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달려온다

봄날이 달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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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내 표를 마음대로 못 하는 투표가 무슨 민주주의 선거야?”
1960년 4.19 혁명 때 청계천 판자촌에 사는 소년 이야기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고 난 대한민국의 1960년대는 몹시 가난하고 불안정한 상태였습니다. 국민이 힘을 모아 폐허가 된 국토를 재건하고 무너진 경제를 일으켜야 했지요. 수도 서울도 도로와 다리, 상하수도 같은 도시 기반을 닦는 공사가 진행되었습니다. 국민 대다수는 빈곤 속에서 물자를 절약하며 팍팍한 삶을 이어 나갔지요. 어렵게 살면서도 어른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서 힘썼고, 아이들은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가난에서 벗어나는 꿈, 잘살고 싶은 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 속에서 억눌린 채 숨죽여 지내온 대한민국 국민들 마음에는 민주 공화국에 걸맞게 국민이 주권을 가지는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 가득했습니다. 불법과 억압을 휘두르며 연거푸 네 번이나 대통령을 하려는 국가 지도자에게 목숨 걸고 맞서 싸웠습니다. 남북으로 갈라져 이념 대립이 심한 상황이라서 국가가 하는 일에 반대하는 사람은 빨갱이 공산당으로 몰려 죽임을 당할 수 있는 무서운 시절이었지만, 국민은 더 이상 참지 않고 거리로 나와서 지도자의 잘못을 강력히 외쳤습니다. 미국식 교육을 받고 자란 당시의 학생들에게는 민주주의를 향한 열의가 매우 높아서 아직 나이가 어려 대통령을 뽑는 투표권이 없었지만 앞장서 싸웠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4.19 혁명으로 부정부패를 일삼던 이승만 정권을 몰락시켰습니다. 국민들이 4.19 혁명으로 이루고자 한 것은 바로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알리고 자유롭게 주권을 행사하는 일이었습니다.
‘생생 현대사 동화: 1960년대’ 《봄날이 달려온다》는 1960년에 청계천 가에서 판잣집을 짓고 살던 소년 기홍이와 그의 가족 그리고 이웃들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청계천 가에는 6.25 전쟁으로 집을 잃은 사람, 북쪽으로 돌아가지 못한 실향민,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온 사람들이 이웃이 되어 살아갔습니다. 그때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일했습니다. 배춧잎 한 장, 양말 한 짝도 소중히 여기며 절약하고 또 절약하며 살았지요.
기홍이는 창경원으로 동물 구경을 가는 게 소원입니다. 기홍이에게는 중학생 기철이 형이 있는데, 대학교로 진학해 집안을 일으키려고 열심히 공부합니다. 우연히 알게 되어 기홍이와 친구가 된 구두닦이 소년 일남이는 부모 없이 고아원에서 자랐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온종일 구두 닦으러 종로를 돌아다녀야 하지만, 글을 배우러 학교에 가는 꿈을 간직하며 지냅니다. 윗집에 사는 동갑내기 선주는 집안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할 처지가 되지만, 책과 글쓰기에서 희망을 길어 올립니다. 가난하고 고달픈 삶이지만 저마다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생활 속에서 당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그 당시에 아이들은 천막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마을 공동변소에서 종이를 아껴 가며 볼일을 보았습니다. 청계천 가에서는 어른들이 드럼통에 불을 지피고 군복을 염색해 내다 팔았고, 창경원 담을 따라 구직 팻말을 목에 걸고 사람들이 서 있었습니다. 거리에 소달구지와 자동차가 함께 오가던 서울 한복판에는 우러러보고 깍듯이 인사를 해야 하는 대통령 동상이 있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3.15 부정 선거, 4.19 시위, 대통령 하야 등 중요한 역사적 사건 들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담아냈습니다. 비록 아이들은 정치에 참여할 나이가 되지 않았어도 복종에서 항거로, 희생에서 희망으로 이어지는 격정의 시기를 어른들과 함께 겪으면서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알아나가게 됩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이 거리에서 총에 맞고, 군인들이 모는 탱크가 학교 가는 길을 막아서는 충격과 공포는 어른들이 느끼는 것 이상으로 큽니다. 전후 사정을 어른들만큼 알지 못해도 아이들은 국가 권력이 국민을 향해 총을 쏘는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피 흘리고 목숨을 잃어 가며 지켜낸 민주주의가 우리 삶에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봄날이 달려온다》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은 4.19 혁명을 시작으로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완성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길을 찾고 다듬어지는 중입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결코 과거의 일이 아닙니다. 어른들만의 문제도 아니지요.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청계천이 여전히 그 자리에서 흐르고 있듯, 《봄날이 달려온다》가 1960년대에 청계천에서 살던 아이와 현재를 사는 아이를 이어 주는 동화가 되길 바랍니다.
저자

은이결

이야기를상상하고짓고,그것들을쓰고다듬고읽을때가즐겁습니다.2013년푸른문학상을받으며작가가되었습니다.지은책으로는《별똥맛의비밀》《최후의탐험대》,청소년소설《잘모르던아이》《#구멍》《칼의아이》들이있습니다.

목차

1.불났다,불났어!.......9
2.창경원구경은어려워.......26
3.개천에서용난다.......47
4.슈샤인보이일남이.......59
5.세상에공짜가어디있어.......74
6.딸부잣집셋째딸.......87
7.파고다공원에대통령이있다.......102
8.밤에온손님.......117
9.꽃나무에총알이박혔다.......128
10.봄날이달려온다.......144

출판사 서평

▶〈생생현대사동화〉시리즈소개

별숲에서펴내는〈생생현대사동화〉시리즈는전7권으로구성되어있습니다.대한민국출범이후1950년대부터2000년대까지십년단위로각시대의중요한역사적사건을생활문화속에담아당시를살아간어린이의시각으로풀어낸장편동화시리즈입니다.굴곡지고사연많은한국현대사를살아내야했던사람들의안타깝고가슴아픈사연들과,그속에서도어린이특유의웃음과밝음으로삶을견뎌낸이야기를담았습니다.중요사건에대한역사서술이아닌,창작동화에맞게당시사람들의삶을현실감있게구현해내어마치지금주위에서벌어지고있는사건처럼한국현대사를생생하게경험하게해줍니다.

〈생생현대사동화〉시리즈는다음과같이구성되어있습니다.
-1950년대:6.25전쟁피란민의삶《우리다시만나요》고재현글,김민지그림-1960년대:4.19혁명《봄날이달려온다》은이결글,이장미그림
-1970년대:새마을운동과산업화《내일은해가뜬다》고재현글,최경식그림
-1980년대①:이산가족찾기《가족을찾는사람들》은경글,이영환그림
-1980년대②:유월민주항쟁《새로운시작》남찬숙글
-1990년대:재난과붕괴《1995,무너지다》이혜령글,양양그림
-2000년대:2002한일월드컵《세계를향해강슛!》지슬영글,한아름그림

때로는열권의역사책보다한편의동화가더역사를잘이해하게해줍니다.동화는사건과제도들을서술하기에바쁜역사책이미처담지못한구체적인역사속상황을생생하게그려낼수있기때문입니다.〈생생현대사동화〉시리즈에실린일곱편의이야기들은교과서를비롯한역사책에서짧게는몇줄,길어야한두페이지설명으로끝나기마련인우리현대사의주요사건들을마치지금주위에서벌어지고있는일처럼구체적으로그리고있습니다.어린이독자들이1950년대부터2000년대까지70여년에걸친한국현대사를동화로재미있고생생하게담아낸〈생생현대사동화〉시리즈를읽으며과거를통해미래를살아갈지혜를얻길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