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 마음사전(큰글자도서)

제주어 마음사전(큰글자도서)

$25.00
Description
제주 사람들이 생각하는 제주
사람들은 제주도를 관광지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주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싸우고 울고 웃던 땅이고 죽어 묻혀야 할 터전입니다. 제주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시인은 제주도와 제주어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감귤밭에 딸린 집에서 태어나 할머니가 말하는 제주어를 듣고 자란 소년. 학교가 끝나면 엄마에게 제주어로 이야기를 듣던 소년. 화산섬이라 벼농사 짓기가 어려워 제사 때만 ‘곤밥’(쌀밥)을 먹고 ‘가메기’(까마귀)처럼 몰려다니던 소년에게도 첫사랑이 있었습니다. 짝사랑했던 그 소녀는 다른 친구에게 애정 고백을 했고 실의에 빠지던 소년은 이제 어른이 되었습니다. 제주에서 택시를 타면 ‘궨당’(친척, 마을 사람)이 너 택훈이 아니냐고 묻는 섬. 그들에게 제주는 아름다운 땅이 아니라 일상을 살아내는 생활 공간입니다. 현택훈 시인이 제주어로 우리 모두가 누렸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합니다.

엄마는 거짓말쟁이였다. 하지만 그 거짓말들은 이야기의 재미를 위한 말하기의 방식이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엄마는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냈다.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앨범에 있는 흑백 사진을 보다 간호사 옷을 입은 엄마의 모습이 눈에 띄어 엄마에게 물었다.
“응? 아, 그거. 그럼. 간호사엿주게.”
엄마는 옷에 단추를 달다 사진첩을 보며 말했다.
나는 엄마가 간호사였다는 게 자랑스러웠다. 며칠 뒤 아빠와 어떤 얘기를 하다 내가 엄마가 간호사였다는 걸 얘기하자 아빠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래서 내가 앨범을 아빠 앞에 펼쳐 그 사진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다시 말했다. 하지만 아빠는 웃으며 말했다.
“아, 그 사진. 어멍 사료공장 댕길 때 사진이여.”
- 「랑마랑 」 부분

어릴 적 엄마는 사진을 보며 자기 직업이 간호사였다고 말하고 어린 소년은 엄마의 직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는 그 사진이 공장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알려줍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엄마의 무용담을 들려주기도 합니다. 그런 소년과 엄마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소년은 나이가 들어 정든 제주를 떠납니다. 제주를 떠나 있어도 늘 엄마 아빠의 얼굴처럼 제주어는 그의 마음속에서 감귤처럼 노랗게 익어 갔습니다. 그리고 제주로 돌아와 그는 시인이 됩니다. 그러나 제주어로 이야기를 들려주던 어머니도 할머니도 이제 그의 곁에 없습니다.
저자

현택훈

현택훈
제주도에서태어나제주도에서시를쓰고있다.돌하르방공장이있는동네에서유년을보냈다.그때공장한편에버려진팔하나없는돌하르방을품는마음으로시를쓴다.제주어를시의언어로쓰기위해고심하며지내고있다.지금까지시집『지구레코드』,『남방큰돌고래』,『난아무곳에도가지않아요』를냈다.

목차

1부우리는가매기새끼들이었다
가매기
간세둥이
강셍이
고장
곤밥
곰세기
곱을락
구젱기
귓것
굴룬각시
궨당
깅이
ᄀᆞ대
내창
넉둥베기

2부엄마는한라산용강에묻혔다
뉭끼리다
달ᄆᆞ루
도댓불
돌킹이
동카름
두리다
ᄄᆞᆯ르다
랑마랑
막은창
모살
몰멩지다
물보라
물웨
버렝이


3부제주의새들은제주어로울까
베지근ᄒᆞ다
보그락이
본치
부에
벤줄
생이

솔라니
숙대낭
숨비소리
아ᄁᆞᆸ다
아시아시날
얼다
엥그리다
오몽ᄒᆞ다
오소록ᄒᆞ다

4부오늘밤에나는또누군가의꿈에가서
요자기
우치다
웨삼춘
이루후제
조케
창도름
촐람생이
카다
ᄏᆞ찡ᄒᆞ다
타글락타글락
퉤끼
폭낭
할락산
할망바당
허운데기
ᄒᆞ끌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