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컷 (김성이 디카시집)

스틸 컷 (김성이 디카시집)

$13.97
Description
김성이의 『스틸 컷』은 크게 4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

김성이지음

2022년《한국디카시학》등단
부산디카시아카데미회원
2024년시사모제1회전국디카시공모전우수상
첫디카시집『스틸컷』상재

목차

1부스틸컷

스틸컷
큰스님열반들다
新신데렐라
진경산수화
적색경보
당신을응원해요
탈출
풍경그리다
고주박잠
너를품다
공양간노보살
소신공양
시절인연
수석
태풍의눈

2부업을풀다

靑,틔우다
성장통
상구보리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
업을풀다
대도무문
날아오르다
파수꾼
비손
최후일각
경로이탈
달셋방구합니다
앞니빠진개우지
동행
인공지능

3부고목꽃피우다

당신을믿어요
빚갚아요
힌남댁의반란
등극하다
하수구행
고목꽃피우다
뭣하러그리심었소
외줄거미
뇌출혈
일기예보
순애보
쓰담쓰담
구름의지혜쫓아가다보면
누렁이
세뱃돈

4부쏘아올리다

귀가
사월한라
나도팝니다
쏘아올리다
첫나들이
혼혈
섬진강꽃
귀환
오마이갓
가야할때
빨간신호등
요정신지아
수호신
고시촌의새벽2시
디카시집해설

출판사 서평

현상너머의본질을환유換喩로소환하는
능력의시인

김성이시인의첫디카시집『스틸컷』을읽고
이어산(시인,한국디카시학회대표)

‘디카시는디지털카메라로찍은영상과문자를함께표현한시를말한다.기존시의범주를확장하여영상과문자를하나의창작물로결합한멀티언어예술’이라고국어사전에그개념이정의되어있다.디카시는기존‘시’의생래적본질을바탕으로창작되는현대인의새로운문학이다.디지털생활환경의중요한매개체인SNS를통하여실시간으로소통될수있는순간예술의기능도겸비하고있다.디카시는기존시에서다루지못했던영상언술과문자시가한덩어리로이루어지는문학이므로그작품성이일반시에뒤질이유가없다.그러나‘디카시’는누구나쓸수있는가벼운문학으로인식되어서전통의시를쓰는시인중에는디카시의문학성을낮추어보는시각도존재한다.이것은디카시의방향성을잘못전달한지도자들의책임이다.

디카시는시적대상에서포착된순간적감흥이나서정성을언술하는것인데사진에신경쓰지않는다는말은모순어법이다.디카시는사진이먼저눈에들어오지않으면천사의언술이라도그가독성은떨어진다.발표되는디카시의반응을보면알것이다.그리고순간적언술이라는것도현실에서는무리가따른다.디카시를발표하는사람치고촌철살인적순간언술로만작품을쓰는사람은거의없다.작품을다듬지않고그대로발표하는장르라고말은하지만현장에서의그것은실현이어려운이론이다.시와조응되는의미망의연결과사진의작품성,언술의수준이디카시의성패를좌우하게된다.그것을등한시하면일부의우려대로가벼운말놀이문학으로전락할것이다.다만바쁜현대인을대상으로누구나쉽게향유할수있는대중문학으로서의방향성도유지해야한다.클래식음악이나‘트롯’이라는대중음악을좋아하는사람이있지만,그것을즐기는일과직접연주하는일은다르다.누구나즐기고향유할순있어도누구나성악가나가수가될수는없다.

‘시인’이라는이름은시의전문가라는뜻이다.이본분을잊으면안된다.김성이시인은2022년디카시로등단한프로다.그러므로프로답게디카시를제대로써야하는길에들어선사람이다.그는디카시의기초에충실하다.처음엔쉽게읽히다가다시읽어보면“어?!이런뜻도있네”라는생각이들다가그것과의미망으로연결되는이야기를알게되면그의시가결코예사로운시가아님을깨닫게된다.

