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교수로산다는것
대한민국에서교수로산다는것은과연무슨의미일까?우리는교수를동경하기도하지만오해하기도한다.그들이지식인의양심을따르고학생을가르치는교육자라굳게믿고싶은탓인지,언론에서소개되는각종논란을마주할때마다분노하고실망하는경우가많다.
그러나지은이최성락은단호히강조한다.교수는교사와는전혀다른직업이며세간에알려진대학가괴담에는교수만이알고있는속사정이있다고말이다.그들은괴팍한성향을타고난연구자라기보다는일종의지독한후유증을앓고있는‘직업인’에가깝다.
1장〈교수라는존재〉와2장〈직장인으로서의교수〉는이른바‘교수의생리학’을아주세밀하게묘사한다.그들의생활습관,업무,사고방식등을묘사하면서교수들이다른사람과는달리특이한행동을하는이유를설명한다.
소통능력의부족,다른사람을무심코하대하는버릇.이런것들은사실따지고보면그들이처한상황에서비롯된안타까운결과이다.지은이의말처럼,교수란외로운존재이며그로인해대체로어느한부분이망가지곤한다.평생수많은학생을만나지만모순적이게도타인과단절되어과업을수행할수밖에없는존재가바로교수다.그런교수의고독과아집이직업병의정체라할수있겠다.
■대학생은모르고대학원생은오해하는,교수와대학의의미
대학생은교수를모른다.그들에게교수란성적을평가하는선생이고,강의를진행하는교육자다.그러니그들에게교수는한없이머나먼존재이다.대학이라는성에갇힌,신성하거나기이한인물로보일따름이다.
그러나지은이는3장〈교수와학생〉과4장〈교수와대학원생〉을통해교수가교사와다르다고강조한다.최성락은이당연한명제를설명하고자긴지면을할애했다.교수와교사의차이를나열하여대학과대학생의의미가무엇인지도출하고,나아가국가가교육을통제하는상황의모순을폭로한다.
대학은학습자의생활태도를지도하는공간이아니고,대학생과대학원생은교수로부터올바른생활습관을교육받아야할사람이아니다.즉출석여부를성적에반영하는일이나학교에서성적분포를강제로규정하는일은‘자치’와‘학문’이라는대학의두원칙을위반한것이다.
이러한비상식적인현상이마치상식처럼굳어진이유는국가가대학지원금을빌미로대학교육을통제하고있기때문이다.대학은재정적지원을받기위해국가의명령에순응하고,교수는생업을지키고자대학의말도안되는요구를따르게된다.대학생은교수에게진리를수호하는지성인이자참된교육자이기를기대하지만,작금의교수는국가와대학이만든이상한규제에시달리는직업인에불과하다.
■대학의미래,교수의미래
성적외에도국가는대학의많은부분에간섭한다.대표적으로취업률과강의내용이다.취업률이일정수준이상이어야대학평가에서높은점수를받을수있다.강의내용이국가가제시한일종의‘가이드라인’과엇비슷해야지원금을받는다.이러한상황에서대학은학문의자유를지키고있다고말할수있을까?나아가교수는지성인의책무를다한다고평할수있을까?대학의존재가치가무너져가는오늘날,‘교수’의존재의의는무엇일까?
언론은종종논문표절,공저자,연구비횡령논란등을보도한다.지은이최성락은6장〈대학을둘러싼문제들〉과7장〈교수를둘러싼문제들〉을통해이러한논문이예상보다과장되었거나와전된이야기라는점을말한다.그의말에따르면,논문표절논란중표절이아닌사례도많고,제자논문에지도교수이름이공저자로게재되는건충분히가능한일이다.무엇보다현재대학원상황을고려했을때연구비횡령은거의있을수없다.
지은이는여기서멈추지않는다.이러한논란들이발생한원인은바로대학과교수사회에있으며,이둘을이른바‘사양산업’으로몰아세우는국가에책임이있다는점을논증한다.목적이전도된대학가의분위기,스스로품질을갉아먹는교수들,그리고대학과교수로부터학문의자유와지성인의책무를박탈한국가의잘못을낱낱이폭로한다.
최성락의신간《교수의속사정》은전직교수가전하는일종의고해이자동시에한사람의시민으로서지식사회를염려하는비평서라할수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