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꿈 (권준영 디카시집)

날아라, 꿈 (권준영 디카시집)

$14.13
Description
한국디카시학 디카시선 14권. 권준영 시인은 2014년 시로 등단한 이래 4권의 사화집과 디카시집 2권을 공동 출간했으며 시집 『뿔, 물이 되다』를 내었고, 무등디카시촌과 한국디카시학회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에 펴내는 디카시집 『다리』는 총 4부로 나누고 있는데 시집을 관류하는 중심사상은 자연과 생명,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존재론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

권준영

전북순창출생.광주교대와조선대,
조선대대학원을졸업했다.
2014년《문학예술》신인상으로등단했고,
2015년《현대문예》추천문학상을수상했다.
시집『뿔,물이되다』가있다.
2017년부터(사)시가흐르는행복학교교장을
역임하면서『시를건지다』『보성연가』등
4권의사화집과디카시집2권을공동출간했다.
광주문인협회,전남문인협회,보성문인협회와
시를사랑하는전국모임,한국디카시학회,
무등디카시촌에서활동하고있다.

목차

1부천일야화

백일몽
난이야
현충일
뒷담화
정말일까
사랑
내이름
아라리오
갱년기
디카시처럼
불꽃처럼
다리
천일야화
옛날옛적에
마주보다

2부병사의기도

오,수정
별들의고향
설화,눈꽃그림혹은겨울이야기
날아라,꿈
괜찮아
병사의기도
우리사이
냉가슴앓더니
묻다
자부심에는근거가있다
도림마을경로당
사자의춤
너와나
사노라면
아름다운사람들

3부사랑초

파프리카속에는
오수,가볍고도무거운
사랑초
고수의품격
우화
비그치고
꽃기린
어느흐린날에
과로사
뿌리
검은혀
귀천
시인,물들다
틈을보다
고백

4부정도리사람들

일몰
꿈,날다
지붕위의소
장수거북
회상
백련지수련회
땅끝에서
아우슈비츠
카이로스
식영정가
영산홍에게
석류
정도리사람들
노을
비로소
권준영디카시해설

출판사 서평

권준영시인의디카시에나타난
인생미문학人生美文學의힘

이어산(시인,한국디카시학회대표)

요즘은칠순이훨씬넘은할머니도스마트폰카로사진을찍고,유치원생도스마트폰셔터만누르면거기에내장된인공지능(AI)은인물,애완동물,풍경사진이든피사체를가리지않고노출이나초점을최적화하여멋진사진으로찍어준다.또한점점똑똑해지는AI기술은,전문사진작가의영역이무색할정도로발전하고있다.아직은스마트폰카메라디바이드픽셀의태생적특성상작가용카메라처럼대형이미지센서나렌즈를탑재할수없지만,AI기술의발전속도를보면이것도극복할수있을것이다.이젠누구나작가처럼사진을찍고그것을실시간으로공유할수있는시대가온것이다.즉스마트폰이우리생활의중요한기능을담당하는자리에까지올라갔다.스마트폰이없으면불편을넘어서불안할정도로우리삶에깊숙이간여하고있다.
우리의문학이이런흐름을외면하지않고선구자적으로시적언술과영상기호의결합을통한새로운문학으로‘디카시Dicapoem'라는이름으로2004년이상옥교수(한국디카시연구소대표,전창신대문창과교수)에의해탄생하게된다.이같은내용은디카시를쓰는사람이라면알것이다.경남고성에서지역문예운동의일환으로시작된디카시는,이제국내는물론이고세계로퍼지고있는한류문학의대표적위치로까지올랐다는평가를받고있다.필자도디카시는시대적문화컨텐츠가될것이라는확신으로이운동에작은힘이라도보태고자노력하였고앞으로도이름없고빛이없어도이일에는진심을쏟을것이다.

디카시는빛으로그린영상언술과시적감흥이합쳐질때그진가를발휘한다.이때,사진과시적언술에글쓴이의마음이담긴다는사실에서기존의문자시가다루지못하던부분까지확대발전시킨개념이다.그러므로잘쓴디카시는어느문학과견주어도뒤지지않는다.또한디카시는영상언어라는현장성이더해짐으로써살아있는시다.현장성과즉물성을작품에반영하므로촌철살인적짧고힘있는언어의조합이필요하다.이런점은인생의연륜이깊은사람에게오히려유리할수있다.

권준영시인은이런의미에서누구보다깊은사유를담은디카시를지을수있는충분한덕망과학식,연륜을가지고있다.2014년시로등단한이래4권의사화집과디카시집2권을공동출간했으며시집『뿔,물이되다』를내었고,무등디카시촌과한국디카시학회에서활발한작품활동을하고있다.이번에펴내는디카시집『다리』는총4부로나누고있는데시집을관류하는중심사상은자연과생명,인간의내면을탐구하는존재론을강조하고있다.

이제그의디카시속을거닐어보자.

안그런척해봐도잠은안오고눈을감아도네가보여깊은밤어둠속에서너를그려본다난이야

_「난이야」전문

사람의일생에서사랑하는마음이없이이루어지는일은거의없다.어쩔수없이억지로하는일은,혹결과가좋아도성공이라고말할수없다.권준형시인의디카시는그의일생을관조하는인간주의적사랑에천착해가는일종의보고서다.38년동안젊음을바쳤던교단일이그렇고,지금그가교장으로있는’시가흐르는행복학교‘일도그렇다.수석에새겨진난초문양에서사랑하던이와의추억으로환치시킨발상을할수있는그는아직청년이며현재진행형인시인이다.이사랑은이성적인것이아니라형이상학의세계다.사랑의감성이메마른사람은젊었어도늙은이라고할수있지만,이처럼끊임없이사랑을노래하는삶은나이가들어도젊은이다.끝없이노력하고신인처럼최선을다하는모습에서그는청상젊은시인이다.

