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마음사전 (김도연 에세이)

강원도 마음사전 (김도연 에세이)

$16.00
Description
“대관령 고향집에 가면 어린 시절 사라진
풍경이 함께 따라 나온다. 사라진 말과 함께.”

강원도 대관령에서 나고 자란 작가가
잊혀 가는 풍경과 말을 찾아가는 여정의 기록
김도연 소설가의 에세이 『강원도 마음사전』이 걷는사람 에세이 17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김도연 소설가는 1991년 《강원일보》, 1996년《경인일보》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제1회 중앙신인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수상하였다. 그동안 소설집 『0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십오야월』『이별전후사의 재인식』『콩 이야기』, 장편소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삼십 년 뒤에 쓰는 반성문』『아흔아홉』『산토끼 사냥』『누에의 난』『마지막 정육점』『마가리 극장』, 산문집 『눈 이야기』『영』『자연은 밥상이다』『강릉 바다』 등을 펴내며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명실상부한 소설가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장편소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임순례 감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강원도 마음사전』은 어느덧 중년이 된 작가가 어린 날을 돌아보며 새롭게 시작하는 추억의 여행이자, 점차 사라져 가는 고향의 풍경과 말을 찾아가는 여정의 기록이다.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강냉이밥’, ‘갈풀’, ‘달그장’, ‘새뿔’ 같은 강원도 말부터 ‘강릉’, ‘대굴령’, ‘속초’ 같은 특정한 지명으로 단 제목들이 눈길을 끈다. 기억의 파편을 하나하나 집게로 집어 올리듯이 작가는 작은 사물에서부터 자연과 동식물까지 모두 새로운 방식으로 호명한다. 가난했지만 마음만은 풍족했던 작가의 유년을 따라가다 보면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세상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저자

김도연

대관령(평창)에서태어났다.고향에서중학교까지마친뒤춘천으로유학을떠났다.고등학교때읽은단한권의소설인조지오웰의『1984』는충격적이었다.강원대불문학과에들어가시와소설을저울질하다가경쟁률이약해보이는소설을쓰기시작했다.졸업후주물공장,아파트공사장에서막일을했다.강원일보(1991년)와경인일보(1996년)신춘문예에소설이당선되었지만청탁이오는곳은없었다.그러던중IMF가터졌다.돌아갈곳이고향밖에없었다.2000년신춘문예에서도모두떨어졌다.그런데2000년여름,무더위를견디며「0시의부에노스아이레스」란소설을썼고‘중앙신인문학상’에당선되었다.그동안소설집『0시의부에노스아이레스』『십오야월』등,장편소설『소와함께여행하는법』『누에의난』『마가리극장』등,산문집『눈이야기』『영』『강릉바다』등을펴냈고허균문학작가상,무영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작가의말

프롤로그
사라져가는말을찾아서

1부강냉이밥먹는꿈을
가니?
강냉이밥
강릉
갈풀
건봉산
겨울방학
고향

눈꼽재기창
달그장
대굴령
대장집
두메산골
등잔과호야

2부속초의북쪽사람들에게
라디오와테레비
말머리
무장공비
미역
방아
봄내
산불
새뿔
서캐
속초
신작로

3부소는가장하기싫은숙제였다
영동고속도로
운탄고도
원주흰구름아파트
일소1
일소2
장작난로와도시락
전사
전화기
캠프페이지
콩과팥
콩마뎅이

출판사 서평

“우리는대부분고향을떠나서살고있다.
고향은어디에있는가.고향에는누가살고있는가.”

평창을지나춘천으로,대관령을넘어강릉으로
유년의골목길을따라강원도를복기하는소설가의여행일지

어린시절,그러니까우리들은부모님에게배운말들을익히며세상을배운것이나마찬가지였다.김치는짠지였고입은주댕이였다.구린내는쿤내였고공책은잭기장이었다.한번도본적이없는여우는영깽이였고그흉내를내는여자아이는곧장별명이영깽이가되었다.딴짓을하며길을가다넘어지면넹게배긴거였고그러면친구들은놀구느라(놀리느라)히히덕거렸다.눈은눈까리였고눈곱은눈꾀비였다.집집마다개를든내놓고(풀어놓고)키운터라어느날기르는개가새끼를낳으면아비가누구인지추리하느라즐거웠다.
‐프롤로그「사라져가는말을찾아서」부분

김도연소설가는고향으로돌아가햇살이좋은마당에앉아있으면자연스레어린시절의풍경과말이따라나온다고말한다.진한그리움의정서를불러일으키는풍경을따라가다보면정겹게작가를부르는엄마와아버지가보이고,형누나들과함께오간곳이등장한다.울타리주변에는앵두나무,신배(돌배)나무,개복숭아나무가줄지어서있고,개,소,닭,토끼,돼지,염소가한데어울려살고있다.작가는그런유년의풍경을내다보면서곧깨닫게된다.결국본인이해야할일중에하나는사라진풍경과새로운말을찾아가는일이라는것을.그리고어릴적지냈던대관령,처음유학을갔던춘천등을시작으로하여속초와강릉을넘나들며강원도정서가물씬담긴토속적인단어들을되살려낸다.소설가가풀어낸여러편의자연의조각들은독자에게강원도고유의아름다움을,투박한정겨움을선사한다.
작가는옆사람에게말하듯이나긋나긋하게자신의인생을이야기한다.공부를위해“괜히허세를부려먼춘천까지길을떠나게된”고등학교시절,“찰옥수수를잘말렸다가맷돌에타개서지은”강냉이밥을교실에서후후불어먹던기억하며,이제는지나가버린소소하고행복한일상들을작가의어릴적사진,일러스트와함께곁들였다.
작가는겨울의대관령은온통눈천지였다고회상한다.그곳은“눈이풍족하면남자아이들은집에서직접만든나무스키를비알밭에서”타는곳이었고,“여자아이들은비료포대에짚을넣어푹신푹신하게만들어집근처에썰매놀이”를하던곳이었다.‘대굴령’에관한그의이야기를듣고있으면추운줄도모르고해가질때까지소리를지르며노는아이들의모습에눈앞에선연하게떠오른다.이외에도투정을부리면서아버지의지겟가지에올라타서‘새뿔’(지게윗세장위의가장좁은사이)을잡고있던날들이나,아버지의심부름으로“말뚝에묶인밧줄과씨름하며”소에게끌려다니던일들은해학적이면서도깊은아련함을불러온다.이제는더이상교실한가운데에자리하던둥근무쇠난로도,까마득한밤을밝히던등잔과호야(남포등)도없지만작가의곁을온전하게지켜주던존재들은새로운방식으로하나의아름다운풍광을이룬다.생생하고맑은바람과인정과온기가흘러넘치는공간이독자들을인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