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벼랑에서 새들은 깃을 갈고 둥지를 튼다 - 페이퍼로드 시인선 3

절망의 벼랑에서 새들은 깃을 갈고 둥지를 튼다 - 페이퍼로드 시인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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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 퇴직 후 뒤돌아본 50년을 담담한 서정으로 풀어낸 인생기록
- 시시하고 보잘 것 없는 대상에도 애정 어린 따뜻한 시선 가득!
- 산업화에 밀려난 서민, 황폐화된 고향의 아픔을 노래
- 그의 유일한 자산은 가난에 대한 추억과 어머니, 고향!
시로 쓴 한국 현대사

대학 때 시를 쓰다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30여년 근무한 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김종두, 그가 보내온 시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이 책은 시로 쓴 ‘한국 현대사’라 할만했다. 물론 본격적인 역사책이 아니니 전체를 아우를 수는 없어도 말이다. 한 개인의 삶도 역사다. 그것도 아름다운 시어로 전한다.

꼬면 꼴수록 / 길어지던 가난을 / 아버지는 내내 꼬고 있었다. - 〈새끼꼬기〉 중
열여섯 새색시 시집 와 / 다락 논 매고 / 골골 산골 밤 자루 이고 -〈꽃상여〉 중
겨울철 밥상은 방부제 냄새로 찌든 수제비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 〈금천정류소, 어머니를 기다리며〉 중

위태로운 가계보다 위태로운 / 떼배에 희망을 걸고 - 〈떼배를 띄우며〉 중

이 책에 실린 많은 시에는 우리 민중의 삶이 편편이 박혀있다. 할머니의 꽃상여, 어머니의 삶을 그린 시 역시 민중의 삶을 대변한다.
60, 70년대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던 그 시절 대다수 민중의 식생활은 원조 밀가루로 뜬 수제비가 큰몫을 차지했나보다. 요새야 별미로 먹는 수제비가, 보리밥이 그 시절엔 질리도록 먹어야 했다. 시인의 아버지는 그 작은 배를 타고 섬진강에서 희망을 건져 올리려했던 것이다.

시집의 두 번째 특징은 삶에의 대책 없는 긍정이다. 그 긍정에는 치열함이 동반한다. 평소 그는 게으른 소처럼 살아왔다고 하지만 아니다. 그런 삶 속에서 통찰이 나오기도 한다.

동백이 피고 지는 것이 아니다. / 동백은 피고 다시 피어나는 것이다. - 〈동백〉 중
절망의 벼랑에서 / 새들은 깃을 갈고 둥지를 튼다. - 〈희망에 대하여〉 중
삶이란 / 눈물을 흘리기 위해 살아가는 것 - 〈눈물에 대하여〉중

송창식도 〈선운사〉에서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라고 노래하지 않았나. ‘동백은 피고 다시 피어나는 것’이라고 시인은 말하니 대책 없는 삶에의 의지다. 경이롭다. 시인은 언 땅에서도, 살얼음판에서도, 벼랑에서도 희망을 본다. 그런 강한 사람도 눈물이 있다. ‘뒤돌아보면 지워지지 않는 기억, 골짜기마다 눈물이 흘렀다’고 한다. 삶의 눈물을 버티게 하는 것은 아프지만 사랑 같기도 하다.

세 번째로 느끼는 것은 그가 시인의 눈을 가져서인지 사물에서 의미를 발견한다는 것이다. 통상은 지나칠법한 일상의 사물에서 새로운 발견을 한다.

시계가 멎을 때 / 시간도 함께 멈추길 바라며 - 〈시계를 사다〉 중
의치를 만지며 / 내 삶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 내 삶이 썩어나지 않았으면 - 〈임플란트〉 중
함부로 걷지 마라. / 세상의 압정들 / 네 한 걸음 지켜보고 있으니 - 〈압정〉 중

저자

김종두

전라남도백운산과지리산사이를흐르는
섬진강변광양시다압면금천리출생.

성균관대학교신문방송학과졸업.
삼미그룹,삼호중공업등에서근무

성균관대<행소문학회>회원활동.

목차

시집을엮으며/7

제1부내고향,금천리에서

새끼꼬기1970년대가계부/14
추억소묘/15
팽나무아래서/16
시골동창회/18
쥐불놀이1972년겨울/20
추석전야/21
자운영꽃/22
햇살한점/23
장(場)/24
금천리공판장/25
하모니카/28
감기를앓으며/29
범람원일기(汎濫原日記)/30
지워지지않는삽화/34
서울역에서/37

제2부출향,도시살이

산낙지,마지막좌판에서/40
단무지에대하여/41
지하철,무인검표기앞에서/42
새벽바람/43
겨울교실금호동야학풍경/44
간빙기(間氷期)에살며5월,다시광주에서/45
패랭이꽃백혈병을앓던그아이/46
<祝詩>-진형!결혼식에부쳐/50
추모시故이철규열사를보내며/52
출근길/56
누에의잠상계동에서/57
친구/58
겨울강가에서/59
목포에서/60
길위의노래/62
연어를기다리며/65
겨울바다에서돌아오며/66
겨울나무/67
샛강에서/68
짝사랑/69

