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과의 사랑

펭귄과의 사랑

$12.00
Description
걷는사람 시인선 81
박래빗 『펭귄과의 사랑』 출간

“모래가 비추는 신호에 따라 살아온 적이 있다
모레를 기다리며 모레를 애쓰며 모레를 지우며”

다채롭고 투명한 상상력으로 담아낸
한 편의 환상동화 같은 사랑의 언어
2019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박래빗 시인의 첫 시집 『펭귄과의 사랑』이 걷는사람 시인선 81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열네 살 무렵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을 느낀다면 같이 있는 사람, 즉 자기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라는 사르트르의 문장을 가슴속에 품었더니 시가 되었다.”(《실천문학》 당선소감)라고 고백한 시인은 어린 시절의 다채롭고 통통 튀는 상상력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우리 앞에 나타났다.
박래빗이 재창조한 세계는 달콤하고 씁쓸한 환상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시인이 그려내는 인물들은 자신의 마음을 다양한 형태로 서슴없이 빚어내는가 하면, 풍부한 직관과 감수성을 적극적으로 동원하는 방식으로 사랑의 언어를 실험한다. 다채로운 색감과 감각을 가진 시편들은 이제 서로에게 스며든 채 하나의 동화 같은 풍경을 일군다. 이렇듯 시인이 우리 앞에 펼쳐 보이는 알록달록하고 발랄한 사유들은 “꿈의 심층에서/나올 것 같은 레이어드”(「레이어드」)의 기법을 통해 또 하나의 미학적 세계를 구축한다.
시인의 세계에 “한쪽 발을 담그”(「호랑이 연못」)면, “시 같은 것들은 잊고 살아야지” 다짐하다가도 결국 “의자에 앉아서 시들이 하는 말들을 모두 들”어 주고 마는 사려 깊은 인물이 보인다. 그는 “앎으로 더욱더 다정해지는 세계”이자 “처음이고 끝인 세계”(「미학」)인 시를 통과하며 “그렇게 뭘 모를 때가 많다”(「꽃, 숨」)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게 되고, “두 직선이 만나지 못하는 슬픔”(「있습니다, 평행사변형의」)조차 끌어안는 법을 체득한 뒤, 마침내 “나는 그거 좋아해”(「잠자는 모자」)라고 고백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이 사랑의 모험은 대상이 “나를 사랑하는지 생각하지 않”(「펭귄과의 사랑」)는 힘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그리하여 이 세계는 거침없는 슬픔으로 섬세하게 빚어낸 또 하나의 성장 서사로 귀결된다.
김진석 문학평론가는 “박래빗이 포착한 제재는 그것이 머물던 시공간적 좌표의 특색을 보존하면서 시인의 언어로 한 번 더 새로운 의미화의 작업을 거친다”는 핵심을 짚어낸다. 이어 “박래빗의 시는 익숙하지만 낯선 3인칭의 관점에서, ‘나’가 보고, 볼 세계가 투명하게 담긴 언어 속에서, 일시 정지 되어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도 ‘지금-여기’에서 자리하고 있”음을 분석하며 그의 첫 시집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추천사를 쓴 김은지 시인은 “이 세계에선 고정된 상태로 정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아 버린 구성물들이 시공간을 오가며 무엇이든 되어 보고 불쑥 나와 자리를 바꾼다.”라고 진단한다. 또한 “이 시집을 읽을 때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선율이 흘러나오고, 우주쇼가 시작되며, 놀랄 만큼 우연한 일이 일어나도 놀라지 않”기를 당부하며 박래빗의 새로운 행보를 향해 박수를 보낸다. 이 시집에 단 “한 발”(「호랑이 연못」)만 내디딘다면, 이제껏 느껴 본 적 없는 사랑의 언어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박래빗

충남논산에서태어나2019년《실천문학》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1부다들킨봄
그대의앉은자리에내가앉아있고
미학
꽃,숨
송아지의무릎
송아지의발등
모래시계를삶았다
상자
호랑이연못
쓸쓸하게웅크린
복숭아알레르기
Savasana
검정설탕유령

분홍눈

2부모래가될때까지
내전생은빗방울의ㄹ의빗소리
빨강모래알
있습니다,평행사변형의
몽환의양식
새의얼굴
초록의감각
바람빼기자세
해바라기라디오
오로라화관
웃는저고리
바닐라향기
간절한호두과자
옷들의이야기

3부대답은고양이의몫입니다
동화와모형들
의자
커피소년
기린의전화
장미를올려놓으세요
켈트족에게
레이어드
탑정호수
바위할아버지
7
잠자는모자

4부쿠키가되어보자
시로만든쿠키
펭귄과의사랑
접.점

바람이뱉는호흡
거울화가
흰사각형의우주
막심므라비차
모자를따는여인
기원전과기원후의비
임사체험

해설
얼려두기,일시정지
-김진석(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