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우리 통영 가요 - 걷는사람 시인선 85

언니, 우리 통영 가요 - 걷는사람 시인선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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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명희

전북김제에서태어나2012년《시사사》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껌좀씹을까』를냈다.

목차

1부치마에서도깨비바늘을떼주던사람

미란이
입춘
삭히지않은
도로폭좁아짐
가파도
쟈가갸
천등
망해사
80A
팝콘
번개탄
산딸기는떨어져도그만
인생즐기는니가챔피언

2부남녘은많은핑계가따뜻해지는곳
아리아리스리스리아스라이
부족
월령리
환장
독수리오형제
하나마나바나나
땅끝해안도로
압록
이치
잠깐만
되돌아온말
이이불이
폭탄세일
내변산
자서전
스프링은스프링

3부생선이비린맛빼면뭐있나
#2580#
간혹
통갈치조림
도다리쑥국
광명역
카공족
용도변경
꽃문살
파문
인경이가신호등을건넌다
닮았대요
하마터면
고군산군도
다육식물
돌비서라운드

4부봄이오려면얼마나걸려?
배달의민족
대처방법
쌍무지개차차차
꽃차는잘받았습니다만
회복
삼례
바글바글
음악분수쇼
18
일요일엔믿고싶었다
3분미역국
테트라포드
사랑합니다
조강지처

해설
유머로자신을바로세우는시인
―조성국(시인)

출판사 서평

시인은생명과사물이가진고유성을적극활용하여독자를과거의한장면으로건너가게하는일에도능숙하다.독자는“신발보다싸다는타이어뱅크앞으로지나칠까온누리통신쪽으로갈까”고민하는시인을따라“봄을기다리는사람들”(「입춘」)속에섞여드는가하면,“저세상도일찍넘”보는“양계장집막내딸”(「미란이」)미란이를회고하는동창회에초대받기도하고,“첫눈오는날”에“언니,/우리통영가요”(「도다리쑥국」)라는제안을받으며지나간사랑의씁쓸함과입안에요동치는바다를곱씹어보기도한다.이렇듯사랑과우정,탄생과죽음등인간사에깃든오묘한무늬가켜켜이쌓여조명희만이선보일수있는무한한신화로완성된다.

조성국시인은해설을통해“조명희시인의방불빛은항상다소곳했지만,이제야생각하니그렇지않았다.내가주눅들만치“인생을즐기는챔피언”이었다.”라고말하며시집의고요함이내포한“발칙한섬뜩함”에주목한다.또한“역마살낀듯이돌아다닌곳곳마다서사의형상이그려지듯빚어져서그닥낯설지않았다.무슨말이냐면사람이야기가고스란히담겨있다는뜻이다.”라고짚어내며조명희의행보를지지한다.

추천사를쓴손미시인은조명희시에드러나는과감하고도다정한면에주목한다.특히“시인의세계속에서마지막문장을밟으면직각으로떨어지며투신한얼굴을만나게된다.아직발각되지않은은밀한살갗,그래서더욱그립고무서운나의뒷면.꺼져있던그곳에조명희의문장이반짝하고불을켠다.”라고진단한다.이시집에담긴드라마를펼쳐본다면,“끝나는지점에서다시시작되”(손미)는무궁무진한하나의생애를경험할수있을것이다.

조명희(지은이)의말

다시그날이어도나는그나무아래겠다
하도보아꽃엔덜아플수있지만

정작
무는개는짖지않았다

2023년봄
조명희

추천사

조명희의시는과감하고다정하다.시의행간을따라걸어들어가면,익숙하면서도생경한것이있다.귀퉁이가뜯겨나간지도,이름이두개인나,다빠져나가느슨해진브라속까지.시인의세계속에서마지막문장을밟으면직각으로떨어지며투신한얼굴을만나게된다.아직발각되지않은은밀한살갗,그래서더욱그립고무서운나의뒷면.꺼져있던그곳에조명희의문장이반짝하고불을켠다.오래거기있었지만까마득히잊었던서늘한눈빛과의조우.

조명희의시는끝나는지점에서다시시작된다.행을따라들어가면마지막문장에매달려있는창백한손이있다.독자는재빨리돌아나오지못하고벼랑밑의얼굴을확인하기위해이끌리듯다가설것이다.거기엔실어증에걸린얼굴들이매달려있다.“어디선가본익숙한”얼굴이기도하고,내가“빌려살던”너이기도하다.분명한건선을긋고오랫동안방문하지않았던,잊고싶은얼굴들이다.조명희의시는그얼굴들이하는말을적는다.표정을바꾸고체위를바꿔여러사람이면서한사람이기도한그목소리는마침표없이이어진다.그건시인이대신받아쓴우리들의목소리이다.우리가벼랑에서무참히밀어버렸던수많은얼굴을마주보는“흑백사진”같은한시인의사원이다.
-손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