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박성후 시인의 시는 이 절망에서 시작한다. 그는 광활한 우주 저쪽으로 망원경을 대고 천체를 관측한다. 별을 찾으려 하기보다 그의 관심은 ‘나’(인간)에게 있다. 망원경이라는 거울을 통해 존재의 근원을 들여다보려 하지만 맨 처음, 그리고 매번 그에게 보이는 것은 절망이다. “여기 있음에 관하여/ 어떤 해명도 내놓을 수 없는 이유에서다”(「천장」) 내가 여기 있음에 대하여 어떠한 해명도 찾을 수 없다, 왔던 길도 가야 할 길도 보이지 않는다. 우주의 미아처럼 내 존재를 규명할 수가 없다. 나를 찾으려 우주에서 내 좌표를 찍어보려 망원경을 들이댔으나 고독한 단독자로서 절망만을 안고 서 있다. “180도로 마주 본 거울에 무한이 있었다.”(「거울연가」) 시인은 거울을 통해 천장을 들여다보았으나 그가 발견한 것은 ‘무한’이었다. 저 무한 속에서 인간은 얼마나 한찮은가? 나란 도대체 무엇인가? 어디서 비롯되었으며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 인간은 정말이지 비루하다. “참 안타까운 것은/ 나 하나를 안아주기에도/ 너무나 짧고 비루하다는 것이다.”(「긴팔원숭이의 꿈」) 긴 팔을 가졌음에도 인간은 스스로를 안아주기에도 부족하고 우리 삶은 너무 짧고 비루하기까지 한 것이다.
쌍성계에 관한 고찰 (박성후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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