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 생리학 (좀스럽지만 친근한 19세기 파리 산책자들의 인간 군상 | 양장본 Hardcover)

산책자 생리학 (좀스럽지만 친근한 19세기 파리 산책자들의 인간 군상 | 양장본 Hardcover)

$15.82
Description
현대 도시가 탄생한 시대,
도시 산책자에 대한 최초의 관찰 기록
이 책의 저자인 풍자 저널리스트 루이 후아르트는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우위에 있다면, 그 이유는 산책할 줄 알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가 살아간 19세기 중반은 대도시에서의 산책이 탄생한 시대였다. 산업과 자본주의가 급속히 발달하면서 세계 곳곳에서는 대도시들이 등장했다. 그리고 대도시라는 무대를 활보하는 신인류가 탄생했다. 이들이 바로 플라뇌르fl?neur, 우리말로 산책자다. ‘정해진 방향이나 목표 없이 천천히 거닌다’는 뜻의 프랑스어 동사 ‘플라네fl?ner’에서 나온 말이다.

후아르트가 살고 있던 파리는 플라뇌르의 도시로 유명했다. 개선문이 있는 에투알 광장부터 샹젤리제 거리, 불로뉴 숲, 튈르리 공원까지 파리의 명소들은 산책자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도시를 어슬렁거리며 도시 곳곳을 열정적으로 관찰했다. 화려한 도시 공간은 산책자들의 감각을 교란하며 그들의 인식과 사유까지 바꿔놓았다. 산책자들은 물신의 숭배자가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문학 평론가 발터 벤야민은 도시 산책자를 현대 도시의 관찰자이자 탐색자, 현대 도시의 소비주의를 드러내는 존재로 봤다. 『산책자 생리학』은 바로 이 시대를 풍자한 세태 비평이자, 현대 도시의 산책자에 대한 최초의 관찰 기록이다. 과거를 탐구하는 고고학이 아니라 현재를 관찰하는 고현학(考現學)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루이후아르트

LouisHuart
고등학교졸업이후파리에서법학을공부한그가저널리스트로이름을알린건세계최초의풍자일간지『르샤리바리LeCharivari』의편집자로일하면서부터였다.그는동시대에활동한언론,문학,미술계의여러유명인사를날카로운지성과탁월한유머감각으로풍자했지만,그어떤지면에서도상대를공격적으로비난하려들지않았다.이런그가1841년,파리에서대성행한‘생리학’이라는기묘한문학장르를연이어출간한것은결코우연이아니었다.
그가생리학시리즈로성공을거둔건일간지에서작업한전설적인판화가그랑빌과탁월한풍자화가도미에같은작가와의협업덕분이었다.저널리스트이자작가,연극감독으로도활동한그는친구들사이에서늘정직하고신중한사람으로여겨졌으며그이면에는시대와사람을읽어내는날카로운통찰력을겸비했었다고한다.
이책,『산책자생리학』은19세기중후반파리의도시풍경이급변하던시기에새로이등장한인간군상인산책자를그리고있다.그들은겉보기엔한가해보이지만모든것이상품화되어가는도시공간속에서대도시가주는충격을온몸으로받아내며살아갔던사람들이다.후아르트는도시공간을채운모든것이산책자들의감각뿐만아니라인식,사유까지바꾸었던시대,산책자들이새로운신으로도취한물신의숭배자가되었던시대를,반어와조롱을섞어신랄하게풍자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오!비움이여,산책이여
-완벽한산책이불가능해진현대인을위한씁쓸한위로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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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인간의새로운정의27
제2장누구나다산책할수있는가35
제3장자칭산책자이지만영산책자가아닌자들45
제4장산책자보다더도덕적인자가있을까57
제5장무위도식자67
제6장외지구경꾼77
제7장부랑자87
제8장완벽한산책자99
제9장군인산책자109
제10장파리의양아치들119
제11장산책의작은행복들129
제12장산책의작은불행들141
제13장파리의파사주155
제14장센강변,튈르리공원,샹젤리제167
제15장산책초심자들을위한조언187

출판사 서평

감각,인식,사유까지모든것이급변하던시기
저널리스트의눈으로본파리산책자들의인간군상

인간은산책하는동물이다
19세기파리에도래한산책자들의시대

“인간은곧산책자다.”


