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14.04
Description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아름다웠다
행복은 아름답고 덧없으며, 젊음은 아름답고 빠르게 시들어갔다
사람들은 말한다. 헤르만 헤세는 평생에 걸쳐 읽어야 하는 작가라고. 신기하게도 삶의 순간순간, 삶의 대목마다 우리는 헤세를 찾는다. 사춘기, 입시 지옥을 관통할 때는 『수레바퀴 아래서』를, 청년기,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없어 길을 잃을 때는 『데미안』을, 특별한 재능이 없어 자기를 부정할 때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읽게 된다. 입시, 정체성의 혼란, 예술적 고민, 존재론적 회의와 맞서 싸울 때마다 우리 곁에는 늘 헤세라는 ‘영혼의 안식처’가 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헤르만 헤세. 어느덧 ‘고전’의 반열에 오른 그의 전작을 소설가 배수아의 ‘새 번역’으로 자신 있게 내놓는다. 첫 번째 이야기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영성과 지성, 금욕의 화신 나르치스, 자연과 예술, 감각과 열정의 아들 골드문트, 어느 우정의 이야기를 당신에게 건넨다.
저자

헤르만헤세

1877년독일남부뷔르템베르크의칼프에서태어나목사인아버지와신학계집안의어머니밑에서자랐다.1890년신학교시험준비를위해괴핑엔의라틴어학교에다니며뷔르템베르크국가시험에합격했다.1892년마울브론수도원학교에입학했으나기숙사생활에적응하지못하고,시인이되기위해도망쳐나왔다.1899년낭만주의문학에심취하여첫시집《낭만적인노래》와산문집《자정이후의한시간》을...

목차

1장2장3장4장5장
6장7장8장9장10장
11장12장13장14장15장
16장17장18장19장20장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내성장기체험이고스란히담긴내영혼의자서전”_헤르만헤세

“『나르치스와골드문트』는독일의낭만성과현대심리학의분석요소가혼합된
말할수없이아름다운책”_토마스만

한젊은수사가있었다.그는생각,언어,문자라는지성의매개물을통해인간이상상한세계를정신으로경험하고인식한다.그는자신의삶을온전히수도원의신성한규율에바치기로했다.세계를오직정신으로관통하는사람,그의이름은나르치스였다.한아름다운소년이있었다.그는자신을알기위해모든것을직접행했다.그의사고는경험과밀접한관계속에서형성되었다.최대한많은삶을위해그는최대한많은공간과장소에있고자했다.그의이름은황금의입,골드문트였다.『나르치스와골드문트』는‘어느우정의이야기’라는부제가붙어있다.영성과지성의화신인나르치스와자연과예술의아들인골드문트.금욕적인나르치스와감각과열정의인물골드문트.이책은인간본성의극단적양면을철저하게육화한두주인공이나누는정신적관계의이야기이자,아버지와어머니로대표되는두세계의대립과융합에관한이야기이다.

나르치스와골드문트는마리아브론수도원에서보조교사와학생으로만났다.미소년골드문트는엄격한아버지에의해수도원에맡겨졌다.(아버지의기억에따르면)문란했던어머니의죄를씻기위해금욕적인수도자의삶을받아들여야하는운명이었다.하지만수도원의천재수사나르치스는소년이수도자로살수없는본성임을알아차렸다.정반대의영혼을지닌이들은서로에게운명적으로끌렸다.그것은성과육체,세속의통념을초월하는끌림이었다.결국골드문트는나르치스의예언대로수도원을떠나방랑의삶으로들어선다.

골드문트는많은여인들을만나고,다양한사랑의모험을즐기며삶과세계를배워나갔다.그는여자들의유혹을받아들이며유혹적인존재가되었다.어린아이다움,개방성,호기심,순진무구한욕정이그의무기였다.여자들은그에게무언가를남겨놓았고,골드문트는그것을받아들였다.그렇게그는자신의길,예술가의삶으로한발한발나아갔다.하지만과도한열정은늘위험한법.죽음의위기에처하고만그는나르치스의우연한,아니운명같은도움으로생명을구하고수도원으로돌아온다.그리고생의마지막,우리에게영원한어머니의상을눈에보이는형태로구현하며영혼의벗나르치스곁에서숨을거둔다.

성장에대한대담한묘사,찬란한낭만주의의마지막불꽃

헤세는이소설을1927년부터1929년사이에썼다.독일이제1차세계대전에서패했고,경제는파탄났으며,1923년에는히틀러의뮌헨폭동이일어나는등극단적정치사상이횡행했던시대였다.이런시대에헤세는나르치스와골드문트를통해개인의완성과예술을향한구도의길을내세웠다.어린시절부터품고있던독일정신과독일의이상을표현하고그것에대한자신의사랑을숨기지않음으로써그시대의특정한‘독일적’인것들을증오했다.헤세가『나르치스와골드문트』를통해우리에게남긴것은‘자유’였다.자유를포기하지말라는마지막외침이었다.

『나르치스와골드문트』는소년을위한성장소설이자에로틱한본성을찾아가는관념적인성애소설이기도하다.골드문트의사랑은특정한소녀에게바쳐지는사랑이아니라끊임없이미지의여인들을전전하며매번새로운육체의감각을통해추상적이고관념적인원형으로다가가는정신-에로스의모험이자여정,그리고성숙과합일이다.수도원을나온골드문트가관능적인세계로주저없이돌진하는모습은헤세의다른작품에서는보기드문일이다.많은관능과쾌락의모험이더많은관능과쾌락의모험을위한일종의학습처럼그려지고,그것이미래의예술작품을형성하고,궁극적으로골드문트의예술가되기로이어진다.그런점에서이소설은한편의기나긴예술론으로읽히기도한다.골드문트가세상을인식하는모든과정,여자들과의관계에서관능에눈뜨고감각을발전시키는모든과정이전부예술과연관되며창조라는궁극의지점을향한다.

『나르치스와골드문트』는헤세를사랑하는독자라면빠져들수밖에없는걸작이다.영혼의인도자나르치스는『데미안』과겹쳐지고,예술가골드문트는방랑자『크눌프』의데자뷔며,『황야의늑대』에나타나는분열된자아는극과극인두인물에게서고스란히재현된다.소설의주요장소인마리아브론수도원은『수레바퀴아래서』의마울브론수도원,즉헤세의어린시절학교일것이다.무엇보다『나르치스와골드문트』가우리에게영원한상징으로남는까닭은골드문트가일생동안그리워하다가마침내죽음으로하나가되는궁극의‘어머니’를끝없이갈구하기때문이다.그것은바로우리의‘어머니’,영원불멸의존재이기도하다.

“어머니는영원히낳고영원히죽였다.어머니의안에서사랑과잔혹함은하나였다.”(본문2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