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시대,일본전국시대를조망하는새로운창
전쟁과폭력의세상이었던일본에‘대항해시대’는과연어떤모습으로나타났는가?이책은일본으로유입된서양문명과그로인한충격이도쿠가와이에야스의생애전반에걸쳐영향을끼쳤다는점을강조하고,이를통해일본전국시대의새로운면모를부각한다.그런즉이책에서주목해야할부분은크게세가지라할수있다.
첫째,일본전국시대는아시아와서양이일본을축으로연결된시기이다.일본전국시대에서양식철포(화승총)가유입된이후대외무역의범위가크게확장된다.최신연구에따르면철포와탄환제작에쓰이는광석재료는일본밖,특히태국을비롯한동남아시아지역에서수입됐고그값을치르기위해쓰인대가가바로일본이와미광산에서채굴한은이었음이밝혀졌다.이렇듯일본전국시대는대항해시대라는물결과함께교역망이확대되는시기였다.
둘째,예수회선교사들은단순한바다너머의이방인이아니라전국시대의판도를뒤흔든커다란변수였다.일본에가톨릭신앙을전파하고자찾아온포르투갈·스페인선교사들은외교관의업무까지담당했다.무기를어느다이묘에게납품할지,무기제작에쓰일재료를얼마나제공할지를결정하는주체가바로예수회선교사였다.그들은자신들의사명을관철하고자종교를전파하는한편,당대의실력자들과협상하며자신들의이익을확보했다.
셋째,위의두가지이유로일본전국시대는다채로운집단과인물들이상호작용하던,말그대로‘다각적인격변기’였다.흔히일본전국시대를특출난장수들의힘겨루기가팽배했던시기정도로이해하나실은다이묘,천황과조정,막부,예수회선교사,불교문도등다양한세력이끊임없이동맹과배신을반복하던역동적인시기였다.그리고이러한역동성과입체성은바로대항해시대가일본에해일처럼몰려들며나타난결과였다.따라서이책은그간일본전국시대를둘러싼편협한오해를타파하고,나아가세계사의관점에서동아시아의역사를알아볼수있도록지평을넓혀줄수있다는의의가있다.
도쿠가와이에야스의생애를따라가는짥고도풍부한여정
원서의저자아베류타로는일본문학계에서차세대선두주자로부상한역사소설작가로,그는2012년일본의대중문학상중하나인나오키상을수상하여해박한역사적지식과문학적성취를인정받았다.이후2020년부터는도쿠가와이에야스를주인공으로내세운연작소설《이에야스》를집필하였고,현재해당시리즈는8권까지출간되었다.이책은이에야스의생애를추적하는어마어마한여정중잠시쉬었다가기위해태어난,‘쉼표’와같은존재라할수있다.
‘도쿠가와이에야스’를향한저자의애정은남다르다.학계의최신연구를빠짐없이파악하고,유적지를직접찾아다녔으며,아직규명되지못한역사적빈칸에는소설가의상상력을덧붙여당대의인물과시대상을생생하게묘사하고자노력했다.이를증명하듯본문곳곳에는숱한학자의이론과가설,학계의최신연구,그리고기존가설에대한합리적인반론등이빼곡하다.또한독자의독서여정이고단하지않도록마지막페이지최후의온점까지친절한문체와극적인전개방식을동원해힘차게서술했다.
단212p라는얇은분량으로일본전국시대의역사를개괄적으로파악할수있다는점,그리고그과정이끝까지흥미진진하다는점은이책이지닌최고의강점들이라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