팽창과냉각을반복한
열역학법칙이끌어온
새벽빅뱅
저눈부신
신생의행성들

_「스틸컷」

위시는,창문에얼어붙은물방울에서‘평창과냉각’을떠올렸다.그것에시공을초월한빅뱅이라는무변광대한우주로확장시키는가싶더니,인생의한순간인스틸컷에불과하다고한다.김성이시인의시적진폭은우주의한점에서시작된빅뱅이었다가,인간사에선물방울처럼녹아서소멸하는순간까지매우넓고도깊은디카시의세계를구현하고있다.시인은삼라만상을사랑하고그것들이들려주는이야기를받아적는필경사筆耕士이며시적대상을사랑으로해석하는사람이다.그것을이해함으로써발휘되는공감과감성,새로운의미를찾아낸결정체가바로시다.시인은환상을창조했다가일거에무너뜨림으로써새로운심미안을갖게도한다.그런행위는세상살이와자아발견에대한이해와수용이다.하이데거가말한“모든것은자신에대한탐구에서출발하며,자신에대한탐구에서종료된다.”라는의미와도디카시는연결된다.

운명처럼다가온
내안의설렘
햇살처럼영그는
황금빛꿈
톡톡터지는날

_「날아오르다」

위시에서도김성이시인은어떤시안詩眼으로세상을해석하는지를상징적으로보여준다.그의시편에는삶의미학과존재론적응시가깊다.‘반드시오고야말행복’이라는꽃말을지닌콩꽃에서그는또다시날아오를꿈을꾼다.꿈을꾸는한그는영원한소녀다.부질없는욕망과무게를떨쳐버리고자유로워지고자하는갈망의분출이다.그의시를관류하는사상은,기성적사고의틀이나현실의구속에서벗어나고자하는인간의본성이며,자유로운정신의발현이라는불교의구도자적인자세가엿보인다.

동안거에든
묵언의산
뼈대만남아
기다리는봄날

_「진경산수화」

겸재정선의금강산도金剛山圖를닮은이사진은무엇을촬영한것일까?난해하지만느낌이좋은작품을만났을때의기분이다.그래도시의해설을위해김성이시인에게어디에서무엇을촬영한것인지물어봤더니,부산연제구산에있는나무의표면(껍질)을찍어서확대한것이란다.시인은이처럼겨울산의나무에서시적감성으로포착한진경산수를빛으로그려냈다.명암과구도가좋은영상이기에이디카시의절반은이미성공했다.겨울나무라는원관념Tenor에‘동안거에든묵언의산’이라는보조관념Vehicle을동원하여은유와알레고리를잘살렸다.

무서리내리는밤을인내로이겨내는스님의쓸쓸하고아련한빈들판을보는것같다.마치무소유의몸으로하늘을받드는것같은수행정진하는이땅의스님들모습과겹쳐진다.겨울이저혼자저토록청량한것은,다가올봄이있기에묵언의하루를보탤수록만남의기대가부풀어지는매화의꽃망울이다.법구경말씀대로가장높은자유와행복을누릴수있는세계를보는것같다.이처럼디카시는결코가벼운시가아니다.기존의문자시를뛰어넘는깊은의미의예술시로얼마든지탄생할수있다.우리는할수만있다면그방향의디카시를쓰자는말이다.

검은머리파뿌리되도록
함께하자던맹세
죽음조차갈라놓을수없었던
우리는한몸
하늘받들다
_「순애보」

김성이시인의디카시는,표층적이야기를제시해놓고실존의의식과연결하는작법을선호한다.위디카시의사진자체가하나의이야기다.이미백화白化해버린다른한쪽을살아있는나무가지탱하고있는모양새다.여기에서시인의시선에어디에머무는지드러난다.그것을감당하는것자체가‘순애보’라는포착이다.사랑할수없는환경을이기고사랑하는일이야말로지고지순한사랑이다.그러나그것을실천하기위해서는고달픈순례의길을떠나는구도자의고행처럼결코쉬운일이아니다.

