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들다 (손계정 디카시집)

꿈에 들다 (손계정 디카시집)

$14.14
Description
꿈의 열쇠를 쥐고 따 주기를 바라는 예술은 무궁무진하다

김왕노(시인, 디카시평론가)

손계정 시인, 그는 자기를 불태워 세상을 밝히는 촛불 같은 사람이다. 그에게는 팸덤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따른다. 그는 시인이자 화가며 낭송가이고 부산지역 문화예술의 중심에 있다고 할 만큼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무엇하나 허투루 하지 않는다.
그러나 파란 옷을 선물 받는 꿈을 꾸면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으로 성공의 가도를 달릴 징조라는데 이만큼 파란색과 관련된 꿈은 인내, 영혼, 직관을 상징하며 오행의 의미로 생장, 청춘, 나무木, 봄으로 풀어낸다. 예술의 근본인 ‘미’를 감각적으로 재작업하여 타인이 봐도 훌륭한 경지의 미에 가깝다고 느끼게 한다는 것을 디카시에서도 찾을 수 있다. 나눔과 베품을 어울리게 하는 지혜도 궁극적으로 보면 어떤 고통을 이겨 승화해낸 예술임을 잊어서는 안 됨을 강조하며 진리 가득 담은 예술작품을 만나 보기로 한다.
저자

손계정

2002년격월간《시사사》등단
시집『솔개』『바람의사모곡』등4권
디카시집『꿈에들다』
『내마음의푸른길을따라』등낭송CD3집발행
《한국디카시학》공동주간
한국디카시학회부산본부총괄본부장
예모갤러리대표
문화예술단시나래단장

목차

1부당신께닿아야해요

꿈에들다
당신께닿아야해요
출구없는
무슨말을더해
우리,뜨거웠던
너를보내고
쉿!듣기만해
적반하장
너떠난자리
우요일의연인
때늦은
겨울사랑
안전지대
그땐몰랐을거야
눈앞에두고도닿을수없는
전주곡이었어

2부절망과절창,그사이

그것도,꿈
불편한진실
나를만나다
절망과절창,그사이
눈물을품다
그바람에
효수
수다꽃
배달이요,봄
그게어디예요
앉은뱅이보살참선에들다
풍경이있는풍경
계속가야하나요
니가왜거기서나와
황금담쟁이

3부끝없이오르고싶은

전생에나는
수단,목적을찜쪄먹다
그래도와그래서의행간에서
끝없이오르고싶은나에게
그분이다녀가셨네
하늘나라낚시꾼
발뺌
실직
교대시간입니다
2022.12.31.
반성합니다
마지막편지
성공신화
우화등선

4부찬란했으므로

완창完唱
눈물그릇
엄마라서
충분히찬란했으므로
그것도사랑이라면
나의변심을용서해요
영웅열전
함께잖아요우리는
너는그렇게왔다
당신을믿어요
팔월의크리스마스
간격
유감
여기천국맞죠
나를바칩니다
디카시해설_김왕노

출판사 서평

꿈이잘려나간자리

묵언으로말을고르고
눈물로마음을헹궜죠

쓰러진자리가
다시일어서는자리

_「당신께닿아야해요」전문

끊어진나무의끝에서도생명을키워내는자리매김에위대함을느끼며그저바라만봐도기운솟게하며‘다시일어서는’자아가투지로서꼭닿아야할염원의마지막은“당신께”이다.하늘에끝까지올라갈수는없지만,어느정도는허공에뻗어나가는줄기를바라봄으로써‘자란다’라는의미속에‘잘한다’라고동기부여가섞여있다고보인다.이때가‘묵언으로말을고르는’인내의미를피운것이라는생각을갖게해준다.하늘이점지해준인연의끈은단단하여도너무세게잡아당기면느슨해지고의미가멀어진집착과의심이생겨사는동안에허비된줄당기기시합을하다가생을마감할지도모른다.그러면인연의꿈은어떠한가?그속에서꿈꾸는희망은영원히마음에떠올려포기하지않는정신의힘을가진다.예술로향한그리움의운명적만남을줄기가뻗어가는힘찬오름에서찾고싶은것이다.“작가는눈뿐아니라영혼도단련해야한다”라는명언이생각난다.

정처없이떠돌던내게
잘차려진꽃밥한상

너희는성은을입은거야
명분을내세운탐욕과달콤한위선

너흰꽃받침내가꽃이야

_「적반하장」전문

나비가꽃에게한말“너흰꽃받침내가꽃이야”라고진짜배짱을부렸을까?제목이한몫한셈이다.그렇게감정이입을해서연약한꽃이꽃받침이되지않았으면하는마음을나타내고싶었던것임을안다.꽃이꽃이라불리지못한다면이와같은풍경에서느껴지는경각심을통해‘꽃받침이아닌참꽃으로거짓을물리쳐야한다.NO를거꾸로하면ON이된다.열쇠는있다는뜻을나타내며나비가꽃이라고주장할만한열쇠를찾아야한다.마음의열쇠라도좋다.일단열린마음으로보면나비입장은꽃내음맡고날아왔지만,꽃이되고픈고백을하였으리라.우길것우겨야지하며참꽃이밀어내는순간을상상해본다.