제3부늦은귀향

1970,강가에서/72
눈물에대하여/74
압정/76
임플란트/78
금천정류소,어머니를기다리며/78
장마/80
눈을감으면/82
알람/83
들꽃/84
수박/86
퇴근길/88
우체통아래그아이/89
숲속에서/90
폐가를지나며/92
시계를사다/94
세상은/96
나루터/97
격군의노래-울돌목에서/98
고슴도치사랑/100
희망에대하여죽마고우를떠나보내며/101
섬을지나며/102
아버지의꿈/104
떼배를띄우며/106
옛집에누워/108
‘김종삼시인의시인학교’을청강하며/110
동백/112
목어/113
꽃상여/114
은어낚시/116
감나무,경계에서/118
그림자해부학또다른자유에대하여/120
플래카드/124
로드킬/126
산다는것이/127
금천리(錦川里)1/128
금천리(錦川里)2/130
신안선/131
벌초가는길/132
배롱나무화촉/134
어머니와소금과독/136
연날리기/138
막차를기다리며/140
집어등142
닥나무문종이백지가계도/144
뻥튀기/146
나의묘지터에서/148
폐선/150
막차는떠나고/152
외로움에대하여/153
해는저물고/154
당산나무/156
옛집을허물며/158
어머니와반짇고리/160

작가의말/162
펴낸이의말/164

출판사 서평

시로쓴한국현대사

대학때시를쓰다졸업하고대기업에서30여년근무한뒤다시고향으로돌아온김종두,그가보내온시에는몇가지특징이있다.우선이책은시로쓴‘한국현대사’라할만했다.물론본격적인역사책이아니니전체를아우를수는없어도말이다.한개인의삶도역사다.그것도아름다운시어로전한다.

꼬면꼴수록/길어지던가난을/아버지는내내꼬고있었다.
-〈새끼꼬기〉중

열여섯새색시시집와/다락논매고/골골산골밤자루이고
-〈꽃상여〉중

겨울철밥상은방부제냄새로찌든수제비가대부분을차지했다.
-〈금천정류소,어머니를기다리며〉중

위태로운가계보다위태로운/떼배에희망을걸고
-〈떼배를띄우며〉중

이책에실린많은시에는우리민중의삶이편편이박혀있다.할머니의꽃상여,어머니의삶을그린시역시민중의삶을대변한다.60,70년대보릿고개를넘어야했던그시절대다수민중의식생활은원조밀가루로뜬수제비가큰몫을차지했나보다.요새야별미로먹는수제비가,보리밥이그시절엔질리도록먹어야했다.시인의아버지는그작은배를타고섬진강에서희망을건져올리려했던것이다.

시집의두번째특징은삶에의대책없는긍정이다.그긍정에는치열함이동반한다.평소그는게으른소처럼살아왔다고하지만아니다.그런삶속에서통찰이나오기도한다.

동백이피고지는것이아니다./동백은피고다시피어나는것이다.
-〈동백〉중

절망의벼랑에서/새들은깃을갈고둥지를튼다.
-〈희망에대하여〉중

삶이란/눈물을흘리기위해살아가는것
-〈눈물에대하여〉중

송창식도〈선운사〉에서‘동백꽃을보신적이있나요.눈물처럼후두둑지는꽃말이에요.’라고노래하지않았나.‘동백은피고다시피어나는것’이라고시인은말하니대책없는삶에의의지다.경이롭다.시인은언땅에서도,살얼음판에서도,벼랑에서도희망을본다.그런강한사람도눈물이있다.‘뒤돌아보면지워지지않는기억,골짜기마다눈물이흘렀다’고한다.삶의눈물을버티게하는것은아프지만사랑같기도하다.

세번째로느끼는것은그가시인의눈을가져서인지사물에서의미를발견한다는것이다.통상은지나칠법한일상의사물에서새로운발견을한다.

시계가멎을때/시간도함께멈추길바라며
-〈시계를사다〉중

의치를만지며/내삶이흔들리지않았으면/내삶이썩어나지않았으면
-〈임플란트〉중

함부로걷지마라./세상의압정들/네한걸음지켜보고있으니
-〈압정〉중

시간을사기위해,시간이멈추길바라며,지나간날의오류를지우기위해시계를사다니.새로운개념의발견과발명이다.누구나희구하는것들과시계의결합이다.시간의소중함을각인시킨다.임플란트를하면서삶의의지를다진다.사물에대한의미부여는흔들리지않는삶,썩지않는싱싱한삶에대한다짐이다.안도현은연탄재함부로차지말라고했지만시인은함부로걷지말라고한다.아마도일상의미미해보이는이들을깔보거나함부로대하지말라는것은아닐까.세상사작은일도소중히하라는의미는아닐까.직장에서은퇴한그는다시글을쓰기시작했다고한다.시인으로서새로운청춘을불태우시기바란다.
-페이퍼로드발행인,『하룻밤에읽는한국사』저자,최용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