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해몽사전 (박정윤 장편소설)

꿈해몽사전 (박정윤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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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걷는사람 소설 10
박정윤 『꿈해몽사전』
“엄마가 이곳을 떠났기에 내 운명은 바뀌었다.
고맙게 여겨야 할까. 아니면 나를 버리고 갔다고 원망해야 할까.”

무한한 인간의 무의식과 꿈, 그리고 샤머니즘…
수수께끼 같은 영역을 넘나들며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열일곱 살 ‘윤소리’의 이야기
저자

박정윤

강원도강릉에서태어나2001년강원일보신춘문예에「바다의벽」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2005년「길은생선내장처럼구불거린다」로작가세계신인상,2012년장편소설「프린세스바리」로제2회혼불문학상을수상했으며,경장편소설『연애독본』과소설집『목공소녀』등을출간했다.

목차

1부
2부
3부
4부

해설
운명의재구성
-박윤영(문학평론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걷는사람소설열번째작품으로박정윤소설가의장편소설『꿈해몽사전』이출간되었다.강릉에서태어나강원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한박정윤은2005년「길은생선내장처럼구불거린다」로작가세계신인상,2012년장편소설「프린세스바리」로제2회혼불문학상을수상했으며,경장편소설『연애독본』과소설집『목공소녀』등을출간했다.“어느한계절소설을쓰지않은적이없었”던(작가의말)소설가박정윤이이번에는단오굿판이벌어지는동안일어나는소녀들의이야기를『꿈해몽사전』이라는이름으로우리앞에선보인다.

내가만들고싶은것은꿈해몽사전이다.이단어는짚고가야한다.꿈해몽이란합성어는틀렸다.몽(夢)이란단어가있기에정확하게는꿈해석,또는꿈풀이라고해야했다.해석이란단어는어쩐지과학적이고철학적인색채가강했다.풀이라는단어는통계적이고수학적인느낌이들었다.그래서나는주술적이고동글동글한느낌이나는꿈해몽,이라는단어를사용하기로했다.
-「1부」부분

소설은자신을두고떠난엄마를그리워하는열일곱살윤소리가‘꿈해몽사전’을만들기위해꿈을사러가는장면으로부터시작된다.이때박정윤은무속신앙공동체에서두드러지는모계사회에주목하며어머니로부터시작해딸에게로향하는운명의수직적인방향을핍진하게그려낸다.소설은신내림을거부해남편과아들을한꺼번에잃은할머니윤정옥,세습무라는운명에서이탈해자신의새로운삶을개척한엄마신혜인,엄마의선택으로인해세습무의운명으로부터자유로워진화자윤소리로이어지는삼대모녀를비롯해,세습무라는운명에함께맞서나정반대의삶을선택하는예원과여진,유사가족으로형상화되는율,같은반친구민정과이혁이얽힌삼각관계까지도다채롭게녹여낸다.
박정윤은살아숨쉬는듯생동하는인물들과그들을둘러싼관계와사회상까지입체적으로그려내며소설을정교하게조직한다.자연스럽게우리는박정윤이치밀하게얽어낸“무당서사”로부터“거스를수없는운명을쥐고”태어난소녀들의갈등과충돌을,그들의선택과용기를목격하게된다.휘몰아치는운명의소용돌이안에서부딪치고무너지더라도끝내자신의선택에최선을다하는인물들이가진희로애락은우리삶의모습과다르지않다.“험난한삶을견뎌온”이들의예술적인삶을담아내려는시도가품은충만함은그자체로또하나의예술이된다.
추천사를쓴정선임소설가의말처럼,이소설을펼치면“운명이라는것은과연있는가.있다면거부하는것은가능한가.”라는질문에골몰하게된다.그는“내꿈을가장잘해몽해줄이는바로나라는것을알게된,그래서더단단해진눈빛을가진소녀가어딘가에있을것만같”다고덧붙이며박정윤의새로운행보를응원한다.
박윤영문학평론가는해설을통해“운명이인간의욕망과늘같은곳을바라보지않는다는점에서인간은운명과대척점에서있을수밖에없는존재”라는점을상기하며,박정윤의새로운행보가“어떤운명으로부터탈주하려는개인의욕망과의지를집중적으로”다루고있음을예리하게포착한다.비로소운명의갈림길에다다른소녀들은이제어디로나아가는가.다만한가지분명한사실은“소녀들의꿈은이제막시작되었다”(해설,박윤영)는것이다.

추천사

꿈에서라도만나고싶은사람이있었다.하지만한번도나오지않았다.꿈에라도볼까무서운사람도있었다.하지만자꾸만꿈에나왔다.돌이켜생각해보면그마음은서로다르지않았던것같다.그리워애달퍼해도부디오지마옵소서,라는아리랑의노랫말처럼.열일곱살소리가꿈에서라도보고싶은사람은엄마다.그래서호두나무잎을세장꺼내베개밑에놓고잠을청한다.붉은서낭기가펄럭이고,굿판이벌어질때면무녀들이모여드는여인숙이있는낡아빠진골목.그곳에서소리는무당인할머니,아빠와도같은화랭이‘율’과살아간다.학교에서는갖은비아냥을견뎌내야하는소리는엄마가떠난대가로세습무의운명은벗어났지만,이골목에서조차이방인이되었다.아리랑가락을들으며꿈을모으고해석하는일에몰두하는이별난소녀는고독한돌처럼단단해질수밖에없었다.
굿판은누군가에게는즐기고싶은축제이며연구해야할전통문화지만삶이자고통인이들도있다.세습무당의숙명적인운명에서벗어나기위해소리의친구예원은제초제를마셔목이타들어가고,소리의엄마는용왕굿중에차가운바다로뛰어든다.남편과아들딸까지잃은무당은신의뜻을거스르지않으려고다시굿판에나선다.그러나이들이목숨을걸고서까지섬기고자하는신은종교로인정받지못한다.신이아닌신을섬기는자들은사람들의멸시와천시를받았다.
운명이라는것은과연있는가.있다면거부하는것은가능한가.과학적으로설명이불가한일들은모두거짓말인건가.소설을읽을수록,삶을살아갈수록이같은질문에답하기어려워진다.바람이물소리인지물소리가바람인지구분하지못한채생시가꿈이고꿈이생시인듯우리는그렇게모호하게살아갈수밖에없는건지도모른다.언젠가유월이오면호수와바다사이에있는마을로단오제를보러가고싶다.무당이춤을추고,화랭이가징을치면사람들은만가지소원이담긴소지를태워하늘로올려보낼것이다.나는그틈에서두리번거릴것이다.내꿈을가장잘해몽해줄이는바로나라는것을알게된,그래서더단단해진눈빛을가진소녀가어딘가에있을것만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