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벼랑에서 새들은 깃을 갈고 둥지를 튼다

절망의 벼랑에서 새들은 깃을 갈고 둥지를 튼다

$14.80
Description
- 퇴직 후 뒤돌아본 50년을 담담한 서정으로 풀어낸 인생기록
- 시시하고 보잘 것 없는 대상에도 애정 어린 따뜻한 시선 가득!
- 산업화에 밀려난 서민, 황폐화된 고향의 아픔을 노래
- 그의 유일한 자산은 가난에 대한 추억과 어머니, 고향!
시로 쓴 한국 현대사

대학 때 시를 쓰다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30여년 근무한 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김종두, 그가 보내온 시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이 책은 시로 쓴 ‘한국 현대사’라 할만했다. 물론 본격적인 역사책이 아니니 전체를 아우를 수는 없어도 말이다. 한 개인의 삶도 역사다. 그것도 아름다운 시어로 전한다.

꼬면 꼴수록 / 길어지던 가난을 / 아버지는 내내 꼬고 있었다. - 〈새끼꼬기〉 중
열여섯 새색시 시집 와 / 다락 논 매고 / 골골 산골 밤 자루 이고 -〈꽃상여〉 중
겨울철 밥상은 방부제 냄새로 찌든 수제비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 〈금천정류소, 어머니를 기다리며〉 중

위태로운 가계보다 위태로운 / 떼배에 희망을 걸고 - 〈떼배를 띄우며〉 중

이 책에 실린 많은 시에는 우리 민중의 삶이 편편이 박혀있다. 할머니의 꽃상여, 어머니의 삶을 그린 시 역시 민중의 삶을 대변한다.
60, 70년대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던 그 시절 대다수 민중의 식생활은 원조 밀가루로 뜬 수제비가 큰몫을 차지했나보다. 요새야 별미로 먹는 수제비가, 보리밥이 그 시절엔 질리도록 먹어야 했다. 시인의 아버지는 그 작은 배를 타고 섬진강에서 희망을 건져 올리려했던 것이다.

시집의 두 번째 특징은 삶에의 대책 없는 긍정이다. 그 긍정에는 치열함이 동반한다. 평소 그는 게으른 소처럼 살아왔다고 하지만 아니다. 그런 삶 속에서 통찰이 나오기도 한다.

동백이 피고 지는 것이 아니다. / 동백은 피고 다시 피어나는 것이다. - 〈동백〉 중
절망의 벼랑에서 / 새들은 깃을 갈고 둥지를 튼다. - 〈희망에 대하여〉 중
삶이란 / 눈물을 흘리기 위해 살아가는 것 - 〈눈물에 대하여〉중

송창식도 〈선운사〉에서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라고 노래하지 않았나. ‘동백은 피고 다시 피어나는 것’이라고 시인은 말하니 대책 없는 삶에의 의지다. 경이롭다. 시인은 언 땅에서도, 살얼음판에서도, 벼랑에서도 희망을 본다. 그런 강한 사람도 눈물이 있다. ‘뒤돌아보면 지워지지 않는 기억, 골짜기마다 눈물이 흘렀다’고 한다. 삶의 눈물을 버티게 하는 것은 아프지만 사랑 같기도 하다.

세 번째로 느끼는 것은 그가 시인의 눈을 가져서인지 사물에서 의미를 발견한다는 것이다. 통상은 지나칠법한 일상의 사물에서 새로운 발견을 한다.

시계가 멎을 때 / 시간도 함께 멈추길 바라며 - 〈시계를 사다〉 중
의치를 만지며 / 내 삶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 내 삶이 썩어나지 않았으면 - 〈임플란트〉 중
함부로 걷지 마라. / 세상의 압정들 / 네 한 걸음 지켜보고 있으니 - 〈압정〉 중
저자

김종두

전라남도 백운산과 지리산 사이를 흐르는
섬진강변 광양시 다압면 금천리 출생.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삼미그룹, 삼호중공업 등에서 근무

성균관대 〈행소문학회〉 회원 활동.

목차

시집을 엮으며 / 7

제1부 내고향, 금천리에서

새끼꼬기 - 1970년대 가계부 / 14
추억소묘 /15
팽나무 아래서 /16
시골동창회 / 18
쥐불놀이 -1972년 겨울 / 20
추석전야 / 21
자운영꽃 / 22
햇살 한 점 / 23
장(場) / 24
금천리 공판장 /25
하모니카 / 28
감기를 앓으며 / 29
범람원 일기(汎濫原 日記) / 30
지워지지 않는 삽화 / 34
서울역에서 / 37

제2부 출향, 도시살이

산낙지, 마지막 좌판에서 / 40
단무지에 대하여 / 41
지하철, 무인검표기 앞에서 / 42
새벽바람 / 43
겨울교실 - 금호동 야학풍경 / 44
간빙기(間氷期)에 살며 - 5월, 다시 광주에서 / 45
패랭이꽃 - 백혈병을 앓던 그 아이 / 46
〈祝詩〉 - 진형! 결혼식에 부쳐 / 50
추모시 - 故 이철규 열사를 보내며 / 52
출근길 / 56
누에의 잠 - 상계동에서 / 57
친구 / 58
겨울 강가에서 / 59
목포에서 / 60
길 위의 노래 / 62
연어를 기다리며 / 65
겨울바다에서 돌아오며 / 66
겨울나무 / 67
샛강에서 / 68
짝사랑 / 69