“검은머리파뿌리되도록/함께하자던맹세/죽음조차갈라놓을수없었던/우리는한몸/하늘받들다”

죽음조차갈라갈라놓을수없는사랑이란존재하기힘들지만,시인은사랑의생래적본질을말하고있다.그런자세를‘순애보’라고했다.자신의모든것을주고도더줄것이없어서슬펐던박계주의장편소설‘순애보’에나오는장면이오버랩된다.세상을먼저떠난아내와의20년에걸친순애보적사랑을하다가결국자신도아내곁으로가는저자의이야기다.마치자신을불살라서부처앞에바치는‘소신공양’처럼……

비오는날땡치고
일없는날공치고
근근이풀칠인데
명퇴도아닌허공신세
깊어지는호요바람

_「등극하다」

위시에서시인은삶에대한애환을탐구하는방식을잘나타내고있다.먼저현상을보여주고그너머의본질을환유換喩로소환한다.투박한나무기둥에걸려있는지게를등장시켜이땅에서어렵게살아가는사람들을호명하고있다.일용직노동자이거나자기땅도제대로가지지못한시골사람,또는비정규직이라도일을할수만있다면근근히살아가련만,그것조차제대로할수없는암담한현실들에내몰린사람을‘등극하다’라는반열에올려놓았다.그래서이시를읽는사람은그등극의쓸쓸함에가슴이먹먹해진다.어쩌면시인의아버지를떠올렸을지도모른다.명퇴도사치인허공에붕뜬신세,그런수많은사람을향한안타까운시선이자“우리는당신을기억하고있어요”라는응원의메시지다.그런목소리가자꾸모여야사회적공동관심사가되어서문제해결을위한대책이나올수있다.시인은시대의나팔수이기에이시는그런의미에서배경과언술이비관적인것같지만체념보다는극복의지의발로임을드러내고있다.폴발레리PaulValéry는그의시「해변의묘지」에는“바람이분다.살아야겠다”라고했다.잔잔한바다위에떠있는배는편안한것같지만바람이불면당황한다.그러나배는정박이목적이아니라앞으로나아가서피안에당도해야한다.바람에절망하여주저앉으면인생의패배자가된다.바람을잘만이용하면배는더잘달릴수있다.바람불지않는인생이없겠지만,거스를수없는운명이라면극복할수밖에없다.금수저로태어난인생은환란이오면제일먼저녹아내린다.반대로흑수저는환란을견디는능력이훨씬뛰어난다.흙수저도태어난우리에게보내는다음으로시로이해설을마무리할까한다.

박봉조여오는날도
그리움허우적거리는날도
힘내세요
당신만을위한
꽃밥한상

_「당신을응원해요」

김성이시인의첫『스틸컷』의오솔길을산책하면서그의다양하면서도정감넘치는서정,자비정신을만날수있었다.그는일상의소소한장면도시적으로포착하는능력이있는시인이다.그러면서도인간존재의본질을구명하려는자세에눈길이간다.위인용시에서보듯,세상을힘들게살아가는우리에게응원을보내주고있다.따뜻한마음의시밭에선잔잔한향이난다.

서두에서도언급했듯디카시는결코수준낮은문학이아니다.기존의문자시에사진언술이더해지는형태인데,무엇을더하는이유는더좋아지려는행위다.그러므로더넓은의미와작품성이살아나야지만‘기존의시를확대발전시킨다’라는디카시의개념을실현하게된다.김성이시인이개척해갈디카시의영토는광활하다.그가이뤄가는자기만의정원이사철꽃이피고쉴만하여사람들의왕래가잦고,시의밭은점점기름지고넓어져서열매가많아지기를진심으로바란다.첫디카시집출간을축하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