어둠오고서야알았습니다보이지않을때도언제나그자리지켜주신정

_「사랑」전문

위시역시사랑의마음을되찾는여정에서세상의이치를말하고있다.우리에게가장소중한것은곁에있지만가까울수록그소중함을잊어버리고살때가많다.“어둠이오고서야/알았습니다”라는진술은,얼마나큰버팀목이었는지도몰랐던사람들과자신을향한부모의존재와사랑을되새기게한다.세상이라는바다를항해하면서부모보다더큰등대가없지만,고마움을잊고살아온우리의고백이다.

찔레꽃이붉었다고지기전에오라더니꽃만두고넘어갔네아리랑고개붉으면뭣해아라리오
_「아라리오」전문

리듬이살아있는위시역시한의운명론을말한것이아니라,오히려시의본령인인생미문학人生美文學을통한탐미주의적디카시의힘을엿보게한다.상실의시학같지만,찔레꽃을통하여생生과사死의이미저리를떠올리게함으로써인간의보편성과삶의본질에대한형상화에성공하고있다.먼저간임을향한비감함을“꽃만두고넘어갔네/아리랑고개//붉으면뭣해아라리오”세상이꽃천지라도상실에대한장탄식을안으로감춘작법이예사롭지않다.사랑하는사람을떠나보내본사람은다느낄것이다.“그가없는세상이꽃천지인들무엇하리오”…

열렸다펼쳤다비행준비끝셋둘하나날아라,꿈

_「날아라,꿈」전문

위시는이번시집의표제시다.씨앗은생명을상징한다.필자는저씨앗에서인생2막을펼치고있는권준영시인의인생관을본다.씨앗은시작이기도하지만결실의최종목표다.그는이때가다시날아야할때라는것이다.결실에만족하는것이아니라그것은또다른시작이라고한다.이짧은문장과영상언술은생명질서와순환적세계관을담고있다.백발의노인과어린생명이겹쳐지면서생명의연쇄성을나타낸다.우리가살아온날들은미래를위한토대이고과거와현재와미래는순환적으로연결되어있음을발견할수있다.이처럼디카시는’무엇‘을보는것이아니라’어떻게‘보느냐가시의성패를좌우한다.5행이내의짧은문장에서사진을설명하는듯한태도는디카시짓기에서극히경계해야할사항이다.반대로사진을덧붙이지않아도언술만으로도훌륭한시가된다면굳이디카시로발표할필요가없다.사진이나시적언술이서로설명하지않으면서도합쳐졌을때더큰의미의확장을가져오는형태를필자는디카시짓기에서권장하고있다.이런의미에서위「날아라,꿈」은읽을수록,한사람의인생관이엿보일정도의넓고깊은시다.

걸을수있는다리건널수있는다리모두축복이다꿈너머꿈을꾸며다리를건너간다

_「다리」전문

위시역시’다리‘라는동음이의어同音異議語의묘미를보여준다.인생에있어서다리없는깊은강을건너야할때의난감함은그상황을당해본사람보다다리의절실함을느껴본사람은없을것이다.이것은현실의다리일수도있지만,이시가함의하는다리는고난과희망의상징이기도하고,건강을잃으면다잃는다는중층묘사가깔려있다.이것은시인이겪었던세상의희로애락을’다리‘라는제목으로삼은것에서도드러난다.

밀때가있고끌때가있다진정한고수는때를안다

_「고수의품격」전문

우리는가끔우리의편협한생각때문에일을그르칠때가있다.우리가살아가는세상에선아무리진심인행동이라도그것을통하여상대방에게불편함을준다든지상처를남길수도있다.인생의경륜이있는사람,특히존경받는사람은,말해야할때,행동해야할때,멈춰야할때를가릴줄아는사람이다.세상은진심으로만살아가는것이아니라,위와같은때를제대로알고행동하는사람이다.이것을시에서는페르소나Persona/가면假面로나타나는데,권시인은‘고수의품격’이라고했다.공자가수제자안회에게사람이살아가는도리중에서최고의미덕은예禮라고했으며다른말로질서라는것이다.그말을조금더확대해보면권시인의위시처럼‘때’를안다는말이된다.디카시의묘미는열린사고와상상력으로일반문자시못지않게더큰의미를담을수도있다.그러나자칫잘못하면옛날부터있어왔던‘사진시’,즉서로설명하는형태가되어버릴수있음을다시한번유의할필요가있다.

너는푸르고
나는투명하다

따로또같이

스미지않아도
참좋다

_「너와나」전문

위시는서로의다름을인정하고어울려사는것의중요성을강조하고있다.최고의시작법詩作法은‘다름’을이해하고인정하여그속으로들어가보는것,즉그입장에서보는것이다.이것을‘자리바꿈’이라고하는데그것을통하여인간과하늘(자연),인간과인간,사람과동물이조화하는일이다.‘벧엘의법칙’이라고도하는이것을통하여모든시적대상은재해석되고시인이느낀서정적감성을최대공약수로뽑아내는것이시쓰기다.세상의모든싸움은상대를배려하지않거나다름을인정하지않을때벌어진다.서로꼭스미지않아도서로의다름을인정한다면미움도질투도사라지게된다.이런의미에서권준영시인의디카시는긍정의시학이고생명의시학이라고보는것이다.때로는낭만의아이러니에머물다가,환상적이다가,현실에서는따뜻한위로의손길로힘든이의등을두드리다가,정신이번쩍들게하는묘미가있다.그가기경起耕해나갈디카시의영토에힘차게펄럭이는권준영시인의깃발을보는듯하여기쁜마음으로첫디카시집상재를축하드리며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