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입니다 배민 합니다 (이병철 에세이)

시간강사입니다 배민 합니다 (이병철 에세이)

$16.00
Description
“공부를 많이 해서 할 일이 이것밖에 없는 거야”

지금까지 이런 책은 없었다
이것은 유쾌한 에세이인가 서글픈 모노드라마인가

시인? 문학평론가? 시간강사? 배달 라이더?!
직접 헬멧을 쓰고 거리로 나선 이병철의 배달 분투기
띵동, 배달입니다!

코로나 시대, 언택트 시대, 비대면 시대…… 빠르게 변화하면서 낯선 세계를 맞이하게 된 현대인들에게 배달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으로 버튼 하나만 눌러도 모든 음식이 문 앞으로 도착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편리함 뒤에는 배달 라이더의 치열한 삶이 존재하는데……

시와 문학평론을 쓰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병철 시인의 에세이 『시간강사입니다 배민 합니다』가 걷는사람 에세이 16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작가가 직접 배달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써 내려간 일종의 ‘배달 분투기’라고 할 수 있다.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활동하며 연구와 창작을 병행하는 이병철 시인은 어느 날 헬멧을 쓰고, 스쿠터에 음식을 싣고 직접 거리로 나선다. “박사 학위를 받자마자 지원한 한국연구재단 ‘박사 후 국내 연수’ 연구원에 선정됐을 때만 해도” “앞날이 장밋빛”으로 보였다는 그는 어째서 밤낮없이 스쿠터를 몰고 거리를 누비게 된 것일까. 사회에서 소위 지식인으로 불리는 어느 시간강사의 유쾌하고도 쓸쓸한 배달 일지는 ‘배달’이 일상화된 우리에게 위로와 공감을 건넨다.

생활비에 대출이자에 각종 공과금까지 해결하려면, 그렇게 빠듯한 와중에도 가끔 낚시도 가고, 클래식 연주회도 가고, 지금의 ‘나’를 구성하는 것들을 계속 지키려면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구직 사이트를 한참 뒤져보다가 문득 요즘 ‘배달 대행’ 아르바이트가 ‘핫’하다는 뉴스가 떠올랐다. 그래, 이거야!
(…)
다만 엄마한테는 괜히 말했다 싶다. 배달 라이더들 사고가 많은 요즘, 아무리 걱정하지 말라 한들 엄마는 걱정할 것이다. 내 얘길 듣고 속이 탄 엄마는 “공부를 그렇게 많이 했으면서 할 일이 그것밖에 없어?” 말했고, 나는 “공부를 많이 해서 할 일이 이것밖에 없는 거야” 대답했다.
-「공부를 많이 해서」 부분

이병철 시인은 생계를 위해 배달 라이더가 되기로 결심한 이후에 바로 행동에 나선다. 그러나 그것은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 배달 일을 걱정하는 어머니에게 “공부를 많이 해서 할 일이 이것밖에 없는 거야”라고 대답한다. ‘좋은 대학만 가면 인생 편다’는 이 사회의 명제가 보란 듯이 깨진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그는 2006년식 낡은 스쿠터를 40만 원에 구입하고, 구청에 가 번호판을 달고, 보험을 가입하고, 안전 교육까지 받는다. 그렇게 도로를 질주하는 그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들과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당근마켓에서 스쿠터를 산 이야기, 배달 라이더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계급, 헷갈리는 아파트 동수 때문에 “동수야 동수야!” 부르며 스쿠터를 몰았다는 웃픈 에피소드들부터 배달 음식을 전해 받은 이웃들과 가게 사장님 등 여러 인물들과 얽힌 따듯한 사연들까지. 푸짐하게 펼쳐진 이야기들은 스쿠터 한편에 온기를 가득 품은 음식처럼 한 권 안에 가득 들어차 있다.
저자

이병철

시와문학평론을쓴다.두권의시집과한권의평론집,세권의산문집을냈다.한양여대,명지전문대,중앙대에시간강사로출강중이다.쉬는날에는바다와강에서물고기를낚는역동적인낚시꾼이며,비와파스타와클라라주미강의바이올린을좋아하고섬과옥상과일인용텐트에서자주잠든다.배달음식중에는피자와돈가스를좋아하지만하와이안피자는거부한다.추억의경양식돈가스만먹는다.

