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롱지 설화 - 걷는사람 시인선 84

모롱지 설화 - 걷는사람 시인선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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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동철

전북전주에서태어나2006년광주일보와전남일보신춘문예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나타났다』를냈으며,미얀마민주화를지지하는연대시집『붉은꽃을내무덤에놓지마세요』를영문번역했다.‘작가의눈’작품상,‘불꽃문학상’(대표수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그놈똥구녁

말의탄생
도둑질
팥니
제동이
서울말
그놈똥구녁
개새끼들
복순이네집
무아로
뽀로로
먹구렁이업보
엄마는꽃등을달고

2부혼불

몽혼주사
늘매기
대한늬우스
혼불
모더락불
연옥분
옹구락진명길이
정지낭거리
샛밥
정지낭삼시랑
물외농사
장마

3부요시롱캥

요시롱캥
한물
장마씨서리
꽃받쳐줄게
송장시엄
물속을걷는새
뱀장소
별똥
황구렁이울음
수박똥
알먹고꿩?
구렁이비

4부잔밥각시

잔밥각시
긴양말의찬이
곱똥쇠할아버지
참게잡기
울력다짐
섶다리놓기
다리밟기
꿩고기뭇국
떼보수남이
토끼망태
뱅이
겨울밤
석찬이형

해설

과거로갈수있는미래를꿈꾸다
-장예원(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돌이켜보니
내어린시절이자리한모롱지는
설화와근대가공존하는공간이었다
이른바,‘희망의80년대’를바라보고
산업화를향해폭주하던시절
오지라는이름으로위리안치된모롱지에서
건방구진여우와낭군을잃은황구렁이와
잔밥각시를이웃하고살았다.
오래전잊힌연인처럼
다시는만날수없는.

2023년2월
정동철

추천사

지방에서올라와수도권에서사는나는햇수를세어보니고향에서산날보다이제고향을떠나산지가더오래되었다.그동안사투리를고치기위해애를썼는데단어는어찌어찌하여고치게되었으나억양만큼은아직어쩌지못하고있다.조심조심이야기하고있으나술에취하면그억양이제대로뻗어나온다.그말과그억양이아니면표현할수없는세계가있다.언어를잃어버리면사실그때를잃어버리는것이다.표준어라고일컬어지는이방의언어로는「몽혼주사」의석찬이성도,「혼불」의풍경도제대로보여줄길이없다.그때의사람들을그려보는방법은그때의언어가아니면안된다.

어디까지가가족이냐고물으면나는가족그림을그려보라고한다.거기에그릴수있는사람까지가가족이다.아이들에게그림을부탁하면할아버지,할머니를그리는아이가드물다.그때는할아버지,할머니가가족이었다.동네사는형들도가족이었다.「연옥분」의이야기를읽으면누군가의죽음이내꿈과연결되던시절이있었다.그렇게연결된사람은수십년간만나지못해도가족이었다.꿈속에찾아온성님을보러마침내초상에도착한연옥분씨가업어키우던뱅도가반백이되었다는것을발견한다.그렇게오래떨어져있어도가족이었다.상주보다더서러운울음이가족을증명한다.

현대사회는가족의범위가좁아져서내가족은나밖에남지않아서우리가외롭게사는것이아닌가,생각해보게된다.어떤시집은색다름을불러일으킨다.새로움에중독된우리는우리가지워가는세계가있다는것을모르고지낸다.부끄러워서내가지우고있었던사투리로시인은그때를완벽히복원한다.이시집은그리움을불러일으킨다.그리움을들여다보고싶은사람에게이시집은너무나소중하다.
-하상만(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