간을 견디고 치유하며 글을 썼다.
저자

김남극

강원도봉평에서태어나2003년《유심》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등단했다.시집『하룻밤돌배나무아래서잤다』,『너무멀리왔다』가있다.

목차

김남극
배달라이더처럼
산협
나머지얼굴이궁금하다
2020년,한해동안
문자메시지
산문|코로나-19와함께한산협시절

김미소
먹을만큼먹었고잘만큼잤다
입수면기
날개는슬픔을간지럽힌다
혼자만의길
가장희미해진사람
산문|짐이되지않기위해열심히살아야겠다

김성규
의료보험카드
할머니
흰무덤
선물1
선물2
산문|마을회관

김안녕
대전발영시오십분을기다리는사람처럼

모래와미래
소요산행1호선
천은사연등은무슨까닭입니까
산문|우리모두에게는간호가필요하다

김창균
공동묘지
모닥불
복면
복어
어느날사라졌다
산문|풍경

박봉희
가정식백반
임시휴업
시소게임
자가격리,그거별거아니에요
WithCorona
산문|대구,그위기의도시

박소란
자취
이방인
초대
행인
따뜻한이불을덮고주무세요
산문|괜찮습니까?

송진권
군내버스정류장
어쩌다이런세상을

낮술
지금은온라인수업중입니다
산문|친구A의희망퇴직

이종형
떠나고남은것들
대설주의보
문학관옆깊은계곡
동지
어떤하루
산문|숲의재발견,머체왓

천수호
호리병벌
좀비의집
납골당
현미경
가로등과계요등
산문|격리가부른코로나우울

출판사 서평

코로나-19시대,‘함께할내일’을열망하며
열명의시인이자아낸시와산문
‐김남극·김미소·김성규·김안녕·김창균·박봉희·박소란·송진권·이종형·천수호시인

“작은우연이라도필요한것이었다
살아있다는사실,가끔은그사실을들키고싶어”

도서출판걷는사람에서열번째테마시선『따뜻한이불을덮고주무세요』가출간되었다.전국각지에사는10명의시인들이각자의방식으로써나간코로나-19시절의기록이다.
2019년12월처음발발한코로나-19는전세계를휩쓸며인류를공포와불안에몰아넣었고여전히현재진행형이다.역대적인팬데믹상황에서문학역시자유로울수없었다.외로움,가난,병,의심,공포,불안,슬픔,우울이마음속에더크게자리잡았기에그것을떨쳐내기위해서는다른상상력과다른행동,다른연대가필요했고시인들은각자의자리에서겪고사유한‘코로나극복기’를다섯편의시와한편의산문에담았다.
여기그불안의시간들을기록한이들은서울,경기,강원,경상,전라,충청,제주의시인들이다.전국각지에흩어져살고있어서로일면식이없는경우도있지만,시인들은난생처음겪은역병의시간을견디고치유하며글을썼다.

생전듣지도못했던용어들이연일뉴스에오르내렸습니다.확진자·팬데믹·자가격리·밀접접촉자·일상접촉자·코호트격리·사회적거리두기와같은낯선용어들을두려워했고,집콕족·확찐자·마기꾼·코로난가와같은신조어로웃음코드를찾는시간들을보냈습니다.또한때는얀센·모더나·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라는낯선이름의백신들을검색하며어떤백신을맞아야더안전할까서로눈치를보는시기도있었습니다.
원래집콕족이많던우리시인들은확찐자의생활에허덕이며한밤중에천변을도는일상으로겨우위로를받곤했습니다.
(중략)
우리는여전히불안합니다.
여기그불안의시간들을기록한열명의작가들은서울,경기,강원,경상,전라,제주의시인들입니다.전국각지에흩어져살아서서로일면식이없는경우도있습니다만시인들은평생겪어보지못한역병의시간을시로혹은산문으로엮었습니다.이역병으로희생되신분들곁에서그들의사연을가만가만듣는마음으로쓴글이라한다면,시인으로서그동안의무력감이좀지워지기라도할까요.아무튼오늘은바람이좀서늘하네요.따뜻한이불을덮고주무세요.
‐「여는글」부분

시인들은“두꺼운마스크와검은헬멧으로얼굴을가린”(김남극「배달라이더처럼」)라이더의눈빛에,“마스크를쓰고화투를치”(김성규「마을회관」)는시골할머니들의모습에,권고사직을내미는호텔에서차마동료의이름을쓰지못해스스로희망퇴직을선택한“친구A”(송진권「친구A의희망퇴직」)의이야기에함께걱정하고아파하며‘괜찮습니까’하고묻는다.
도시에서도농촌에서도,학교에서도직장에서도집안에서도,제주에서도강원도에서도,먼곳에서도이곳에서도사람들은하나같이아프고힘겨웠다.그리고열망했을것이다.서로의얼굴을마주볼수있는그날을,손을맞잡고마음껏거리를활보할수있는그날을,장례식에서함께애도를표하고예식장에서는마음껏박수치며축하할수있는그날을.그리고당신과내가함께안녕하기를.
“흰우유에달달한시리얼을말아입에넣고우물거린다/반쯤지워진간밤의악몽을연하게내려마신다”(박소란「이방인」)는고백은참처연하고,“구멍이뚫리면이집은안전하지않다나는가장나중에뜯어먹히기위해죽지않고신선도를유지한다”(천수호「호리병벌」)는발언은또얼마나참혹한가.그모든참혹을딛고서서시인들은노래한다.“우리모두에게는간호가필요하다”는사실을,사랑이필요하다는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