순간이었어
너와마주친

눈길이가슴이심장이
모든게멈춘자리

켜진빨간신호등

_「무슨말을더해」전문

다양성을읽어내기에충분한포착을한디카시임에틀림없다.입술로연상하여빨갛게본다면여성의한층돋보이게하려는몸짓일것이고반면에초록잎이단풍잎되듯겨울나기만을기다리는노년기로보면경고의‘빨간신호등’이다.여기빨강은그야말로심쿵이라는말이어울린다.설레어서다시사랑할수있도록이끄는신호등,말은필요없이바라만봐도좋은청춘의기분을내게하는사람이생각났나보다.뜨거운열정이얼굴로타오르고이내입술을덮치고싶도록매혹적으로보인다.마르크샤갈은실제색보다마음의색을더중시하여사랑의색이빨강임을그려넣어심장과내면의핏기를팔딱거리게한다.그리고구석기동굴벽화에는빨강소그림이있는데이런시선은빨강이생명,여자가아이를낳을때피를흘리는강인함과성스러운의식을기원하고자함이라고볼수있다.

저놈들이무적의문장이되어
행진해온다난해하게

오랜세월을닳고닳은언어들
눈물로염장한구절로오롯이설때

눈부신성전을짓는그날.오기나할까

_「그것도,꿈」전문

눈물로지은시가아니라면말라부서질게뻔하다.추상적으로보이나건물에비친구름이굴절되어눈물처럼동그라미를그려내고있다.하늘에서짓는‘눈부신성전’을담은이순간도남길수있는언어를찾지못하고있는고뇌를느껴본사람만이뱉어내는절규로의표정,난해,저것이다.바벨탑을쌓았던바빌론은어떠한지알아본다.바벨은히브리어로‘혼돈’이란뜻으로서로알아듣지못하는언어로결국은바벨탑을완성하지못하는,오늘날에는소통과도연결지어진다.이대목에서디카시가활성화되어야한다는개연성을열어두고오직그순간을포착하는,똑같은이미지가나올수없는상태에서감정의소통을이루는단계를쌓다보면디카시의성전은지어질것이다.


운명으로동여맨
슬픔의무게를버틴

은유와환유로
직유를삼킨

한줄시그절창

_「눈물을품다」전문

절창한번구슬프게들려주고있다.소리를냄으로써소리의무게를알고또한슬픈지기쁜지살펴야환호하고침묵할때인지구별되어진다.‘운명으로동여맨’달팽이집을버팀의줄로꽉잡아시를한줄온몸말아가며써나간다.나아가는달팽이가지닌4개의촉수에는은유와환유로,좋은세상으로이끈다는신념도달려있고‘詩나래’를펼치는자신의삶도정주행하고있음을더듬어표현하고있다.눈을뜨고맞이하는희망적인꿈에동행되는몸짓이작지만얼마나큰행복을주는지보여주는디카시로달팽이는우리들의‘슬픔의무게’를기꺼이짊어지고기쁨의노래를부른다.문득달팽이촉수가목구멍의성대로보이는것은그가들려주는멜로디에잠시상상의시를공유하는시인의습성이느껴진까닭이다.감탄사를자아낼줄아는시인은“눈물을품다”라는강력한문장으로달팽이집이비유하는요람에서무덤까지들고갈디카시집을탄생하게끔한다.과연명장이라는칭호에경의를표하는순간이다.

베일가렸다고
너아닌것아닌데

미안
달가리키는손가락에마음뺏겨
달을잃어버렸어

_「수단,목적을찜쪄먹다」전문

무언가에열심히하는중에는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고궁리를한다.때로는상상하며디카시를바라봄도달콤하기도하다.목적은달을보는것이었는데흰구름이달을가려달빛이더두드러지고그밑에서있는나무그림자가손가락으로보여그수단의손짓에마음을빼앗김과동시에쉽게걷히지않을것같은흰구름이수증기라면달은‘찜쪄먹을수있는음식재료’라고가상하여“우리사랑무르익다”로연결하고‘미안’함은어찌해야할지모르겠다는미묘한심정을나타내는것같다.잃어버리지않으면서사랑할게너무많다.