산책자를향한유쾌한듯쓰디쓴풍자
좀스럽지만어쩐지친근한모습들

저자는당시에유행했던풍자문학장르인‘생리학Physiologie’의틀을빌려당시파리의산책자군상을생생하게묘사하고있다.동식물을분류하고그생태를분석하듯이,당시의다양한인물상을각각의인물유형으로분류하고분석하는것이생리학장르의특징이었다.과학연구의탈을썼지만실은풍자적이고유머러스한어조의풍속연구였다.해부대위의동물이메스를피하지못하듯,기자부터의사,공무원,부르주아까지누구도날카로운풍자의칼날을피해가지못했다.

산책자들도예외가될수는없다.인간이동물보다우월한이유는산책이라더니,바로다음문단에서저자는태도를바꾼다.산책은자신의시간과청춘을자발적으로잃어버리는행위라고.도시의산책자와숲속의원숭이의차이는지팡이의유무뿐이란다.이렇게산책자를향한유쾌한듯쓰디쓴풍자와예찬의탈을쓴조롱은마지막페이지까지계속된다.

책속파리산책자들의천태만상을살펴보자.너무잘먹어비만해진산책자는겨우몇백보걷고지쳐서헉헉대며가까운카페로들어가쉰다.말이나마차를타고다니는부유한산책자들은양옆으로펼쳐지는아름다운공원풍경을감상하지않고그저스쳐지나가버린다.딱히살것도없으면서진열장에있는물건은하나도빠짐없이살펴보는산책자들도있다.일요일이되면오락거리가없는가족들이산책을나와지난주와똑같은풍경을바라보고또바라본다.교통수단이말이나마차에서자동차,지하철로바뀐것만제외하면21세기대도시의산책자들과다를것이없는모습이다.좀스럽지만어쩐지친근하지않은가.

완벽한산책이불가능해진시대
진정한산책자가되는법

어떤것이완벽한산책일까?천천히걸으면서자신을완전히비우고분주한삶에여백을만들어내는것이완벽한산책일것이다.불행히도그런산책은『산책자생리학』속산책자들에게나21세기를살아가는우리에게나허용되지않는다.그때나지금이나대도시를산책하는사람들의눈과귀에상품과이미지가홍수처럼쏟아지기때문이다.산책을나왔다눈에띄는물건에혹해목적이산책에서쇼핑으로바뀌어버린사람,상품을욕망하지만살돈이없으니그저주위를맴도는사람,물건하나를보고온갖상상의나래를펼치는사람까지,누구도현대대도시의자본주의적인삶에서벗어날수없다.

후아르트는말한다.진정한산책자는외국어나수학,과학은몰라도되지만어떤모자가게에서예쁜모자를파는지,어떤정육점에서맛있는고기를파는지,어떤카페에서맛있는레모네이드를파는지는알아야한다고.생각은많이하고말은적게하고,혼자서도잘놀면된다.피곤할때는쉬어갈줄아는사람이면된다.그렇게어려운조건들은아니지않은가!

당신의산책은어떠한가?건강을위해만보기앱을확인하거나스포츠맨처럼늘강박적으로걷지는않는가.저자는다음과같은자질을소유하지않은자는산책자라는아름다운이름을소유할수없다고단언한다.

어떤경우에나명랑할것
필요할때는성찰할것
항상관찰정신을지닐것.

책을읽다보면19세기산책자들과함께파리곳곳을어슬렁거리며걸어다니는듯한착각에빠지게된다.파리산책자들의모습을유쾌하게스케치한삽화와당시파리의시대상을꼼꼼히설명해주는각주도놓치지마시라!

진창길에서의피난처가되어준인도들과산책자들,모두에게은총가득하시길.내금발청춘시절의가장행복했던순간은길위에서흘러갔다.포석,화강암,타르,아스팔트,그어떤포장도로든!
나는정말오랫동안산책했고,앞으로도정말오랫동안산책하기를희망한다.
-본문129쪽,「산책의작은행복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