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큰글자도서) (개정판)

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큰글자도서) (개정판)

$36.00
Description
90년대에 반향을 일으킨 페미니즘 소설
『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 복간
『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는 1992년 출간된 작품으로, 총 54편의 초단편소설이 한데 모인 엽편소설집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가부장제로 점철된 혼인 관계 속 고통받는 여성을 위해 목적의식적으로 쓰여진 작품이며, 이경자 소설가가 스물여섯부터 마흔다섯에 이르기까지 자그마치 이십여 년 동안 관찰하고 실감해온 여성차별의 역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많은 남성들의 항의와 여성 차별에 무지했던 당대의 시대상으로 인해 절판되고 말았다. “1992년부터 2020년에 이르기까지, 약 30여 년 동안 우리의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는가? 이것을 과연 ‘어제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으로부터 복간이 기획되었다.

여성 억압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다양한 여성의 삶에 틈입하여 그 이야기를 생생히 풀어내고 있는 『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가사노동의 경제화’ ‘가족법 개정’ ‘간통법 존폐 논쟁’ ‘하층 여성 위에 군림해 권능감을 느끼려는 부르주아의 허위의식’ 등을 날카롭게 풍자”하며, “‘엄마와 딸’ ‘시어머니와 부인’ ‘부인과 애인’ ‘기혼 여성과 미혼 여성’ ‘중산층 여성과 하층 여성’ ‘성녀와 창녀’ 등 여성 관계를 손쉽게 분할하는 당대 관습에 강력하게 반발”한다.

책의 첫 꼭지에서는 90년대의 방법으로 ‘미러링’을 시도한다. 집안에서 가사노동을 하는 것이 남편의 미덕이고 사회생활을 빙자한 외도를 하는 것이 아내의 역할인 세계관, 그 속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저지른 폭력을 정당화한다. (「옛날 옛날 한 옛날에」).
갓 결혼한 순희는 옆집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가정폭력을 지나치지 못해 장로를 찾아가지만, 장로를 비롯한 시대 풍토는 ‘남편이 제 안 사람을 다스리는 것은 참견할 수 없다‘며 방관한다. (「새 각시의 아내 공부」).
직장 내 성희롱이 만연한 환경에서 능력 있는 신입사원 ’미스 리‘는 유연하게 대처한다. 오히려 여직원은 회식 자리에 참여할 수 없다는 말에 일갈하며, “우리는 누구의 아내로서 직장에 다니는 게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낸다. (「무엇을 할 것인가」).
맞벌이 환경에서 독박육아를 도맡은 정우는 시어머니와 남편의 반복되는 무시에 불합리함을 느껴 울화통이 터진다. (「피곤과 사치」).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빈번하게 자행되는 여아 낙태의 실태 또한 담고 있다.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가지기로’ 마음먹었던 부부는 막상 딸만 둘을 낳자, 마치 그것이 죄라도 되는 듯 아들을 원한다. 그러나 배 속에 잉태된 아이가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거리낌 없이 지우기로 결심한다. (「살려주세요!」).
남편의 외도쯤은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는 시대상을 표현하기도 한다. 남편에게 외국 생활을 하는 동안 “아무 일 없었느냐”고 묻는 ‘마누라’는, 남편의 매춘에 대한 고백을 두고 유쾌하게 반응한다. (「여우와 늑대」).
병서는 여자친구인 영희가 ‘여자답지’ 않게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이 늘 마땅찮다. 영희는 신문에서 본 성폭력 사건에 대해 언급하고, 병서는 오히려 여자의 잘못을 탓한다. (「여자는 알 수 없다-직장인의 연가 9」) 성폭력 사건에 대한 여ㆍ남의 의견 대립과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무지하던 당대 남성들의 시대상을 보여준다.

두 주먹 불끈 쥐고 ‘여성주의 관점’을 지켜내고자 이경자 소설가는 짧은 소설로 발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는 언제나 여성들에게, 가부장제 사회의 ‘보호’와 ‘배려’의 대상이 되느니 울타리 밖으로 나아가 기꺼이 ‘도전’하고 ‘혼란’을 겪자고 설득”한다. 우리 사회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추는 이야기 속에서, 여성들은 무언가를 ‘깨달아’가며 두렵고도 용맹한 얼굴로 세상에 맞선다.
저자

이경자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나 197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확인」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절반의 실패』 『살아남기』 『꼽추네 사랑』, 장편소설로 『배반의 城』 『혼자 눈뜨는 아침』 『사랑과 상처』 『情은 늙지도 않아』 『천 개의 아침』 『계화』 『순이』 『세 번째 집』, 중단편집『건너편섬』,산문집으로 『반쪽 어깨에 내리는 비』 『이경자, 모계사회를 찾다』 『남자를 묻는다』 『딸아, 너는 절반의 실패도 하지 마라』 『시인 신경림』 등이 있다. 올해의여성상, 한무숙문학상, 고정희상, 제비꽃서민문학상, 민중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 현대불교문학상, 가톨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추천사
개정판머리말

1부
옛날옛날한옛날에
우리집남편좀보래요
저여자를어쩌지?
저마누라를어쩌지?-첫번째이야기
저마누라를어쩌지?-두번째이야기
저마누라를어쩌지?-세번째이야기
저마누라를어쩌지?-네번째이야기
저마누라를어쩌지?-다섯번째이야기
현모양처김화실씨
내남편의신년계획
새각시의아내공부
무엇을할것인가

2부
비토그룹
들어온여자
출가외인
언니,올케,시누이
피곤과사치
손녀와며느리
살려주세요!
태몽
딸과아내
나의파수꾼
다시감춘꼬리
그여자에게일어난일

3부
그들에게일어난일
남의떡,내떡
여우와늑대
오뉴월솜버선
편지
생선파는여자
적선을즐기는그여자
봉사를즐기는김여사
또다른힘
두고보자대머리잭

4부
해숙씨의사랑이야기-직장인의연가1
그들세사람-직장인의연가2
유명산에가던날-직장인의연가3
그날의진실-직장인의연가4
내가본신기루-직장인의연가5
산십팔번지의양희-직장인의연가6
요즈음의내마음-직장인의연가7
그들과또한사람-직장인의연가8
여자는알수없다-직장인의연가9

5부
남자-첫번째이야기
남자-두번째이야기
남자-세번째이야기
그남자의사랑
얼굴에철판깐사내
그남자의아내
그남자가절망한이유
노총각양대리
혜경이네독재자
아빠가나빠요
여권신장즐기는내남편

초판작가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