잠깐의설렘이내게는운명
바람따라날아간후다시는오지않는
깊어진그리움이낳은
어느눈부신봄날의기적

난당신이되기로했어요

_「우화등선」전문

훨훨날아팔랑거리며내게로와서는나비따라바람결에멀리갔나요,‘어느눈부신봄날’에비로소얽매임을비우면평온하다는깨달음에신선이되어보기도하다가‘당신이되기로’마음굳힌절개와창조라불리는보라색향연이조화롭다.감히범접할수없는예술경지의신비를꽃술의꼿꼿함에서또렷이보인다.온전히셔터를누를수밖에,자기(self)자신에게로다가와자기(myself)로존재하는방식을취한자제가돋보여기품이다.

자진모리휘모리엇박의세상
궁채로휘둘러댄화려한꿈
마디마디싯귀같은유서눈물로매달고

얼쑤한바탕호곡號哭으로맺히는

_「완창完唱」전문

굴곡진나뭇가지가말라진잎을부둥켜쥐고놓아주지않으니바람도머물러위로해줘도소용없고신만이내리는가호의종소리를기다리고있다.판소리에서‘얼쑤’하면장단맞추는흥겨움이어깨를들썩이게한다.세상의곡소리를8시간이상부르는완창앞에서‘흥’이란소리가좋구나,‘애절하구나’동조와경의를자아낸다.단풍이떨어질방향이어디인지가늠하느라이렇다할곡조대신침묵하고단풍이라차마부르지못할저비틀어진잎은보는이의마음에깃들어져황량하기만하다.은혜로운곡조는탄생되어도고통,억압이내는소리를따라잡지못한다.목놓아부르는‘한바탕’울음이나뭇잎에매달려바람의필체로남긴다.

길이끊긴자만이
새길을내는법알지요

상처투성인당신을사랑해요
내일도비바람에꺾일수있겠지만

그것이당신의훈장

_「당신을믿어요」전문

‘길’과‘새길’은갈등을일으킬수없고다만살아야한다는의지가충분한지에달려있다고생각된다.베어진나무에싹이트고있고언제끊어질지몰라도갈길도있음에감사하며‘나’이면서‘당신’에게주는믿음의확신을수여받는훈장으로남기려하고있다.오늘존재해도내일사라질것에대한두려움과번뇌는희망가앞에서는한발물러서는법이다.당신이지켜내는‘훈장’이푸른하늘로열심히행진하니만인이우러러본다.

돌봐주는이없는막막한곳이어도
걱정하지말아요

지금자리에서꽃피운당신
충분히눈부셔요

_「영웅열전」전문

영웅은위대하며시대에떠오르는태양열기를발산하며위험을무릅쓰고온몸을불태우는용기로나라를구하는사람에게호칭한다.마음에품은기대를꽃에의인화하므로영웅이라는단어가주는의미를좁게는식물에게도있다는걸알리고싶었던것일까?길가모퉁이에꽃을피운,그것도수북하게꽃으로성을이루어낸모습에서‘충분히눈부셔요’라고에너지를넣어주고있다.또한식물도몇일물을안주면스트레스를받아비명소리를내지르고바스락거리며말라가는소리도냄을이스라엘텔아비브대학에서한연구결과를접한바가있다.관심을받는것도중요하지만,관심을이끌어내는이야기의중심은인간미이고인간승리임을꽃으로표현하고있다.

착한영혼은죽어하늘나라에간다고

우리정말헌신적이었어요
참형화형팽형죽고또죽어젓갈형까지
입맛감기는육질을위한살신성인

가볍고가벼워진몸의눈부신소천

_「여기천국맞죠」전문

노마드Nomad의삶은특정한방식이나삶의가치관에얽매이지않고새로운자아를찾아이동하는,고난을여유있게이겨내고동행하는기쁨속에얻어진다.천장에물고기모빌이착한영혼이니하늘에있다고가볍게꼬리를흔들어댄다.아마음식점에서입맛감기는맛의천국을맛보았나보다.긍정심리학positivepsychology이작용하여보이는것마다나름의쓸모가있음에감탄할줄안다는것은대단하다.힘든순간에도포기하지않고계속그일을사랑하는설렘이있는한열정은환하게곁에서지켜줄것이다.도전처럼행복한일이어디있겠는가.

손계정의디카시편편마다엔시적진술이뛰어나고,사진또한어떤형상을찍은것이아니라빛으로그려낸영상언술임이느껴진다.앞으로그가그려나갈디카시의세계는무궁무진발전할것이라는확신이든다.부산을중심으로전국적으로,아니세계적으로디카시가발전해가는데크게이바지할시인이라는생각이든다.왜냐하면그는한국디카시학회대표이어산시인과함께디카시운동의중심에서있으며,한국디카시학회부산본부총괄본부장으로서회원들이따르기도하지만,그가걸어온시운동의도반이이미팸덤을형성하고있는사실만으로도그의능력을짐작할만하기에더욱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