제3부 늦은 귀향

1970, 강가에서 / 72
눈물에 대하여 / 74
압정 / 76
임플란트 / 78
금천정류소, 어머니를 기다리며 / 78
장마 / 80
눈을 감으면 / 82
알람 / 83
들꽃 / 84
수박 / 86
퇴근길 / 88
우체통 아래 그 아이 / 89
숲속에서 / 90
폐가를 지나며 / 92
시계를 사다 / 94
세상은 / 96
나루터 / 97
격군의 노래 - 울돌목에서 / 98
고슴도치 사랑 / 100
희망에 대하여 - 죽마고우를 떠나보내며 / 101
섬을 지나며 / 102
아버지의 꿈 / 104
떼배를 띄우며 / 106
옛집에 누워 / 108
‘김종삼 시인의 시인학교’을 청강하며 / 110
동백 / 112
목어 / 113
꽃상여 / 114
은어 낚시 / 116
감나무, 경계에서 / 118
그림자 해부학 - 또 다른 자유에 대하여 / 120
플래카드 / 124
로드 킬 / 126
산다는 것이 / 127
금천리(錦川里) 1 / 128
금천리(錦川里) 2 / 130
신안선 / 131
벌초 가는 길 / 132
배롱나무 화촉 / 134
어머니와 소금과 독 / 136
연날리기 / 138
막차를 기다리며 / 140
집어등 142
닥나무 문종이 백지 가계도 / 144
뻥튀기 / 146
나의 묘지 터에서 / 148
폐선 / 150
막차는 떠나고 / 152
외로움에 대하여 / 153
해는 저물고 / 154
당산나무 / 156
옛집을 허물며 / 158
어머니와 반짇고리 / 160

작가의 말 / 162
펴낸이의 말 / 164

출판사 서평

역도이거나 시인이거나!
밤톨 또르르륵 굴러 내려가는 언덕배기 감나무 집
켜켜이 쌓여있는 장독 먼지를 훅 불면
백운산에서 섬진강을 향해 내 달리던 산바람과
섬진강을 내딛고 올라선 바닷바람이 말상개를 돌아 거친 숨 몰아쉬며
서로 뚝 멈춰선 그곳, 비단처럼 흐르는 금천!
동학, 여순 항쟁, 전쟁, 반역의 땅, 그 혹독한 상흔을 이겨낸 곳
꼬면 꼴수록 가난해지는 아버지의 새끼줄만큼이나 질기고 질긴 삶
억새만 서로 몸 비비며 서걱이는 강나루에 등불로 홀로 서있는 이승의 당산나무
그의 시가 짠하다. 금천이 세월을 낚아 섬진강으로, 남해에 이른 것처럼
그의 시 또한 살아왔던 불같은 세월을 다독여 물이 되어, 목어가 되어
강이 되어 바다로 흘러가리라. 그래서 그의 고래같은 시가 좋다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변) 회장 조영선

울림!
김종두 시에서 보이는 시인의 삶의 흔적들이 애잔한 감동과 울림을 준다. 진정성 있는 시어들은 척박해져가는 마음을 적셔주고...
- ⟪알기 쉽게 통으로 읽는 한국사 전5권⟫저자 이진경

고향, 출향, 귀향의 긴긴 여정을 시로 풀다!
1970년대, 몇 푼 되지도 않는 돈벌이로 밤새 계속되던 아버지의 새끼 꼬기. 하지만 송홧가루 날리던 고향은 언제나 그립고 반갑고 아련한 고향이다. 고향은 금천계곡 강가 섬진강, 흘러가는 강물을 보며 그 길을 따라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을 기다렸을 것이다.
- 산림치유학, 교육심리학 박사, 인하대 아주대 경희대 강사, 수원용호고 교사(현), 김재근

김종두 시인은 늘 잊고 살았던 고향과 어머니에 대한 향수를 담아낸 담담한 시로 나를 울렸다. 대보름날 아랫층 눈치를 살펴가며 조심스레 부럼을 깨야하는 도시인들에게 그의 시가 고향을 선물할 것이다. 색다른 감동의 최루탄이 내 눈을 직격하고 있다.
- 행정사 김한수

〈나의 묘지터에서〉를 읽으며 먼 훗날 김종두 시인이 죽은 후 그의 시집을 열어보는 상상을 한다. 시인이 어머니의 반짇고리를 열어 보는 것처럼 우리는 그가 정성스레 지어낸 시 구절이며 아까워 차마 버리지 못한 말들을 보면서 그를 그리워 할 것이다. 우리는 이승의 강가에서 등불이 되어 기다리는 시인을 만나게 될 것이다. - 대만대학 물리과 교수, 남극연구원 남지우

마을 어귀에 홀로 선 팽나무처럼, 마지막 좌판에 누운 산낙지처럼, 비어가는 공간을 채워가는 시간처럼. 시인은 바람이 전하는 소리를 온 몸으로 품어 별빛을 스치우는 시를 쓰고 있다. - 달빛 영어학원장 송세훈

떠나지 않고는 못 베기겠던 고향, 이제는 돌아가지 않고는 못 베기겠는 고향이 있는 독자라면 몇 편의 시 앞에서 눈물을 찍어낼 수밖에 없다. 시인은 유품이 된 어머니의 반짇고리를 어루만지며 밤새 초혼을 하고 곡을 한다. 타향살이의 고단함 마치고 돌아본 정겨운 고향 언덕에 어머니까지 살아 계시는 나는 얼마나 다복한 사람인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 편집자 이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