목차

프롤로그
세상의모든불빛

1부
공부를많이해서
당근마켓에서40만원주고2006년식스쿠터산이야기
20만원벌기
쪽방촌
배달준비
배달계급
인세들어온날
배달하는마음

2부
레모네이드
동수야
호두과자
눈치게임
한여름의마라톤
피자집인데육회집입니다
한번에한집만
만나서현금결제
모태비흡연자도담배피우고싶은날

3부
우리집치킨이맛있대요
조심히,안전하게와주세요
위대한밥상
차단기
폭우
금융치료를조심합시다
따뜻한비
치킨런

4부
딸배를위한변명
이렇게멀어지나봐
순수익늘어나는세상
소주한잔하자
안양사고현장을지나며
엄마의첫해외여행
아버지와부대찌개
포기합니다,아닙니다
나는행복한배달라이더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배달어플을실행하고‘운행시작’을누른다……”

“그래,다시달려보자.
안좋은날이있으면좋은날도또오겠지.”

삶의돌파구는있는그대로의현실을마주하는것뿐!
냉철한세상속에서살아남기위한좌충우돌생존법

그렇다면그는어떤사람일까.추천사를쓴류근시인에의하면그는문학좀한다는사람들사이에서‘상남자’로통하며“크고늠름하고수려한외모에그보다더우렁우렁한내면을두루갖춘”사람이다.그뿐인가.쉬는날에는바다와강에서물고기를낚는역동적인낚시꾼이기도하며,비와파스타와클라라주미강의바이올린을좋아하는낭만주의자이기도하며,섬과옥상과일인용텐트에서자주잠드는소박한시민이기도하다.그런그는지금“시인의자존심,박사의콧대,시간강사의허울을아랑곳않고세계의이면을들여다보고”있다.아파트40층의문앞에음식을내려놓은후에들려오는“감사합니다”한마디에마음이환해지고,40층에서내려다보는“물기를머금어보석처럼”빛나는불빛들을보고감동을받기도한다.그는있는그대로의냉정한현실을직시하고받아들이지만,배달스쿠터를타고달리면서그간책속에서는미처발견하지못했던아름다움을본다.

40만원주고산2006년식중고스쿠터는늘불안하다.언제엔진이멈춰도이상할게없을만큼낡았기때문이다.그래도지난가을과겨울을잘버텨주었다.겨울에시동이잘안걸려애를먹은일이종종있긴했지만,‘킥스타터’를발로수십번세차게밟으면‘덜덜덜’하며겨우시동이걸리곤했다.“오늘도무사히”는안전운전을기원하는말이지만,내게는그의미가좀다르다.스쿠터가고장나지않기를바라면서나는오늘도“제발무사히!”를외친다.
-「한여름의마라톤」부분

이병철시인의『시간강사입니다배민합니다』가가볍고유쾌하게만읽힐수도있겠지만이책이사회에던지고있는메시지는결코가볍지않다.대학에서학생들을가르치는시간강사가배달일을해야만생계를유지할수있는모순적인사회구조를그려내고,배달라이더를비하하는표현으로“딸배충”이라는은어가생겨날만큼혐오와조롱으로얼룩진사회의분위기를꼬집는한편라이더들의교통법규준수등자정노력이필요하다는당부도잊지않는다.그런가하면안양에서일어난끔찍한사고현장을보며기본적인안전조치마저이행되지않는노동현실을고발하기도한다.냉정하고부조리한현실이지만그는굴복하지않고오늘도‘운행시작’버튼으로하루를시작한다.마치희망은먼곳에있는게아니라는듯이.그저“많은길들을달리고,많은식당에드나들고,많은일들을겪으며많은사람들”을만난다.“노부부가주문한칡냉면,젊은연인들이주문한페스트리와커피,재래시장상인들이주문한햄버거,몸이불편한아저씨가주문한초밥,파출소에서주문한김치찌개”를배달하면서그는보람을느끼고행복해한다.그렇게시간강사는오늘도달린다.단지“건강한몸으로길위에서일할수있음에감사”를느끼며,“배달하는마음”으로후끈후끈한음식을싣고“행복과설렘”을배달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