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로맨스 빠빠를 못 봤다 (안종수 소설집)

결국 로맨스 빠빠를 못 봤다 (안종수 소설집)

$16.00
Description
걷는사람 소설 9
안종수 『결국 로맨스 빠빠를 못 봤다』 출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여정-
한 시대를 봄날의 눈석임물처럼
녹여 흐르게 하는 서사의 힘
“정신 차려 이눔아. 괜히 흐찔하게 헬레거리지 말구.”
걷는사람 소설 아홉 번째 작품으로 안종수 작가의 『결국 로맨스 빠빠를 못 봤다』가 출간되었다. 안종수 작가는 2004년 계간 《작가들》 겨울호에 단편 「해무」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안종수의 소설은 기억을 통해 잃어버린 시간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는 과거를 복원시켜 지금의 ‘나’의 기원을 재구(再構)하는 일이자 존재를 위무하는 한편, 시대가 강제한 폭력적 상황을 비판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1960년대 충청도 농촌을 배경으로 한 소년의 성장통을 그린 「로맨스 빠빠」와 「별」은 아름다운 기억의 이면에 존재하는 폭력적 시대의 흔적을 톺아보게 한다. 이어 등장하는 「소들은 어디로」와 「밥」은 각각 광우병 사태와 궁핍한 시절의 삶이 몸에 밴 노모의 이야기를 통해 자본주의적 가치에 의해 재단된 인간다운 삶, 그리고 지속 가능한 ‘생존’의 의미를 묻는다. 한편 국가 폭력이 난무했던 “가혹한 시절”의 비극을 다룬 단편 「안개 속으로」는 오랫동안 억압의 기제로 작동했던 섬의 ‘안개’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상실하지 않는 세계로의 탈주, 다른 삶의 가능성과 희망을 전한다.
한편, 요양병원에 입원한 장모의 이야기를 담은 「이별의 뒤안길」은 팬데믹 시대 인간의 좌절과 고민을 리얼하고도 섬세하게 그려낸다. “자신이 죽을 곳을 마음대로 선택할 여지가 없”는 한 노인의 삶은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며, 존중받지 못하는 삶과 죽음이야말로 얼마나 끔찍한 재앙인지 반추하게 한다. 죽음의 과정을 통해 삶의 가치를 되묻는 또 한 편의 작품 「어허 딸랑」은 평생을 요령잡이로 살아온 영만 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소설은 한 사람의 마지막 가는 길을 인도해 주며 일생을 살아온 영만 씨의 충만감과 자부심을 풍성하게 기록함으로써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웅의 미학을 사유하게 한다.
저자

안종수

충남공주에서태어나2004년계간《작가들》겨울호에단편「해무」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로맨스빠빠
어허딸랑

소들은어디로

안개속으로
이별의뒤안길
삼각관계

해설:시절로부터기원한삶의표정_이병국(문학평론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개나소나요령잡으면되는줄아는감.다가락이있고,신명이있고,숨길이맞어야되는겨.되는대로씨월거린다고되는줄아남.생각혀봐.죽은육신의혼을불러이승사람들헌티마지막으로하직하는소리가요령잽이소리여.아무나,아무러키나하는게아녀.그라구지애비에미장례에그게뭔짓여.개돼지잡아메고가드끼갖다치우는불상놈들!”
-「어허딸랑」중에서

문학평론가이병국이전언하는것처럼,안종수의소설이조감하는시대의풍경은불가피하게변화하는크로노스적인시간의흐름속에서궁핍과상실,단절과갈등을감내하는인물들과그들이평생안고가야하는정념에닿아있다.역사적변천이개별적삶의구체성으로밀려드는사건을포착하는감수성이야말로안종수의소설이지닌이야기의힘인셈이다.고통스러웠지만아름다웠던한때,그리고그로부터도달한현재가비록아쉽고불안한상태일지라도그것을비판할수는있을지언정부정할이유는없을것이다.안종수의소설들은과거와현재를잇는시간의결을촘촘하게교직함으로써독자에게지금은경험할수없는시절의경이를성찰케하며그로부터오늘의자신을돌보게이끈다.‘나’라는존재의기원을기억하고과거로부터연유한삶의심원한표정과마주함으로써자신을다독이는일,안종수는그것이야말로진정한삶의실상이라고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