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겪어본사람이털어놓는솔직한이야기
치료를받지않고홀로우울증과맞서싸울수는없다.우울증은명백한질병이며효과적인치료를받아야한다.병과싸운다는것은최적의치료를받는다는것을의미하며최적의치료란나와맞는의사,나에게맞는약물찾기,그리고삶에지치지않는,쓰러지더라도다시일어나는긍정적태도를말한다.그러나우울증환자가비우울증환자처럼일상에서힘을내기란쉽지가않다.그들에게는샤워한번,산책한번이막강한미션과같은부담으로다가오고증상이심해질수록관계를끊고홀로고립됨을택한다.따라서우울증환자에게힘내라는말은오히려해내야한다는강제력으로다가오고,강제로힘을내야한다는사실은스스로를더위축되게만든다.
그런상황에서작가가선택한삶,그것은긍정적환자다.작가는일상을긍정적으로바라보는것을삶의나침판을정해일상의아주소소한영역에서기쁨을발견했다.지나가는고양이,얌전하게끓인아욱국,남편의응원한마디에큰의미를두었다.의미가커질수록하루를버티는힘이생기고하루가의미있어질수록삶이가치있어졌다.작가가삶을대하는솔직한태도를통해지친하루를어떻게위로할지,달라만보이는나만의삶을어떻게꾸려나갈지힘을낼수있다.이책은이시대외로운사람들에게전하는따듯한응원서다.
중증우울증환자로서의삶
작가는첫우울증진단을2003년스물여섯살때받았다.그러나아마도일찍부터소아우울증을겪었을것으로짐작한다.화목하지못한가정,인정에대한욕망,사랑에대한갈망,병으로인한고통,마흔다섯이란나이에시험관,임신중독증으로인한임신종결,산후와육아우울증까지.살면서겪을수있는대부분의우울증을겪었다.심할땐년도와장소,결혼사실도기억하지못했다.그렇지만방송작가로열심히살았고,사랑도치열하게했으며,목숨걸고쌍둥이도낳았고,이책도썼다.20년째중증우울증과동거하며어떻게힘쎈여자로살수있었을까.작가는중증우울증환자라해서보통의사람들과다른삶을살고있지않다.삶을바라보는방식에저마다차이가있듯다르지않음을작가는자신의삶의모습으로규정했다.다르지만다르지않게,그렇게하루하루를힘차게살아가고있다.
외로운가요?우울한가요?나도그렇습니다
삶은의미를부여함으로가치가있어진다.어떨땐열심만이추진력있게삶을이끌어가기도하지만어떨땐앉아쉬는것만이삶을유지하게하기도한다.당신이우울감을느끼는형편이든,가벼운우울증을앓고있든,중증의우울증을앓고있던가에상관없이깨달아야하는사실은별거없다.우리는실패작이아니며우리는멍청하지않다.삶은때때로우울하며때때로즐겁다.스스로를우울증환자라고받아들이고일상의무게를당연한것으로받아들이면된다.다만우울이들려주는이야기에는귀를막을것.이를위해작가는우울에게“우울씨”라는별명을붙여인격화했다.우울씨가읊조리는부정적인소리에설득되지않도록우울씨를동거하는친구로만들어어떨땐달래고어떨땐나무랐다.우울씨의말이내면의소리에집중해야하기위해.
이책은중중우울증에허덕이면서도인생을전쟁을치르듯열심히살아가는별스럽지만평범한어느여자의투병일대기인동시에고비고비를헤쳐나간어떤인간의역경체험기인동시에우울하고외로운이들을위한실용응원서다
비단숲편집팀
∴왜이책을읽어야할까.
우울증백만명시대
코로나블루라는신조어가만들어진시대.2021년기준국내우울증환자수는무려93만명이다.2023년은백만명을가뿐히넘을것으로당연시예상되고있다.가족중에도,지인중에도우울증을앓는사람을어렵지않게찾아볼수있지만,사회적인시선도예전에비해선많이좋아졌다고는하지만,여전히우울증은정신병이라는인식이높아허심탄회하게커밍아웃하지못한다.때문에대부분의환자들은자신의병과병증을숨기며홀로외로운사투를벌인다.내이야기를털어놓을수없다면다른사람의이야기라도살펴들어보자.혼자만의사투가되게하지말고,이책으로공감과위로를받아보자.
생로병사의비밀작가,우울증환자가되다
의학프로그램의작가가환자가되면,그것도정신과약을먹은환자가되면그의삶은어떤모양으로유지될까.공교롭게도작가역시스스로가우울증임을쉽게인정하지못했다.20년가까이지나서야가까운지인들에게만털어놓았다.20년이넘는세월동안우울증을앓는작가의삶은어떤것이었을까.작가는중증의우울증을앓으면서도방송작가로치열하게일했고,치열하게사랑했고,치열하게육아를하고있다.중증의우울증환자가어떻게보통사람보다더열정적으로또긍정적으로삶에임할수있었을까.마음의힘을잃지않은그비결을이제야용기내공유한다.
나와타인을이해하기위해권하고싶은책
저자의지난세월을함께들여다봄으로서우리주변에서흔하게만날수있는우울증,혹은잠재적우울증에대해서훨씬더잘알게될것이다.이책을읽어야하는이유는이해와소통을위함이다.어쩌면그게나일지도,내연인일지도,내가족일지도모르니까.나와타인을이해하고받아들이는데에큰보탬에될테니까.
편집자리뷰
우울하다면어떻게견뎌야할까
대한민국은행복하지않다.해야할일도너무많고,비교대상도너무많다.사람들은또왜이렇게멋지게잘살고있는건지.SNS를들여다보면나를제외한세상모두가행복하다.왜나만이시궁창같은현실에서아등바등살아가는가라는생각이든다.저자의SNS글을수년간관찰하면서반드시책으로나와더많은독자를만나야한다고생각했다.그래서현실에서우울증을겪는사람들이어떤생각을하고어떻게버티는지,그들을어떻게대하는게실제로돕는일인지를알리고싶었다.
이책이다른에세이와가장큰차이를보이는건작가자신이다.KBS의〈생로병사의비밀〉을시작때부터만들어온작가이기에의학적인지식이풍부했다.그럼에도자기자신의병에대해서는무지했다.병을인정하는데에도병원을찾는데에도십수년의세월이걸렸다.의학다큐멘터리를제작하는과정을통해첨단의학지식을쌓았음에도불구하고자신의병만은늦게인정했다.그러나치료를받으면서는그풍부한의학지식으로자기자신을객관적으로관찰할수있었다.
20대중반에우울증이라는진단을받고40대중반이된지금까지의작가의삶을들여다보며,비단우울증뿐아니라,연애,결혼,육아,반려견등요즘의20,30대여성들의삶의고민들이작가에게도있음을알수있다.우울했기때문에살펴볼수있는일상의디테일이있고,우울하기때문에외면해야하는삶의무게가있다.남들과다른그러나결국엔같은,매순간의사건과고민,그리고결정의과정이같은고민속에있는독자들에게커다란동질감과위로를건네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