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흡의 메밀 순례기 (구황에서 미식으로)

박승흡의 메밀 순례기 (구황에서 미식으로)

$20.00
Description
박승흡은 냉면 맛을 좇는 식도락쟁이가 아니고, 메밀의 정신을 펼치는 전도사다.
메밀은 허름한 풀이다. 메밀은 거친 산야에서 가뭄과 추위를 견딘다. 이 풀은 사람의 손길을 보채지 않고 스스로 빨리 영근다.
메밀음식은 무슨 맛인지 딱히 말하기 어렵다. 메밀은 서늘하고 슴슴하다. 무겁지 않지만 가볍지 않고, 헐겁지만 모자라지 않다.
메밀음식은 맛에 빈자리를 남겨 두어서 먹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 빈자리가 메밀의 평화다. 메밀은 평화를 전략이나 언어가 아니라 음식의 식감(食感)으로 바꾸어서 사람의 마음속 깊은 자리를 적신다.
박승흡은 노동하는 사람들에게 세습되어 온 억압, 착취, 불평등, 차별에 저항해 온 직업활동가이다. 그가 노동자들 앞에서 ‘메밀’을 제목으로 내걸고 평화와 사랑을 강연하는 대목은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페이지다.(174쪽)
많은 애국자, 선각자, 예언가들이 “평화는 힘에서 온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이 메밀의 평화를 공유하지 못하면 힘만으로 평화를 이룰 수 없다. 박승흡은 이 메밀을 말하고 있다.
휴전 70여 년 동안 강 건너 마을을 오도 가도 못하고 서울과 평양에서 같은 냉면을 딴 상(床)에서 먹고 있다.
트럼프여, 네타냐후여, 올여름에 냉면을 많이 드시라!
몸에 좋고 마음에도 좋다.
ㆍ김훈_작가

메밀과 그 면 음식의 역사라면 세로로 막국수 내리듯 호쾌하고, 가로로는 전국의 면가를 두루 꿴다. 이렇게까지 메밀에 진심인, 혈통이 메밀이라 부르고 싶은 선생님의 글이다. 메밀처럼 구수하고 목이 메는 밀도의 농후함! 다 읽으면 좋은 국수 한 그릇처럼 여운이 길다.
ㆍ박찬일-셰프, 음식연구자
저자

박승흡

1962년강원도철원출생.인제를거쳐춘천에서초중고를마치고,서울대학교국어교육학과를졸업했다.평북위원군출신선친의훈도(薰陶)와메밀을일상주식으로삼는강원도영서지역농경문화의영향으로어려서부터메밀음식을두루접했다.서울에서사회생활을시작한뒤로는소바나크레이프까지메밀섭렵의영역을확장했다.40년이넘도록,초지일관메밀음식을만나고자제주를포함전국방방곡곡을찾았고,평양옥류관과연변의냉면집들도경험했다.본업은시민사회운동이다.대학시절일찌감치민주화운동으로옥고를겪은이래,2000년한국비정규노동센터를설립해양극화해소에힘을쏟고있다.2003년고노회찬의원으로부터〈매일노동뉴스〉를이어받아세계최초유일의노동일간지를35년째발행하고있다.2016년부터시민사회의중지를모아민주주의시민연대포럼을창립해상임대표를맡고있으며,2024년에는일하는이들의관점에서우리사회의지속가능성을높이고자L-ESG평가연구원을세우고상임이사로일하고있다.2024년12월전태일재단은사회적약자와동행을삶의신조로지켜온그를이사장으로선임했다.식사약속은상대가가리지않는한대개메밀음식점으로잡는다.환갑이지나면메밀관련책을내고싶다는소박한꿈을이번에이루었다.남설악계곡을좋아하는저자를위해후배가마련한양양용천리곰밭마을서재의창밖에는동해의파도처럼메밀꽃이일고있다.

목차

프롤로그_4

1부메밀음식의뿌리를찾아서

인제남북면옥_17
강릉권오복분틀막국수_25
평창옛날공이메밀국수_33
횡성장가네막국수_41

2부메밀과동치미

은평구만포면옥_55
남대문서령_65
서초역평안면옥_77
동해시냉면권가_85
서소문강서면옥_93

3부오래된미래,평양냉면

홍대입구평안도상원냉면_103
장충동평양면옥_111
낙원동을지면옥_121
역삼동류경회관_129
용인시기성면옥_137

4부우리곁의소바

서초동미나미_151
성수동소바마에_159
방배동스바루_167

5부변화와혁신,메밀음식의진화

방이동봉피양_179
홍대입구서관면옥_187
강남구청역봉밀가_199
서귀포한라산아래첫마을_207
제주시메밀밭에가시리_217
분당율평_223
평창미가연_231

에필로그_251

메밀연구자는말한다-1메밀은복음福音과도같다_256
메밀연구자는말한다-2쓴메밀의특징과효능_268

신영복선생과오류동평양면옥,그리고하방연대의정신_48
‘심메순’과서령,그리고동지들과함께하는메밀순례_72
겨울밤에먹는메밀배추전과동치미냉면_119
평범한봄날에먹는열무메밀국수_135
용인시교동면옥의맛과품격_146
생명의메밀은사랑이자평화입니다_174
한국사회의불평등을피할수는없을까,조돈문교수와서관면상_195
한반도메밀순례단_241

출판사 서평

메밀로길을묻다-삶을맛보는순례자의기록
이책은단순한음식이야기가아니다.박승흡이사장은‘메밀’이라는작고소박한곡물을통해사람과지역,계절과역사,그리고우리삶의풍경을이야기한다.메밀밭을지나며만난냉면과막국수한그릇이,그저식도락의대상이아니라한사람의인생이고,한고장의전통이며,이땅의고요한시간을담고있다는것을그는정성스레보여준다.‘메밀순례단’을이끌고전국곳곳의메밀집을찾아다니며그가만난것은음식그이상이다.어느때는평생한가지국수를뽑아내며살아온장인의땀을만났고,어떤곳에서는폐허가된마을을메밀한그루로다시일으켜세우려는공동체의염원을들었다.때로는역사속에서잊힌토종메밀의씨앗이되어,때로는냉면집의작은간판불빛이되어,그는전국의골목을걸었다.글은소박하지만담긴이야기는묵직하다.메밀의영양성분이나조리법은물론,각지의메밀음식문화와그속에깃든사람들의사연까지그려낸이책은‘먹는이야기’가아니라‘사는이야기’다.메밀면이틀에서한가닥한가닥뽑히듯,그의글도천천히,그러나단단하게독자의마음을파고든다.어떤글에서는웃음이나고,어떤장에서는묘하게먹먹해진다.결국이책은음식여행기를가장한,인간에대한따뜻한오마주다.메밀을좋아하는사람에게는향기로운안내서가될것이고,메밀을잘몰랐던이에게는‘왜메밀인가’를묻는철학서가될것이다.박승흡이사장이걸어온이길위에서,우리도어쩌면자신의삶을되돌아보게될지모른다.메밀로시작했지만,결국사람이야기로끝나는이책은그런따뜻한힘을가진귀한기록이다.
ㆍ글_송경용(성공회신부)